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9th Class Swordmaster: Blade of Truth RAW novel - Chapter (480)
9클래스 소드 마스터 : 검의 구도자 9클래스 소드 마스터 – 검의 구도자-480화(480/497)
283. 종장(終章) (3)
[오랜만이구나.]알른 자비우스는 자신의 지팡이를 위로 들어 올렸다. 그러자 비전력 특유의 자줏빛 마력이 지팡이 끝에 응축되기 시작했다.
[궁금했지. 나의 마법이 과연 어디까지 도달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 말이야. 그 결과를 오늘에서야 볼 수 있겠군.]쩌적……!! 쩌저저저적……!!
하늘이 요동치는 것처럼 그가 지팡이를 종으로 긋자 그를 중심으로 양옆으로 구름이 갈라지고 그 아래로 날카로운 번개가 떨어졌다.
비전술–광천(狂天)의 분노.
생전에 도달하지 못했던 비전술의 마지막 비기를 영창도 없이 발현할 수 있는 자신의 모습에 알른은 스스로 놀라면서도 한편으로는 마치 자신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도전해 보고 싶다는 열망마저 느껴졌다.
[신과 대적하는 이 순간에도 마법사의 호기심을 가지고 있다니…….]자르카 호치는 쏟아지는 자줏빛 번개의 틈 속에서 혀를 차며 말했다.
[이보다 더 좋은 상대가 어딨겠어. 마음껏 쏟아 내도 받아 낼 수 있는 아주 좋은 과녁이지 않은가.] [과녁이라……. 그래, 반항을 하지 않는다면 그렇겠지.]토스카의 빛의 검날에 꿰뚫린 율라는 여전히 움직이지 않고 주저앉아 있었다. 그런 그녀를 향해 알른의 번개가 내리꽂혔다.
콰즈즈즈즈즈즉……!!
사방으로 전류가 흘렀고 자줏빛 번개는 마치 핏빛처럼 그녀의 주위를 붉게 물들었다.
비명도 없이 그녀의 몸이 들썩였다.
알른이 다시 한번 지팡이를 들어 올리자 자르카 호치는 굳은 얼굴로 말했다.
[뭔가 이상한걸.]차앙-!!
그 말고 동시에 그의 손등에서 날카로운 검날이 튀어나왔다. 검날은 칠흑처럼 검었는데 보는 것만으로도 을씨년스러운 기운이 감돌았다.
[무슨 꿍꿍이인지. 내가 확인하지.]옴짝달싹하지 않는 율라를 바라보며 그가 검날을 세우며 그녀를 향해 뛰어들었다.
[후읍……!!]자르카 호치가 질주를 하자 마치 꼬리처럼 그의 등 뒤로 검은 오라가 뿜어져 나오며 궤도를 그렸다.
엘프 특유의 가벼운 몸놀림과 동시에 마치 인형술을 보는 것처럼 한계를 뛰어넘은 속도는 다른 두 사람과 달리 그는 생전의 모습과 사후의 모습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파앗-!! 쾅!!!!!
그의 등 뒤로 폭음이 터져 나왔고 발을 내디딜 때마다 그의 속도는 더욱더 상승했다.
순식간에 거리가 좁혀지고 웅크리고 있는 율라의 뒤로 돌아선 그가 손등의 달린 두 자루의 검을 그녀의 뒷덜미를 향해 찔러 넣었다.
촤아아아아악—!!!!
너무나도 깨끗하고 완벽한 일격이었다.
[…….]하지만 일격을 가한 자르카 호치가 오히려 딱딱하게 굳은 얼굴로 율라를 바라봤다.
“확인?”
율라가 입꼬리를 올렸다.
“뭘 확인할 거지? 자신이 죽는 꼴이라도 보려는 거냐.”
“푸웃……!!!!”
그녀를 바라보던 자르카 호치의 입에서 분무기처럼 핏물이 뿜어져 나왔다.
쩌엉…….
쇠가 떨리는 소리와 함께 율라의 뒷덜미를 노렸던 그의 쌍검이 깨끗하게 잘려 나갔고 동시에 율라의 검이 오히려 그의 목을 관통했다.
