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cademy’s Weakest Became A Demon-Limited Hunter RAW novel - Chapter (38)
‘서바이벌 룰은 오랜만이네….’
담녹색 양갈래 머리카락이 초여름 바람에 나부꼈다.
마법학부 1학년 차석, 카야 아스트레앙. 그녀는 완드를 쥐고 경계 태세를 유지한 채로 구 메르헨 아카데미 부지를 돌아다니고 있었다.
‘펠 카드’는 마나 감지로 찾아내는 것. 그러나 아무리 돌아다녀도 자연의 마나만 느껴질 뿐, 특이한 마나는 느껴지지 않았다.
심지어 다른 학생들의 습격까지도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라, 무작정 마나 감지에만 신경쓸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반 배정 평가 때 마나 알갱이의 마나는 감지하기 쉬운 편이었다. 그래서 전투 태세를 취하는 와중에도 번잡할 건 없었는데.
이번 학기말 평가는 달랐다. 펠 카드의 마나는 마나 알갱이 따위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감지하기 어려웠다. 그렇다고 마나 감지에만 집중하고 있으면 경계 태세를 취하기 힘드니, 딜레마나 다름없었다.
‘아이작 님도 그러실까?’
…에이, 안 그러겠지. 아이작 님은 굉장한 사람이잖아.
카야는 정신을 가다듬고 마나 감지와 경계 태세에 동시에 집중했다.
이런 데서 헤매는 수준이라면 평생토록 아이작을 따라잡지 못할 것이다. 그녀는 언젠가 동경하는 그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만큼 강해지고 싶었다.
‘집중, 집중…!’
이따위 시험, 가볍게 통과해 주마.
그때, 하늘에서 ‘차락차락’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작은 알갱이들이 이리저리 부딪치는 소리였다.
카야는 고개를 들었다. 페르난도 교수가 말했던 점수판이 보였다. 염동 마법으로 새겨져 있는 마나 알갱이들은 서서히 형태를 바꿔가고 있었다.
그리고.
펠
[1위(적) 마테오 조르다나 펠 카드 +1]뜻밖의 인물이 왼쪽 점수판에 이름을 올렸다. 펠 카드 보유량 순위였다.
‘벌써 찾은 거야? 그것도 저 남자가?’
자존심 상하네.
그러고 보니 1위부터 5위까지의 학생들은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고 했던가.
카야는 왼팔을 들고 손목에 찬 팔찌를 이리저리 살폈다. 팔찌에는 ‘펠’, ‘처치’를 의미하는 단어들이 각각 새겨져 있었다.
‘펠’에 손가락을 갖다 대자, 팔찌 안에 들어 있던 마나 알갱이들이 스르르 흘러나와 팔찌 위로 지도를 조형했다. 누군가가 팔찌에 일정한 규칙을 지닌 마법을 저장해 둔 것이다.
감탄사가 절로 튀어나올 만큼 수준급의 마력 운용력이었다. 페르난도 교수도 뛰어난 염동 마법 실력자이나, 이 팔찌의 기능은 그 수준을 아득히 초월하고 있었다.
이만한 수준의 염동 마법을 구사할 수 있는 자라면, 이 섬 안에서 단 한 사람밖에 없었다.
‘헤겔 마탑주의 마법인가.’
헤겔 마탑의 마탑주, 아리아 릴리아스. 그녀일 것이다.
마나 알갱이들은 이곳, 구 메르헨 아카데미 부지를 단출하게 표현하고 있었다. 카야는 그 지도를 살폈다.
연노란빛 마나 알갱이들 중, 카야의 위치는 연두색 알갱이로 표시되고 있었고.
어느 위치에서 붉은 마나 알갱이가 천천히 움직이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마테오 조르다나인 듯했다.
그래서 ‘1위’ 표시 옆에 ‘적(赤)’이라 적혀 있던 거구나. 마테오를 빨간색 마나 알갱이로 표시하겠다는 의미에서.
‘마테오 조르다나는 여기 있고…. 그러고 보니 외곽이랑 카를리관 쪽은 못 가나 보네. 구 아카데미 부지 전체가 시험 장소는 아니었구나.’
