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9th Class Swordmaster: Blade of Truth RAW novel - Chapter (455)
9클래스 소드 마스터 : 검의 구도자 9클래스 소드 마스터 – 검의 구도자-455화(455/497)
272. 파렐을 향해
[전방에 세크무트 출현!!!]“소형 골렘부대, 대규모 실드 작동!! 제1거점을 형성한다!!”
쿵-! 쿵-!! 쿵-!!!
윈겔 하르트는 조종석의 레버를 있는 힘껏 당기면서 소리쳤다.
심장이 미칠 듯이 뛰었다.
여기저기 사방에서 아스칼론을 향해 튀어 오르는 타락들을 향해 그는 있는 힘껏 검을 휘둘렀다.
스팍!! 퍼억-!!
콰가가강……!!!
아스칼론의 대검에 맞은 타락들은 마치 점액이 터지는 것처럼 진득한 액체로 녹아내리며 사라졌다.
“이건……?!”
끈적한 점액들이 검날에 달라붙으면서 치이익……!! 하는 증기가 솟구쳤다.
[크르르르!!!]점액들이 새로이 뭉치자 마치 헬하운드처럼 생긴 네 발 달린 검은 짐승들이 그를 향해 으르렁거렸다.
[설치 완료!] [방어 실드 전개!!!]즈아아아아아앙!!!!!
그 순간 아스칼론을 중심으로 소형 골렘들이 양팔에 장착되어 있는 거대한 말뚝을 있는 힘껏 박았다.
그러자 마력이 담긴 전격이 일어나며 말뚝과 말뚝 사이가 그물처럼 연결되며 벽을 만들었다.
쾅! 쾅!! 파즈즉!! 파즈즈즈즈즉!!!
하지만 괴물들은 전기가 흐르는 방어벽을 뚫기 위해 몸을 들이받았다. 번쩍이는 스파크와 함께 놈들은 지독한 악취를 뿜어내며 시커멓게 타들어 감에도 불구하고 고통을 모르는 듯 계속해서 실드를 공격했다.
“뭐, 뭐야……. 이놈들.”
윈겔 하르트는 시커멓게 몰려오는 놈들을 보며 질린다는 듯 중얼거렸다.
“제길, 역시 전투는 나랑 안 맞아…….”
그러고는 낮은 한숨과 함께 입술을 꽉 깨물었다.
이제 와서 후회해 봤자 소용없었다.
마도 시대의 유물인 거신을 조종할 수 있는 사람은 카릴을 제외하고 자신뿐이었으니까. 전투가 좋든 싫든 싸워야 한다면 싸워야 했다.
“중갑 골렘!! 지대지포격 준비!!”
그는 목이 쉬어라 소리쳤다.
소형 골렘이 만든 마도 방벽 뒤로 양쪽 어깨에 포격대를 장착한 거대한 중갑 골렘들이 일제히 한쪽 무릎을 꿇고서 방벽 사이로 포대를 밀어 넣었다.
“마도 포격!!! 발사!!!”
즈으으앙……!!
펑! 펑–!! 펑-!!
원형으로 진형을 세운 골렘의 포격대에서 마력이 뿜어져 나왔다.
마력탄이 폭발하고 여기저기 마물들이 터져나갔다. 놈들이 시체가 점차 쌓여갔다.
쿠륵……. 쿠르르륵…….
처음에는 분해된 점액들이 새로이 뭉쳐 마물로 다시 재생되었지만 이번에는 녀석들의 점액이 뭉쳐지지 않고 소형 골렘의 방벽 아래에 흩뿌려졌다.
[공격이 먹힌다!!] [좋아!! 놈들을 쓸어버려!!]중갑 골렘의 조종사들은 터져나가는 괴물의 모습에 소리치며 더더욱 포격을 가했다.
여기저기 일어나는 폭발과 함께 점차 더 쌓여가는 점액들.
[……어?]방벽을 치고 있던 소형 골렘이 휘청거렸다.
수천, 수만이 넘는 마물의 시체들이 점점 쌓여가더니 어느새 방벽의 높이와 비슷할 정도로 높아졌다. 골렘들이 점액의 무게를 버티려고 안간힘을 썼다.
[사, 사격 중지!! 시체가 방벽을 넘어 쏟아질 수 있다!] [하지만 놈들이 시체를 밟고 올라오고 있습니다. 방벽 안으로 들어오게 되면 골렘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말 겁니다!] [제, 제길……!!]골렘들은 공격을 할 수도 중단할 수 없는 상황에서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쿠드득…….
방벽 아래에 쌓여가던 점액들이 순식간에 굳어버렸다.
[캬악!! 캬아아악!!] [크르르르르!!!]그들을 비웃기라도 하는 듯 밀려오는 타락들이 굳은 점액을 마치 계단 삼아 밟고 방벽 안으로 들어오려 했다.
“마도 병대!!!!”
콰즈즈즈즈즉—!!
화아아악—!!
윈겔의 외침과 동시에 골렘의 주위에 뜨거운 불꽃이 터져 나갔다. 단단하게 굳었던 점액이 열기에 산산조각이 나며 부서졌다.