[자르카……!!!!]알른은 그 광경에 놀란 듯 외쳤다.
“너희들이 가지고 있는 신의 파편은 고작 한 개뿐인 것을. 그걸로 내게 과연 얼마나 위해를 가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느냐.”
자르카의 울대를 움켜쥐고서 율라는 그를 향해 소리치듯 외쳤다.
“네놈들을 그냥 둔 이유는 디멘션 스파이럴을 내게 바치기 위해서 알아서 불나방처럼 달려들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때였다.
자르카 호치의 입에서 걸쭉한 핏덩이가 떨어져 나와 율라의 뺨에 찰싹 달라붙었다.
주르륵-
가래가 섞인 핏물은 그대로 그녀의 뺨을 타고 바닥에 떨어졌다.
[킬…… 키킥.]그 순간 울대가 날아간 자르카 호치는 기괴한 목소리로 웃기 시작했다.
[야, 그걸로 죽겠어?]“…….”
율라가 살짝 눈살을 찌푸리며 그를 바라봤다.
[생전의 모습으로 돌아와서 착각이라도 하는 거냐. 잘 생각해 봐. 목 위에 있는 건 무게를 맞추려고 놔둔 장식품이 아니니까. 이미 죽은 자에게 죽음이 어찌 성립될 수 있겠어.]우드득-
자르카 호치는 오히려 자신의 머리를 스스로 꺾어 버렸다. 부러진 머리가 바닥에 떨어졌고 검은 안개가 그를 감싸더니 뜯긴 머리가 새로이 생겨났다.
[우리가 가진 디멘션 스파이럴은 고작 한 개일지 모르지만 너보다 강할 수 있다.]콰아아아앙—!!
그와 동시에 그가 양팔을 가로로 긋자 날카로운 검은 검기가 율라를 향해 쏟아졌다.
핏-!!
율라의 뺨에 날카로운 상처가 생겼다. 하지만 그녀는 아랑곳하지 않고 다시 한번 자르카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하아압……!!!]짧은 기합을 내지르며 자르카 역시 그녀의 영역 안으로 파고들었다. 까앙-!! 하는 소리와 함께 그가 율라의 검을 쳐내고 반대쪽 손에 쥐고 있는 검을 밀어 넣었다.
검붉은 불꽃이 일었다.
마치 사령의 생명을 태운 듯한 불꽃처럼 보였다.
채앵!!!!
불꽃이 여기저기 꽃을 피우듯 사방으로 번졌고 자르카는 마치 자신의 생명을 모두 쥐어짜 내는 듯 맹렬하게 율라를 몰아세웠다.
[왜냐면 우리는 죽음이 두렵지 않거든. 이미 경험해 봤으니까. 하지만 너는 다르지. 태초부터 억겁의 시간을 살아왔지. 오히려 그게 독이 될 것이다!]율라의 검이 그의 턱밑을 노렸고 아치 형태로 허리를 뒤로 꺾으며 공격을 피하고서 양팔을 교차하며 베었다.
맹렬한 회전력이 담긴 검이 마치 가로로 눕힌 초승달처럼 흩날렸다.
[하아……! 하아!]그는 거칠게 숨을 내뱉었다.
“소멸이라……. 확실히 신인 내게도 두려운 것이지.”
율라는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봤다.
“하지만 죽은 너도 숨을 헐떡이고 있구나. 마치 살아 있는 사람인 양. 왜? 고통스럽나?”
[하…… 하하…….]자르카 호치의 얼굴이 창백하게 변했다. 이상하게도 그의 이마에서 식은땀이 한 방울 주르륵 흘러내렸다.
지글…… 지글…….
놀랍게도 조금 전 율라에게 붙잡혔던 목 부분에서 기포가 일고 있었다.
“신독(神毒).”
그녀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 세계는 내가 창조했다. 아무리 너희들이 신의 힘을 가지고 있다 한들 결과적으로는 이 세계 안에 있는 한 내 규율을 따를 수밖에 없지.”
“쿠륵…….”
자르카는 손등으로 입술을 닦았다.
