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9th Class Swordmaster: Blade of Truth RAW novel - Chapter (482)
9클래스 소드 마스터 : 검의 구도자 9클래스 소드 마스터 – 검의 구도자-482화(482/497)
283. 종장(終章) (5)
우드득……!! 콰직-!!
율라가 검을 쥔 손에 힘을 주자 자르카 호치의 허리에 박혀 있던 검이 끝내 그의 몸을 뚫어버렸다.
[케이!!!!]반 토막이 나버린 상태에서도 자르카는 그녀의 이름을 불렀고 케이는 있는 힘껏 인형을 조종했다.
그러자 잘려 나간 몸뚱이에도 불구하고 자르카는 율라를 와락 끌어안았다.
“이……! 빌어먹을 놈이!!!!”
자르카의 사지가 율라의 힘에 부서지며 가루가 되어버렸다. 그녀는 그것으로는 모자란다는 듯 남은 자르카의 잔해들을 불태워버렸다.
[지금…….]부서지는 영혼 속에서도 자르카의 마지막 목소리가 들렸다.
화아아아악……!!
그 순간 인형의 시체가 타오르는 열기 속에서 날카로운 폭풍이 일었다.
에이단 하밀의 검이 율라를 향했다.
[크아아아아아아아—!!!!]그와 동시에 자르카 호치의 마지막 말이 신호탄이 된 듯 토스카가 거대한 드래곤의 형상으로 변하였다.
놀랍게도 그는 살아 있는 모습이 아니 본드래곤의 모습이었다.
“미친놈……!! 신의 힘을 가진 상태에서 사령체가 된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알 텐데!!”
토스카는 경악하는 그녀의 외침을 비웃듯이 말했다.
[소멸이지. 빛 속에 어둠을 담는 것과 마찬가지인 상황이니 언제 폭발해도 이상할 일 없는 폭탄을 안고 있는 것과 똑같은 일이야. 하지만 이로써 나 역시 빛과 어둠의 힘을 동시에 혼용하게 되었다.]그는 율라의 육신을 붙들었다.
[그런데 그게 뭐? 이미 엘프의 영웅이 말했잖은가. 우리는 죽음이 두렵지 않다고.]“네놈……!!!”
[하지만 넌 두렵겠지. 저승길에서 만나자는 인사는 안 하겠다. 너와 난 완전히 사라질 테니까.]토스카는 자신의 날개로 율라를 감싸며 에이단을 향해 소리쳤다.
[베어라!!!]콰가가가가각……! 콰강!!!!
에이단의 검날이 율라의 양쪽 쇄골에 직격했다. 동시에 토스카의 몸이 마치 폭탄처럼 새하얀 빛과 함께 폭발했다.
“으아아아아아아아아!!!!!!!!!!!!”
고막을 찢을 듯한 율라의 비명이 들렸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진짜 고통 소리였다.
비명을 지르며 그녀가 고개를 쳐들자 벌어진 입에서 검은 안개와 같은 것이 솟구쳤다.
솨아아악……! 솨악!!
캬아아아아아—!!!!!
검은 안개의 끝은 마치 악귀의 형상처럼 일그러져 있었고 수십 갈래로 갈라진 연기는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사방으로 입을 벌리며 흩어졌다.
“후웁……!!”
하와트는 아이기스를 들어 올려 쓰러진 밀리아나의 앞을 막아섰다.
“모두 제게로!!”
“여제를 부탁해.”
“네?”
하와트의 뒤에 서 있던 남은 신살의 인원들은 어쩐 일인지 안개가 닥치는데도 불구하고 방패 안으로 숨지 않았다.
“이봐, 사제. 마음에 들지 않지만 절대로 그녀를 죽이면 안 돼. 만약 잘못된다면 내가 가만히 있지 않겠어.”
세리카 로렌은 부러진 한쪽 다리를 차갑게 식히고서는 창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
“명심하죠.”
유린 휴가르는 쓴웃음을 지었다.
“그럼…….”
하와트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싸워야지.”
그녀의 대답에 남은 사람들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콰아아아아아아아앙—!!!!
[드래곤들이여!! 각 방향으로 산개하여 결계 마법을 펼쳐라!! 인간을 지키기 위한 방어에 전력을 다하라!!]동시에 에누마 엘라시가 상공으로 날아오르면서 외쳤다. 그의 명령에 남은 두 마리의 드래곤들도 제각기 사방으로 흩어졌다.