구 메르헨 아카데미의 상징적인 건물이라면 단연 ‘카를리관’이다.
부지의 끝, 높은 언덕길 위에 떡 하니 자리 잡은 채 구 아카데미 부지를 굽어보고 있는 궁전 형태의 건물이다.
그 건물과 외곽까지 시험 장소로 삼으면 범위가 너무 커질 거라 예상한 걸까. 지도에 뜨지 않았다.
생각해 보니 시험 장소를 구분 짓고 있는 투명하고 거대한 결계는 구 아카데미 부지 전체를 감싸고 있지 않았다. 육안으로 봐도 외곽과 카를리관은 시험 장소에서 제외돼 있다는 사실을 알아챌 수 있는 정도였다.
뭐, 이런 건 단순한 참고사항에 불과할 터.
카야는 팔찌에 있는 ‘펠’ 부분을 한 번 더 터치했다. 그러자 마나 알갱이들이 팔찌 안으로 모래처럼 흘러들었다.
“그나저나 이거….”
설명 들었을 때 대충 느낌은 왔다만.
“초반에 펠 카드 얻으면 엄청 불리해지는 구조네.”
펠 카드는 찾기 힘든 물건임이 틀림없다. 마나 감지력에 자신 있는 카야 자신도 그렇게 느끼고 있는데, 다른 학생들은 오죽할까.
따라서 순위권에 들면 많은 학생의 표적이 되고 말 터.
그렇다면 이 시험의 구조는 명확해진다.
초반부는 최상위권 학생들을 위한 무대나 다름없을 터다. 물론 상대가 최상위권 학생이라 해도 습격하려는 학생들이 있겠지만, 그리 많진 않겠지. 승패도 불 보듯 뻔하고.
그리고 최상위권 학생들이 시험을 통과하면 그 밑 수준의 학생들이 쟁탈전을 펼칠 것이고.
시간이 흐를수록 이곳, 구 메르헨 아카데미 부지는 점점 약한 학생들의 전쟁터가 될 것이다.
즉.
초반부에 순위권에 들었으면 최상위권 학생들을 포함한 많은 학생의 표적이 될 수밖에 없었다.
결국 눈치 게임인 셈.
‘특히나 그럭저럭 평범하거나 약한 사람이, 초반부터 운 좋게 순위권에라도 드는 순간….’
무조건, 누구보다 빠르게 남들과는 다르게 털리고 말 것이다.
결론. 지금 마테오를 쓰러뜨리고 펠 카드를 빼앗는 건 신중하게 생각해 볼 일이었다. 그를 쓰러뜨리고 펠 카드를 가져가 봤자 순위권에 자기 이름 하나만 등재돼서 눈에 띌 테니.
아무리 강한 무력을 지닌 카야라고 해도, 실력자들이 쪽수로 밀어붙이면 이길 자신이 없었다. 신중하게 생각하고 행동할 필요가 있었다.
“생각해야 할 게 많아….”
마나 감지와 사주 경계만 해도 바쁜데, 눈치 싸움까지 해야 한다니.
머리가 터질 지경이었다.
한편. 구 메르헨 아카데미 부지에 있는 어느 폐상가.
학생들의 원소 마법이 한 남자를 향해 사정 없이 난사되고 있었다.
화르르륵─!
쾅쾅─!
휘우우우우우─!
“칫…!”
표적은 유일하게 펠 카드를 보유해 1위에 이름을 올린 연갈색 머리칼의 남자, 마테오 조르다나였다.
“하! 이 몸 앞에서 무의미한 발악이나 하다니!”
「바람 생성 (바람 속성, ★1)」
허영심 많은 금발 귀족, 트리스탄 험프레이가 폐건물 옥상에서 마테오를 내려다보며 소리쳤다. 그 근방은 트리스탄의 바람이 장악하고 있었다.
트리스탄이 사회적 지위를 이용해 불러 모은 학생들 또한 각자 자리를 잡고 일제히 마테오를 노리고 있었다. B 클래스부터 C 클래스로 구성된 총 4명의 학생들이었다.
