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9th Class Swordmaster: Blade of Truth RAW novel - Chapter (47)
9클래스 소드 마스터 : 검의 구도자 9클래스 소드 마스터 – 검의 구도자-47화(47/497)
44. 마법 경연 (1)
마법 도시 아조르에 나타난 천재 마법사.
보유한 마력의 양은 이미 중급 마법사에 도달했으며 현존하는 그 어떤 대마법사보다 더 빠른 성장이며 이것은 어쩌면 최강의 마도사라고 불리는 카이에 에시르를 뛰어넘어 태초에 마법을 전파한 7인의 원로회급일지도 모른다는 소문.
……같은 건 없었다.
도시를 발칵 뒤집어 놓을 수 있을 엄청난 사건은 어두운 지하의 한구석에서 발생했고 그 최초의 목격자인 바르고 시라는 이걸 말하고 싶어 입이 근질근질 미칠 지경이었다.
‘저 꼬마는 무조건 잡아야 한다. 저런 엄청난 자가 아무런 소속도 없다고?’
이거야말로 천재일우의 기회였다.
‘가게 안에 마법서가 뭐가 있지? 아니지. 차라리 길드에 들게 만들어야겠어. 한 살이라도 더 나이가 들어 머리가 크기 전에 꼬드겨야 해.’
그리고 꿈같은 이 상황에 그는 정말로 야수를 길들일 수 있을 거란 허황된 꿈마저 꾸고 있었다.
“당신 길드?”
“그렇습니다. 이참에 경연회에도 나가보시는 게 어떠십니까. 저희가 할 수 있는 모든 지원을 해 드리죠.”
“흐음…….”
“저번 마법 경연에서 구한 5클래스 마법서가 있습니다. 길드에 가입만 한다면……. 무상으로 그걸 제공해 드릴 수도 있습니다만.”
“길드 이름이?”
바르고는 기다렸다는 듯 말했다.
“울카스입니다.”
“흥미로운 제안이야. 확실히 아조르에서 5클래스 마법서를 구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니까. 하지만 일단 길드에 가입하는 건 고려해 봐야겠군. 조금 더 살펴보고 결정하겠어.”
“물론이죠. 하지만 마법 도시 안에서도 저희만 한 길드가 없다는 건 보장하죠. 보유 마법사들부터 평판까지 만족하실 겁니다.”
그는 자신만만하게 말했지만 카릴은 그의 말에 헛웃음을 짓고 말았다.
‘이름도 기억 안 나는 소형 길드면서 저 자신감은 역시 우든 클라우드 때문인가. 뭐……. 수확은 있었군. 녀석이 베이커와 연관된 인물이라는 건 확인할 수 있었으니까.’
“그렇다면 여기서 구할 수 있는 마법서는 뭐가 있지?”
“마음껏 고르시지요.”
바르고 시라는 당당한 표정으로 책장의 커튼을 젖혔다.
빼곡하게 진열되어 있는 마법서들을 바라보며 카릴은 가볍게 그것들을 훑었다.
“4클래스급의 마법서들이군.”
“하급 마법서들도 있습니다. 필요한 것들이 있다면 말씀하시기 바랍니다. 속성별로 현존하는 대부분의 도서를 구비하고 있습니다.”
“흐음.”
카릴은 담담한 표정으로 책장에서 『풍마법 : 칼날 바람』을 꺼냈다.
3클래스 마법이지만 살상력이 매우 높아 마법회에서는 취급하지 않는 마법서였다.
“정말 대부분을 가지고 있나 보군. 이건 꽤 보기 힘든데.”
“이것뿐만이 아닙니다. 아마 만족하실 겁니다.”
“정말 이 정도 퀄리티라면 길드에 가입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은 생각이 들긴 하군.”
카릴은 살짝 입맛을 다셨다.
‘그럼 그렇지.’
바르고 시라는 자신의 예상대로라 생각했다.
이 정도로 깔린 마법서들에 눈이 돌아가지 않을 사람은 없을 터.
“그럼, 한 가지 더 도와줄 수 있을까?”
“그게 무엇이죠?”
카릴은 들고 있던 마법서를 가볍게 두들기며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 * *
“자.”
카릴은 광장에서 자신을 기다리는 미하일에게 몇 권의 책을 던지다시피 건넸다.
“에?”
“마법서다. 너 속성이 풍계열 맞지?”
그는 이게 뭔지 몰라서 자신을 바라본 게 아니라는 표정으로 다시 한번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 네. 맞긴 한데……. 제가 언제 말씀을 드렸었나요?”
미하일의 물음에 카릴은 피식 웃었다.
“경연회는 언제지?”
“가장 빠른 게 일주일 뒤라고 합니다.”
“주최는?”
“불멸회에서 하는 거라던데요.”
