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cademy’s Time Stop Player RAW novel - Chapter (150)
제151화
#150
하준이 협회의 접객실로 안내를 받아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을 때 협회장 안드로와 조아 그리고 리암이 접객실 안으로 들어왔다.
하준은 그런 셋을 보며 입을 열었다.
“그럼 이제 돌아가 봐도 되나요?”
슬슬 분위기를 보아하니 상황이 마무리된 거 같아서 하는 말이었다.
그 물음에 조아가 감사를 표하며 하준을 향해 입을 열었다.
“고마워요, 바쁘신데 죄송하게도 도움을 받았네요.”
“그래도 일단 얘 목숨은 살리고 봐야죠, 히어로 협회랑 계약한 것도 있고.”
그 말과 함께 리암을 가리키는 하준이었다.
그 대답에 어색한 웃음을 짓는 리암이었다.
“계약 사항에 따라 사례는 충분히 드리겠습니다. 혹시 더 필요한 게 있으신지?”
그 물음에 하준은 잠시 고민을 했다.
생각해 보니 바로 돌아가는 것보다 잠시 휴식을 취하는 게 좋지 않을까?
일단 하준의 몇 주간 노력 덕분에 한국의 빌런 테러 사태가 조금 잠잠해지기 시작했고 무슨 일이 생기면 그냥 게이트를 타고 바로 한국으로 넘어가면 되니 말이다.
더 정확한 이유는 아카데미를 좀 땡땡이 치고 싶어서였다.
그렇게 안드로의 제안에 잠시 고민을 하다 하준이 대답했다.
“여기서 좀 놀다 가도 되죠?”
“안 될 거야 없죠. 충분히 쉬다 가셔도 좋습니다.”
“그럼 그렇게 할게요.”
“5성급 호텔을 예약해 두겠습니다. 편히 쉬다 가시길 바랍니다.”
이왕 오랜만에 미국으로 온 거 충분히 놀다 갈 생각이었다.
* * *
조아와 안드로가 따로 할 일이 있어 떠난 뒤, 리암의 곁에 있던 창이 소파에 앉아 있던 하준의 코앞으로 날아왔다.
그렇게 하준의 코앞에 선 미르테인이 리암을 향해 입을 열었다.
-리암, 잠시 나가 있어라.
“어?”
-왕과 할 얘기가 있다.
그 말에 잠시 얼떨떨한 표정을 짓던 리암은 일단 미르테인의 말에 따라 접객실을 나갔다. 그렇게 둘만이 남은 자리.
미르테인이 정중한 어조로 하준을 향해 입을 열었다.
-마하라즈의 새로운 주인을 뵙나이다.
“……넌 뭐지?”
신화급 보구 미르테인.
당연히 하준도 이 창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
다만, 하준이 물어본 것은 그런 것이 아니었다.
어떻게 이 힘을 아는지, 그리고 왜 자신을 왕이라고 칭하는지를 묻는 것이었다.
그 물음에 미르테인이 대답했다.
-전대 왕 호르톤께서 창조하신 무구 신창 미르테인입니다.
“호르톤이 너를 만들었다고?”
– 그렇습니다. 저 말고도 이 세상에 퍼진 대부분의 보구는 그분이 창조하셨지요.
처음 안 사실이었다.
하긴, 드워프의 왕이라고 하니 무언가 만드는 힘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설마 신화급 보구를 만든 이가 그였을 줄은 몰랐다.
물론 그러한 사실보다 하준은 이 창의 용건이 궁금했다.
하준이 말했다.
“그래서 찾아온 이유는?”
-왕께 허락을 구하기 위해서입니다.
“허락?”
하준이 의문스럽게 물었다.
그러한 하준을 향해 미르테인이 정중히 입을 열었다.
-왕의 곁을 수호하는 것이 신하의 도리이나, 좀 더 그의 곁에 머물 수 있게 허락을 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
그 말에 하준은 소파의 턱걸이에 턱을 괸 채 권태로운 눈으로 미르테인을 바라봤다.
잠시 미르테인을 바라보던 하준은 별 감정 없이 무심히 입을 열 뿐이었다.
“알아서 해라.”
-왕의 자비에 감사합니다.
* * *
다음 날 아침.
5성급 호텔의 야외 수영장에서 하준은 파라솔 밑의 비치 체어에 드러누워 편안히 휴식을 즐기고 있었다.
처음에는 어디 관광이라도 갈까 생각했지만 굳이 몸 피곤하게 움직이는 게 귀찮아서 그냥 며칠간 호텔에서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그때 수영장에서 웬 소란이 일어났다.
수영을 하거나 하준처럼 휴식을 즐기던 사람들의 시선이 어느 한 방향을 바라보며 계속해서 감탄사를 내뱉는 것이다.
뭐, 어디 유명한 사람이라도 왔나?
하준은 대충 무시하고 그저 눈을 감은 채 휴식을 취할 뿐이었다.
