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cademy’s Weapon Replicator RAW novel - Chapter (595)
아카데미의 무기복제자-595화(595/606)
아카데미의 무기복제자 595화
156장 모독(2)
“윽, 제길!”
먼저 이변을 알아차린 것은 리드위.
그의 마법 시전 속도가 한참 늦고, 위력도 부족하다.
그동안 얼마나 신력의 도움을 많이 받았는지 선명하게 깨닫는다.
다른 조디악들도 마찬가지.
신과 몇 번 겨루다 보면 알게 된다.
자신의 약함.
신에게 의지했던 지난날의 과거를.
“어이.”
그때 강력한 마법을 날려 순간적인 탈력에 빠진 리드위
그 뒤를 점한 열두 신 중 하나.
아폴론.
“늙은 것은 빠져.”
그의 검이 리드위를 향해 뻗었다.
“헉!”
콰앙!
허나 그 앞. 허공에서 일어나는 폭발이 아폴론의 돌격을 막았다.
“칫!”
귀찮은 듯이 연기를 거두며 시선을 돌리는 아폴론. 오스프리트였다.
“리드위! 괜찮나!”
“아, 아아. 덕분에 살았네.”
리드위는 한숨 놓았다.
오스프리트가 아니었으면 정말로 위험했다.
애초에 리드위는 마법사라 해도 오스프리트와는 그 성향이 매우 다르다. 어디까지나 순수 마법사이고, 전위를 필요로 하는 마법사다.
하지만 그건 일단 그거고.
‘늙은 것?’
빡친 건 빡친 거다.
“이 도금한 석상 같은 것이 감히!”
불길로 타오르는 리드위의 눈빛.
그는 양손을 펼쳐 영창을 개시한다.
“하! 누가 그걸 지켜봐 준대냐!”
그 모습을 보고 달려든 아폴론.
까아앙!
그가 내리치는 일격을 받아쳐 내는 남자가 있다.
남자는 리드위를 보며 외쳤다.
“리드위! 정신 나갔냐! 그 앞에서 영창을 하고 앉았어!”
“아, 네놈 면상을 슬쩍 봤으니께.”
“……아들을 사지로 끌어들였구만.”
헥토르.
리드위의 아들이 아폴론의 앞을 막아섰다.
“……네놈은.”
한데 리드위를 보며 여유만만하던 아폴론이, 도리어 헥토르를 마주하고는 눈이 가라앉았다.
“헥토르.”
“뭐야. 신이 나를 알고 있다니, 좀 영광인 걸.”
헥토르는 빈정댔지만, 당연히 속은 긴장으로 꽉 찼다.
그 본인은 조디악도 아니다. 조디악조차 힘겨워하는 상대를 눈앞에 두고 있으니.
쉭!
“우욱!”
갑작스럽게 날아드는 아폴론의 칼날. 헥토르는 간신히 반응했다.
찌르는 칼날은 헥토르의 뺨을 스치고, 고개를 돌린 헥토르는 앞발을 축으로 회전한다.
쉭,
까아아앙!
회전하며 내지르는 칼날. 아폴론은 가볍게 막아냈다.
‘제길, 온몸을 다 써가며 내지른 일격을 서서 막다니!’
이를 악무는 헥토르.
그런데 그 와중에.
“어이, 헥토르. 내가 아는 으떤 여자애는 마나와 오러를 동시에 운용한다던디, 니는 마검사라면서 그런 거 못 허냐?”
“당신이 해보든가!”
뒤에서 도와야 할 리드위가 오히려 열 뻗치게 하고 있었다.
“쯧쯧, 그니께 니가 안 되는 거여. 테이번의 가주라는 놈이 말이여, 마법을 하든가 검을 쓰든가 하나만 하지. 어중간하게 하니까 엉성하잖아.”
“시끄러! 애초에 당신 때문…….”
헥토르는 말을 하다 말고 입을 다물었다.
그에 리드위가 고개를 기울였다.
