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cademy’s Time Stop Player RAW novel - Chapter (109)
믿을 수 없는 광경이 일어나고 있었다.
“······.”
조아의 눈동자가 크게 뜨였다.
지금 눈앞에 벌어지는 상황에 그녀는 할 말을 잃을 수밖에 없었다.
콰콰콰쾅!!
예지한 미래에서 보았던 괴물.
형용할 수 없는 힘을 가진 괴물이.
더욱 불합리한 무력에 압도당하고 있었다.
콰콰콰콰쾅!!
사방의 파편이 튀어 올랐다.
절대 쓰러트릴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한 괴물이 한 소년의 무력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었다.
분명 조아의 기억 속에서 보았던 괴물의 힘은 진짜였다.
한데, 그런 괴물을 저리 압도하고 있다니······.
“사라지고 있어······.”
동시에 그녀의 눈동자에 죽음으로 덮칠 된 미래가 하나둘씩 사라지고 있었다.
이레귤러가 저 괴물을 압도할수록 자신의 미래가 변해간다.
절대 변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던 운명이.
한 소년에 의해 큰 변화를 맞이하고 있었다.
* * *
쿠쿠쿠쿠쿵!!
끝없이 영원할 거처럼 전해지는 충격 속에서 베카르돈은 생각하고 있었다.
‘이놈······, 어째서 이런 힘이······.’
베카르돈은 한눈에 소년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곳에 모인 인간 중에서도 가장 나약한 인간.
마력조차 없는 평범한 인간이었다.
적어도 그의 뒤에 있는 저 여인이 이곳에서 가장 강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렇기에 화가 났다.
이 나약한 인간이 이 망치를 들고 있는 것이.
그러나 지금의 베카르돈은 아까와 다른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다.
‘평범한 인간은 아니군.’
절대 저 나약한 몸으로는 할 수 없는 일이었다.
끝없이 전해지는 충격이 소년의 강함을 알리고 있었으니.
‘힘을 숨기고 있던 것인가.’
자신조차 알아챌 수 없을 정도의 힘을······, 그 힘을 숨긴 것인가.
그러나.
그것이 인간에게 망치를 쥐어질 이유는 되지 못한다.
쿠쿵!
무수히 전해지는 충격 속에서 베카르돈이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그대로 몸을 전부 일으켰을 때 하준 또한 상황을 눈치채고 휘두르던 망치를 거뒀다.
그리고 놈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배 부분에서 마찰열로 인해 옅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지만 큰 타격을 입히지 못했다는 사실을.
“네놈은 나를 죽이지 못한다.”
그것이 베카르돈이 내린 결론이었다.
조금 전 보여준 무력은 확실히 대단하기는 했으나 자신을 죽일 정도는 아니었다.
“그것이 네놈의 한계다.”
베카르돈이 사납게 이빨을 드러내며 오만하게 하준을 내려다본다.
쿠쿵!
그와 동시에 땅에 박혀있던 장식 없는 거대한 크기의 대검이 변화를 맞이했다.
후우우웅!
일렁이고 꿈틀거리며 갈라지고 솟아 돋는다.
그것은 더 이상 대검이라고 부르기 힘든 무언가였다.
대검의 검날 부분에는 날 대신 톱과 같이 거친 무언가가 솟아났으니.
마치 무언가를 자르기보다는 찢어발기기 위해 만들어진 거 같은 형태였다.
“짐의 이름은 베카르돈.”
곧이어 놈이 그 거친 검날로 하준을 가리키며 입을 열었다.
“비록 네 한계는 뚜렷하나 이름을 듣고 싶구나. 죽기 전에 이름을 말해라.”
그 말에 하준의 한쪽 입꼬리가 올라갔다.
“허 참······.”
하준은 헛웃음을 흘리며 비웃었고 곧이어 그 소리를 들은 베카르돈의 눈동자가 서서히 좁혀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하준으로서 할 말이 많았다.
보아하니 아무래도 명예로운 결투라도 하고 싶은 모양인데······.
놈은 한 가지 착각하고 있었다.
이건 결투 따위가 아니다.
“베카르돈이라고 했나?”
하준은 고개를 들어 놈을 올려다봤다.
입가를 거칠게 비틀며 조롱하듯 그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이게 명예로운 결투로 보이나 보지?”
“뭐라?”
그 말과 함께 하준은 망치를 들어 올렸고 필라텐에게 입을 열었다.
“필라텐.”
-말해라, 주인이여.
“마하라즈의 무게를 늘려.”
그 말에 마하라즈의 무게가 조금 늘어났으나 하준이 원하는 정도는 아니었다.
“좀 더.”
후웅!
“더.”
후웅!
곧이어 하준의 말에 따라 마하라즈의 무게가 늘어났다.
힘 스탯 70에 도달한 하준으로서 지금까지 사용한 마하라즈의 무게는 가볍다고 느껴졌다. 그렇기에 하준은 지금 자신이 버틸 수 있을 정도로 마하라즈의 무게를 늘릴 생각이었다.
