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cademy's Underworld Player RAW novel - Chapter 159
159화
-캬악!
둔탁한 몽둥이를 든 고블린이 우릴 발견하자마자 그것을 바짝 치켜든 채 돌진해 왔다.
콰직!
윌터는 주저 없이 놈의 안면에 건틀렛을 꽂아 넣었다.
단 한 방에 벌렁 나자빠진 놈이 바닥에 부딪히며 허공에 튀어 올랐다.
이내 윌터가 튀어 오른 고블린의 몸체를 향해 다시금 주먹을 내리찍었다.
쾅!
순식간에 핵펀치 두 대를 얻어맞은 고블린은 비명도 한 번 지르지 못하고 그대로 운명을 달리했다.
흡사 격투 게임의 콤보 플레이를 보는 듯한 모습.
이로써 벌써 12마리째였다.
휘익!
새삼 체감한 근육 돼지의 괴력에 작게 휘파람을 불었다.
그러자 녀석이 씨익 웃으며 날 향해 엄지를 치켜 보였다.
“크으, 비앙카 성능 확실하구만! 손에 착착 붙는 게… 손맛이 아주 살아 있는데?”
내 덕에 새로 장만한 건틀렛의 성능이 꽤 흡족한 듯 녀석의 입가에서 미소가 떠날 줄 몰랐다.
물론 윌터의 피지컬이 수준급이긴 했지만…….
단 두 방에 고블린을 죽사발로 만든 데는 건틀렛에 붙은 방어구 관통력의 효과가 컸다.
고작 주먹질만으로 고블린의 조악한 갑옷과 함께 갈비뼈까지 박살을 내버렸으니까.
“좋아, 잘하고 있어. 고블린이라고 얕보지 말고 계속 그렇게 몰아붙이라고~!”
“오케이!”
내 격려에 윌터가 주먹을 불끈 쥔 채 한껏 기합을 내질렀다.
그러던 와중.
뒤늦게 정신을 차린 녀석이 의아한 기색으로 물었다.
“근데… 넌 안 잡냐?”
놈의 의문에 나는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태연히 대꾸했다.
“물론 나도 잡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 한데… 이번 방학엔 네놈을 키워 주려고 꾹 참는 중이다. 난 혼자 성장하는 것보단 좀 늦더라도 함께 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니까…….”
일순 윌터의 눈동자가 미미하게 떨렸다.
“가, 강준식…….”
“닥쳐, 아무 말도 하지 마라. 내가 선택한 일이니까 고맙단 말 따위로 날 모욕할 생각 마.”
“…….”
짐짓 진지한 표정을 지어 보이며 몇 마디 중얼거리자 녀석이 한층 감동받은 듯 입술을 굳게 다물었다.
역시… 꽤 구워삶기 쉬운 타입이다.
‘크으, 쾌적하네. 이게 공짜 버스인가?’
어차피 이제 고블린 따위론 레벨을 올릴 수 없었다.
이런 게임의 특성상, 어느 정도 레벨이 오르면 저레벨의 몬스터론 유의미한 경험치를 얻을 수 없는 것.
한데, 이렇게 윌터를 데리고 오니 앞에서 온갖 탱킹을 다하며 알아서 귀찮은 몬스터들을 대신 처리해 줬다.
그야말로 소환수가 따로 없는 상황.
‘어차피 이곳은 저딴 조무래기 따윌 잡으려고 온 게 아니니까…….’
황야의 땅 밑에 숨겨진 히든 던전.
영 쓸모가 없어 보이는 삽을 미리 제조한 후 그것으로 이곳에 죽어라 클릭을 하며 삽질을 해야만 그 입구가 나오는 히든 컨텐츠 중 하나였다.
물론 특이하게 생긴 바위가 나름의 힌트긴 했지만…….
이 방대한 맵에서 이 지점을 삽으로 판다는 발상을 하기가 쉽지는 않을 터.
