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cademy’s Time Stop Player RAW novel - Chapter (30)
ⓒ 애모르
‘흠··········, 이상한데?’
리엘라는 처음 하준을 보며 생각했다.
‘도저히 초인처럼 보이지 않아··········.’
보이지 않는다. 느껴지지 않는다.
특별한 특징이 없으며 마치 어느 것 하나 특출난 재능이 없는 무와 같은 소년.
보이는 그대로 평범한 일반인에게만 느낄 수 있는 현상.
‘개안’은 오로지 진실만을 보인다.
리엘라는 소년이 초인이 아닌 일반인이라는 것을 확신하고 있었다.
‘한데, 이 녀석은 어떻게 이 반에 들어온 거지?’
리엘라의 머릿속에 의문이 차기 시작했다.
나름 특별한 아이들만 모였다고 들었는데 왜 저런 아이가 이 반에 있는 것인가?
‘그래도 차별은 나쁘지.’
그렇기에 소환한 환수는 윙 팔콘.
바람을 다루는 중급 환수에 속하는 녀석이지만, 계약한 환수 중에서 그나마 이 아이를 상대하기에는 적합할 것이다.
‘힘을 쓰지 말고 저 아이를 상대해 보아라.’
-끼이익!
리엘라의 말을 이해한 윙 팔콘은 리엘라의 말대로 능력을 쓰지 않은 채 소년을 괴롭히기 시작했다.
적절히 능력을 쓰지 않고 힘 조절을 하며 소년의 망치를 이리저리 피하며 소년을 공격했다. 그 광경에 리엘라는 고개를 저을 뿐이었다.
‘이 아이는 아니군. 예상대로 초인이 아니야··········.’
이유는 모르겠지만, 각성은 했어도 아마 초인이라고 부르기 힘들 정도의 힘을 가졌을 것이다. 심지어 소년에게는 마력도 느껴지지 않았다.
이 정도 힘을 가졌으면 적어도 영웅의 꿈을 포기해야 할 정도였다.
결국 더는 볼 필요가 없다고 느끼며 뒤돌아선 순간.
캉! 쿵!
웬 둔탁한 소리에 휙- 다시 고개를 돌린 리엘라였다.
눈에 보인 광경은 윙 팔콘의 머리가 바닥에 처박힌 채 일자로 세워진 모습이었다.
“··········뭐냐?”
무슨 일이 벌어진 거지··········?
왜 윙 팔콘이 바닥에 처박혀 있는 건가?
머릿속에 여러 의문이 든 리엘라였지만.
‘그래도 각성한 초인이라 이건가?’
리엘라는 바닥에 머리가 박힌 윙 팔콘에게 다가갔다.
그대로 윙 팔콘의 몸을 들어 올려 바닥에 머리를 빼낸 뒤, 윙 팔콘을 마주 봤다.
“방심했구나.”
-끼익! 끼이익!
그 말에 고개를 도리도리 젖는 윙 팔콘.
윙 팔콘은 억울하다는 표정으로 리엘라를 바라봤지만 이미 리엘라의 시선은 하준을 향하고 있었다.
‘아주 능력이 없는 건 아니군.’
막상 리엘라의 대화를 들은 아이들은 저건 윙 팔콘의 입장도 들어봐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 누구도 입을 여는 사람은 없었다.
아이들이 무어라 입을 열기 전에 하준이 리엘라에게 다가와 꾸벅- 인사를 했기 때문이었다.
“대련 감사합니다.”
“오냐, 이 아이도 참 방심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중급 환수를 쓰러트렸으니 영웅이 지녀야 할 능력 하나 정도는 가지고 있구나.”
-끼이이익!! 끼이이익!!!
그 말에 억울함을 토로하며 막 울부짖는 윙 팔콘.
그런 윙 팔콘이 시끄러운지 환수계로 역소환 시킨 리엘라였다.
“이 아이도 참··········, 자존심이 강하기는··········. 뭐, 어쨌든 솔직하게 말하면 네 힘은 영웅으로서 대성 할 힘은 아니다. 하지만 그런 힘을 가지고 이 녀석을 쓰러트린 걸 보면 노력과 끈기가 대단한 가 보구나.”
“과찬이십니다.”
“뭐, 여튼 노력하면 괜찮은 영웅이 될 수 있겠지. 정진하거라.”
그 모습에 아이들 모두가 어이가 없어 한마디 하고 싶었지만, 실제로 말을 꺼내는 생도는 없었다.