마치 독처럼 보이는 녹색 빛깔의 끈적끈적한 액체가 입술을 타고 묻어 나왔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그건 피조물일 때의 일이지. 너희들은 그 누구도 죽음을 경험해 보지 못했다. 진짜 죽음은 소멸이니까. 무지한 놈들. 영혼이 존재하는 것마저 결국은 신의 은혜인 것을……. 신의 힘을 너무 얕봤구나.”
그녀는 자르카의 머리를 가볍게 쓸어 넘겼다.
“네 주인이라면 이렇게 말했겠지.”
속삭임이 들린다.
“일단 한 명.”
그때였다.
[……멈춰라!!!]토스카가 황급히 손을 들어 올렸다.
그러자 어둠이 갈라지며 상공에서 새하얀 낙뢰들이 사방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처음과 달리 율라는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빛의 칼날을 바라보며 말했다.
“토스카. 너는 백금룡과 함께 드래곤 중에 유일하게 내가 만든 피조물 중에서도 가장 신에 가까운 자다.”
붉은 기운이 감돌던 그녀의 몸이 투명할 정도로 깨끗하게 변했다.
“신의 힘이 빛과 어둠이듯 네게는 빛의 힘을 백금룡에게는 어둠의 힘을 주었다. 동시에 네게는 뜨거움을 그에게는 차가움을 주었지.”
율라는 마치 회상을 하듯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너희들은 서로 방법은 다르나 끝내 신에게 도전을 하는구나. 하나 반쪽짜리밖에 안 되는 네가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녀는 자신을 향해 떨어지는 낙뢰를 향해 손을 뻗었다.
“너는 결국 백금룡과 똑같은 결말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너는 착각하고 있다. 빛과 어둠은 나의 근원이나 네가 가진 태양이 내뿜는 뜨거움이 어둠을 만든다 생각하지 마라. 너는 어둠을 가지지 않았다. 그러니 백금룡의 차가움이 나를 벨 수 없듯 너 역시 나를 해할 수 없다.”
콰아앙!! 쾅! 쾅! 쾅!!!!!
수백 개의 빛의 칼날들이 그녀에게로 떨어졌다. 하지만 그녀의 주위에 불투명한 막이 생성되더니 토스카의 빛 마법이 그대로 흡수되었다.
“흐음.”
율라는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
[설마……. 처음에도 일부러 힘을 흡수하기 위해서 고서 마법을 맞았던 건가?]알른은 그 광경에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카릴과의 일전 이후 확실히 율라의 힘은 약해져 있었다.
하지만 토스카의 고서 마법을 두 번이나 맞은 그녀는 오히려 피해를 입기는커녕 생기가 넘치는 모습이었다.
쿠웅-!!
그녀가 한 발자국 발걸음을 옮겼다.
그 순간 마치 지진이라도 일어난 것 같은 진동이 느껴졌다.
쿠르르르르…….
내디딘 발끝에서부터 땅이 거미줄처럼 갈라졌다.
촤르륵! 촤가가가각……!!!!
그와 동시에 갈라진 틈 사이로 검은 촉수들이 쏟아져나왔다. 촉수들의 색깔은 새까맸는데 끝은 마치 뱀의 입처럼 갈라져 있었고 날카로운 이빨이 박혀 있었다.
[이런……!!]알른은 황급히 지팡이를 들었다. 자신을 향해 휘몰아치는 촉수들을 지팡이로 쳐내면서 한쪽 손에 비전력을 끌어모았다.
쩌저적……!! 쩌적!!!!
자줏빛 번개가 그의 손아귀에서 응축되며 사방으로 흩어지자 검은 촉수들이 매캐한 연기를 내면서 타들어 갔다.
카릴을 보호하기 위해 황급히 실드를 펼치면서 끊임없이 쏟아지는 율라의 공격을 막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촉수들은 마치 파도처럼 밀려 들어왔고 끝없이 쏟아지는 공격에 알른의 몸이 점차 뒤로 밀렸다.
퍼억-! 콰직!!
끝내 촉수 하나가 알른의 팔을 콱 깨물며 지나갔다.
[큭?!]그는 황급히 촉수를 잡아떼어냈지만 촉수에 당한 상처는 쉽사리 아물지 않았다.