내가 생각해도 변태 같은 고인물 컨텐츠를 참 많이도 만들었다.
‘흐음, 생각보다 깊은데.’
나는 미니맵을 눈으로 훑으며 목적지까지의 거리를 가늠했다.
석굴은 다른 던전처럼 복잡한 미로 형태는 아니었지만 꽤 깊숙하게 이어졌다.
그리고.
깊이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고블린의 출현 빈도가 점점 잦아지는 형국이었다.
-캭!
막 또 하나의 고블린이 윌터의 건틀렛에 묵사발이 났다.
허나, 나는 그런 녀석을 향해 어김없이 엄한 일침을 날렸다.
“느려. 그래서야 어디 날 밝기 전에 여기서 나갈 수 있겠어? 좀 더 극한까지 피치를 올려 보라고. 그래야 네 안의 잠든 야수가 눈을 뜰 수 있을 테니까.”
“아, 알았다……!”
내 훈계에 윌터가 얼떨떨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래도 내 지도에 카엘이 각성했던 걸 옆에서 본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은근히 상기된 기색이었다.
‘잠든 야수, 이 지랄…….’
사실 좀 미안하기는 했다.
그냥 서두르려고 되는 대로 지껄인 것뿐이었으니까.
어느덧 한층 기합이 들어간 윌터.
녀석이 더욱 무서운 기세로 전방을 뚫으며 앞서 나갔다.
덕분에 한결 빠르고 쾌적한 던전 탐사를 하게 된 나는 가끔 인벤토리에서 육포나 쿠키 따위의 주전부리를 즐기며 여유롭게 놈의 뒤를 따랐다.
내 재촉에 마음이 급해졌는지 윌터가 전방에 고블린 두 놈을 발견하자마자 곧장 놈들에게 돌진했다.
그 거구가 쿵쿵거리며 달려가는 걸 보니 흡사 알래스카 불곰을 보는 듯했다.
-케… 케륵!
윌터의 무지막지한 기세에 움찔한 고블린들이 금세 놈에게 붙들렸다.
이내 빠르게 두 놈의 목을 잡아챈 윌터가 놈들을 번쩍 들어 올렸다.
역시 고블린 따위, 윌터에겐 솜털처럼 가볍게 느껴질 터.
-캬륵! 캬르륵!!
그 순간.
허공에서 버둥거리던 고블린들이 전광석화처럼 바닥으로 떨어졌다.
쾅!
사방으로 파편이 튀며 고블린들이 바닥에 틀어박혔다.
보아하니 비명 한 번 내지르지 못하고 그대로 절명한 듯했다.
잠시 그 광경을 멍하니 주시하던 와중.
윌터가 스윽 고개를 돌려날 바라보았다.
나는 얼른 씹고 있던 육포를 빼 뒤로 숨겼다.
마치 어땠냐고 묻는 듯한 눈빛.
눈치 빠르게 얼른 다른 손으로 엄지를 치켜 보였다.
“좋아! 그렇게 한 번에 두 놈씩은 잡아 족쳐야지. 잘하고 있어~!!”
씨익.
내 칭찬에 윌터는 한층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고는 의기충천하여 다시금 앞으로 튀어 나갔다.
이에 나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는 얼른 놈의 뒤를 따랐다.
‘좋아, 이 페이스라면 금방 도착하겠군.’
다시금 미니맵을 훑던 나는 입가에 은근한 미소를 머금었다.
이 석굴 안에는 약해 빠진 몬스터의 대표격인 고블린들이 즐비했다.
히든 컨텐츠를 담당하는 몬스터치곤 부실한 것이 사실.
‘물론 모르는 사람이라면 자칫 실망할 수도 있지만…….’
사실 이곳엔 숨겨진 비밀이 하나 있었다.
저 고블린들은 한낱 경비에 불과하다는 것.
진짜배기는 바로 이 석굴의 가장 깊숙한 곳에 위치한 석실 안에 있었다.
