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9th Class Swordmaster: Blade of Truth RAW novel - Chapter (71)
9클래스 소드 마스터 : 검의 구도자 9클래스 소드 마스터 – 검의 구도자-71화(71/497)
60. 마굴 공략 (3)
[몸은 어떠냐.]‘뭐, 그럭저럭? 어깨 부상은 심각한 건 아니야.’
[부상에 대한 것이 아니다. 전에도 말했지만 네 혈맥은 아직 마력혈을 받아들일 수 있을 만큼 여유가 있는 상태가 아니다.]알른은 마치 손주를 바라보는 할아버지처럼 낮은 한숨을 내쉬면서 말했다.
[그럼에도 네게 칼네레의 마도검술을 알려준 이유는 네가 차고 있는 탐욕의 팔찌와 함께 일정량의 마력을 계속해서 방출을 해줘야 육체의 성장이 가능하기 때문이야.]‘알고 있어. 전에도 설명했던 거잖아.’
그는 카릴의 대답에 머리를 쥐어박고 싶은 표정으로 말했다.
[이놈아, 그건 네가 마도 검술만 썼을 때를 산정해서 했던 얘기라고. 뭐? 검의 자세? 그런 식으로 몸을 급격하게 움직이는 걸 쓴다면 마력이 흐트러진단 말이다. 그렇게 되면 혈맥을 뚫는 과정도…….]‘그것도 알고 있어.’
[뭐?]‘걱정해 주는 건 고맙지만 나도 절대로 무리하려는 건 아냐. 검의 자세가 아니었으면 녀석을 잡는데 더 시간이 걸렸을 테고 팔찌로 버틸 수 있는 시간도 줄어들었겠지. 그래서 내린 결정이었어.’
[……네 녀석의 검술을 마도 검술과 함께 써보고 싶어서 그런 게 아니고?]‘뭐, 그런 것도 없지 않은 건 사실이지. 솔직히 궁금했거든.’
[하여간…….]카릴은 알른의 말에 가볍게 웃었다.
‘그 뒤로는 쉽게 오고 있으니까. 충분히 회복되었어. 그리고 내 혈맥의 상태는 당신이 봐주고 있으니까. 걱정 없어.’
[흥…….]카릴의 말대로 마굴의 안으로 들어오면서 몇 차례의 몬스터들과 조우했지만 아그마에 비한다면 녀석들은 그다지 어려운 상대가 아니었다.
게다가 생각 외로 미하일과 에이단의 합이 잘 맞아 두 사람의 연계가 쓸 만했다.
‘우연이겠지만 두 사람 모두 풍 계열의 마력을 가지고 있어서 상성도 좋다. 나름대로 용병 활동을 했던 미하일이 근접 공격이 가능한 에이단의 보조를 잘 맞춰 주거든.’
경연의 보상을 받은 마법서를 익힐 만큼의 수준은 되지 않았지만 미하일은 3클래스의 벽을 허물고 난 뒤로 눈에 띄게 성장했다.
‘알른 자비우스가 알려준 수련법을 빠지지 않고 하던 게 효과를 보는군.’
그에 비해 에이단의 실력은 타투르에서 봤을 때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이렇다 할 스승이 있었던 것도 아니거니와 의심을 받고 있다는 것을 알기에 신분을 감추기 위해서라도 더더욱 훈련과는 동떨어진 생활을 했기 때문이다.
‘조금만 더 수련하면 에이단과 호각을 다툴 수 있을 만큼 성장하겠어.’
카릴은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풍 계열은 배우기 어려운 대신에 제대로 활용만 하면 가장 범용성이 뛰어난 마법이다. 만일에 하나 에이단이 내 밑으로 들어오지 않는다면 그의 대응책으로 미하일을 두는 게 좋겠군.’
에이단은 아직 자신의 사람이 아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올리번과의 연결 고리였기 때문에 함부로 버릴 수도 없는 카드였다.
자칫 잘못하면 애물단지가 되어버릴 존재였지만 활용하기에 따라서는 무궁무진한 조커이기도 했다.
‘전생에 그가 만든 단체인 유성도 그렇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건 동방국.’
그곳은 과거에도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미지의 섬이었으며 그곳 출신의 사람들은 저마다 특이한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에이단을 통해서 그들을 얻을 수 있다면 대륙 전쟁에서 최소한의 피해로 승리할 수 있을 테니까.’
미래의 에이단을 알고 있는 카릴의 눈엔 미숙해 보이지만 그는 지금도 훌륭한 암살자였다.
‘수뇌부들을 정리할 수 있다면 나머지는 저절로 흡수되게 마련. 지금은 비록 적이더라도 몇 년만 지나도 모두 소중한 병력들이니까 말이야.’