그리고 사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는 어느 노인이 비치 체어를 한 손으로 든 채 하준의 곁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노인이라고 생각할 수 없는 거대한 몸짓과 근육.
미국에서 선망받는 대영웅 드리안 하이츠였다.
그가 하준의 옆에 비치 체어를 놓은 뒤, 비치 체어에 드러누우며 입을 열었다.
“이놈아, 미국에 왔으면 왔다고 연락이라도 했어야지.”
“응?”
그 목소리에 하준은 끼고 있던 선글라스를 살짝 내리고 고개를 돌려 옆을 바라봤다.
하준은 의아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어쩐 일이세요?”
“네가 미국에 왔다니까 한 번 보러 왔지.”
“그래요?”
“그것보다 네가 레인을 잡았다고 들었다. 사실이냐?”
“잡은 게 아니라 걔가 자수한 건데요?”
“……그렇군.”
드리안은 한숨을 내뱉듯 대답할 뿐이었다.
그가 하준을 바라보며 대답했다.
“레인. 그 아이가 설마 자수할 줄은 몰랐구나.”
그 말과 함께 씁쓸한 미소를 짓는 드리안이었다.
그에게 있어 레인은 과거 친우였던 대영웅 하르슨 마르커스의 손녀이니.
그리고 하준도 알고 있기에 잠시 혼자만의 생각을 하도록 말을 걸지 않은 채 가만히 눈을 감고 누워 있을 뿐이었다.
그때 생각을 마친 드리안이 하준을 향해 입을 열었다.
“뭐, 어찌 보면 잘된 일이겠지. 그것보다 USN에서 자네에 대한 안건이 나왔다고 들었는데……?”
“제 마력이 위험해서 통제해야 한다나 뭐라나. 아무튼 뭐, 그런 안건이던데요.”
“크흣- 뭐? 자네를 통제한다고?”
그 말에 드리안은 피식- 웃음을 짓기 시작했다.
표정이 보아하니 뭔가 어처구니없어 짓는 헛웃음이었다.
“누가 그러더냐?”
“마탑 협회장님이요. 뭐, 그분 말고도 더 있을 거 같기는 한데…….”
“허…… 짜증 나면 깽판이라도 치지 그랬냐?”
“그러려고 했는데, 통제를 안 받아들일 시 주는 제재가 의외로 약하더라고요.”
USN에서 받은 제재 중 하나는 바로 하준의 영웅 라이선스 금지였다.
솔직히 말해 하준에게 있어 영웅 라이선스는 있으나 마나였다.
영웅 라이선스가 없다고 활동을 못 하는 것도 아니니 말이다.
물론 영웅 라이선스로 얻을 수 있는 혜택 또한 존재했지만 하준이 그런 혜택을 바라기에는 너무 높은 위치에 와 있었다.
미국과 한국을 담당하는 협회의 협회장이 하준을 존중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러냐……. 한데 너무 온순하게 해결했구나. 이러한 시대에 그리고 힘 좀 쓴다는 초인들이 모인 자리에서 그리 온순하게 해결한다면 후에 귀찮은 일이 생길 수도 있단다.”
“두 번째는 참을 생각이 없는데요?”
“……응?”
그 말에 드리안은 잠시 턱을 쓰다듬으며 하준에게 물었다.
“두 번째로 불려 나가면 어떻게 할 생각이었냐?”
그 말에 하준은 생각에 잠긴 듯 팔짱을 꼈다.
그러다 비릿하게 입꼬리를 올리며 입을 열었다.
“……글쎄요?”
그 모습에 드리안은 헛웃음을 흘렸다.
뭘 하려고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평범한 생각은 아니었을 것이다.
“가끔은 네가 정말 17살이 맞는지 의심되는구나.”
그 말과 함께 드리안이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그 모습에 하준이 그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벌써 가시게요?”
“사람 많은 장소에 오래 있을 몸도 아니다. 또 조아가 부탁한 것이 있으니 먼저 가 보마. 편히 쉬다 가거라.”
그 말과 함께 드리안은 그대로 수영장을 빠져나갔고 하준은 잠시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다 다시 비치 체어에 드러누워 잘 생각으로 눈을 감았다.
* * *
USN의 회의장.
그곳에 USN에 소속된 세계 각국의 유명한 초인들이 모여 어느 안건에 대한 회의를 진행 중이었다.
당연히 이레귤러와 관련된 마력의 통제 안건이었다.
“그의 마력 자체가 일으키는 현상이 위험하기는 하나 어느 정도 영웅에 대한 자유가 보장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단순히 위험하다는 수준을 넘어섰습니다. 마력이 일으키는 특성 자체가 물질 파괴에 가까운데 그로 인해 생길 수 있는 인명 피해 또한 생각해 봐야 하지 않습니까.”