퍽, 콱! 쿵! 찍!!
내 칭찬에 잔뜩 힘이 들어간 윌터는 그야말로 폭주 기관차나 다름이 없었다.
점차 더 많아지는 고블린들의 행렬에도 녀석이 던전을 뚫는 속도는 줄지 않았으니까.
아니, 오히려 앞으로 나아가는 데 점점 더 속도가 붙는 느낌이었다.
그 거침없는 전투력에 힘입어 생각보다 빠르게 보스방의 석실까지 도달할 수 있었다.
“응? 여긴…….”
마지막 고블린의 골통을 외벽에 들이박은 윌터가 눈앞의 석문을 응시했다.
이내 힐끔 뒤를 돌아본 윌터가 석문 쪽을 가리키며 물었다.
“보물은… 이쪽인 게냐?”
끄덕.
내가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자 윌터가 주먹을 불끈 쥔 채 한 차례 기합을 내질렀다.
“좋아! 이대로 보물까지 한 방에 간다!!”
쿠구구구궁.
보물이란 말에 눈이 뒤집힌 윌터가 거침없이 석문을 열어젖혔다.
이내 지금까지완 다르게 굉장히 널따란 공동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공동의 구석에 무언가 육중한 형체가 등을 진 채 웅크리고 있는 게 시야에 들어왔다.
“뭐냐, 저건?”
전신에 황금빛의 광채를 발하는 거구의 몬스터.
근육질의 황금빛 몬스터가 웅크리고 있는 모습은 일견 괴이쩍기까지 했다.
자세히 보니 놈은 구석에 펼쳐 놓은 보자기에 그득한 금은보화를 탐욕스러운 눈길로 하나하나 헤아리고 있었다.
[‘전지자의 눈’이 활성화됩니다.]-캬륵, 게륵… 게르르륵……. (케륵… 소중한 내 보물… 마이 프레셔스…….)
‘찾았다…….’
나는 입가에 진득한 미소를 띤 채 눈앞에 떠오른 놈의 정보를 주시했다.
[황금 고블린, 탐욕의 화신]온갖 보물과 금은보화를 사랑하는 탐욕의 심볼과도 같은 몬스터입니다.
재물에 대한 집착과 욕망이 워낙 강해 깊은 지하에 숨어 종일 보물에 탐닉하는 습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경계심도 무척 강한 편이라 혹시 모를 침입자에 대비해 부하 고블린들을 경비로 배치한 것은 물론 온갖 약물을 통해 몸을 키워 상당한 피지컬을 지니게 된 준대형 몬스터입니다.
특유의 탐욕으로 빚어진 힘은 생각 이상으로 강력한 힘을 발휘하니 주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윽고.
우리의 기척을 느꼈는지 놈이 홱 고개를 돌려 이쪽을 바라보았다.
“……!?”
두 눈이 온통 시뻘겋게 충혈된 날 선 시선.
그 살기등등한 눈빛에 윌터도 두 눈을 부릅떴다.
보아하니 녀석 역시 보스의 심상찮은 기운에 움찔한 모양.
하긴… 암만 봐도 저건 이미 고블린의 범주를 벗어났다.
다른 놈들과는 달리 웅크리고 있는 몸집만 해도 일반적인 고블린보다 몇 배는 더 컸으니까.
게다가 온몸에서 발하는 그 기묘한 황금빛 광채는 한눈에도 범상치 않은 녀석이란 것을 여실히 보여 주었다.
힐끔.
흔들리는 눈길로 황금 고블린을 주시하던 윌터.
그런 녀석의 모습에 짧게 입맛을 다셨다.
‘흐음… 가능하면 끝까지 좀 편하게 가 보려 했더만.’
이 녀석을 앞세워 나름 보스방까지 쾌적하게 날먹할 계획이 있었는데…….
벌써 이렇게 기에 눌려서야 결국 내가 나설 수밖에 없다.
