The 9th Class Swordmaster: Blade of Truth RAW novel - Chapter (439)
9클래스 소드 마스터 : 검의 구도자 9클래스 소드 마스터 – 검의 구도자-439화(439/497)
264. 헤크트 전(戰) (4)
콰앙-!!
바닥이 움푹 들어갔다.
발에 밟힌 지면의 파편들이 사방으로 튀었다.
마치 대포를 쏜 것 같은 굉음과 함께 카릴의 몸이 하늘 위로 솟구쳤고 공중에서 계단을 밟듯 발을 움직일 때마다 그의 발아래에서 또다시 공기가 터져 나가기 시작했다.
쾅! 쾅! 쾅!!!
지그재그로 공중을 빠르게 달리던 카릴의 눈앞에 나타난 거대한 헤크트가 기다란 혓바닥을 쏟아 냈다.
촤르르르륵—!!!!
녀석의 혀에서 흘러나오는 침이 마치 폭포수같이 사방으로 튀었는데 바닥에 닿을 때마다 시커먼 연기를 내뿜었다.
[엄청난 독액이로군……. 저런 괴물은 또 처음 보는걸. 분신 때와는 완전히 다르잖아?]알른 자비우스는 주위에 솟구치는 독액의 연기를 보며 어이가 없다는 듯 혀를 찼다.
펑-! 퍼엉-!! 퍼펑!!!
하지만 카릴은 아랑곳하지 않고 연기를 뚫으며 계속해서 질주했다. 그가 지나간 자리에 연기 사이로 커다란 구멍이 생겼다.
엄청난 속도였다.
그가 지나간 자리를 뒤따라 흐르는 연기의 궤도만이 그의 방향을 알려 주고 있었다.
“독은 문제가 되지 않아. 닿기 전에 피하면 그만이니까.”
연기구름 사이로 카릴이 있는 힘껏 라크나의 검날에 마력을 담아 헤크트의 정수리에 꽂았다.
카강!! 카가가가가가각–一!!!
헤크트가 그를 인지하고 황급히 창을 휘둘렀고 카릴은 공중에서 다시 한번 방향을 틀며 녀석의 공격을 피하고서 일검을 찔러 넣었다.
2번째 외뿔 자세(Unicorn Posture).
카릴이 머리 위로 검을 들어 올려 회전하자 검풍이 사방으로 휘몰아쳤다.
[크르르르…….]그의 검이 정확히 헤크트의 가슴을 때렸지만 녀석의 갑주는 금조차 가지 않은 채 그대로였다.
“…….”
카릴은 그 모습을 보며 눈을 흘겼다.
[어떻게 되먹은 갑옷이지? 카릴, 네 공격에도 흠집 하나 나지 않다니 말이야.]“녀석의 갑옷은 단순히 단단하기만 한 게 아냐. 녀석의 피부 일부분이다. 견고하면서도 충격을 흡수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어.”
[지금 놈의 대단함을 설명 듣자고 물은 게 아닌데?]“나 역시. 저 갑주로 갑옷을 만들면 쓸 만하겠다는 의미로 말한 것뿐이야.”
카릴은 지체 없이 몸을 날렸다.
“플라이(Fly).”
그의 주변에 바람이 일었고 순식간에 헤크트의 머리 앞까지 날아올랐다.
[크아아아아!!]그 순간 녀석이 기다렸다는 듯 삼지창을 찔러 넣었다.
“블링크(Blink).”
카릴의 모습이 흐릿해지더니 헤크트의 공격은 그의 잔상만을 찔렀고 녀석의 뒤에 나타난 카릴은 그대로 공중을 박찼다.
그러자 그가 헤크트의 어깨 위로 날아올라 안착했다. 조금 전 순간이동 마법인 블링크와 비슷하지만 이번에는 오직 육체의 힘만으로 질주한 것이었다.
이 두 가지의 병합이 아무것도 아닌 듯 보일지 모르지만 실로 대단한 것이었다.
아무리 무영창이라 하더라도 마법과 마법 사이에는 딜레이가 존재할 수밖에 없는 법.
검사가 마법사를 상대함에 있어서 다음 마법이 시전되는 순간을 노리는 것이 정석이었다.
하지만 카릴은 마법과 마법 사이의 틈을 육체의 능력으로 채워 넣음으로써 빈틈 자체를 완벽하게 없애버렸다. 그것은 완전무결한 신을 상대로 그가 창안해 낸 공격 방법 중 하나였다.