[온다……!!!!]쿠아아아아아아—!!!
바닥에서부터 밀려오는 시커먼 흙먼지 속에 강렬한 신력을 느끼며 골드 드래곤은 있는 힘껏 마력을 끌어 올리며 그 앞을 막아섰다.
쩌적……! 쩌거거걱……!!!
지면이 마치 과자가 부서지는 것처럼 가루가 되며 산산조각으로 흩날렸고 검은 안개 괴물들이 당장에라도 주위의 생명들을 잡아먹으려는 듯 날뛰었다.
[무, 무슨……!] [이토록 지독할 정도로 답답한 마기라니!] [이게 정말로 신이 만든 것이란 말인가.]세 마리의 드래곤들은 검은 안개가 시커먼 연기와 함께 마치 거품처럼 증식되면서 자신들의 결계를 넘어서려 하는 것을 보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막아야 하네!!!]에누마 엘라시는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독한 안개 속에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부우우우우—!!
고개를 들어 올리며 에누마 엘라시가 마치 나팔처럼 비늘을 곤두세우며 포효를 질렀다.
골드 드래곤 특유의 황금빛이 마법진과 함께 하늘 위로 길게 솟구치며 검은 연기를 집어삼키자 연기는 마치 용암처럼 끈적한 액체처럼 변하였다.
꾸득…… 꾸드득…….
그리고 액체는 순식간에 굳어버렸고 단단한 쇠처럼 굳었다.
“사, 살았나?”
드래곤들을 지켜보던 병사들은 신의 공격을 막았다는 사실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쩌저적-!!
하지만 그것도 잠시 단단하게 굳은 금속에 금이 가며 솨아아아아!! 하는 김이 빠져나가는 소리와 함께 엄청난 열기가 느껴졌다.
“피, 피해라!!!”
“도망쳐!!”
병사들은 공포에 소리쳤다.
검은 안개에 잡아 먹힌 생명들이 작은 빛의 구체가 되어 율라에게로 흡수되기 시작했다.
드래곤조차 막을 수 없는 안개 괴물에 병사들은 어찌할 바를 몰랐다.
“골렘 부대 정렬!!!!”
그때였다.
금속을 뚫고 나오는 검은 연기들에 윈겔은 다급히 외치며 레버를 당겼다.
[준비되었네.]기다렸다는 듯 칼립손의 외침이 아스칼론의 조종석에서 들려오자 윈겔은 고개를 끄덕이며 있는 힘껏 레버를 당겼다.
[트랜스(Trance) 조정률 – 78%] [변환수치 조정 완료] [좌표 수정]아스칼론의 전신에 마치 위치를 알리는 듯한 붉은 점들이 생성되었다.
우우우우웅……!!
동시에 그의 머리 위로 수십 개의 게이트가 나타났다.
“……다중 소환?”
베르치 블라노는 대규모의 소환 마법진이 아스칼론의 머리 위로 나타나자 놀란 목소리로 소리쳤다.
“저건 소환술이 아냐. 그저 통로에 불과하지. 마도공학은 그저 마력이 부족한 녀석들의 잡기라고 생각했는데……. 얕볼 수 없겠는걸.”
나인 다르혼은 수십 개의 터널을 보며 자신도 모르게 피식 웃고 말았다.
“생명체를 옮기는 이동마법진은 생명체를 구축하는 과정이 필요해서 사용되는 많은 마력에 비해 이동 가능한 수가 적지. 하지만 저건 그저 초대 마법 중 하나인 우월한 눈을 통해 아스칼론의 좌표에 에너지만을 옮기는 통로를 만들었어.”
“에너지라면…….”
“아마고 해협 건너 마도 포격대에 저장되어 있는 마력을 끌어온 것이겠지.”
베르치 블라노는 상아탑에 있던 천문의 방을 떠올리며 말했다.
“마력 자체의 이동이라……. 공학자들이 괴짜라는 것은 알았지만 이런 식으로 우리가 했던 짓을 따라 할 줄은 몰랐군.”
헤크트 전(戰)에서 베르치 블라노는 상아탑의 마경을 토해 대륙 전역에 있는 재해의 위치를 포착했고 마물들에게 토스카의 힘을 작렬한 적이 있었다.
