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cademy’s Time Stop Player RAW novel - Chapter (55)
ⓒ 애모르
“자, 그럼··········.”
놈을 게이트로 던져버린 하준은 목을 이리저리 풀며 뒤돌아섰다.
하준의 뒤에는 심장에 칼이 박혀 죽은 3명의 사제와 밧줄로 온몸이 묶인 6명의 사람이 있었다.
참고로 붙잡힌 사람들은 두건으로 얼굴이 가려져 상황을 알 수 없으니 그저 공포에 몸을 부르르 떨고 있을 뿐이었다.
그때 웬 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이 진동하기에 하준은 그런 그들을 바라보다 조용히 주머니에 손을 넣어 스마트폰을 꺼냈다.
띠리링- 띠리링-
-하, 하준 생도님! 혹시 무슨 일이 생겼습니까? 집 안에서 무슨 큰 소리가 들렸습니다만··········.
그 말에 하준은 태연히 대답할 뿐이었다.
“구급차 좀 불러주실래요.”
* * *
모든 현장 조사를 포함한 사건 정리를 협회에 맡긴 뒤, 하준은 곧바로 아카데미로 돌아갔다. 물론 협회장 김정용이 태워주겠다고 말했지만 하준은 따로 가겠다고 거부했기에 협회장 김정용은 현장에 남아 현장 조사를 하고 있을 때였다.
“이런··········.”
그렇게 협회에 파견 나온 현장 조사팀이 현장을 조사하고 있을 때.
협회장 김정용은 속으로 내심 하준에게 미안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이래서 혼자 가겠다고 말한 거였군요··········.’
지원을 요청하지 않은 채 혼자서 현장에 들어가겠다는 말에 내심 걱정하고 있었는데··········, 그 속 뜻을 이해하니 왠지 모르게 측은한 감동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설마 붙잡힌 사람들을 생각하여 혼자 움직이겠다고 한 것일 줄이야··········.’
빌런의 본거지를 혼자서 쳐들어가겠다고 말했을 때는 내심 오만한 것이 아닌 가라고 생각했지만, 그 이유를 알아차렸을 때 협회장은 자신을 자책할 수밖에 없었다.
소년은 사람을 구하기 위해 혼자서 은밀하게 행동했던 것이었다.
아마 협회의 요원들을 포함해 다소 많은 영웅들이 투입됐다면 빌런들 또한 그것을 눈치채고 인질을 향해 극단적인 행동을 벌었을 지도 모르니 말이다.
“참··········, 나라는 사람도 무능하군··········. 이리 눈치가 없어서야··········.”
아무리 세간에서 이레귤러다 뭐다 하지만 김하준 생도는 어디까지나 소년이었다.
이번 사건에서 그런 소년에게 모든 것을 맡겼다고 생각하니 김정용은 무어라 말할 수 없이 쓴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그렇기에 이번 사건으로 협회장은 다짐했다.
‘하준 생도님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지만··········.’
하준 생도님이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해 지원해 주겠다고.
* * *
한편 일요일 아침 하준의 기숙사.
“으하암~”
하준은 뿌드득- 기지개를 피고 잠에서 일어났다.
그대로 개운한 몸을 이끌고 시간을 확인해보니 엄청 이른 시간인 새벽 6시였다.
“음··········, 너무 일찍 일어났나?”
하긴, 어제 사건을 끝내고 바로 아카데미로 돌아가 일찍 잠을 잤으니 일찍 일어나는 것이 정상이겠지.
더구나 요 일주일간 중간고사 때문에 많이 노력했으니 피곤한 것도 당연했다.
물론 12시간 넘게 잠을 자니 그것도 전부 풀린 거 같지만.
꼬르륵-
“응?”
그때 하준의 배에서 꼬르륵- 배가 울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하긴, 어제 잠만 자느라 아무것도 안 먹었으니 배가 고플 수밖에.
하준은 간단한 슬리퍼와 흰색의 긴소매와 검은색 바지를 입은 채 밖으로 나왔다.
역시 영웅 아카데미라 그런지 이른 시간에 일어나 조깅하는 생도들이 여럿이 보였다.
그때 저 멀리서 무슨 자동차 속도로 땅을 뒤흔드는 굉음을 울리며 조깅(?)을 하는 소녀과 소년이 보였다.
하준은 의아한 얼굴로 고개를 갸웃하며 그 둘을 바라보니 둘 또한 하준을 발견하고는 갑작스럽게 방향을 바꿔 하준을 향해 달려오기 시작했다. 그 속도가 무서우리만치 빠르고 위압적이라 본능적으로 하준이 잠깐 움츠렸을 때.
후웅!!
그대로 하준의 앞에서 급브레이크를 밟은 둘이었다.
그로 인해 흙먼지가 자옥하게 올라와 시야를 가리고 있을 때, 둘 중 한 소녀가 하준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김하준? 의외군. 이렇게 일찍 일어날 줄이야.”