5대 1. 쪽수로 불리한 상황임에도 마테오는 여유롭게 웃고 있었다.
“넌 나보다 약하잖냐, 트리스탄. 쪽수로 밀어붙이지 않으면 아무것도 못 하는 주제에.”
“도발은 안 먹힌다, 마테오 조르다나. 내 목적은 네놈 하나만이 아니다! 이 학기말 평가에서 최고의 성적을 거두는 것! 너나 E급 평민한테 내가 얼마나 대단한 존재인지 확실히 각인시켜 주는 것이다!”
“E급 평민? 아이작 말하는 거냐?”
“당연한 거 아니겠나? E급 평민 따위가 그 녀석 말고 누가 있더냐? 하! 지금쯤 살기 위해서 아등바등 발버둥이나 치고 있겠구나. 끄흐흐, 상상만 해도 유쾌하도다!”
마테오는 멋쩍은 표정으로 머리를 긁적였다. 생각해 보니 평소에 트리스탄은 양아치나 삼류 악당처럼 말하고 다니지만, 막상 비겁하게 남을 괴롭히는 짓은 하지 않는다. 아이작처럼 미워하고 있는 존재에게조차도.
누군가 심기를 건드리면 그는 ‘이 몸이 얼마나 위대한 존재인지 성적으로 증명해 주마, 끄하하학’하고 왠지 양아치치고는 어긋난, 성실한 이미지만 보여 왔을 뿐이지.
그래서일까. 트리스탄은 은근히 정이 가는 녀석이었다.
“그런가. 그럼, 나도 항복해 줄까?”
마테오의 굵직한 목소리에 장난기가 깃들었다. 살짝 양팔을 들며 대련 평가의 한순간을 재현하는 모습은 트리스탄 부하들의 웃음을 자극했다.
빠직. 트리스탄의 이마에 십자 핏줄이 돋아났다. ‘항복’이란 단어는 이제 그의 역린이나 다름없었다.
아직도 대련 평가 때를 떠올리기만 하면 치가 떨릴 지경인데…!
“오냐, 죽여주마! 마테오 조르다나악!!”
트리스탄이 목청껏 소리를 내지르며 마테오를 향해 팔을 뻗자, 그 앞에 연녹빛 마법진이 새겼다.
휘몰아치는 바람. 트리스탄은 마테오를 향해 강력한 회오리를 날리고.
동시에 마테오는 자기 몸 앞에 두꺼운 바위 장벽을 만들어냈다.
「돌개바람 (바람 속성, ★4)」
「암벽 (바위 속성, ★4)」
휘이이이이익──!
드드드드드득──!
[암벽]은 트리스탄의 [돌개바람]을 맞고도 굳건한 자태를 유지하고 있었다.“칫…!”
「풍검 (바람 속성, ★3)」
이어 트리스탄은 날카로운 바람의 칼날, [풍검]을 날렸으나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대련 평가 때 아이작의 [빙벽]을 가볍게 난도질했던 때와는 완전히 대비되는 광경이었다.
마테오의 방어는 단단했다. 트리스탄은 자신이 사용 가능한 가장 강력한 위력의 마법을 사용한다 한들, 마테오의 방어는 뚫을 수 없으리라 짐작했다.
‘원소 작용으로 뚫을 수밖에 없나…!’
트리스탄은 4명의 부하들을 번갈아 보았다. 그들을 이용한다면 여러 원소 조합으로 마법의 위력을 높여주는 [원소 시너지]를 발휘해, 마테오의 방어막을 뚫는 전술도 충분히 가능하리라.
그렇게 마테오와 트리스탄 일행이 신경전을 벌이고 있을 때.
차락차락차락───.
공중에 펼쳐져 있는 점수판에 새로운 이름이 새겨지기 시작했다.
마테오와 트리스탄 일행은 고개를 들어 그 이름을 확인했다.
처치
[1위(청) 루체 엘타니아 처치 +1]마테오가 있는 점수판이 아닌, 그 옆에 있는 ‘처치’ 점수판. 학생을 얼마나 처치했는지에 따라 순위가 매겨지는 곳에.