카릴은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첫 신청이니 비기너(Beginner)에서부터 시작할 테고……. 그 정도 등급이면 3클래스까지만 익혀도 충분하겠군.”
경연회는 클래스에 따라 비기너(Beginner), 익스퍼트(Expert), 마스터(Master) 이렇게 세 개로 나뉜다.
비기너는 첫 진출자들 위주로 대부분 마법회에 입회한 지 2년이 안 되는 신입 제자들이 참가한다.
그 때문에 대부분의 마력은 4클래스 미만.
아직 마법사의 반열에 오르지 못한 사람들이었다.
“일주일 안에 그것들을 익히도록 해.”
“네에? 일주일이요?”
미하일은 자신의 품에 들린 두툼한 마법서들을 들어 올리며 카릴에게 말했다.
공식적으로 인정을 받는 4클래스 이상부터는 익스퍼트에서 경연을 벌인다.
한때는 7인의 원로회가 만들었다는 3개의 초대(初代) 마법이 적혀 있는 마법서를 우승 상품으로 내걸며 마스터 대회를 연 적도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정작 여명회와 불멸회를 막론하고 역대 우승자들 중에 그 마법을 익힐 수 있는 자가 없었다.
그로 인해 마스터 대회는 이름만 남았을 뿐 몇 년 동안 참가하는 자 없이 유명무실한 상태였다.
즉.
가장 많은 참가자가 참여하는 대회는 비기너 경연이었다.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십시오.”
미하일은 어처구니없다는 듯 말했다.
검을 쓰는 자신에게 마법 경연을 나가라는 말도 안 되는 요구도 고용주이기 때문에 들어주었다.
‘그런데 이번엔 마법을 익히라고?’
마법을 제대로 배운 적은 없는 그라도 기초 마법 하나 익히는 데에도 수개월이 걸린다는 것쯤은 알고 있었다.
일주일에 몇 개씩 마법을 익힐 수 있다면 세상에 마법사가 되지 못하는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에이단이 도와줄 거야. 마법사 반열까진 아니지만, 꽤 컨트롤이 좋거든. 그렇지?”
“네? 아……, 네?”
아무렇지 않게 말하는 카릴의 모습에 에이단은 화들짝 놀라며 대답했다.
아마도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할지 고민 중일 거다.
‘마력 운용이나 지금 시기로 봤을 때 에이단의 마력은 3클래스에 도달 했을 거다.’
아쉽게도 그는 수년 뒤.
올리번의 명에 의해 정보 단체인 유성(Astra)을 조직했을 때에도 그의 마력은 3클래스에서 더 이상 올라가진 못했다.
‘만약 녀석의 검술에 4클래스의 마력까지 도달했다면 최초로 암살자 중에 소드 마스터가 나왔을지도 모르겠지.’
“제가 어떻게…….”
“세세하게 가르치려고 할 필욘 없어. 기초적인 것만 알려준다면 나머진 알아서 배울 거야.”
마치 자신에 대해서 자신보다 더 잘 알고 있다는 투로 말하는 카릴의 모습에 미하일의 표정이 굳어졌다.
‘에이단이라면 충분하겠지. 암살 수업을 받은 그라면 마법사들보다 오히려 실전에 더 필요한 기술들을 알고 있을 테니까.’
“제가 어떻게…….”
조금 전과 똑같은 말이었지만 이번엔 다른 사람이었다.
“일단 해봐. 지금 마력 수치가 어떻게 되지? 마력혈을 몇 개나 뚫었어?”
“지금 3개입니다. 하지만 1클래스 보조 마법들은 지속이 가능하지만 2클래스를 쓰게 되면 순식간에 마력 고갈이 와서 무리입니다.”
미하일은 카릴의 물음에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어떻게 생각해?”
“네?”
자신을 바라보는 카릴을 향해 에이단이 고개를 돌렸다.
“태어날 때 1개의 마력혈이 뚫리면서 마력을 느끼고 2개가 뚫렸을 때 1클래스, 3개가 뚫렸을 때 2클래스 유저가 되지?”
“그렇습니다.”
“하지만 클래스에 도달했다고 해서 완벽하게 마스터하는 건 아니지. 말 그대로 그건 쓸 수 있는가의 기준이 될 뿐이니까.”
“…….”
“지금 뚫린 마력혈은 3개. 강제적으로 마력혈을 더 뚫는 건 불가능하겠지만 3클래스의 마법을 익히는 건 가능하지 않을까?”
“그, 그건…….”
에이단 하밀은 순간 머뭇거렸다.
그건 상식적으로 불가능한 일이었다.
평범한 방법으로는.
원래대로라면 당황하지 않고 그렇게 대답했을 것이다. 하지만 자신을 바라보는 카릴의 날카로운 눈빛에 그는 그만 타이밍을 놓치고 말았다.