[카아아악!!!]헤크트의 삼지창이 회전하며 카릴을 향해 찔러 들어가자 날카로운 충격파가 뻗쳐 나왔다.
콰가가강!!!
수백 미터의 직선거리에 있는 사물들이 녀석이 만들어 낸 파동에 산산조각이 났다.
조금 전까지만 하더라도 높다랗게 있던 언덕이 마치 베어 문 사과의 빈 곳처럼 충격파에 구멍이 뚫렸다.
탁-
카릴은 자신의 갑주 옆구리가 부서진 것을 바라보며 떼어냈다.
[엄청난 파괴력이로군. 고작 저게 단순한 완력으로 만든 공격이라고? 드래곤의 브레스와는 비교도 할 수 없어.]알른 자비우스는 헤크트의 공격을 보며 혀를 내둘렀다.
[감히……. 신의 대전에 인간이 끼어들다니.]헤크트는 쥐고 있던 삼지창을 바닥에 찍어 누르며 지면에 착지 한 카릴을 바라보며 말했다.
개구리를 닮은 녀석의 피부에서 흘러내리는 끈적끈적한 점액질이 말할 때마다 바닥에 떨어졌다.
쿵!!
쿵쿵!!
헤크트가 한 발 한 발 내디딜 때마다 요란한 소리와 함께 땅이 울렸다.
“머리가 아니라 대가리를 달고 있고 혓바닥이 비정상적이라도 말은 똑바로 해야지. 신의 대전에 인간이 끼어든 게 아니라 인간의 땅에 신이 끼어든 것일 뿐이다.”
카릴은 녀석을 바라봤다.
[이곳 자체가 신이 만든 공간이다. 너희들은 신의 피조물. 너희들의 목숨은 결국 신에게 있다.]“그 말은 네놈의 목숨 역시 결국 한낱 피조물에 불과할 뿐이라는 말이겠지.”
헤크트의 말에 카릴은 코웃음을 쳤다.
“그러니 죽어도 상관없겠지. 이건 결국 피조물들끼리의 싸움에 불과하니까.”
[건방진……!!]“등에 날개 달린 놈들도 내게 그렇게 말했다. 그리고 모두 목이 잘려 나갔지.”
콰직!!!!
지축을 뒤흔드는 소리와 함께 사방에 튀는 파편들 그리고 그 순간 카릴의 머리 위에 그림자가 생겨났다.
쿠아아아앙!!!
황급히 몸을 피하자 조금 전 카릴이 있던 자리에서 거대한 발이 바닥을 으스러질 정도로 세게 내려쳤다.
“흡……!”
숨을 참으며 카릴이 바닥을 차며 바닥에 박힌 헤크트의 다리를 밟고 뛰어올랐다.
다다다닥……!!
거의 직각으로 뻗어 있는 헤크트의 다리를 발판 삼아 카릴은 평지를 달리듯 전력 질주하며 녀석의 가슴 언저리까지 올라섰다.
[네피림 따위와 나를 비교하다니……!!]후웅-!!
헤크트의 삼지창이 카릴을 노렸다.
횡으로 그어지는 거대한 날을 카릴이 공중에서 반동을 주며 피하자 곧바로 녀석의 창이 솟구치며 그를 노렸다.
화르르륵……!!!
카릴의 손등에 있는 폭염왕의 아인트리거가 빛을 뿜어내며 헤크트의 얼굴에 작열했다.
콰직!!!
동시에 카릴이 얼음 발톱을 뽑아 있는 힘껏 녀석의 발등을 향해 던지자 살점을 꿰뚫고 박힌 검을 중심으로 녀석의 왼발이 얼어붙었다.
“후우……!!”
참았던 숨을 토해냄과 동시에 카릴이 쥐고 있던 라크나를 머리 위로 던지면서 고서(古書)를 펼쳤다.
대마도서의 페이지가 바람에 휘날리듯 젖혀졌고 그 안에서 검이 뽑혔다.
“흐아아아아!!!”
폴세티아의 검날에서 오러 블레이드가 폭발함과 동시에 그의 등 뒤에서 희뿌연 광채가 빛났다.
라시스의 힘이 더해진 검날이 녀석의 갑주 사이에 벌어진 틈을 노렸다.
그 안에는 놈의 심장이 있었다.