[캬악!! 캭!!] [카아아악—!!!]간담이 서늘한 기분이었다.
그저 괴물에 불과할 뿐이라 여겼던 놈들의 공격은 예상보다 지능적이었기 때문이었다.
마법병대의 공격에 일순 주춤했던 놈들은 다시금 아랑곳하지 않고 동족의 시체를 밟으며 골렘의 방벽을 넘으려 했다.
“제길, 이래서는 끝이 없겠는데……. 파렐을 무너뜨리기는커녕 가까이 다가가는 것도 힘들다니…….”
윈겔 하르트는 아스칼론의 대검을 있는 힘껏 휘두르며 나지막하게 중얼거렸다.
호기롭게 파렐을 향해 아이기스를 날렸을 때까지만 하더라도 이런 식으로 발목을 잡힐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치 못했다.
“아직 이야. 이대로는 레볼을 희생시킨 보람이 없지!! 골렘 시스템 가동!!”
윈겔의 눈앞에 커다란 자판이 나타났다.
그는 마치 악기를 연주하듯 빠르게 자판을 두들겼다.
[마력 충전 수치 55%] [수치 최소치 달성.] [코어 변형]철컥-!!
시스템이 가동되면서 중갑 골렘에 장착되어 있던 갑옷들이 일제히 탈착되며 아스칼론의 대검에 연결되었다. 각각의 갑옷들이 마치 톱니 날처럼 검날 위로 날카롭게 장착되었다.
츠으으으아아아아앙—!!!
대검의 끝에 달린 기관을 누르자 톱니들이 검날을 따라 움직이기 시작했다.
퍼억!! 콰가가가각!!!
아스칼론이 있는 힘껏 대검을 횡으로 긋자 타락들이 톱날에 썰리며 사방으로 부서졌다.
“방벽을 연다!!”
그의 명령과 동시에 소형 골렘들이 지면에 박아 놓은 기둥을 뽑자 일순간 전격이 사라졌다.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아스칼론이 뛰어올라 놈들을 있는 힘껏 밟았다.
“큭!!”
하지만 거신의 위용과 사방으로 마물의 파편이 튀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타락들은 마치 곰을 잡는 사냥개처럼 아스칼론의 주위로 날아들었다.
그때였다.
쾅! 쾅! 콰아아앙—!!!!
하늘에서 떨어지는 광원이 지면에 닿는 순간 맹렬하게 타오르며 타락을 태워 버렸다.
골렘의 마력탄에 터지는 것과 달리 쏟아진 빛은 타락들을 삼키며 그대로 증발시켜 버렸다.
“윈겔. 저건 모라크스가 조종하는 타락견들이다. 다루는 주인들을 죽이지 않으면 놈들은 아무리 쳐내도 사라지지 않아.”
“……!!!!”
윈겔은 머리 위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황급히 고개를 들었다. 대지를 가리는 엄청난 크기의 검은 그림자가 천천히 하늘을 날고 있었다.
철컥-! 지이잉!!!
[천공성 포격 재장전 완료!]거대한 성 위에 장착되어 있는 포격대에서 다시 한번 빛이 쏟아졌다.
쾅! 쾅! 쾅!!
여기저기에서 들리는 폭음과 동시에 증발하는 타락견들 사이로 카릴이 붉은 비늘을 타고 내려왔다.
[주군.]아스칼론의 어깨 위에 착지한 카릴은 한 곳을 가리켰다.
“저기 모라크스가 있다.”
그곳에는 휘황찬란한 빛을 뿜어내는 갑옷을 입은 4마리의 천사들이 파렐을 지키는 수문장처럼 서 있었다.
[저들이 이 마물을 부리는 거란 말씀이십니까?]빛나는 그들과 추악해 보이는 타락의 마물은 전혀 어울리게 보이지 않았지만 4마리의 천사들 중 하나가 들고 있는 거대한 뿔피리의 소리가 울릴 때마다 부서진 타락견들이 다시 재생되고 있었다.
“빛은 결국 어둠이니. 겉모습으로 판단하면 안 된다. 놈들의 빛나는 투구 안에는 끔찍한 모습이니까. 그걸 보면 어째서 녀석들이 말레크와 함께 최상위 타락인지 알 수 있을걸.”
[생각만 해도 싫군요.]“파렐을 부수려면 녀석들을 베어야 한다.”
카릴은 아스칼론의 어깨 갑옷에 손을 올리고서 말했다.
“윈겔. 달려라.”
[하지만 타락견들이…….]“걱정 마. 길은 만들어질 것이다.”
우우우우우우우웅……!!!!!
천공성의 포신들이 일제히 지면을 향했다. 여기저기에서 떨어지는 빛무리들이 아스칼론을 향해 달려드는 타락견들을 폭파시켰다.
[크르륵……! 크륵!!]하지만 포신의 공격에도 불구하고 놈들은 끈질기게 재생되었고 아스칼론이 한 발 한 발 내디딜 때마다 끈적거리는 점액들이 달라붙었다.