이 변화 자체는 단순하나, 시간 정지를 하고 똑같이 내려쳤을 때 일어나는 충격은 지금까지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다를 것이다.
“베카르돈.”
“······?”
그리고 어느 정도 무게가 늘어났을 때 하준이 베카르돈을 올려다보며 입을 열었다.
“한 번이라도 그 괴상한 대검이 내 몸에 닿으면 결투라고 인정해줄게.”
“그게 무슨-”
“단.”
그때였다.
투캉!!
“크헉!”
후우우웅!! 콰쾅!!
베카르돈의 가슴에 아까와는 비교도 안 되는 거대한 충격이 전해졌다.
결국 그 힘을 이기지 못하고 멀리 날아가 흙으로 이루어진 창살에 처박히는 베카르돈.
하준은 그런 놈에게 다가가 입을 열었다.
“닿지 못하면 너는 여기서 죽는다.”
다시 말하지만 이건 결투 따위가 아니다.
그저 한 사람이 행하는 일방적인 폭력일 뿐이다.
* * *
‘아까와 비교할 수 없군.’
창살에 처박힌 베카르돈이 몸을 일으켰다.
놈은 거칠게 이빨을 드러내며 들고 있는 대검을 땅으로 후려쳤다.
쿠쿠쿠쿠쿵!!
땅이 찢어발겨지는 동시에 은색의 송곳이 솟아올랐다.
그가 있는 위치를 제외한 모든 장소에 솟아오른 송곳이 그대로 쭈욱 뻗어 하준을 향해 쇄도했다.
그러나 땅 위로 송곳이 솟아오르기도 전에 하준은 이미 피한 상태였다.
유일한 안전지대인 놈의 코앞에 도달해 그대로 망치를 휘둘렀다.
투캉!!
“크헉!”
쿵!
방금 전 맞은 충격과 비교할 수 없는 두 배의 힘이 그의 가슴을 강타했다.
그대로 몸이 뒤로 날아가며 다시 창살에 처박히는 그였다.
쩌저적-
곧이어 흙으로 이루어진 창살에 균열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의 눈동자가 크게 뜨였다.
마력을 두른 이 창살을 단순히 부술 수는 없을 터인데······.
‘설마······, 그 이상의 힘을 숨기고 있던 것인가.’
이대로는 위험하다고 판단한 베카르돈이 다시 대검의 형태를 바꾸기 시작했다.
그의 거칠었던 대검이 이제는 베카르돈의 몸을 뒤덮기 시작했다.
그의 몸에 둘러진 대검은 더 이상 검이 아닌 그의 몸을 보호하기 위해 형태를 바꾼 은색의 갑옷과도 같은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것을 본 하준의 미간이 서서히 좁혀졌다.
[혼을 먹는 자의 은철]등급 : 에픽
특성 : {형태 변환} {절대 부서지지 않는 은철} {존재를 잃은 혼령} {증식하는 은철} {인력}
설명 : 혼을 먹는 자, 수왕 베카르돈의 은철입니다. 그의 의지에 따라 자유자재로 형태를 변환합니다.
놈의 대검이 갑옷으로 변한 순간 하준의 눈에 보구의 상태창이 보였기 때문이었다.
“감히 인간 따위가!”
그리고 은철을 몸에 두른 놈이 거대한 아가리를 쩌억- 벌리기 시작했다.
그의 입에서 무수한 망령들의 비명이 들려왔으며 놈의 입에서 망령들이 흘러나와 이 창살의 내부를 감싸 맴돌기 시작했다.
“놈의 혼을 끄집어내라!”
그 말과 동시에 무수한 망령이 하준을 향해 달려들기 시작했다.
총 50여 마리의 망령이 하준의 온몸에 들러붙었다.
머리와 팔다리를 잡고 무언가를 끄집어내려는 망령들.
그러나 하준에게 변화는 없었다.
하준은 담담한 눈으로 자신의 온몸을 잡고 무언가를 끄집어내려는 망령들과 함께 베카르돈에게 가까이 다가갈 뿐이었다.
“네놈······, 정말 인간이 맞는 것이냐.”
그 기이한 광경에 베카르돈은 물을 수밖에 없었다.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고작 한 인간이 저 무수한 망령의 절망을 버틸 수 있다니.
더구나 혼이 빠져나오지 않는다.
내부의 정신력이 이미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야만 가능한 일이었다.
그리고 베카르돈은 일생을 살아오면서 저 무수한 망령을 감당한 인물을 한 명밖에 보지 못했다.
“호르톤······.”
위대한 왕이자 자신의 전우······.
어째서인지 그의 모습이 눈앞의 인간과 겹쳐 보였다.
후우웅! 투캉!!
곧이어 베카르돈의 가슴에 반응할 수 없는 충격이 또다시 이어졌다.
그 충격은 다행히 입고 있는 갑옷으로 버틸 수 있었으나 충격의 영향으로 몸이 뒤로 조금 밀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다시 자세를 잡기 전에 또다시 정확히 같은 곳을 향해 충격이 이어졌다.
투캉!!
“크흑!”
그리고 이번에는 버틸 수가 없었다.
아까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충격이었기 때문이었다.