“신의 독이야. 율라는 자신의 속성을 바꾸어 쓸 수 있다. 빛과 어둠. 두 가지의 속성을 모두 가진 자만이 그녀를 상대할 수 있어.”
[오직 인간뿐이라는 말이군.]알른은 정신을 차린 카릴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고 해서 그게 너뿐이라고 말할 생각이라면 그만둬라. 분명 말했지. 틈은 우리 사자(死者)가 만든다고. 나 역시 비전술을 통해 빛과 어둠 두 개의 힘을 혼용할 수 있다.]그러고는 지팡이를 꽉 움켜쥐고서 말했다.
[기다려라. 내가 틈을 만들 테니.]“잠깐.”
그런 그를 카릴이 붙잡았다.
[……?]“당신도 그렇고 자르카와 토스카까지……. 나서는 건 좋지만 너무 인간을 무시하는 것 같아.”
[그게 무슨 말이야?]“사자(死者)의 위용은 인정하지만 그렇다고 살아 있는 자들이 가만히 앉아서 당신들이 만들어 주는 미래를 기다리기만 하진 않아.”
카릴은 저 먼 곳을 응시했다.
“기다려. 죽은 자가 움직일 틈은 또 다른 살아 있는 자가 만들 것이니까.”
* * *
[컥…… 커억……!!]자르카 호치의 가슴에 꽂힌 율라의 검날은 놀랍게도 조금 전 토스카가 쏟아 낸 태양의 힘을 머금고 있었다.
그의 전신을 촉수들이 휘감고 있었고 그의 등을 꿰뚫은 검의 끝에는 에메랄드빛 조각이 박혀 있었다.
[자르카……!!!!!]토스카는 그의 이름을 부르며 외쳤지만 태양의 힘이 통하지 않는 촉수들에 그는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었다.
“마무리를 짓겠다.”
율라는 부들부들 몸을 떠는 자르카 호치를 향해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쪽 뺨을 씰룩이며 자르카는 안간힘을 쓰며 자신의 검을 그녀에게 휘둘렀다.
부웅-!!
검의 무게를 버티지 못하고 그의 몸이 앞으로 숙여지며 그녀에게로 쓰러졌다.
율라는 자신을 덮치는 자르카에 황급히 뒤로 검을 뽑으려 했다.
“신의 힘이 빛과 어둠이라고?”
그때였다.
자르카에 가려진 율라의 시야 뒤로 목소리가 들렸다.
“그걸 모두 가진 존재는 여기에도 하나 있지.”
“너…….”
콰즈즈즈즈즈즈즈즈—!!!!
율라의 검 끝에 꽂힌 디멘션 스파이럴을 움켜쥐는 하나의 손.
율라의 눈썹이 씰룩였다.
“누가…….”
인간이 가질 수 없는 빛의 기운에 그녀는 황급히 저 멀리 쓰러져 있는 밀리아나를 바라봤다.
유린 휴가르와 안챠르가 축복과 회복으로 간신히 의식을 잃은 그녀의 생명을 붙잡고 있을 뿐이었다. 더 이상 그녀에게선 신력이 느껴지지 않았다.
‘신의 파편이 옮겨졌다?’
율라는 자신에게 쓰러진 자르카를 밀치며 앞을 바라봤다.
“쿤겐.”
낯익은 이름이 들렸다.
콰즈즈즈즉……!!!
쥐고 있던 두 자루의 검이 번뜩였다.
우레는 빛을 가지면서 열도 가졌고 물 안에서 더욱 자유로우며 바람을 머금고 있으면서 또한 먹구름의 어둠까지 지녔다.
정령왕이나 정령의 경계를 벗어난 일탈자.
에이단 하밀은 눈빛이 샛노랗게 변해 빛나고 있었다. 쥐고 있던 쌍검에 신력이 담긴 전격이 번뜩였다. 그에게선 이미 충만한 신력이 느껴졌다.
와드득……!!
하지만 그것도 모자라 자르카 호치의 심장 속에 박혀 있던 디멘션 스파이럴을 그가 입 안으로 쑤셔 넣으며 깨물었다.
“……우레군주!!!!!”
율라는 처음으로 적의 이름을 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