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9th Class Swordmaster: Blade of Truth RAW novel - Chapter (448)
9클래스 소드 마스터 : 검의 구도자 9클래스 소드 마스터 – 검의 구도자-448화(448/497)
269. 세 번째 재해 (2)
우에에에에에엥……!! 에에엥……!!
날카로운 벌레들이 움직일 때마다 단단한 껍질이 부딪히는 소리가 들렸다. 소리는 요란하게 들렸지만 놈들의 위치를 찾을 길이 없었다.
“으아악!!”
“아악!!”
“실드를 펼쳐라!! 아직 움직일 수 있는 함선들의 모든 마도 포격대의 탄환을 쏟아 내!!”
조타실 안에서 함대의 사령관들이 목청이 터져라 외쳤다.
타앙-!!
“……!!!”
보이지 않은 작은 벌레가 조타실의 유리창에 부딪히자 마치 탄환이 박히는 것처럼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피가 터졌다.
함선에 있던 사령관을 비롯한 부관들이 주르륵 흘러내리는 핏물을 긴장 가득한 눈빛으로 바라봤다.
탕! 탕! 탕! 탕! 타타타타타타!!!!!!
그 순간 마치 쏟아 내듯 수십, 수백 마리의 벌레들이 일제히 조타실의 문을 두들겼다.
강철로 만들어진 실내가 마치 종이 구기듯 구겨지기 시작했다.
“시, 실드는!! 어떻게 된 거야!!”
“그게……. 이미 작동 중입니다. 놈들이 실드를 뚫고 내부로 침입한 듯 보입니다.”
“실드를 뚫어?! 이번 전투를 위해서 함선에는 과거 제국의 수도에나 있었던 5클래스 중급 실드 장치를 달았단 말이다! 그런데 어떻게…….”
쩍…… 쩌저적…….
사령관은 금이 가기 시작하는 조타실의 유리창을 바라보며 입술을 꽉 깨물었다.
“제길!! 보이지도 않고 찾을 방법도 없는 괴물과 어떻게 싸우란 말이야!!”
콰앙!!!
그때였다.
상공에서 날고 있는 비룡 부대의 드레이크들이 은익 함대 주위를 날며 무언가를 떨어뜨렸다.
작은 상자와 같은 것들이 바다에 닿자 번쩍이는 전격과 함께 수면 위로 커다란 반구의 형태를 띤 빛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차자자자작!! 차자자작-!!
츠즈즈즈즈즈……!!!
빛무리가 함선을 감싸는 순간 유리창을 매섭게 두들기던 벌레들이 순식간에 타버리기 시작했다. 사방에서 터지는 녀석들의 시체에 조타실 주위가 붉게 변했다.
“사, 살았다…….”
사령관은 더 이상 벽을 두들기는 라이스의 소리가 들리지 않자 다리에 힘이 풀린 듯 의자에 주저앉고 말았다.
콰앙……! 콰아아앙!!
상자에서 쏟아진 반구 형태의 빛은 곳곳의 함선들을 감싸기 시작했고 조금 전과 마찬가지로 함선 주위에 있던 벌레들을 일제히 소탕하기 시작했다.
“결계탄 발동 완료!! 효과가 있습니다!”
비룡 기수 중 한 명이 은익 함대에서 도망치는 벌레들을 보며 소리쳤다.
너무나 작고 빨라서 육안으로는 찾아볼 수 없었던 라이스였지만 조금 전 결계탄을 맞고 시커멓게 그을렸지만 살아남은 벌레들이 있었다.
무리 중에 듬성듬성 검은 벌레들이 섞여 이제는 놈들의 움직임을 포착할 수 있었다.
휘이이이익……!!!
휘익……!!
녀석들은 조금 전 결계탄의 일격에 고통스러운 듯 서로 뭉치기 시작했다.
“좋아. 놈들은 상대하는 방법은 마법만이 아니라는 것이지.”
가네스는 결계탄을 만든 윈겔 하르트를 떠올리며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마법병대로 라이스를 상대한다는 계획을 들었을 때 그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기는 하지만 소수인 마법사들의 숫자로는 사실상 대륙 전역을 상대할 수는 없었다.
“비룡부대!! 낙하!! 지금부터는 우리가 싸워야 한다!!”
“네!!”
“알겠습니다!!”
드레이크를 조종하는 비룡 기수들은 모두 기사급의 소드 익스퍼트였다. 애초에 그들은 마력으로 자신의 몸을 보호할 수는 있었지만 라이스를 잡을 수는 없었다.
하지만 결계탄이 성공한 시점에서부터 상황은 달라졌다. 육안으로 쫓을 수 없는 괴물의 움직임이 이제는 확실히 보였다.
사막 속 모래폭풍처럼 순식간에 뭉치기 시작하는 벌레들은 마치 거대한 괴물처럼 보였다.
그러나 여전히 결코 쉬운 상대는 아니었다.