“마경으로 바라보는 것과 소환 게이트를 만드는 것은 비슷해 보이지만 완전히 다른 일이지. 게다가 저들은 오로지 자신의 힘만으로 이루어 냈으니까.”
지금껏 마법만을 숭배하던 두 마법회의 수장들은 이제 인류 스스로가 찾아낸 힘이라 할 수 있는 마도공학을 처음으로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마도포격 에너지 변환!!
우우우웅……!!
쾅! 쾅! 쾅! 쾅!!!!
윈겔의 외침과 동시에 응축된 에너지들이 커다란 직사각형의 형태로 변하더니 마치 방벽처럼 하늘에서 떨어지며 막아섰다.
“인간의 발전을 얕보지 마라……!!!!”
마도 포격대에 저장되어 있던 마력으로 만든 방패를 잡고서 골렘들이 나란히 방어진을 펼쳤다.
콰아앙……!!
1차적으로 폭음이 터졌고 이후 골렘의 방벽 역시 집어삼키려는 듯 검은 안개였지만 드래곤의 결계 때문인지 힘이 부친 듯 이번에는 그저 부글부글 끓어 오르지만 했다.
“좋았어!!”
골렘의 조종수들은 방벽 아래로 서서히 사그라지기 시작하는 안개를 보며 소리쳤다.
[캬악!! 캭!!] [캬가가가가각……!!]하지만 그들의 환호를 비웃기라도 하는 듯 검은 안개 속에서 괴상한 울음소리가 들렸다. 동시에 방벽을 세운 골렘들의 갑주 위로 쿵! 쿵! 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마, 마물?!”
“어떻게…… 저 안에서…….”
골렘의 조종사들은 자신의 골렘에 달라붙은 회색의 고블린들을 보며 소리쳤다.
녀석들은 평범한 고블린들과 달리 마치 눈이 보이지 않는 것처럼 눈동자가 새하얀데 꼭 어둠 속에서만 살아온 듯 보였다.
“떨어져!!”
“으아악-!!”
숫자를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고블린들이 방벽을 넘어 골렘들을 덮쳤다. 골렘들은 고블린들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하나둘 쓰러지기 시작했다.
“신이시여…….”
아이기스의 뒤에 숨어 있던 유린 휴가르는 끔찍한 광경을 보며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하지만 이내 곧 자신이 내뱉은 말에 스스로도 어이가 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제가 헛소리를 했네요. 저 끔찍한 일이 모두 신이 저지른 짓인 것을…….”
하지만 그의 말에 누구도 뭐라 하지 않았다. 아이기스의 뒤에 서 있던 사람들은 정말 제대로 된 신이 있다면 빌고 싶은 심정이었으니까.
인간계 최강자로 선별된 10인 중 한 명인 자신들이 고작 방패 뒤에 숨어 있는 것은 꼴사납기 그지없는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콰아아아아앙—!!
하지만 침울한 그들과 달리 전장의 전투는 끝나지 않았다. 마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생명을 빨아들이려는 듯이 고블린들이 날뛰었고 검은 안개는 무너진 방벽 너머로 다시금 병사들을 향해 날아갔다.
“포격 개시!!!”
“모든 비룡들은 후방의 고블린을 향해 결계탄을 떨어뜨려라!!!!”
가네스가 이끄는 비룡 부대가 활공을 하며 수십 개의 폭탄을 지상으로 투하했다.
쾅! 쾅! 콰아앙—!!!
탄환이 터지면서 지상 위로 반구 형태의 빛무리들이 여기저기 만들어졌다.
[케엑! 켁!!!] [케게겍……!]고블린들은 빛에 닿자 고통스러운 듯 비명을 질렀다.
“포격 개시!!!”
“고블린을 향해 진격하라!!!!”
그레이스 판피넬과 톰슨의 외침이 들렸고 질주하는 기사단 뒤로 울카스 길드를 선봉으로 한 마법 병대가 일제히 마법을 쏟아 냈다.
전술 – 질풍(疾風).
그야말로 죽음도 불사하는 진격이었다.
검은 안개 가득한 곳에 있는 고블린들을 향해 판피넬 기사단이 지금껏 없었던 가장 빠르고 강렬한 일격을 날렸다.
“으아아악!!!”
“아악!!!”
검은 안개 속으로 들어간 기사들의 비명이 전장에 울렸다.
