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cademy’s Time Stop Player RAW novel - Chapter (73)
ⓒ 애모르
처음 ‘정지 수납’이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하준은 생각했다.
단순히 무언가를 수납시키는 인벤토리와 비슷한 기능일 것이라고 말이다.
어떻게 보면 레벨 5에 개방시킨 ‘고정 해제’보다 그리 좋아 보이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음··········.”
{정지 수납.}
[지정한 사물을 정지 시킨 뒤, 인벤토리에 수납이 가능합니다.] [지정한 사물은 10초간 정지할 수 있으며 생물체일 경우 정지 및 수납이 불가능합니다.] [인벤토리에 들어간 사물은 정지된 상태로 유지됩니다.] [정지된 세계 속 인벤토리에 들어갔던 사물은 정지가 되지 않은 채 자유롭게 이용이 가능합니다. (단, 정지된 세계에서 사용한 사물은 정지가 풀린 세계에서는 이용이 불가능합니다.)]“··········나쁘지 않네.”
생각보다 단순한 능력이 아니었다.
말 그대로 현실 세계에서 하나의 사물을 지정해 정지가 가능한 능력이었으니.
어떻게 보면 활용도가 많은 스킬이었다.
하준은 일단 능력을 시험해보기로 했다.
곧바로 침대에서 일어나 바로 옆에 있는 책상을 들어 올렸고 그대로 의자를 보고 속으로 말했다.
‘지정.’
그리고 천천히 손을 놔보니 의자가 우뚝- 공중에서 멈춰 섰다.
일단 침대가 푹신한 걸 보면 의자만이 멈춘 것이 분명한데··········.
하준은 곧바로 의자를 바라보며 수납이라고 생각하자 허공에 인벤토리로 보이는 20칸의 창이 떠오르며 의자가 인벤토리 창에 빨려 들어가기 시작했다.
후우웅!
“음··········, 뭐 이런 건가?”
보이는 그대로 보면 거의 인벤토리나 다름이 없는 스킬이었다.
다만, 하준이 마음에 드는 점은 현실 세계에서 사물을 지정해 정지가 가능하다는 점이었다. 만약 이걸 잘 활용한다면 아무리 시간 정지가 있어도 막기 힘든 공격을 힘들일 필요 없이 막을 수 있지 않을까?
더구나.
하준이 시선이 침대를 향했다.
“분명 인벤토리에 넣은 사물을 정지된 세계에서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했나?”
그렇다는 말은 이제 정지된 세계에서 어떻게 보면 편하게 잘 수 있다는 말인데··········.
다만, 하준은 신중하게 선택했다.
일단 정지된 세계에서 이용한 침대는 다시 현실에서 사용할 수 없으니 말이다.
당연히 기숙사에 침대보다 더욱 편한 침대를 살 생각이었다.
‘정지된 세계에서 잘 침대는 따로 사둬야겠네.’
피식- 입꼬리를 올린 하준은 곧바로 다시 침대에 누웠을 때였다.
위이잉-
“응?”
그때 폰의 문자 소리에 하준은 그대로 폰을 꺼내 문자를 확인했다.
이제 보니 문자가 참 많이도 와있었다.
[안나 : 하준씨는 클럽 뭐할지 생각해뒀어요?] [안나 : 주말 안에 신청서를 내야 한다고 하니까 지금 정리하는 중이거든요.] [안나 : 일단 내일까지니까 천천히 생각해서 저한테 말해주세요.]“아··········.”
그러고 보니 이것도 있었네.
클럽 활동.
다시 생각해보니 이게 제일 문제였다.
일단 규칙상 로키아 아카데미의 생도라면 무조건 클럽 활동에 참여해야 하니 말이다.
반대로 말하면 하준의 휴식 시간이 줄어든다는 말이었다.
“음··········.”
하준은 잠시 무언가를 생각하다 문자를 보냈다.
[귀가부는 없냐?] [안나 : 없지 않을까요?]“하··········.”
솔직히 말해 참 귀찮았다.
클럽 활동은 시간이 안 되면 주말에도 활동할 수도 있으니 말이다.
다만, 그렇다고 활동을 안 할 수도 없었다.
일단 당연히 클럽 활동과 관련된 에피소드가 있었으니.
“··········.”
하준은 잠시 팔짱을 끼고 고민했다.
단순히 애들 활동 따위로 자신의 쉬는 시간을 낭비하기 싫었다.
그렇다고 클럽 활동에 참여 안 할 수도 없는 상황.
그렇다면··········.
“그냥 내가 하나 만들까?”
10초간 고민한 생각치고는 의외로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그냥 내가 클럽 하나를 만들면 되지 않을까?