“콜록! 어우··········, 아침부터 열심히 하시네요.”
그녀는 다름 아닌 생도회장 이주희였다.
그리고 그 옆에서 멀뚱히 하준을 바라보고 있는 소년은 한시영이었다.
하긴, 게임에서도 미친 수준의 노력파인 둘은 가끔 이렇게 같이 훈련을 할 때가 많았으니 말이다.
하준은 자옥하게 피어오른 먼지를 한 손으로 입을 가리고 한 손으로는 휙휙 내저으며 입을 열었다.
“그냥 일찍 일어난 김에 밖에서 밥 좀 먹을까 해서요.”
“그런가··········, 괜찮다면 같이 먹으러 가지. 내가 사주겠다. 우리도 마침 운동을 끝낸 참이었으니까.”
그 말과 함께 고개를 돌려 한시영을 바라보는 이주희였다.
한시영은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그리고 그 말을 들은 하준은 볼을 긁적이며 속으로 생각했다.
‘생도회장님과 한시영이랑 같이 밥을 먹는 다라··········.’
설마 게임에서만 보았던 그 음식점에 가는 건가?
내심 속으로 기대가 되면서도 조금 불안했다.
일단 나도 그렇긴 하지만 이 둘은 세간에서 좀 많이 유명한 생도이니 말이다.
‘어떡할까··········.’
사주신다고 하니 따라가는 게 그래도 예의겠지?
더구나 그 음식점도 궁금하고.
“예. 그럼 같이 가죠.”
“후훗, 그럼 내가 아는 음식점이 있으니 거기로 가지.”
* * *
이주희가 말한 음식점은 다름 아닌 국밥집이었다.
생기신 건 조신하게 스테이크를 썰 거 같지만 의외로 이런 음식을 좋아한단 말이지.
“와··········, 잠깐? 저기 저 애들 한시영하고 이주희 아니야?”
“어, 어? 맞는 거 같은데?”
“여기 이 집에 자주 온다고 들었는데 사실이었구나.”
그리고 역시나 하준의 예상대로 둘은 음식점의 사람들에게 주목받았고 당연하지만 하준에게도 시선이 몰리기 시작했다.
뭔가 밥 먹기 참 불편한 시선이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신경 쓰일 정도는 아니었기에 하준은 열심히 국밥을 먹고 있을 때였다.
“김하준. 혹시 실기 시험 준비는 하고 있나?”
“실기 시험이요?”
실기 시험은 딱히 준비할 게 있나?
게임을 플레이했을 때의 기억상 문제 될 거는 없어서 생각하고 있지도 않았는데.
“일단 필기시험에 대해 딱히 걱정하고 있지는 않다만, 실기 시험도 중요하니 준비해두는 게 좋을 거 같군.”
그리고 그 말을 들은 한시영이 의아한 표정을 짓기 시작했다.
대충 표정으로 보았을 때 얘가 뭔 생각을 하는지 알 거 같았다.
아마 반대가 아닌가? 따위의 생각을 하고 있겠지.
“이번 실기에는 마력에 관련된 시험도 나온다고 하니 미리 준비해두는 게 좋을 거다.”
그 말에 순간 하준은 뭔가 잘못 들었나 싶은 표정으로 이주희를 바라봤다.
마력? 기억상 중간고사에는 마력과 관련된 시험은 나오지 않는 걸로 알고 있는데?
그때였다.
띵- 하는 소리와 함께 페널티 알림과 퀘스트창이 올라온 것은.
[스토리의 미세한 변화로 페널티가 주어집니다.] [공동 에피소드 1-2 ‘중간고사’의 난이도가 올라갑니다.] [서브 퀘스트]퀘스트 가능 캐릭터 : 김하준(리베르 라필턴 필 에르만)
설명 : 실기 시험 ‘마력 제어’에서 90점 이상의 점수를 받으십시오.
보상 : 1500 경험치
“·········.”
* * *
시간은 빠르게 흘러 필기시험을 치르고 일주일이 지났다.
물론 필기시험은 무난하게 괜찮은 점수를 맞았다고 생각한다.
하긴, 그 노력을 했으니 망치는 것도 이상하지만.
문제가 있다면 역시나 실기 시험이었다.
“흡!”
“하압!”
주말이 지나고 월요일 아침.
아카데미의 생도 훈련용 강당 안에는 특급반 생도들이 모여 실기 시험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뭐, 준비라고 해봤자 그냥 가만히 서서 기합을 지르며 몸속의 마력을 활발히 움직이고 있을 뿐이지만. 그런 아이들 사이에서 하준은 미간을 찡그리고 눈은 감은 뒤, 팔짱을 낀 채 고민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본 아이들은 하준을 바라보며 감탄하기 시작했다.