“더구나 그는 아직 어립니다. 아마 초인으로서의 각성이 몇 년도 채 되지 않았을 게 분명한데 마력을 통제하지 못할 시 일어날 상황 또한 예상해 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회의장의 임원들 사이에서 여러 말이 오가고 있었다.
단순히 금지시켜야 한다부터 혹은 인류에 도움이 될 수 있게 마도구의 연구 자료로 쓸 수 있게 허락을 구해야 한다까지.
하여튼 하준의 의견과 상관없는 말들이 오가고 있었다.
그때였다.
사아아아…….
““……?!””
여러 말이 오가던 회의장에 갑작스러운 정적이 찾아왔다.
그들 모두가 한순간 느껴지는 마력에 당황하며 입을 다문 것이다.
곧이어 그들의 시선이 회의장의 대문으로 향했다.
이 마력의 주인이 점차 회의장을 향해 가까이 다가오고 있었다.
끼이익-
그렇게 임원들이 잠시 대문을 바라보고 있을 때, 거대한 대문이 활짝 열리며 한 남자가 당당한 걸음걸이로 회의장 안으로 들어왔다.
문을 지키고 있던 요원들은 안절부절못하는 표정으로 그저 회의장으로 들어가는 남자를 말리지 못한 채 바라볼 뿐이었다.
거대한 몸짓과 근육을 가진 노인.
과거 대혼란을 막아낸 위대한 영웅 중 한 명.
미국의 대영웅 드리안 하이츠.
그가 분노한 표정으로 마력을 뿜어내며 회의장 안으로 들어왔다.
“드리안 하이츠 님께서 여긴 어쩐 일로……?”
눈으로 보아도 그가 분노했다는 것을 알기에 이곳에 모인 임원들 중 쉽사리 그가 찾아온 이유에 대해 묻거나 입을 여는 자는 없었다.
그러한 상황 속 임원들을 대표하여 대마법사 할즈 마틸던이 자리에서 일어서 그를 향해 입을 열었다. 드리안은 그녀의 말을 무시한 채 그저 주변은 둘러보고는 사납게 읊조리듯 말을 내뱉을 뿐이었다.
“최중원이 없으니 별 시답지 않은 안건을 진행하고 있더군.”
그 말과 함께 회의장을 둘러보는 드리안이었다.
그 모습에 자리에 앉아 있던 몇몇의 임원들은 드리안의 시선을 피하려는 듯 고개를 숙이기 시작했다. 애초에 그가 뿜어내는 마력 자체를 버티는 것조차 힘든 상황이었다.
그러한 상황 속 할즈 마틸던이 드리안을 향해 정중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드리안 하이츠 님, 일단 마력을 거둬 주시겠습니까? 여긴 USN의 중요한 안건을 정하는 회의장입니다. 일단 대화로, 윽!”
그 순간 드리안의 시선이 할즈 마틸던을 향했다.
동시에 드리안이 내뿜던 마력이 할즈 마틸던의 온몸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곧바로 자신의 몸에서 마력을 뿜어내 그 압박에 저항했으나 드리안의 압도적인 마력의 위압이 그녀의 저항을 밀어내고 더더욱 압박할 뿐이었다.
점차 사색으로 변해 가는 그녀의 얼굴.
결국 다리에 힘이 풀려 털썩- 의자에 주저앉은 그녀였다.
그런 그녀를 향해 드리안은 마력을 거두며 가라앉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할즈 마틸던. 언제부터 자네가 나와 눈을 마주치고 부탁할 입장이었나?”
그 말에 그녀의 고개가 다른 임원들과 같이 점차 아래로 숙여졌다.
그렇게 그의 존재감으로 이루어진 고요한 적막 속.
드리안은 발걸음을 옮겨 각 임원들의 자리마다 주어진 자료를 바라보다 한 임원의 자료를 손에 쥐고 들어 올렸다.
그리고 모두가 보는 앞에서 양손으로 자료를 찢으며 입을 열었다.
“여보게들. 자네들이 언제부터 영웅의 통제를 주장하며 관리를 하려 했었나? 그것이 본래의 USN의 이념이었나?”
“하지만 그의 힘은-”
“내가 자네들의 생각을 모를 줄 알았나? 통제는 하나, 필요할 때는 힘의 사용을 허락하고 이용하려 했을 거 아닌가?”
그가 험악하게 일그러진 얼굴로 임원들을 노려보았다.
드리안의 말에 무어라 말을 꺼내던 임원은 조용히 다시 고개를 숙일 뿐이었다.
그렇게 조용해진 회의장 속.
드리안은 가라앉은 목소리로 그들을 향해 조용히 경고했다.
“잘 듣게. 우리들 대영웅들의 총애를 받는 아이네.”
그 말과 함께 드리안은 다시 마력을 뿜어내며 임원들을 위압했다.
그의 마지막 말이 이어졌다.
“한 번만 더 이따위 안건으로 그 아이를 귀찮게 한다면 USN이고 뭐고 건물 자체를 없애 버릴 줄 알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