“그럼 부원 한 명이 필요한데··········.”
일단 클럽을 만들려면 한 명이라도 부원이 필요하니 말이다.
물론 생각나는 부원이 한 명 있기는 했다.
본래라면 이 게임 스토리와 아무 관련이 없는 소녀.
하준은 곧바로 그 소녀에게 문자를 보냈다.
[클럽 하나 만들건대 들어올래?] [이주아 : 어?]이주아.
일단 얘는 이 게임의 스토리와 아무 상관 없으니 괜찮겠지?
* * *
시간은 흘러 일요일이 지나고 월요일 아침이 찾아왔다.
그날 아침 6시.
1학년 전교생은 윙 버스를 타고 어딘가로 향하고 있었다.
“하··········.”
막상 하준의 표정은 좋지 못했다.
솔직히 심정으로 표현하자면 군대로 끌려가는 느낌이었다.
일단 전지훈련이 평범한 학교로 치면 수련회와 비슷한 느낌이니 말이다.
“흠··········, 김하준. 이번에는 뭐 그리 준비한 게 없군.”
그때 하준에게 다가온 이 한 교관이 물었다.
하긴, 일단 전지훈련이라 해도 생필품이나 먹을 것들은 자유롭게 챙겨와도 된다고 했으니 말이다.
그래서인지 하준을 제외한 아이들 모두가 두꺼운 가방에 무언가를 두둑하게 챙겨왔지만 하준은 빈손으로 왔다.
물론 하준 또한 준비는 해놨다.
당연히 인벤토리에 넣어둔 거뿐이지만.
하준은 그런 이 한 교관의 질문에 정석적인 대답을 했다.
“놀러 가는 게 아니잖아요.”
“흠··········.”
그 말에 이 한 교관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마치 얘가 이런 말을 할 애가 아닌데 라는 표정으로 하준을 바라봤다.
물론 하준은 말과는 다르게 다른 애들보다 더하면 더했지 인벤토리에 먹을 것을 포함해 다양하게 챙겨왔지만 말이다.
정지 수납이라는 스킬이 참 편한 게 인벤토리에 들어간 그 무엇이든 정지된 상태로 유지되니 상할 거 같은 음식들을 모두 챙길 수 있었다.
후우웅- 치이익~
곧이어 윙 버스가 지면에 착륙했다.
하준은 고개를 돌려 창문 너머의 도착한 장소를 바라봤다.
어느 산 평지.
그곳에 세워진 철조망 내부에는 거대한 건물 하나와 훈련소 하나가 지어져 있었다.
“자, 도착했으니 준비하고 내려라.”
그 말에 윙 버스를 탄 아이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여 내렸고 그곳에는 이 전지훈련소의 조교로 보이는 빨강 모자를 쓴 몇 명의 남자들이 생도들을 인도해 강당으로 모이게 하고 있었다.
참고로 반에 따라 모이는 강당은 달랐다.
그렇기에 특급반은 다른 반 아이들과 다른 강당으로 인도되고 있었다.
일단 등급에 따라 그만큼 훈련 강도를 맞추겠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그리고 강당의 들어가자 익숙한 얼굴의 소녀가 보였다.
생도 회장 이주희.
일단 생도 회장이라는 직책과 별개로 2, 3학년 선배 생도 중에 우수한 생도는 전지훈련의 조교로 지원할 수 있었으니 말이다.
“와··········, 회장님이시다.”
“헉! 설마 회장님이 조교로 지원하신 거야?”
몇 명은 신기하다는 얼굴로 몇 명은 약간의 불안한 얼굴로 그녀를 바라봤다.
일단 조교로 지원한 생도는 1학년 생도들의 훈련에 관여할 수 있는데 소문으로는 이주희의 훈련 강도가 상상 이상을 뛰어넘는다고 했나?
초인으로 각성한 아이들이 힘들어 뒤질 정도라고 말하면 말 다했다.
당연히 하준 또한 그녀를 보며 피곤한 한숨을 내쉬었다.
“자, 조용!”
그때 강당 위에 유일하게 검은 모자를 쓴 남자가 아이들에게 일갈했다.
그 말에 꾹 입을 다물고 조교의 다음 말을 기다리는 아이들.
선글라스를 낀 남자는 주위를 한 번 둘러보고는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만나서 반갑다. 이번 전지훈련에서 너희의 훈련을 담당하게 된 김조환 조교다.”
김조환.