마법학부 1학년 수석의 이름이 새겨졌다.
‘수석? 지금 펠 카드를 가지고 있는 건 마테오 녀석뿐인데, 어째서 ‘킬(Kill)’을? 그냥 죽인 건가?’
트리스탄은 당황했다. 이 시험의 목적은 ‘펠 카드’를 모으는 것. 수석은 아무 이유 없이 다른 학생을 탈락시켰단 말인가.
문득 트리스탄의 머릿속에 의문 한 가지가 떠올랐다.
‘그러고 보니 ‘처치’ 순위는 왜 있는 거지?’
시험 구조를 생각해 본다면 저런 순위 따윈 필요 없는 거 아닌가?
그리 고민하고 있을 때, 눈앞에 놀라운 광경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1위(청) 루체 엘타니아 처치 +2] [1위(청) 루체 엘타니아 처치 +4] [1위(청) 루체 엘타니아 처치 +8]눈 깜짝할 새에 루체의 학생 처치 수가 눈덩이 불듯이 급격한 증가세를 보였다.
[1위(청) 루체 엘타니아 처치 +10] [1위(청) 루체 엘타니아 처치 +12] [1위(청) 루체 엘타니아 처치 +15]끊이질 않는다. 무슨 연유 때문인지는 몰라도 그녀는 지금 대학살극을 벌이고 있었다!
“수석, 이 괴물이…! 미쳐 날뛰고 있잖느냐?!”
트리스탄의 뺨을 타고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마테오와 트리스탄 일행은 똑같이 마른 침을 삼키면서 다급히 팔찌를 들고 ‘처치’ 칸을 눌렀다. 마나 알갱이로 이루어진 지도가 그들 눈앞에 펼쳐졌다.
‘청’. 루체 엘타니아의 위치를 의미하는 파란 알갱이가 그들의 눈에 비쳤다.
…학살마가 이쪽으로 오고 있었다.
“제길! 전부 도망쳐라! 루, 루체 엘타니아가 이쪽으로 오고 있다!”
“칫!”
트리스탄은 눈을 부릅뜬 채 부하들을 향해 큰 소리로 지시를 내렸다.
마테오는 혀를 차고는 얼른 달아나기 시작했다.
지금은 자기들끼리 싸우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일단은 살고 봐야 했다.
루체 엘타니아. 그녀의 압도적인 무력 앞에서는 마법학부 1학년 중 그 누구도 승산이 없었다. 심지어 그런 그녀가 학생들을 무참히 학살해나가고 있는 상황.
만나면 무조건 탈락할 수밖에 없으리라.
「간헐천 (물 속성, ★4)」
────푸우우우우우우!!
루체가 있는 위치에서, 증기를 뿜어 대는 뜨거운 물줄기가 하늘을 뚫을 기세로 거칠게 솟구쳤다. 숙련도가 몹시 뛰어난 [간헐천]이었다.
[간헐천]에 당해 날아가고 있는 학생의 비명 소리가 무력하게 울려 퍼졌다.트리스탄은 겁에 질려 황급히 도망치기 시작했다. 아무리 허영심이 많은 그라고 해도, 절대로 이길 수 없는 괴물 앞에선 무조건 도망치는 게 상책인 법이었다.
그제야 그는 ‘처치’ 순위가 있는 이유를 깨달았다.
명문 메르헨 아카데미에는 언제나 규격 외의 괴물이 입학하기 마련이다. 별의 마녀라고 불리는 도로시 하트노바나 학생회장 앨리스 캐럴처럼.
아무리 메르헨 아카데미의 교육방침이 약육강식이라고 해도, 시험 밸런스가 무참히 무너지는 걸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을 수는 없는 노릇.
따라서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처치 순위가 생겨난 가장 큰 이유는.
[1위(청) 루체 엘타니아 처치 +18]포식자가 나타나면 조금이라도 빨리 도망치라는 것이었다.
……
[3위(녹) 카야 아스트레앙 펠 카드 +1]“드디어 찾았다!”
데우로스관 지하 창고엔 오래된 잡동사니들이 복잡하게 들어차 있었다.