‘어쩔 수 없나.’
나는 픽 웃고는 굳은 얼굴로 서 있던 윌터를 향해 물었다.
“윌터, 여기서부턴 내가 나선다. 저 녀석… 풍기는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 굉장히 강한 놈이야.”
그렇게 한 손에 성흔을 준비하며 앞으로 한 걸음 내딛던 찰나.
“아니, 근데 저 새끼가… 어딜 두 눈을 시뻘겋게 뜨고 꼬나봐?”
순간 발끈한 윌터가 그쪽을 향해 거침없이 걸음을 옮겼다.
“야, 눈 깔아. 안 깔아!?”
“…….”
이제 보니 쫄은 게 아니라 놈이 이쪽을 꼬나보는 게 꽤 아니꼬웠던 모양.
나는 속으로 쾌재를 부르면서도, 그래도 걱정되는 마음에 한 번 더 물었다.
한국인은 최소 삼세 번은 물어 주는 게 예의니까.
“윌터! 내가 나선다니까. 저 녀석, 만만치 않은 놈이라고!”
한창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나불거리던 와중.
대뜸 자리에 멈춰선 윌터가 조용히 고개를 돌려날 바라보았다.
“강준식, 잘 들어.”
“……?”
“…이 몸은 네 룸메이트다. 얕보지 말라고…….”
정말로 은근히 자존심이 상한 듯 평소와 달리 꽤 진지한 어투였다.
“닥치고 지켜보기나 하라고. 나, 엔드류 윌터가 어떤 남자인지 똑똑히 보여 줄 테니까…….”
“…….”
잠시 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던 나는.
결국 픽 미소를 흘리곤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저 녀석도 그동안 나한테 자극받고 꽤 열심히 했지.’
한눈에도 예전보다 확연히 더 몸이 커진 느낌이었으니까.
뭐, 이만하면 나도 윌터에게 맡겨 봐도 될성싶었다.
사실 내가 상대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너무너무 아쉽지만 어쩔 수 없지.
스윽.
그때였다.
윌터가 다가오자 몸을 웅크리고 있던 놈이 보자기를 고이 챙겨 들곤 서서히 자리에서 일어나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쑥 늘어난 거구의 형체에 일순 윌터가 자리에 멈칫했다.
-갸륵… 게르륵… 그르르르륵……. (인간… 내 보물에 눈독 들인다… 용서 못한다…….)
붉게 물든 두 눈에서 진득한 살기가 일렁였다.
꽤 흉포한 기운이었지만 윌터는 미동도 않은 채 콧방귀를 뀌었다.
“저 새끼… 눈깔에 힘 빼는 법부터 가르쳐 줘야겠는데?”
근육질에 무려 2미터가 넘는 거구의 위압감에도 기세에서 전혀 밀리지 않는 모습.
윌터의 그 단단한 기백에 국밥 같은 든든함을 느끼며 쿨한 미소를 흘렸다.
“좋아, 윌터. 그럼 어디 한번 한바탕 놀아 보라고. 등 뒤는 내게 맡기고~!!”
내 말에 윌터도 만족스러운 듯 씨익 미소를 머금었다.
“역시 내 룸메이트!! 자고로 사나이는 온전히 등 뒤를 믿고 맡길 수 있는 친우만 있다면 세상 두려울 게 없는 법이지!!”
마치 천군만마라도 얻은 듯 용기백배한 윌터가 다시금 거구의 고블린을 향해 거침없이 걸음을 옮겼다.
뭔가 굉장히 쿨하고 멋있는 사나이들의 대화였지만…….
전우 뽕에 취한 윌터에겐 등 뒤에 따로 상대할 적이 없다는 사실까지는 상기할 정신이 없던 모양이었다.
“어디… 그 건방진 눈을 내리깔 때까지 흠씬 패 주마!!”