카릴은 생각했다.
남부를 자신의 손으로 넣을 때쯤엔 에이단과의 사이도 결정이 날 것이라고.
“왜 그러십니까?”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을 느낀 걸까. 에이단이 카릴을 향해 물었다.
“아냐. 아무것도.”
카릴은 가볍게 웃으며 고개를 돌리고선 말했다.
“도착한 것 같군.”
몇 시간을 걸쳐 도착한 마굴의 끝.
기묘한 어둠의 일렁거림을 바라보며 그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쌍두수리의 공략에 대해서 말하겠다. 잘 들어.”
그의 말에 두 사람은 긴장된 얼굴로 카릴을 바라봤다.
“별로 어렵지 않을 거야. 오히려 입구에서 만났던 아그마란 놈이 더 까다롭다면 까다롭겠지.”
마치,
쌍두수리를 상대해 본 것처럼 말하는 카릴의 말에 두 사람은 살짝 의문이 들었다.
하지만 아그마와의 일전을 직접 눈으로 목격했기 때문에 한편으로는 긴장이 되고 다른 한편으로는 안정이 되기도 했다.
‘카릴 님이 있다면 뭐……. 문제없겠군.’
‘괴물이 괴물을 잡는 건가. 눈치껏 뒤에서 보조만 해주면 될 것 같으니까.’
비록 부상을 입긴 했지만 그건 경미했고 더 까다로운 상대를 이긴 경험이 있다는 것은 마굴의 보스를 사냥하는데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걸 의미했으니까.
“쌍두수리의 두 개의 머리는 각각의 속성이 다르다. 하나는 뇌 속성 나머지 한쪽은 풍 속성. 상성 상 뇌 속성이 풍 속성보다 우위에 있지만 대신 우리는 에이단이라는 근접 카드가 있으니까 마법 공격이 아닌 직접 공격이 가능하지.”
“네?”
카릴이 그를 바라봤다.
“쌍두수리는 근접에 취약한 몬스터거든. 앞발 대신에 날개가 있어서 공격 수단은 두 개의 머리뿐이니까.”
“아니, 그게 아니고…….”
“두 개의 머리 중에 한쪽이 잘리면 녀석의 마력이 증가하면서 남은 머리의 속성력이 증가한다. 그러니 가장 먼저 뇌 속성의 머리부터 잘라 내야 해. 알겠지?”
“…….”
에이단은 카릴의 말에 입맛을 다시면서 뭐라 대답을 하지 못했다.
“그럼……. 카릴 님은…….”
결국 그 대신에 미하일이 ‘뭘 할 거냐’는 물음을 하려다가 입을 다물었다.
“아무것도 안 해.”
그의 생각을 안다는 듯 카릴은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너무나도 아무렇지 않은 표정의 카릴에 두 사람은 의아한 표정으로 바라봤다.
“쌍두수리는 너희 둘이 잡는 거야.”
“……네?”
카릴은 의미심장한 얼굴로 말했다.
“난 어깨가 아파서 말이야.”
아그마의 창에 긁혔던 어깨를 주무르며 그는 아쉽다는 표정을 지었다. 두 사람이 카릴의 되지도 않는 말을 믿을 리가 없었다.
“아그마는 논외지만 어쨌든 여기까지 온 것도 모두 너희 둘이서 한 거잖아? 안 그래?”
어쩐지.
그의 입꼬리가 슬며시 올라간 것 같았다.
하지만 이내 그의 눈빛이 진지하게 변하자 두 사람은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농담이 아니다. 이건 내가 아니라 너희 둘이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남부의 부족들이 납득하지 못할 테니까.”
말도 안 되는 일인 줄 알면서도 어쩐지 저런 눈빛을 보고 있으면 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드는 자신이 에이단은 스스로도 이해할 수 없었다.
카릴은 두 사람의 어깨를 가볍게 두들기며 말했다.
“믿는다.”
* * *
“……어떻게 해야 하지.”
“어떻게 생각해? 계획 좀 말해봐. 용병단에선 마물 사냥도 하잖아.”
“마물도 마물 나름이죠. 제가 해 본 건 기껏해야 고블린이나 오크 정도라고요. 그것도 부대 단위로 사냥을 하는 건데.”
미하일은 똬리를 틀고 날개로 얼굴을 가리고서 잠을 자고 있는 거대한 몬스터를 바라보며 울상을 지었다.
크기는 거의 성인 남성의 세 배는 될 것 같은 몸집에 날개의 깃털은 빳빳한 게 꼭 비수처럼 날카로웠다.
게다가 이따금 뱀처럼 움직이는 꼬리는 바닥을 내려칠 때마다 쿵쿵거리는 육중한 소리를 냈다.