이미 상황을 수습하기에는 너무 멀리 와버렸다.
결국 아이들은 입을 꾹 다물고 이후에 벌어질 상황은 그냥 하준에게 넘기기로 했다.
* * *
수업이 끝난 저녁.
아카데미의 교장실.
“놀랐다. 솔직히 그 녀석이 제자를 둘 줄은 말이야.”
소파에 편하게 앉은 리엘라는 팔짱을 낀 채 자신 있는 미소와 함께 최중원을 바라봤다.
최중원은 차분히 리엘라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한시영, 그놈이군. 네가 눈여겨 보는 아이가.”
검왕의 제자.
다른 재능 있는 아이들 사이에서 높은 완성도를 자랑하는 녀석이다.
이미 지니고 있는 무력은 현직 영웅들과 다르지 않으며 품은 재능은 어떠한 아이들보다 아득하며 끝이 없다.
만약 녀석이 성장한다면 다음 세대 평화의 상징이 될 것이 분명하다.
“대단한 아이였어··········, 완벽히 검을 쓰기 위해 태어난 아이 같더군.”
“허허허, 한시영 생도가 특별하기는 하지. 아마 그 아이가 없었더라면 생도 중 가장 강한 생도였을 테니.”
“그렇군, 그래··········응?”
최중원의 말에 이상함을 눈치챈 리엘라는 의문스러운 얼굴로 최중원을 바라봤다.
순간 최중원의 입가에 흐뭇한 미소가 걸리기 시작했다.
“역시··········, 아무리 자네라도 못 알아봤구먼. 허허허!”
“그 아이보다 강한 아이가 있다는 말이냐?”
“강함의 유무는 따지기 힘들지만, 자네가 못 알아봤다는 상황 자체가 재밌지 않나?”
“누구지 그 녀석은?”
“김하준 생도. 자네도 분명 봤을 거네.”
김하준.
익숙한 이름이었다.
잠시 누군지 곰곰이 생각하던 리엘라.
순간 번뜩이며 크게 뜬 눈동자와 함께 한 아이가 떠올랐다.
“··········설마?! 그 녀석이라고?!”
“궁금하군, 자네는 그 소년한테서 무엇을 봤나?”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무엇도 느껴지지 않았고. 그 녀석은 초인이 아니야, 각성하였다 해도 영웅이 될 재목으로는 보이지 않았다.”
“하하하! 역시 자네도 못 알아봤군.”
최중원은 호탕하게 웃으며 리엘라를 바라봤다.
순간, 리엘라는 놀라움이 담긴 시선으로 최중원에게 물었다.
“정말 그 녀석이라는 거냐?”
“김하준, 그 소년이 맞네. 대단한 아이지··········.”
“허··········.”
리엘라의 표정은 어느 순간 멍해져 있었다.
뭔가 조금 어이가 없는 동시에 허탈했다.
그렇다면 그 아이는 자신을 속인 것이나 다름없으니.
“다른 건 몰라도 배짱 하나는 두둑한 아이군.”
“실력도 좋은 녀석이지, 확인해봐도 좋네.”
“그러지. 녀석에게 갚아줄 게 있으니.”
* * *
한편, 시간은 저녁 8시.
기숙사 숙소에 도착한 하준은 침대에 벌러덩 누워 시스템의 알림을 기다리고 있었다.
미래가 변했다.
그것도 조금 많이 거대한 흐름의 변화가 있었다.
그렇기에 굳이 깊게 생각하지 않아도 예상이 갔다.
이번 일로 인해 시스템은 분명 페널티를 부여할 것이라고.
곧이어 하준의 예상대로 시스템의 알림창이 떠올랐다.
[리엘라 하니스의 등장으로 미래가 변하여 페널티가 부여됩니다.] [다음 에피소드가 빠르게 앞당겨집니다.] [에피소드 1-4 : 대혼란 시대의 잔재 ‘차원 던전’.] [던전 발생 시간 : (39시 59분 59초)]“허··········.”
하준은 예상했다는 듯이 얼굴을 쓸어 넘기며 마른 세수를 했다.
아니나 다를까 예상은 틀리지 않았고 페널티가 주어졌다.
한시영의 1학년 에피소드의 마지막 ‘차원 던전’.
1학년 막바지에 등장할 대형 에피소드가 앞당겨졌다.
“차원 던전이라··········.”
차원 던전 에피소드는 분명 한시영의 에피소드 중에서도 가장 큰 대형 에피소드였다.