“뭐시여? 왜 말을 하다 말어?”
“지금 바빠! 신이랑 싸우는 거 안 보여?!”
깡! 까강!
헥토르와 아폴론의 검이 맞부딪히고, 헥토르는 그때마다 휘청였다.
허나 그 틈을 아폴론이 노릴 때마다,
‘귀찮군!’
아폴론의 빈틈을 메꾸듯이, 마법 화살들이 아폴론을 방해한다.
그다지 특별한 마법은 아니고, 기초 중의 기초인 공격 마법. 아폴론 정도 되면 그냥 맞아봤자 거의 데미지가 없고, 그저 0.1초 정도 멈추는 것에 그친다.
그리고 그 0.1초로 헥토르는 목숨을 지키는 것이다.
“재미있군!”
아폴론은 감탄했다.
헥토르는 마검사로서 완성되어 있다. 상당히 묘한 방식이긴 해도. 신을 상대로 시간을 번다는 시점에서 마법과 검술 양면의 목적을 달성한 것이다.
“어이 리드위! 대체 영창은 언제 하는 거야!”
“잠시만 기둘러. 마법이 어디 쉬운 줄 아나. 하여튼 안 해본 것들이 꼭…….”
“안 해보긴 개뿔이! 너 내가 지금 어떻게 싸우는지 안 보여?”
“그나저나 아까 얘기나 계속혀. 나 때문이라고 했잖여.”
“신경 꺼! 영창이나 집중하라고!”
헥토르는 진심으로 리드위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대체 왜 자꾸 말을 걸지? 지금은 정말 일초마다 위험한 순간이다. 저렇게 말을 걸면서 정말로 영창이 되고 있는 건가? 마법사로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짓이다.
“헥토르. 날 속일 생각 말어.”
뒤에서 목소리가 또 날아든다.
“네 재능이 날 넘어서는 걸 알고 있었지?”
“……뭐.”
잠깐 멎은 헥토르.
쉬익!
“우왓!”
긴급하게 허리를 숙여 칼날을 피했다. 방금은 진짜 위험했다.
목에 혈관이 돋아 헥토르는 외쳤다.
“리드위! 진짜 아들이 죽는 꼴 보고 싶어?!”
“네가 마법사로서 나보다 대성할 걸 알고 있었잖여.”
“아 좀!”
그 순간 푸르게 피어나는 헥토르의 눈동자.
“!”
그 모습에 아폴론은 눈을 크게 떴다. 뭐지, 저 마나는?
“그래서 괜히 나보고 말한 거잖여. 마법이 싫다고. 니가 나를 넘어설까봐.”
“뭔 개소리를 하냐고! 난 원래 가진 마나가 적다고! 그래서 마법 같은 거 안 배우는 거야.”
“그려. 그 말도 했었지. 그때 네가 어떤 표정이었는 줄 아느냐?”
쉭!
꽈아앙!
아폴론의 칼날. 이번에는 리드위가 막아낸다.
‘……?’
리드위의 공격. 아마도 바람화살의 종류인 집풍시다. 리드위 정도 되면 아폴론의 공격을 막는 게 어렵진 않겠지.
그런데, 리드위는 영창 중인 게 아니었나?
“니 기뻐 보였다. 자기 마나통이 적다는 걸 알고 나서 말이여.”
“……!”
“이유가 필요했지?”
리드위는 한 손을 들었다. 그 손에 흘러넘치는 마나.
한데 그 마나의 기색은 아폴론이 봐도, 마법의 정체를 알 수가 없었다. 대체 무슨 마법을 사용하려는 건지.
그게 어느 정도의 위력인가, 어느 정도의 속도인가. 알지 못하는 아폴론이 굳었다.
“마법사로 유명한 아버지를 넘어서길 싫었으니께.”
“……헛소리야. 리드위, 너 진짜 이상해졌구나.”
“그려. 이상해졌지.”