빠득-
끔찍한 그들의 목소리를 들으면서도 비올라는 눈을 질끈 감으며 입술을 깨물 뿐이었다.
“진형을 유지하라!!! 우리들은 북부의 병력과 함께 골렘 부대를 지원한다!! 절대로 대열을 이탈하지 마라!!”
누구보다 그레이스와 그의 기사들을 아끼는 그녀임을 잘 알기에 라니온 연합의 병사들은 오히려 슬픔 대신 전의를 뜨겁게 불태웠다.
“아벤.”
말을 모는 비올라를 보며 마르제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늙은이들이 할 일이 생겼군.”
“비루한 몸뚱이나마 가치 있게 써야지. 우리의 주군께서 슬퍼하시게 할 수 없지.”
“자네도 그리 생각하나?”
과거 트윈 아머를 지켰던 노장들은 서로 말을 하지 않아도 눈빛만으로도 통했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트윈 아머에서만 수십 년이었는데……. 자네와는 정말 지겨운 인연이로군.”
“크크클…….”
마르제와 아벤은 고삐를 움켜잡고서 본대와는 다른 방향으로 말을 움직였다.
“저승에서 만나지.”
검은 안개를 향해 달려가는 마르제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 * *
“……도대체 우린 여기서 뭘 하고 있는 거지?”
“저, 정신이 드십니까?”
각지에서 전투가 벌어지는 모습을 바라보며 밀리아나는 주먹을 꽉 쥐었다. 하지만 그마저 힘이 달리는지 이내 곧 쥐었던 주먹을 풀고 말았다.
“신살의 10인이라 뽑히고서 우쭐했던 자신이 바보 같군…….”
“진정하십시오. 여제께서는 충분히 하셨습니다.”
유린 휴가르는 광인이란 별명답지 않게 조곤조곤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당연한 일이었다.
그녀의 전투를 보고 난 사람이라면 그 누구도 그녀의 앞에서 목소리를 높일 수 없을 것이었다.
“더 이상 저 안에 들어갈 순 없겠지…….”
그녀의 말에 유린은 고개를 숙였다. 솔직히 말해서 숨이 끊어지지 않은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신의 영역의 전투라 인간이 개입할 수 없다지만……. 최소한 나를 믿고 전장에 온 자들을 위해 싸울 수만 있다면…….”
밀리아나는 일어나려 했다.
하지만 조금만 힘을 주어도 사지의 뼈들이 모두 으스러지는 것 같은 고통에 옴짝달싹하지 못했다.
“크윽!!!”
그녀의 신음에 유린은 황급히 그녀를 부축했다.
“제길…….”
밀리아나의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하지만 고통 때문이 아니라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는 자신의 육체에 대한 원망 때문이었다.
“방법이라면 있습니다.”
그때였다.
아이기스의 안쪽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사람들은 황급히 고개를 돌렸다.
“넌…….”
밀리아나가 살짝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다름 아닌 마왕(魔王), 하가네였다.
“이것이 언제 끊어질지 모를 당신의 숨에 힘을 불어넣어 줄 것입니다.”
그는 간신히 숨을 내쉬고 있는 밀리아나의 앞에 서서는 품 안에서 뭔가를 꺼내었다.
극격의 갑주였다.
“그게 무슨…….”
그뿐만이 아니었다.
신탁이 내려졌던 날, 가루가 되었던 묵시의 목걸이와 통탄의 부정까지 모두 온전하게 그의 품 안에 남아 있었다.
“너……. 카릴을 속인 건가?”
“하하……. 인간계에 유명한 이야기가 있지 않습니까. 마족을 믿어서는 안 된다고.”
밀리아나는 사라졌다고 생각되었던 마계의 유물들을 그가 몰래 복원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나 이번엔 믿어보시죠. 물론, 믿고 말고는 물론 당신의 선택이지만 말입니다.”
하가네는 묘한 웃음을 지으면서 어깨를 으쓱했다.
“하지만 저들을 구하고 싶으시다면 마계의 문을 여십시오. 그리하면 마족은 당신에게 힘을 보태줄 것입니다.”
그의 눈빛이 번뜩였다.
“마(魔)는 마(魔)로써 멸하소서.”
그가 묵시의 목걸이를 그녀에게 건네며 한쪽 무릎을 꿇었다.
“마족군을 지휘하십시오. 여제시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