“상대는 재해다!! 조를 유지해라! 절대로 혼자서 잡을 생각을 하지 마!!”
가네스는 외침과 동시에 커다란 할버드를 휘둘렀다.
부우우웅—!!!
그의 할버드의 날에서 마나 블레이드가 뿜어져 나왔다. 갑판 위에 나타난 라이스를 향해 그의 창격이 흩뿌려지자 서로 뭉쳤던 벌레들이 빠르게 흩어졌다.
파즈즈즉……! 파각!!!
할버드의 날에 벌레들이 타는 소리가 들렸지만 그건 극히 일부일 뿐이었다. 창은 허공을 벨 뿐이었고 놈들은 오히려 흩어진 상태로 가네스를 감싸듯 공격했다.
“큭!!”
사방에서 그를 두들기는 듯한 충격과 함께 그는 옴짝달싹하지 못한 채 벌레들이 만든 결계에 갇히고 말았다.
“단장님!!”
비룡기수들이 일제히 그의 주위에서 검을 휘둘렀지만 소드마스터의 공격도 피한 벌레들이 고작 기사들의 검에 당할 리가 없었다.
“모두 흩어져!!!”
그의 외침에 검을 휘두르던 기사들이 황급히 뒤로 물러섰다.
“흐아아아아!!”
가네스는 얼굴을 감싸고 있던 팔을 양쪽으로 활짝 펼치면서 있는 힘껏 마력을 방출했다.
콰즈즈즈즉!!!
그러자 그의 주위로 낙뢰가 떨어지듯 전격이 일었고 그를 공격하던 벌레들이 후드득……! 떨어졌다.
한 번의 공격으로 수백 마리의 벌레들을 해치웠지만 기껏해야 빙산의 일각에 불과했다.
“하아, 하아…….”
가네스는 벌레들에게 긁힌 뺨을 닦아내며 말했다.
“쉽게 잡혀주진 않겠다 이거로군…….”
결계탄의 성공 이후 승기를 잡을 수 있다고 생각했던 비룡기수들은 가네스의 고전에 불안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가네스 경. 손을 빌리겠습니다. 기사들은 은익 함대의 대원들을 구출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십시오. 놈들은 제가 상대하겠습니다.”
그때였다.
그의 등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
‘에이단?’
낯익은 그 목소리의 등장과 함께 가네스는 어느새 마도 범선이 좌초된 함선들 중심부까지 도달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느새…….”
믿을 수 없는 속도였다.
파앗-!!
그 순간 가네스의 등 뒤에서 뭔가가 지나간 듯 바닥에 그을린 자국만을 남기고 사라졌다.
콰즈즈즈즉!! 콰즈즉!
콰가가—!!!!!
가네스는 눈앞에서 터지는 스파크에 자신도 모르게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한 발짝 뒤로 물러섰다.
조금 전 자신이 뿜어냈던 전격과 비슷하지만 허공에서 터진 전격은 그의 것처럼 단발성으로 끝나지 않았다.
사방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터진 번개들이 마치 그물처럼 서로 연결되면서 하나의 거대한 흐름을 만들었다.
스악-!!
바람이 처음에 일었고,
콰가가가각–!!!
그 다음에 바람이 지나간 자리에 눈이 부실 정도로 빛나는 전격이 뒤따랐다.
“믿을 수가 없군…….”
에이단 하밀의 신속(迅速)에 대해서는 익히 알고 있었던 가네스였지만 두 눈으로 직접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아니, 이걸 직접 봤다고 해야 할지 그 자리에 있는 그조차 쉽사리 말하기 어려웠다. 왜냐면 그의 눈에는 에이단의 모습 역시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의 움직임 다음에 일어나는 전격은 그야말로 그를 빛보다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증거였으니까.
‘초후술(超吼術)을 익혔다는 것은 들었는데……. 그는 설마 그것마저 뛰어넘은 건가?’
가네스는 쓴웃음을 지었다.
과거 5대 소드마스터라는 허울 좋은 명예에서 정체되어 있던 자신과 달리 그들은 끊임없이 성장하고 있었으니까.
밀리아나를 비롯해 카릴이 떠나기 전에 그를 찾았던 사람들과 자신과의 차이점일 것이다.
‘어쩌면 신살의 10인에 우리가 뽑히지 못한 이유 역시 그 때문일지도…….’
쿵-!!!
조타실의 천장 위로 뭔가가 떨어졌다.
“훕…….”
곰 가죽을 잘라 만든 옷을 입고 있는 안챠르의 모습에 가네스의 눈빛이 떨렸다.
“에이단!! 제가 놈들을 한 곳으로 모으겠어요!”
그녀의 눈동자의 색깔이 변했다. 동시에 전신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이 달라졌다.
참았던 숨을 토해냄과 동시에 그녀가 머리 위로 손을 뻗었다가 아래로 있는 힘껏 내려쳤다.
쿠아아아앙—!!