리드위가 들어올린 손. 그곳에 담긴 마나는.
파아앗!
서서히, 부드럽고 따스하게.
“!”
아폴론이 아닌 헥토르에게 닿았다.
“신에게 빙의되고 나서 알았다.”
“……리드위?”
“헥토르. 자기 영혼이란 건 말이다. 자기 자신에게 솔직해져야 보이더라.”
그때.
파지직, 파지지직!
헥토르의 왼손이 빛을 발했다.
아니, 그것은 번개였다.
‘이거, 연쇄 번개……?’
허나 헥토르는 연쇄 번개를 영창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의 왼손에는 그와 상관 없는 마법이 부여되어 있다.
‘설마 리드위, ‘마법’ 자체를 남에게 줄 수 있게 된 거야?’
헥토르는 자기 손을 보았다.
직감적으로 알 수 있다.
이건 헥토르 본인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마법이다.
그의 마나 소모 없이.
그가 영창할 필요도 없이.
“내 영혼이란 건 그런 거였다, 헥토르. 내 에클렉시스란 게 참 시시한 거였어.”
리드위가 가진 영혼. 그 힘.
타인에게 자신의 마법을 부여하는 것.
“그니께 말여. 날 생각해서 마법을 안 쓴다든가 해도, 하나도 안 고맙고 안 기쁘다. 멍청한 아들 놈아.”
“……리드위.”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타인이 아니다.
그보다도 하위 호환.
참 효율이 좋지 않은 에클렉시스다.
리드위는 웃으며 말했다.
“아들 한정 서비스다. 마음껏 써라.”
* * *
아스가르드의 끝자락.
그곳에선 명백히, 세계의 영역이 축소될 만한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흥!”
토르가 휘두르는 검. 지나가는 자리마다 전부 스파크로 공기를 태우며, 일대 전체를 부수어놓는다. 그야말로 공기를 찢어내는 궤적.
그리고 그 앞을 가로막는,
콰아앙!!
프론디어의 그람.
“크으……!”
“윽……!”
서로의 검이 격돌한 순간, 둘 사이에는 빈 공간이 태어났다. 서로의 오러에 반발해 둘의 발이 주욱 지면을 훑고, 칼날이 닿지 않는 거리에서조차 벌어지는 힘겨루기.
토르는 모든 동작이 번개가 깃들었다. 눈을 깜박이는 것마저도.
지지직…….
토르의 발이 한 걸음. 그만큼 밀려나는 프론디어. 흑천이 함께 토르의 오러를 밀어낸다. 그럼에도 힘의 균형이 바뀌질 않는다.
가공한 속도와 힘. 이 정도까지 되어도 순수한 능력에서 뒤떨어지는 프론디어.
프론디어는 이만한 위용을 이전에 본 적이 있다.
헤라클레스다.
“약하구나!”
터엉!
검을 올려치는 토르. 오러의 반동에 프론디어는 그람을 놓치고, 그 양팔이 열린다.
파지지직!
토르의 검이 지면을 내리치고, 프론디어에게 달려드는 섬찟한 번개.
프론디어는 달려오는 번개를 보았다.
과거 프론디어는 헤라클레스를 상대로 그 어떤 것도 통하지 않을 거라 여겼다.
허나 지금.
아홉 세계의 마나
검은 번개의 창
프론디어의 앞에 피어나는 한 자루의 창. 달려오는 번개 줄기들을 죄다 잡아먹고,
번쩍!
뻗는다.
“우욱……!”
토르는 서둘러 피했다.
콰아앙!
토르의 뒤쪽 풍경이 변한다.
그 위력, 토르의 힘에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아마 번개의 속도에 제대로 반응할 수 있는 건, 신 중에서도 토르 정도나 되는 극소수일 것이다.
그렇기에 피할 수 있으나.
‘저놈, 정말로 뭐지?’
토르의 얼굴은 심각해졌다.
그조차 번개의 속도는 반응하기 어렵다.