“와··········, 쟤 표정 좀 봐. 얼마나 집중하고 있는 거야?”
“쟤 정도 되면 진짜 엄청난 마력을 가졌을 게 분명한데 마력이 조금도 느껴지지 않네?”
“야 모르겠냐? 저거 딱 봐도 내부의 마력을 끌어모아 축소 시키는 거잖냐.”
“뭐?! 아! 설마 그래서 마력이 조금도 느껴지지 않은 건가?”
“그래, 분명 어마어마한 마력을 한 곳을 끌어모아 제어하고 있는 게 분명해.”
“와··········, 역시 수석은 수석인가?”
막상 하준의 속 사정은 달랐다.
‘좆됐네··········.’
이걸 어떻게 하냐··········.
솔직히 조금 걱정이 될 수밖에 없었다.
시험의 내용을 모를 뿐더러 이번 시험에서 마력을 이용해야 하니 당최 마땅한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으니 말이다.
‘이거 잘하면 1점도 못 받을 거 같은데?’
1점도 못 받을 거 같은 상황에 90점이라··········.
물론 퀘스트 때문이 아니더라고 좋은 점수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 중이었다.
후에 있을 ‘생도 의뢰’ 에피소드를 생각하면 아이들과 동등한 최상급 등급을 받아야 편하게 활동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필기가 40이고 실기가 60이었나?’
최상급 등급은 보통 전교 6등 안에 들어야 주어지는 등급이었다.
그렇다면 대충 실기에 반인 30이 이번 마력 제어 시험에 있다는 말인데··········.
일단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만점 혹은 그에 준하는 점수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렇게 하준은 다시 고민하고 있을 때.
강당의 중심으로 검은색 고깔모자와 망토를 두른 한 여인이 아이들을 향해 다가오기 시작했다. 연갈색의 찰랑이는 머리와 눈물점이 있는 다정한 미모의 여인이었다.
물론 아이들은 생소한 교관의 얼굴에 의아해하고 있었지만 반대로 감탄하기도 했다.
마탑의 고위 마법사라는 것을 증명하는 검은색의 고깔 모자가 그녀가 평범한 마법사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그리고 그런 의아해 하는 아이들의 표정에 그녀는 차분히 자신이 누군지 소개하기 시작했다.
“이번 마력 제어 실기 시험을 맡은 연선화 교관이에요. 잘 부탁해요.”
그 말과 함께 은은한 미소를 짓은 연선화였다.
그리고 아이들 모두가 그녀를 바라보며 경악하기 시작했다.
연선화.
분명 로키아 아카데미에서 이 한 교관 다음으로 유명한 교관이 바로 그녀였기 때문이었다.
“연선화 교관님이라면 분명 3학년 졸업반 담당 교관님 아니야?”
“어? 설마 진짜?”
졸업반 담당 교관.
말 그대로 로키아 아카데미의 생도들에게 마지막 교육을 전해주는 담당 교관.
어떻게 보면 실전 교육을 담당하는 로키아 아카데미의 가장 뛰어난 교관을 의미하는 말이었다.
“자, 그럼 여러분. 시험을 시작하기에 앞서 시험에 대한 설명에 들어갈게요.”
그 말과 함께 한 번 박수를 짝- 치는 그녀었다.
동시에 그녀의 바로 앞에 흰색의 탁자와 탁자 위에는 자그마한 쇠 구슬이 가득 들어간 유리 상자가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아주 한순간에 일어난 소환 마법에 아이들이 감탄하고 있을 때.
연선화는 쇠구슬 하나를 손가락으로 들어 올리며 시험에 관한 내용을 설명했다.
“자, 여기 보이는 쇠 구슬은 크기에 비해 7kg 정도 상당한 무게를 자랑하는데요. 유리 상자 안에는 이 정도 무게의 쇠 구슬이 100개 정도 들어가 있습니다. 이번 시험의 내용은 손을 대지 않고 마력을 이용해 쇠구슬을 움직여 자신이 상상하고자 하는 조형을 만들면 됩니다. 물론 쇠 구슬을 움직이는 수만큼 점수가 주어집니다. 어때요 간단하죠?”
그 말과 함께 그녀가 유리 상자를 향해 손을 뻗자 쇠구슬이 허공으로 두둥실 떠오르며 새 형태의 조각을 만들기 시작했다.
마치 살아 움직이는 듯이 날개를 펄럭이는 새.
아이들은 감탄하는 눈으로 그 조형을 바라보더니 새는 아이들의 머리 위로 한 바퀴 회전하며 날아오른 뒤, 그대로 유리 상자 안으로 다시 안착하여 다시 스르륵- 쇠 구슬 조각으로 무너져 내렸다.
“물론 이 정도까지 원하는 건 아니지만 대충 예시로는 알겠죠? 자, 그럼 차례대로 앞으로 나와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