그러자 그녀를 중심으로 공기가 터져 나가는 소리와 함께 그 주위에 있던 사람들의 몸이 가볍게 떠올랐다.
“……!!!”
고작 1, 2㎝ 떠오른 것뿐이었는데 가네스는 그 순간 마치 시간이 멈춘 것처럼 모든 것이 선명하게 보이는 것 같았다.
놀랍게도 그의 시야에서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벌레들의 형체가 보였다.
그는 자신이 보고 있는 광경이 그의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님을 뒤늦게 깨달았다. 그녀의 감각이 주위의 사람들과 공명하며 서로 이어진 것이었다.
그 순간 마치 자연계의 모든 생명체가 그녀와 연결된 느낌이었다.
“란센! 운트 가브나!!”
그녀가 야인족의 언어로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것은 마법사들의 스펠과는 뭔가 달랐다.
기원을 드리는 것 같은 의식 같았지만 그렇다고 교단의 사제들이 쓰는 기도와도 달랐다.
쉬이이이이익……!!
그녀가 두 팔을 모으자 벌레들이 그녀에게 조종이라도 당하는 것처럼 모여들기 시작했다.
“드루이드…….”
이야기로만 들었던 야인의 능력을 본 순간 가네스는 자신도 모르게 헛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지금껏 그가 최강이라 생각했던 영역 밖에 너무나도 많은 존재들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대로 뒷짐만 지고 있기엔 폼이 안 서지.”
꽈직-!!
다른 기사들은 여전히 공중에 떠 있었지만 가네스의 발이 묵직하게 갑판을 찍어 눌렀다.
콰가가가각—!!
“번개의 힘은 내가 더 오래 써왔으니까.”
가네스는 풍 속성의 에이단이 뇌전과 뇌격으로 번개의 힘을 쓰는 것을 보며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5대 소드 마스터 중 유일한 뇌 속성의 소드 마스터로서 승부욕이 생겨난 것이었다.
“흐아아아아!!”
그의 마력이 응축된 할버드가 베어질 때마다 번쩍이며 섬광이 일었다.
* * *
[저렇게 해서는 끝이 없겠군. 저거 안 도와줘도 되겠냐.]은익 함대의 격전지에서 멀리 떨어진 절벽.
거대한 늑대 위에 서 있는 카릴은 알른 자비우스의 말에 고개를 저었다.
“아니. 확인해 볼 필요가 있어. 에이단의 실력이야 이미 알고 있지만 그녀의 실력은 아직 몰라.”
[모르긴. 네 기억 속 이미 알고 있잖느냐.]“그것과는 다르지. 내가 기억하고 있는 안챠르는 아비를 잃고 분노로 그 힘을 각성했으니까.”
[뭐……. 그렇다고는 하지만 저 정도라면 충분히 쓸 만한 것 같은데.]“달라. 파렐에 들어가게 되면 분명 낙오자가 생길 수밖에 없을 거다. 신좌에 도달하기 위한 관문을 넘기 위해 필요하다면 나는 신살의 10인을 두고서라도 갈 거야.”
[동료를 버리겠다는 말이냐.]“그곳에서 혼자 남겨져도 살아남을 수 있는 자들이라 믿는 거지.”
카릴은 옅은 미소를 지었다.
“그러니 이런 재해쯤이야……. 내가 없어도 막아낼 수 있어야 하지 않겠어?”
[클클. 말은 번지르르 잘하는구나.]알른은 그렇게 말했지만 카릴의 생각이 틀리지 않았다고 여겼다. 그 역시 천년 빙동의 파렐 안을 본 사람이기에 그 안이 얼마나 괴롭고 끔찍한 곳인지 잘 알고 있었다.
[하긴, 너 같은 규격 외의 존재가 아니고선 사실 어려운 일이지.]“에이단은 내가 없는 동안 확실히 자신을 한 단계 더 끌어올렸군. 안챠르……. 넌 어떻지?”
카릴은 만환(卍環)으로 그들을 바라보며 살짝 눈을 흘겼다.
“음?”
그때였다.
뭔가를 발견한 그의 한쪽 입꼬리가 슬며시 올라갔다.
“재밌게 흘러가는데?”
* * *
에이단과 안챠르.
마도 범선을 타고 온 지원군엔 그들 말고도 또 한 명이 아니, 한 마리가 있었다.
신록(神鹿), 알카르.
“뮤우-”
작은 사슴이 안챠르의 옆에서 낮게 울었다. 그러자 그녀는 신록의 이마에 가볍게 손을 얹었다.
대밀림의 선령은 모두 다섯이었다.
안챠르는 야인 중에서도 그 모든 선령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는 특별한 존재였다.
하지만 이제 대밀림을 떠나기 전 그녀는 여섯 번째 선령의 힘을 가진 유일한 존재가 되었다.
“쉐이프(Shape).”
우우우우웅—!!!
그녀가 낮은 목소리로 읊조리자 새하얀 빛이 전신을 감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