그런데 방금 프론디어, 번개를 보고나서 스킬을 사용했다.
이건 반응 속도가 아니다.
저 스킬이 애초에 준비되어 있었다.
토르가 어떤 공격을 할지 알고 있었다는 듯이.
‘인간을 상대하는 것도, 악마를 상대하는 것 같지도 않아.’
그렇다면, 놈은.
“!”
허나 생각이 이어갈 틈도 없이.
직조, 흑천
황궁 무기고
전체 개방
다음. 허공 위로 나열되는 프론디어의 무기.
그 모두 범상치 않은 것들이나, 토르의 앞에서는 위축되는 것이 사실이다.
허나 그 전부가.
아홉 세계의 마나 부여
긴눙가가프의 무기고
‘검정’에 물든다면, 얘기는 완전히 다르다.
쉬쉬식!
토르를 향해 쏘아지는 검은 칼날.
“흡!”
깡! 까앙!
토르는 날아드는 무기들을 검으로 쳐낸다. 그의 속도가 쏘아지는 속도를 넘어선다.
“고작 이 정도로 나를!”
토르의 외침에, 마치 대답이라도 하듯.
검은 불꽃의 대검
“!”
프론디어 본인이, 무기와 함께 토르를 향해 도달했다.
“이 자식……!”
꽈아아아앙!
두 개의 검은 부딪히고,
휘둘러 쳐내는 토르와 달리, 프론디어는 무기를 휘두른 순간 손을 놓는다.
프론디어는 무기를 가지고 있을 필요가 없다.
그 주위에 이미.
닐 자크의 소검.
앗지에의 창.
그람, 엑스칼리버, 엔케스팔로스, 트라이던트.
꽝! 꽈앙! 까아아앙!!
허공 위에 프론디어에게 순종하는 무기의 나열들이 있다.
프론디어는 그 모든 것을 순간에 취해 휘두르고, 내던지고, 버리고 다시 쥔다.
그건 이미 무기를 이용한 폭격.
토르를 향해 벼락처럼 떨어지는 십자포화다.
‘이 자식, 대체 뭐야! 왜 이런 무기들을 전부 가지고 있는 거냐!’
토르는 막아내면서 뒤로 물러섰다.
지금 프론디어는 온갖 신의 무기와 영웅의 무기를 죄다 휘두르고 있다.
저 한 명이 저토록 많은 무기를 직접 보고 복제할 수 있는가?
대체 이놈의 안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지?
“으아아아아아아─!!”
토르의 외침. 분노와 함께 뿜어내는 오러.
“욱!”
프론디어는 그에 밀려났다. 허공을 날던 무기들이 소리를 내며 떨어진다.
“죽어라, 프론디어!”
그리고 토르의 다음 발, 프론디어의 눈앞에 도달한다.
축지.
“!”
까아앙!
“으윽……!”
서둘러 막아낸 토르의 횡베기. 프론디어의 몸이 휘청인다.
쉬쉬쉭!
흑천 전부가 토르에게 쏟아지고, 몇은 토르의 몸을 찌르고, 몇은 그 팔과 다리를 묶는다.
허나 토르의 속도를 아주 약간 늦출 뿐.
프론디어의 검이 사선으로 그어지고, 그 사이를 발을 틀어 파고드는 토르. 그의 주먹을 프론디어는 막아내지만,
퍼억!
앞으로 내지르는 발차기에 복부를 얻어맞고, 저 멀리까지 날아간다.
‘……아니, 이 건방진 자식.’
그리고 토르는 자신이 발차기를 한 뒤에 깨달았다.
프론디어가 일부러 맞았다는 걸.
둘의 양상은 이런 식이었다.
거리가 가까울수록 토르에게 유리하고, 멀수록 프론디어에게 유리한 상황.
날아가는 프론디어는 오른손을 뻗어,
“……!”
직조한 묠니르를 쥐었다.
토르의 눈이 시퍼런 분노로 번들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