[크르르!!]카릴의 검이 갑주 사이를 뚫고 찔러 들어가려는 순간 헤크트가 기다렸다는 듯 삼지창을 놓으며 주먹을 휘둘렀다.
카릴의 키만큼 거대한 주먹이 그의 옆면을 강타했다. 황급히 검을 회수하며 팔을 들어 얼굴을 감쌌지만 헤크트의 일격이 주는 충격은 가히 어마어마했다.
쿠-앙!!
쿠그그그그그……!!
헤크트의 주먹에 튕겨 나간 카릴이 그대로 수백 미터를 주르륵 밀려 나가며 바닥을 굴렀다.
[카릴!!!]알른 자비우스는 그 광경에 다급히 그의 이름을 외치면서 마법을 시전했다.
촤르르르륵!!! 촤륵!!!
검은 기류가 헤크트의 전신을 감싸며 카릴에게 다가가려는 것을 저지했다.
하지만 놈이 바닥에 떨어져 있던 창을 들어 풍차처럼 한 바퀴 크게 휘두르자 알른의 마법은 속수무책으로 사라졌다.
[뭐 저런……?!]알른은 완력으로 자신의 마법을 파훼해 버린 헤크트의 힘에 어이가 없다는 듯 바라봤다.
[크아아아아아아!!!!]승리를 자축하기라도 하는 듯 헤크트는 바닥에 쓰러진 카릴을 바라보며 자신의 가슴 갑주를 두들겼다.
그때였다.
부우우우웅—!!
어디선가 시커멓고 커다란 무언가가 육중한 소리를 내며 헤크트의 머리를 향해 날아왔다.
쿠콰쾅!!
녀석이 황급히 창을 들어 그것을 막았는데 놀랍게도 거대한 그의 몸이 충격에 휘청거렸다.
쿠아앙! 콰앙!!
창날에 막힌 뭔가가 바닥에 떨어지기도 전에 또다시 커다란 물체가 녀석을 향해 날아왔다.
헤크트가 창을 고쳐 잡으며 공격을 막으려고 했다.
촤르륵!!
하지만 그 순간 바닥에서 그물이 튀어나오면서 녀석의 창을 움켜잡았다.
퍼억!! 퍽!!!
헤크트의 머리를 날아온 거대한 물체들이 연달아 둔탁한 소리를 내며 때렸다. 바닥에 떨어진 것은 놀랍게도 전투 골렘용 도끼였다.
그것도 모자라 주춤하는 놈을 향해 거대한 바위가 날아왔다.
“카릴!!!”
밀리아나가 쓰러진 카릴을 부축했고 저 멀리서 하와트가 자신의 도끼를 모두 쓰고 나자 주위에 닥치는 대로 집히는 바위들을 헤크트를 향해 던지고 있었다.
“피하십시오!!”
[감히!!!]거인의 모습을 확인한 헤크트가 신경질적인 목소리로 소리치며 뛰어올랐다.
육중한 몸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엄청난 속도.
녀석이 팔을 뻗어 하와트의 안면을 움켜쥐더니 그대로 뒤로 밀었다.
콰아앙-!!
헤크트 못지않게 거인족인 하와트의 덩치도 엄청났지만, 녀석의 힘에 하와트의 두 다리가 붕 떠오르며 그대로 머리가 바닥에 찍혔다.
[덩치만 거대한 머저리가……. 아직도 숨이 붙어 있는 놈이 있었다니.]헤크트는 기다란 혓바닥을 내밀어 하와트의 목을 감으며 졸랐다. 동시에 녀석이 삼지창으로 하와트의 가슴을 찔렀다.
“멈춰!!”
하지만 그 순간 하와트의 가슴을 밟고 튀어 오른 디그가 단검으로 목을 감싸고 있는 헤크트의 혓바닥을 베었다.
살점들이 튀었고 놈의 타액에 디그의 얼굴이 화상을 입은 듯 상처가 났다.
“흐아아아!!”
하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그녀는 단검을 밀며 녀석의 혓바닥을 잘라냈다. 목을 조이는 힘이 약해지자 하와트는 황급히 몸을 돌려 창을 피했다.
가까스로 가슴은 피했지만 헤크트의 창은 갑옷을 뚫고 하와트의 어깨를 관통하며 박혔다.
“아아악!!!!”
비명이 전장에 울렸다.