종종걸음을 치며 빠르게 놈에게 다가가던 윌터가 아예 달음박질로 전환했다.
그리고.
그새 거대한 비단 보자기의 끝을 목에다 질끈 동여맨 황금 고블린이 사람 머리통만 한 주먹을 말아 쥐었다.
인간 대표와 고블린 대표.
그 피지컬 괴물들이 마침내 육탄전을 벌이려던 긴박감 넘치는 순간!
온몸에 피가 끓던 나 역시 더는 참지 못하고 인벤토리에서 다시금 주전부리를 꺼냈다.
현실에서도 UFC와 같은 이종 격투기 대회 시청을 즐겼던 터라 꽤 두근두근했다.
착석.
본격적으로 관전 준비를 마친 나는 흥미로운 눈길로 저편을 주시했다.
쐐애액!
윌터와 황금 고블린은 서로 맞부딪치자마자 주먹부터 교환했다.
먼저 윌터가 쏜살같이 놈의 면상에 레프트 훅을 갈겼다.
다른 고블린들은 한 방에 넉다운시킬 정도로 꽤 묵직한 공격이었지만…….
황금 고블린의 고개는 돌아가지 않았다.
도리어 꼿꼿이 버티고 선 채 윌터를 향해 입가를 비죽이기까지 했다.
마치 상대를 얕보고 일부러 맞아 준 것만 같은 모습!
윌터도 금세 이를 알아채곤 두 눈을 치떴다.
이내 황금 고블린의 라이트 훅이 허공을 가르며 쇄도해 왔다.
“!?”
한편 육포를 질겅질겅 씹으며 흥미진진한 눈길로 이를 지켜보던 나는…….
저도 모르게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윌터 역시 제 안면을 내주며 놈의 주먹을 그대로 맞아 준 것!
물론 황금 고블린과 달리 윌터의 고개는 살짝 옆으로 돌아가긴 했지만…….
아무래도 그건 체급 차이가 조금 났기에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윌터 역시 놈의 도발에 밀리지 않고 제 기백을 보여 줬다는 것만으로도 감탄이 절로 나오는 광경이었다.
‘크으… 그래, 이게 상남자들의 싸움이지!!’
물론 난 상남자가 아니라 저렇게 무식하게 싸울 생각 따윈 없었지만…….
그 땀내 나는 남자의 싸움을 관전하는 건 남자라면 환호할 수밖에 없는 아드레날린의 향연이었다.
그리고.
사이좋게 한 번씩 주먹 인사를 주고받은 것을 시작으로…….
근육질의 거구 둘이 서로의 안면에 미친 듯이 주먹을 날리기 시작했다.
퍽! 퍽! 퍽! 퍽, 퍽!!
한 손으론 상대의 멱살을 쥔 채 다른 한 손으로 끊임없이 상대의 면상에 펀치를 날리는 모습.
양쪽 다 피할 생각 따윈 전혀 없어 보였다.
그저 서로의 펀치력과 맷집이 누가 더 우위에 있는지 순수한 피지컬로 결판을 내려는 지독한 고집이 엿보였다.
“우오오오오!! 오라, 오라, 오라……!!”
윌터는 흠씬 얻어맞으면서도 기이한 고함을 내지르며 맹렬히 주먹을 맞교환했다.
황금 고블린 역시 제 근육에 대한 자존심이 있는지 조금도 밀릴 생각이 없어 보였다.
물론 누군들 맷집은 무한하지 않았기에 그 격렬한 소모전은 점차 상대에게 착실히 대미지를 누적시키고 있었다.
그리고.
그 상황에서 조용히 웃고 있는 건 나였다.
짤랑! 짤랑! 짤랑 짤그랑!!
두 눈을 시뻘겋게 뜬 채 윌터와의 자존심 싸움에 골몰하던 황금 고블린.
언제부턴가 그런 녀석의 보자기에서 금은보화가 하나둘씩 떨어져 내리기 시작했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