[엄청나군……. 입구에 가는 것만으로도 이 지경이라니 네 말대로 율라는 인간에게 승리를 안겨다 줄 생각이 없었던 것 같군.]알른 자비우스는 검은 지팡이로 타락견들이 머리를 후려치면서 질린다는 듯 말했다.
“승리는 바랐겠지. 하지만 그게 인간의 승리일 필욘 없었던 거야.”
[네피림을 말하는 건가…….]“그래. 녀석은 이곳에 누가 살던 관심도 없을걸. 신화시대부터 마도시대를 거쳐 지금까지 놈에게 인간은 그저 채워 넣을 수 있는 피조물에 불과하니까.”
[빌어먹을……. 알고 있어도 들으니 기분이 뭣 같군.]카릴의 말에 알른은 이를 바득 갈았다.
[그런데 이놈들을 어떻게 처리하죠?]대화를 나누는 두 사람과 달리 윈겔 하르트는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죽지 않는 타락견들을 상대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지만……. 걱정하지 마. 불사의 군단은 녀석들만 있는 게 아니거든.”
* * *
“…….”
천공성 위에 서 있는 케이 로스차일드는 무표정한 얼굴로 지상을 내려다봤다.
“많군.”
까마득하게 덮인 타락견들을 바라보며 그녀는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클클, 왜? 겁먹은 거냐. 꼬맹이는 저기 안에 들어가 있거라. 여긴 이 몸이 해결할 테니까.”
그녀의 옆에 서 있던 나인 다르혼이 마치 놀리듯 말했다. 하지만 그의 장난 섞인 도발에도 불구하고 케이는 오히려 한심하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아스칼론에서 파렐까지 거리는 약 10㎞. 일단 중간 지점에 있는 4마리의 파수꾼까지 가는 게 중요해.”
“내가 오른쪽을 맡지.”
나인 다르혼이 자신의 지팡이를 쾅! 하고 천공성의 바닥을 향해 내려쳤다.
화르르륵……!!
그러자 검은 연기와 함께 그의 등 뒤에서 슬레이브들이 나타났다.
처음 그가 불사의 군단을 만들었을 때는 붕대로 전신을 칭칭 감은 미이라 같은 형상이었다면 이제는 갑옷을 입은 기사부터 로브를 쓴 마법사까지 다양했다.
그야말로 군단이라는 이름이 어울리는 모습이었다.
“어림잡아도 타락견의 숫자는 수십만을 될 것 같은데……. 어때? 누가 먼저 길을 만드는지 겨뤄볼까?”
“뭐?”
“카릴이 신좌를 겨루듯 하늘 아래 두 개의 태양은 있을 수 없지. 너와 나 둘 중에 진짜 사령의 주인이 누군지 명확하게 해둘 필요가 있지 않겠어?”
“유치해.”
케이 로스차일드는 그런 그를 보며 혀를 차듯 입맛을 다셨다.
[왜? 재밌겠는데.]하지만 그런 그녀와 달리 뒤에 서 있던 자르카 호치는 오히려 기다렸다는 듯 말했다.
“네가 그 사령을 조종하는 엘프였나. 다행이야. 로스차일드 가문은 인형술을 써서 고작 한 마리의 사령밖에 다루지 못하니 사실 이 대결을 말하면서도 조금 미안했거든. 다수의 적을 상대하는 데에 있어서 나 혼자 군단을 쓰는 것 같아서 말이야.”
나인 다르혼은 너그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이곳 역시 과거의 전장. 시체라면 뭐든 있겠지. 스켈레톤을 부려도 되고 언데드를 부려도 좋다.”
[듣던 대로 건방진 녀석이야.]자르카는 익숙한 자세로 케이의 앞에 한쪽 무릎을 꿇고 섰다. 그녀가 그의 어깨 위에 올라타자 자르카는 가볍게 손을 저었다.
[고작 저런 걸 잡는 데 군단씩이나 필요해?]그는 마치 어린아이를 바라보는 듯 묘한 미소를 띠며 나인 다르혼을 향해 말했다.
“……뭐?”
살짝 인상을 찡그리는 나인과 달리 자르카는 그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지이이잉……!! 지이잉!!!
천공성의 마도 포격대들이 일제히 파렐을 향해 겨누었다.
펑! 펑! 펑—!!
빛무리들이 쏟아지는 와중에 자르카는 가벼운 발놀림으로 아래를 향해 뛰어내렸다.
[카아악!!]지상으로 떨어진 자르카가 타락견의 머리를 밟아 터뜨렸다.
[놈들에겐 생명이 없다.]아스칼론의 앞에 선 그가 손을 휘젓자 골렘의 다리에 달라붙어 있던 점액들이 타들어 가며 증발했다.
[사령의 주인이 될 자가 어찌 사자(死者)와 싸우려 드는 거지?]꽈아아악-!!
자르카는 으르렁거리는 타락견의 턱을 움켜잡았다. 그의 사기(死氣)가 놈을 감싸자 당장에라도 덤비려고 했던 타락견들이 겁을 먹은 듯 부르르 몸을 떨었다.
[이딴 건 나 혼자서도 충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