[무슨 꿍꿍이냐.]알른은 당장에라도 깰 것 같은 쌍두수리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당황해하는 두 사람을 번갈아 바라보며 말했다.
‘별거 아냐. 말 그대로야. 쌍두수리는 저 둘이 잡아야 해. 솔직히 남부의 부족 중에도 마굴의 보스를 잡을 만큼의 전사는 있어.’
[흐음, 우두머리는 움직이지 않는다. 뭐 그런 건가.]카릴은 알른의 말에 대답했다.
‘비슷하지. 남부는 북부와 달리 철저하게 힘의 논리로 움직이는 자들이니까. 저 둘이 잡은 쌍두수리의 시체를 보면 100% 부족의 전사들이 나에게 도전할 거거든.’
[그 전까지 힘을 아끼겠다는 건 아닐 테고.]알른 자비우스는 카릴과 영혼 계약 이후 그의 몸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다.
고작 2개의 혈맥만이 순환하는 상황에서도 그는 소드 마스터에 근접하는 능력을 발휘하고 있었으니까.
만약 혈맥이 모두 뚫린다면 그 경지는 그조차도 상상할 수 없었다.
‘일종의 계기지. 부하뿐만 아니라 리더의 능력을 보여주기 위한.’
[귀찮은 짓이군.]‘인간이 원래 그렇지. 불필요한 규율에 목을 매니까. 하지만 그 때문에 더 얻을 수 있는 것도 있고.’
남부의 전사들은 북부의 이민족들보다도 야만적이고 폭력적이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순수한 강자에 끌리는 법.
‘내가 비궁족을 택한 것은 그들의 궁술이 전쟁에서 필요하기 때문이지만 개인의 능력을 따진다면 탐이 나는 녀석이 따로 있지.’
카릴은 한 남자를 떠올렸다.
‘투 부족의 베이칸.’
대초원의 부족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부족들과 달리 투 부족은 말을 타지 않았다.
바바리안(Barbarian)이라는 특수한 직업으로 오로지 자신의 두 다리로 말을 탄 기마병들을 제압하는 놀라운 육체를 가진 자들이었다.
‘그 녀석만큼은 내 것으로 할 만하지.’
전생에는 신탁이 내려지기 전 제국이 남부 정벌을 시도하는 바람에 대초원의 부족들은 소수만 살아남아 디곤에 합류했었다.
‘아직도 기억해. 그 당시 퇴로가 없는 협곡에서 입구를 막고 혼자 500명이 넘는 병사를 도끼로 찍어버린 녀석의 힘은 이런 곳에서 썩기는 아까워.’
[500명? 괴물 같은 놈이군. 대지 마법이라도 쓰는 놈인가. 체력 하나는 끝내주는데.]알른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 야만인을 노리고 있었군? 영악한 녀석.]‘뭐, 가능하다면 말이지. 어쨌든 그러기 위해서라도 두 사람이 쌍두수리를 잡아야 한다.’
카릴은 팔짱을 낀 채로 앞을 바라봤다.
[크르르르르…….]단잠을 깨운 것에 화가 난 듯 마굴의 안쪽에 웅크리고 있던 쌍두수리는 날카롭게 울기 시작했다.
미하일과 에이단은 긴장이 역력한 얼굴로 쌍두수리의 주변을 돌며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쌍두수리는 A급 마물 중 하나. 둥지 안이라 거리를 벌리는 게 어려워 둘에게도 불리하지만 활공을 할 수 있는 대초원으로 나가버리면 녀석은 S급에 상응하는 마물이 된다.]알른 자비우스는 기억을 즐기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놀리는 듯한 그의 말에도 불구하고 카릴은 오히려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걱정 안 해. 저 녀석들은 누구보다 내가 잘 알거든.’
콰아아아앙—-!!
굉음과 함께 마굴의 바닥이 떨리기 시작했다.
“으아아아!!!”
“조심해!!”
두 사람의 비명과 외침이 뒤엉키기 시작했다. 쌍두수리의 포효가 돌풍을 일으키며 마굴의 안을 엉망으로 만들었다.
[괜찮겠냐, 저거.]“…….”
알른 자비우스는 팔짱을 낀 채로 고개를 까닥거렸다.
자신만만하게 말했지만 전투가 시작되자 카릴은 자신도 모르게 얼음 발톱의 손잡이를 잡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여차하면 검을 뽑을 준비.
하지만 뽑는 순간 자신의 계획이 물거품이 된다는 것도 잘 알았다.
‘내가 아는 건 몇 년 뒤의 너희들이지만 자질이란 결코 갑자기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잡아라. 그럼 너희 둘은 전생보다 한 발자국 더 빠르게 강해질 수 있을 테니.’
그것이.
마굴에 들어온 또 하나의 이유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