갑옷을 뚫을 수는 없었으나 충격으로 인해 그의 몸이 뒤로 넘어가는 것은 버틸 수 없었다.
쿵!!
결국 쿵! 소리와 함께 그의 등이 지면에 닿았고 하준은 휘두르는 것을 멈추고 베카르돈의 가슴에 올라타 놈을 노려봤다.
아까와는 정 다른 구도가 이어졌다.
이제는 하준이 베카르돈을 내려다봤으며 베카르돈이 하준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인정하지, 네놈은 강하다.”
아까와는 다르게 놈의 지친 숨소리가 들려오는 목소리였다.
놈은 거친 호흡을 내뱉으며 말을 이었다.
“하지만 너는 절대 짐을 죽일 수 없을 것이다. 이 갑옷을 뚫지 않는 이상.”
그러나 눈앞의 인간은 아직도 자신의 갑옷을 뚫지 못했다.
미세한 틈도 없이 온몸에 두른 갑옷이다.
자신 또한 눈앞 인간의 공격에 반응할 수 없었으나 그 충격을 버틸 수 있다는 말이었다.
“갑옷을 뚫지 못한다라······.”
그때 하준이 말했다.
나지막이 말한 몇 마디와 함께 하준은 다시 망치를 들어 올렸다.
“분명 힘을 증명하라고 했나?”
하준이 말했다.
그 목소리는 단조로웠으나 옅은 각오가 묻어 나오고 있었다.
투캉!
처음에는 30대.
하준이 휘두른 횟수였으며 사방에 흙먼지가 피어올랐다.
투캉!
두 번째는 50대.
더한 충격이 그의 몸에 가해지며 놈이 발버둥 치듯 하준을 향해 손을 휘둘렀으나 하준은 그것을 피하며 다시 한번 놈의 가슴을 내리쳤다.
투캉!! 쿠쿵!
세 번째로 100대.
아까와는 비교도 안 되는 굉음이 울려왔다.
지면에 살짝 파였고 곧이어 놈이 두르고 있던 갑옷에 미세한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쩌저적-
미세하게 일어난 금을 시작으로 쩌저적- 거미줄 형태로 갈라지기 시작한 것이다.
순간 베카르돈의 눈동자가 떨려왔다.
“이럴 수가······?! 어떻게 이런?!”
-잊으셨습니까. 베카르돈.
그때 필라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필라텐의 목소리를 들은 베카르돈의 눈동자가 크게 뜨였고 이어지는 말은 그의 눈동자를 미세하게 떨리게 만들었다.
-그 무구를 만든 자가 누구인지.
그 말과 동시에 하준의 마지막 망치질이 놈의 가슴을 향해 휘둘러졌다.
투캉――――!!
[서브 퀘스트]퀘스트 가능 캐릭터 : 김하준(리베르 라필턴 필 에르만)
설명 : 혼을 집어삼키는 아랑, 수왕 베카르돈이 마하라즈의 소유권을 주장합니다. 계승 결투에서 수왕 베카르돈을 쓰러트리십시오.
보상 : 파쇄자의 망치 마하라즈 (추가 보상 : 10,000P)
[성공!] [보상이 주어집니다.]* * *
후우우웅!
사방에 흙먼지가 피어올라 하준과 베카르돈의 몸을 감싸 안았다.
“쿨럭! 크흑!”
놈은 피를 토하며 기침했고 흐릿한 시야로 하준을 올려다보며 입을 열었다.
“죽여라······.”
“······.”
“계승 결투는 네놈의 승리다, 인간.”
그 말에 하준은 망설임 없이 다시 망치를 들어 올렸다.
그때였다.
갑작스럽게 마하라즈가 찬란한 빛을 뿜어낸 것은.
어느 순간 마하라즈에서 새하얀 기운이 뿜어져 나왔고 그 기운이 한 여인의 형상을 이루기 시작했다.
필라텐.
그녀가 모습을 드러내며 입을 열었다.
“잠시, 기다려주지 않겠나 주인이여. 그와 할 얘기가 있다.”
그 말에 하준은 잠시 미간을 좁히며 필라텐을 바라봤으나 진지한 필라텐의 표정을 보고 일단 고개를 끄덕였다.
보아하니 이놈과 아는 사이인 거 같으니.
그리고 필라텐의 말에 으득- 이빨을 간 베카르돈이 말했다.
“배신자 따위와 할 말은 없다, 필라텐. 그냥 죽여라.”
“저는 배신하지 않았습니다, 베카르돈.”
“그 말을 정녕 나보고 믿으라는 말이냐. 호르톤이 누구에게 죽은 것인지 잊었냐는 말이다!”
그 말에 필라텐은 담담한 표정으로 베카르돈을 바라봤다.
그녀는 베카르돈을 바라보며 대답했다.
“확실히 왕은 인간에게 죽었습니다. 나머지 왕들의 배신과 함께.”
“그렇다면 왜 인간에게 마하라즈를 계승한 것이냐!”
그 말에 필라텐은 잠시 차분히 베카르돈을 바라봤고 다음 말을 이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