‘뭐지? 왜 그걸 나한테 묻는 거야. 설마 그것까지 알고 있는 건 아니겠지.’
상식이 아닌 비상식, 평범하지 않은 방법이라면 길이 있긴 했다.
바로.
마력변형(魔力變形).
에이단 하밀의 출신지인 암연(黯然)에서만 습득할 수 있는 비전술.
같은 출신인 주크 디 홀드가 신체변형술과 함께 그의 스승이 에이단에게 가르쳐 준 비기였다.
마력혈을 뚫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가진 마력의 속성을 비틀고 응축시켜서 일순간이지만 클래스를 높이는 기술.
암살에 특화된 그에게 걸맞은 능력이지만 너무 도박성이 짙기 때문에 에이단조차 실전에서 써 본 적이 없었다.
‘3클래스 유저인 네가 소드 마스터들과 동등하게 싸울 수 있었던 건 틈을 노리는 암살자라는 점도 있었지만 일순간 4클래스급의 마나 블레이드를 쓸 수 있었기 때문이지.’
정작 당사자조차 써 본 적이 없는 이 기술로 카릴은 그가 숱한 전장에서 살아남은 것을 봐왔었다.
“동쪽 출신이라고 했던 것 같은데. 동방국에는 제국과 다르게 마력을 변형하는 방법을 배운다고 들어서 말이야.”
아무렇지 않게 말하는 카릴이었지만 그의 눈빛은 날카로웠다.
“아……. 그런 비전이 있긴 합니다.”
“할 수 있나?”
에이단 하밀은 빠져나갈 수 없다는 것을 직감했다.
‘제길, 역시 뭔가 있어. 뭐 좋아. 마력변형이 방법만 안다고 익힐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 순간.
빠르게 머리를 굴린 그는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기초적인 것만 알려주면 헤매다가 결국 포기하겠지.’
게다가 남은 시간이라고 해봐야 일주일.
암연(黯然) 출신의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선별되어 특수한 훈련을 받는다.
그런 수년의 고된 기간을 거치고 나서야 익힐 수 있는 것이 비기였다.
‘그런 걸 이런 곳에서 대충 배워서 익힌다?’
말도 안 되는 일이다.
될 리가 없다.
“방법이라면 알고는 있습니다.”
에이단 하밀은 비소를 지으면서 대답했다.
“다행이군. 역시 널 데려온 게 잘한 일인 것 같군. 미하일에게 그걸 가르쳐 주도록 해.”
“알겠습니다.”
그의 꿍꿍이를 아는지 모르는지 카릴은 만족스럽다는 얼굴을 지었다.
* * *
“어때?”
에이단 하밀은 눈 앞에 펼쳐진 광경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리고 그건 당사자인 미하일도 마찬가지였다.
“이…… 이게 어떻게…….”
잘려 나간 나무의 단면이 칼로 벤 것처럼 깨끗했다.
조금 전 그가 시전한 마법은 풍계열의 3클래스 마법인 칼날 바람이었다.
“……되네?”
미하일은 스스로도 황당하다는 듯 자신의 손바닥을 펼쳐 보이면서 중얼거렸다.
‘솔직히 놀랍군. 전생에서 그의 재능은 알고 있었지만 마법을 익히지 못해 어느 정도인지 가늠을 할 수 없었는데…….’
천재.
그렇게밖에 설명을 할 수 없었다.
이런 재능의 소유자가 전생에는 안타깝게 능력을 꽃피우지 못하고 죽었다.
카릴은 생각했다.
‘이 정도라면…….’
자신이 미래에 구상하고 있는 부대에 한 자리를 그가 충분히 맡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번 생에 내가 모르는 미하일과 같은 자들도 분명 존재하겠지.’
전생과 똑같은 길을 걷지 않기 위해선 현생에서 새로운 길을 걸어야 한다.
그리고 그 방법 중 하나가 인재 발굴이라는 것을 잘 알기에 카릴은 미하일을 선택한 것이다.
“스승이 훌륭해서 그렇겠지. 안 그래? 에이단.”
“하…… 하하……. 네.”
에이단 하밀은 카릴의 말에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표정으로 대답했다.
‘미친, 이게 가능해? 일주일은커녕 사흘 만에 3클래스 변형에 성공하다니.’
그는 당장에라도 소리치고 싶었지만 카릴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카릴 님도 경연회에 참가하신다고 하셨는데……. 그럼 저와 같은 비기너에서 하시는 겁니까?”
“아니.”
카릴은 미하일의 물음에 가볍게 웃으며 품 안에서 붉은색 종이를 흔들었다.
봉투 표면에는 짙은 푸른색 인장이 찍혀 있었다.
두 사람은 그것을 바라보며 놀란 듯 눈을 크게 떴다.
“……!!”
그건 다름 아닌 울카스 길드의 공식 경연 추천장.
“익스퍼트(Expe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