카야는 먼지를 헤치며 나아가다가 미약하면서도 특이한 마나를 느낄 수 있었고.
그 마나가 느껴진 상자를 뒤진 끝에 비로소 ‘펠 카드’ 1장을 찾아낼 수 있었다.
카야는 그 카드를 바라보며 가슴이 떨릴 만큼 희열을 느꼈다.
‘카야, 벌써 펠 카드를 찾아낸 거냐? 실력이 나날이 성장해가고 있군.’
아이작이 냉소적인 표정으로 칭찬해 주는 상상이 들자, 카야의 표정은 사르르 녹아내렸다.
“흐흐흐흐.”
들뜬 얼굴로 펠 카드를 품 안에 있는 작은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학사 측에서 미리 나눠 주었던 카드 케이스였다.
‘이제 감 잡았습니다, 아이작 님!’
시험 시작 후 40분째.
생각보다 펠 카드 찾기 난이도는 어려운 편이었으나, 어떻게든 찾을 만했다. 게다가 다른 학생들도 점점 수색 범위를 좁혀가다 보면 끝내 펠 카드를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시험은 갈수록 쟁탈전, 배틀 로얄의 양상을 띠게 되겠지.
‘수석이 가장 큰 문제네.’
루체 엘타니아. 그녀는 펠 카드 상관없이 학생들을 무차별적으로 사냥하고 있었다. 이 건물에 들어오기 전에 봤던 점수판에만 벌써 34명을 처치했다고 나와있었을 정도.
그녀는 일부러 학생들을 찾아내 해치우고 다니는 듯 보였다. 펠 카드가 아니라 학생들의 마나를 감지하고 다니는 것이다. 안 그러면 처치 수가 그토록 과한 증가세를 보일 리 없었다.
경쟁자들을 전부 제거해서 여유롭게 펠 카드를 찾아다닐 심산인 걸까. 아니면… 그냥 죽이고 싶어서 죽이는 걸까.
어느 쪽이든 절로 소름이 돋을 수밖에 없는 심리였다.
‘한번 전력으로 맞붙어보고 싶긴 하지만….’
카야는 항상 루체를 보며 그리 생각해 왔다. 차석이란 그런 법이다. 팔만 뻗으면 닿을 것 같은 거리에 수석이 있는데, 도저히 거리가 좁혀지지 않는 기분이 차석을 답답하게 만든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었다. 현재 목적은 펠 카드 5장을 제한 시간 안에 모으고 학기말 평가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는 것. 그것이 바로 수석을 이기는 길이리라.
카야는 데우로스관을 나섰다. 마침 하늘에 떠 있는 점수판의 형태가 바뀌어 가고 있었다.
펠
[1위(적) 마테오 조르다나 펠 카드 +1] [2위(자) 시엘 카르네다스 펠 카드 +1] [3위(녹) 카야 아스트레앙 펠 카드 +1] [4위(황) 트리스탄 험프레이 펠 카드 +1]처치
[1위(청) 루체 엘타니아 처치 +44] [2위(황) 트리스탄 험프레이 처치 +1]루체 엘타니아는 여전히 미쳐 날뛰고 있었다.
마법학부 1학년 삼석이자 카야의 A 클래스 동기, 시엘 카르네다스는 카야가 건물 안에서 펠 카드를 찾고 있던 동안 순위권에 이름을 올린 듯 보였다.
트리스탄 험프레이는 바로 조금 전 펠 카드를 얻은 학생을 처치하고 카드를 쟁탈한 듯 보였다.
슬슬 펠 카드를 얻고 있는 학생들이 늘어가고 있었다. 당연하다는 듯이 순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건 상위권 학생들이었다.
‘아이작 님은 뭐 하고 계실까?’
그러나 카야의 관심은 순위권 학생들보단 아이작 쪽에 더욱 쏠려 있었다.
그가 어떤 행보를 보일지는 모르겠지만.
약하다는 인식이 만연한 그가 펠 카드를 1장으로 얻고 순위권에 오르기라도 한다면.
학기말 평가가 얼마나 난장판이 될지는 아무도 예상할 수 없을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