물론 1학년의 마지막을 장식할 에피소드니 당연하지만.
분명 붉은 퀘스트가 뜨는 위험도 큰 퀘스트는 아니지만··········.
‘··········근데 잠깐?’
순간 하준의 머릿속에 떠오른 사실이 있었다.
‘이거 굳이 내가 나설 필요가 있나?’
이번 대형 에피소드는 안나의 붉은 퀘스트와 다르게 선택 구간이 없다.
어디까지나 키보드 컨트롤 만을 요구하는 에피소드.
그저 컨트롤로 던전 안의 마물을 죽이고 보스를 공략하면 클리어 되는 에피소드가 이번 차원 던전 에피소드였다.
근데 여기는 현실이지 않은가?
키보드 조작이 없는.
“그냥 놔두면 되는 거 아닌가?”
게임에서도 단순히 컨트롤 실수로 죽는 게 다반사였다.
그렇다면 현실인 이곳은 어떨까?
그냥 흐름에 맡기고 놔두면 한시영이 알아서 공략하지 않을까?
그도 그럴 게, 시스템이 준 페널티는 단순히 에피소드를 앞당겼을 뿐이었다.
에피소드의 난이도가 올라간다면 신경 썼겠지만, 난이도가 오르지 않은 상태로 앞당겨진 거 뿐이라면 굳이 내가 나설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럼 이건 놔두는 걸로.”
상황은 봐가며 판단해야겠지만, 적어도 지금은 내가 굳이 나설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일단 차원 던전이 발생한 후에 고민해도 상관없는 문제였으니.
“흐아암~ 쩝-”
하준은 복잡한 생각은 그만두고 기지개를 피며 잘 준비를 했다.
내일 휴일에는 뭘 할까? 하는 생각과 함께 방에 불을 끄고 그대로 침대에 누워 눈을 감았다.
그때 띵- 하는 스마트폰 문자 소리에 하준은 슬며시 눈을 좁히며 스마트폰을 확인했다.
[그··········, 저기 하준아. 혹시 자?]“얘가 문자를 다 보내네.”
문자를 보낸 소녀는 다름 아닌 이주아였다.
하준은 문자의 내용을 확인하고 답장을 보냈다.
[ㄴㄴ] [아! 혹시 내일 시간 있어?] [몇 시?] [어…내일 점심 어때? 내가 밥 사줄게.] [그래] [그래! 그럼 내일 봐!] [ㅇㅇ]밥을 사준다는데 거부할 수 있을 리가 있나.
하준은 짧고 깔끔하게 문자를 보낸 뒤, 그대로 눈을 감고 잠에 들었다.
* * *
한편 이주아가 하준에게 문자를 보내기 20분 전.
“저기··········, 불렀다고 들어서 찾아왔는데요··········.”
수업이 끝난 후, 리엘라의 부름에 아카데미의 응접실에 찾아온 이주아였다.
이주아는 잔뜩 긴장한 얼굴로 조심스럽게 응접실을 노크하며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막상 응접실에서 기다리고 있던 리엘라는 이주아를 보자마자 다정한 미소를 보이며 자상하게 반기기 시작했다.
“그래, 그래. 왔구나. 혹시 과자 먹을래?”
“아, 아, 그게··········.”
“후훗, 너무 긴장할 거 없단다. 나는 네가 무척 마음에 드니 말이야.”
“어, 저를요?”
“일단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편히 앉아라. 생각보다 길어질 수도 있을 테니.”
그 말을 들은 이주아는 꿀꺽 침을 삼키며 리엘라를 마주 보며 소파에 앉았다.
리엘라는 그런 이주아를 보며 흐뭇한 미소를 보이기 시작했다.
“보면 볼수록 참으로 대단하구나.”
“네?”
“신수와 계약을 했구나. 그렇지?”
그 말에 이주아의 눈이 휘둥그레 떠졌다.
그런 이주아의 반응에 리엘라는 손을 저으며 이주아를 다독였다.
“너무 놀랄 거 없단다. 나 또한 신수와 계약을 맺은 소환사이니. 일단 계약을 맺은 신수는 펜리르구나.”
“아, 네··········.”
“대단한 신수와 계약을 맺었어. 허나, 펜리르의 기운이 더욱 강해질수록 네가 감당하기에는 버거울 거란다. 그러니 하고 싶은 제안이 있단다.”
“제안이요?”
“그래, 내 제자가 되는 건 어떠니?”
그 말을 들은 순간, 이주아는 지금까지 중에 가장 크게 놀라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