골렘용 갑옷은 기사들의 갑옷에 몇 배나 두꺼워 들어가는 청린의 재료도 훨씬 많았다. 하지만 헤크트의 일격은 갑옷을 마치 종잇장 뭉개듯 부숴버렸다.
“……정말 괴물이로군.”
밀리아나는 그 광경을 지켜보며 가볍게 몸을 떨었다. 저런 일격을 조금 전 카릴이 맞았으니 말이다.
“……꼴사나운 모습을 보였군.”
하지만 그녀의 우려와 달리 카릴은 입가에 흐르는 피를 손등으로 닦아 내며 일어섰다.
“어떻게 잡을 거야?”
“공략은 간단해. 저 갑옷 사이에 보이는 심장을 베면 된다.”
“내 눈에는 전혀 간단하게 보이지 않는걸.”
[그래. 아무리 봐도 저 틈은 일부러 공격하라고 놔둔 것 같은데. 틈이 보이는 만큼 저곳을 노리게 되니 오히려 공격의 방법이 단순해지니까. 방어하는 것도 더 쉬워지겠지. 놈의 갑옷은 그걸 노린 거야.]카릴도 알고 있었다.
놈이 미끼처럼 쳐 놓은 저 틈을 공격하다가 많은 사람이 죽었다는 것을. 하지만 놈의 심장이 저 안에 있다는 것은 달라지지 않았다.
[그때는 어떻게 잡은 거야?]알른이 머릿속으로 카릴에게 물었다.
“놈의 심장을 벤다. 방법은 달라지지 않아.”
카릴은 대답하지 않았다.
전생에 놈의 심장을 보호하는 저 갑주를 뜯어내기 위해 수만 명의 목숨을 또다시 희생했었다는 말을 차마 자신의 입으로 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너. 또 위험한 생각을 하는 건 아니겠지?”
밀리아나가 그를 보며 불안한 듯 물었다.
[너도 알다시피 녀석의 심장이라면 내 힘으로 일격에 터뜨릴 수 있다.]그때였다.
카릴의 손목을 타고 마엘이 모습을 드러냈다.
[확실히 전생과는 다르지. 그때는 없었던 내가 있으니까.]‘입조심해.’
[크큭. 걱정 마라. 그러니 네 머릿속에서 말하고 있는 거잖느냐.]마엘은 즐거운 듯 웃었다.
하지만 차가운 뱀의 혓바닥이 파르르 떨릴 때마다 카릴의 얼굴은 굳어졌다.
[저 갑옷을 열기 위해 수만의 목숨을 희생시킬 필욘 없다. 너 한 명이 희생하면 그만이니까. 어때? 저 틈을 노리고 들어가는 순간 너는 분명히 놈의 공격에 당하겠지만 내가 네 육체를 움직여 놈의 심장을 확실히 터뜨려주마.] [미친놈! 헛소리 작작해라.]알른이 마엘을 향해 으르렁거리듯 소리쳤다.
하지만 오히려 마엘은 그를 바라보며 차갑게 말했다.
[걱정 마라. 네가 죽어도 율라의 목을 베겠다는 소망은 이루게 해줄 테니까. 내가 네 몸을 차지해서 말이지. 크큭.] [이 와중에도 네 몸을 노리다니……. 저딴 놈이 정말로 블레이더의 무구라 불리는 마스터 키(Master Key)란 말이냐?]알른은 기가 차다는 듯 말했다.
“…….”
카릴은 하와트를 밟고 서 있는 헤크트를 바라봤다.
[나를 써라.]“……!!”
그때였다.
[네 목숨을 희생할 필요 없다.]처음 듣는 목소리가 카릴의 귀를 때렸다.
[내가 널 놈의 심장에 닿게 할 테니.]“누구……?”
그것은 베일 듯이 칼날처럼 날카로운 목소리였다.
[……놀랍군. 그가 스스로 말을 걸다니 말이야.] [그래, 당신이라면 이 상황을 타개할 방법이 있을지도 모르겠군.]카릴과 달리 정령왕들은 그 목소리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단번에 알겠다는 듯 오히려 기꺼이 반가워했다.
그 순간 카릴은 고개를 아래로 내렸다.
그의 목에 걸려 있는 목걸이에 박혀 있는 에메랄드색 보석이 빛나고 있었다.
[탐욕스러운 것은 여전하구나. 전생에 없던 건 너만이 아니야.]보석 안에서 소용돌이가 매섭게 요동치고 있었다.
바람의 정령왕.
광풍(狂風), 사미아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