선글라스와 검은 모자로 가려져 처음에는 못 알아본 아이들은 그 이름을 듣자마자 신기하다는 듯 그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과거 최상급 영웅으로 광주 던전 브레이크 사태를 막고 은퇴한 영웅으로 유명한 김조환. 생도 중 이 이름을 모르는 생도는 없기에 그들은 눈을 빛내며 그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흠··········, 너희들이 1학년 생도 중 가장 뛰어난 아이들이라고 들었다.”
그리고 그 칭찬에 아이들이 기뻐하는 순간, 그는 방심한 틈을 노려 곧바로 마력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어둡고 칙칙한 마력.
그 마력은 강당의 주변을 휩싸이기 시작했다.
순간 아이들의 표정이 빛나는 눈빛에서 사색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그 위협적인 마력에는 마치 목을 조일 정도의 살기가 느껴졌으니.
그는 잠시 아이들을 둘러보고 인상을 험악하게 꾸기며 입을 열었다.
“이 훈련소에 들어온 순간부터 아주 조금의 방심도 허용하지 않겠다. 여기는 너희들의 성장을 포함해 전투 기술을 그리고 빌런을 죽이는 방법을 가르치는 곳이다.”
그 말에 아이들 모두가 꿀꺽- 침을 삼켰고 그는 계속해서 마력을 뿜어내며 차근히 아이들을 바라보며 아이들 중 몇 명을 지목하기 시작했다.
“내가 지목한 생도는 앞으로 나와라.”
처음에는 한시영 그리고 안나, 세 번째로 리암 네 번째로 이주아까지.
총 4명의 생도가 앞으로 나왔다.
“확실히 너희들 뿐이군. 내 마력을 어느 정도 버틴 생도가.”
그 말에 앞으로 나온 아이들 모두가 의아한 얼굴을 짓기 시작했다.
마력을 버티지 못한 아이들도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는지 슬쩍 고개를 돌려 예의의 그 소년을 바라봤다.
그리고 모두의 시선이 집중된 소년은.
덜! 덜! 덜!
어이가 없을 정도로 몸을 덜덜덜 떨고 있었다.
표정은 참 담담한데 몸은 지진이 난 듯 떨고 있던 것이다.
하준을 바라보는 아이들 모두가 어이없어했고 옆에서 그것을 지켜보던 이 한 교관은 차마 어이가 없어 눈을 감고 고개를 저었다.
이제는 그도 김하준의 성격을 이해했기에 저 귀차니즘을 포기한 상태였다.
그때 김조환의 말이 이어졌다.
“다들 집중! 이제부터 이 4명을 중심으로 조를 맞출 예정이다. 당연히 이 선택 받은 4명이 조장이다.”
그 말에 아이들 모두가 아··········, 하는 느낌으로 감탄하듯이 하준을 바라봤다.
어찌 보면 참 대단하기도 하고··········, 어떻게 저렇게 눈치가 빠른 거지?
그리고 그런 아이들의 시선에도 하준은 뻔뻔하게 씨익- 미소 지을 뿐이었다.
‘다행이네.’
당연히 하준은 조장 따위가 되기 싫었다
이런 훈련소 같은 곳에서 조장이 되면 무슨 역할을 맡을지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조원의 잘못은 뭐다? 조장의 책임.
조원 관리를 잘못한 조장의 책임이다! 따위를 밀어붙이는 이곳에서 조장을 할 리가 있나.
그리고 예상대로 하준의 판단은 현명했다.
“조장인 만큼 권리가 주어지지만 그만큼 책임 또한 따른다! 조장은 사흘 동안 자신들의 조원을 잘 이끌어나가 훈련을 무사히 끝내기 바란다.”
물론 게임에서 본 장면이기에 이미 알고 있었지만 참 무사히 넘어가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근데 이상하네.
일단 신수의 힘을 받아 성장한 이주아는 그렇다 쳐도 다른 한 명은 어디 갔지?
하준은 고개를 이리저리 돌려 하르나를 찾기 시작했다.
근데 굳이 찾을 필요 없이 바로 자신의 등 뒤에 서 있었다.
“··········.”
그리고 그녀를 본 순간 하준은 할 말을 잃고 어이없어 했다.
덜! 덜! 덜!
그녀 또한 나와 똑같이 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때 하준의 시선을 느낀 하르나가 고개를 들어 올려 하준을 바라보고는 피식- 입꼬리를 올렸다.
그녀의 미소는 참으로 만족스러운 미소였다.
‘아··········.’
얘는 참 다른 건 몰라도 눈치가 성장해 있네··········.
하긴, 학기 초에 한 번 당한 게 있으니 눈치가 생길 수밖에 없겠지만.
“자, 그럼 첫 날은 너희들의 체력을 테스트하겠다. 모두 강당 밖으로 이동!”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