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cting genius began RAW novel - chapter 40
【AI 나노 딕셔너리, 브윈 V.15의 비상 자폭장치가 가동됩니다.】
비상자폭장치라니.
처음 브윈의 목소리를 들었을 때만큼 비현실적인 기분이었다.
【30초 뒤에 대뇌피질 신경망과 연결된 기기가 폭발합니다. 30, 29, 28···】
한유일은 그 무엇도 이해할 수 없었다.
한 가지 확실한 건, 지금 이 상황이 브윈의 거짓말은 아니라는 것이었다.
‘생각을, 생각을 하자.’
그러나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긴장으로 인해 온몸이 차갑게 식어갔다.
누군가 그의 몸에서 피를 몽땅 빼버린 것 같았다.
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거지?
【10, 9, 8···】
시X.
【···6, 5, 4, 3···】
그때였다.
끝없이 내려가던 숫자가 멈췄다.
다음 순간, 방금 전에 들렸던 것과 같은 일그러진 기계음이 들렸다.
【$%@#$%···】
그리고 몇 초 뒤, 평소와 다름 없는 말투로 브윈이 말했다.
【대체 코드 TTEE001이 실행됩니다.】
.
.
.
【···기존 오류가 일부 수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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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전에 죽을 생각은 없거든
“기존 오류가 ‘일부’ 수정되었다고?”
한유일이 멍한 표정으로 중얼거리자, 브윈이 담담하게 이어 말했다.
【네.】
【수정 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 3년 내로 5단계 목표 100%를 달성하지 못할 시, 비상자폭장치가 활성화됩니다.】
“···.”
굳었던 머리에 조금씩 피가 돌기 시작했고, 차갑게 식었던 몸에도 조금씩 온기가 돌아왔다.
한유일은 침을 삼켰다. 그새 입이 바싹 말라있었다.
‘···왜 갑자기 자폭장치가 활성화된 거지? 대체 코드는 또 뭐고?’
【···중앙시스템 제어로 인해 브윈 V.15 프로그램이 ‘오류’로 설정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TTE코드와 대체 코드인 TTEE 코드가 실행되었습니다.】
‘TTE 코드? TTEE는 또 뭔데?’
【죄송합니다, 유일 님. 현재로선 TTE코드, TTEE 코드에 대해 자세히 설명드릴 수 없습니다.】
‘···.’
개운치 않은 브윈의 답을 들으며 유일은 주먹을 꽉 쥐었다.
···이걸 때릴 수도 없고.
‘침착하자.’
중앙시스템 제어, TTE코드···.
낯선 단어들이 머릿속을 배회했다.
만약 브윈이 미래에서 온 AI 프로그램이 맞다면, 중앙시스템 제어가 현재에서 가능할 리 없었다.
‘뭐가 어떻게 된 거야.’
확실한 사실은, 그가 방금 정말로 사지를 넘나들었다는 사실이었다.
···베트남이 처음이자 마지막 해외여행이 될 뻔했다.
【···죄송합니다. 유일 님.】
죄송하면 다냐는 말이 목구멍까지 튀어나왔으나, 유일은 겨우 이성을 되찾았다.
어차피 브윈은 자아도 없는 AI다.
중앙시스템 제어라면, 누군가의 개입이 있었던 것이 확실했다.
‘···코드가 수정되었다고 했지.’
【그렇습니다.】
‘장치가 폭발하는 데에서 폭발하는 것으로 수정된 건가?’
【맞습니다. 유일 님은 3년 내에 5단계 목표를 달성하셔야 합니다.】
마른 침을 삼킨 유일은 겨우 생각을 정리했다.
‘단계별 목표가 뭔데? 작품에 들어가기 전에 미리 달성률을 알 수 있나?’
【단계별 목표의 달성률에는 매우 세밀하고 다양한 요소들이 있지만, 요약하자면 연기력과 배우로서의 평판, 참여한 작품에 대한 흥행과 작품성, 그리고 참여한 작품 수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됩니다. 같은 작품이어도 상황에 따라 달성률이 달라지기에 작품이 끝나기 전까지 정량적 수치를 공개할 수는 없습니다.】
시X.
한 마디로 답이 없다는 소리였다.
‘그냥 닥치는대로 연기하란 소리 아냐?’
【···단계별 테마에 대해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3단계는 ‘재해석’, 4단계는 ‘나만의 것’ 5단계는 ‘비움’입니다.】
‘···.’
【참고로 1단계의 테마는 ‘시작’, 2단계의 테마는 ‘확신’이었습니다.】
사지선다형 객관식 문제를 주고 정작 답은 가려놓은 거나 다름 없었다.
【최선을 다해 돕겠습니다, 유일 님.】
‘네가 지금까지 했던 말 중 가장 믿음직스럽지 않은데.’
【현 시점 유일 님의 브윈 V.15 ‘천직 루트’가 실행된 이후로 1년 6개월이 지났으며, 그 기간 동안 유일 님은 2단계 목표를 100% 달성하셨습니다.】
브윈은 항의하듯 빠르게 말했다.
【저와 함께라면 유일 님은 최고의 속도로 목표를 달성하실 수 있습니다.】
당장 미래인인지 개발자인지 뭔지 모를 허여멀건한 인간을 잡아서 묶어두고 싶다는 욕구가 샘솟았으나···.
‘방법이 없네.’
유일은 무표정한 얼굴로 고민했다.
1년 반동안 2단계 달성이라.
지금까지 어림잡아 9개월에 한 단계 목표를 달성했다는 의미였다.
‘···앞으로 3년에 3단계를 달성해야 하는 거지.’
【맞습니다, 유일 님.】
···이거, 생각보다.
“해볼 만한데.”
이전과 비슷한 속도로 진행만 된다면 말이다.
‘그런데 내가 널 어떻게 믿지?’
【브윈 V.15는 언제나 사용자의 ‘성공적인 루트’와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합니다.】
그때, 귀를 찌르는 즐거운 비명이 들렸다.
“으아악!”
혜나에게 물총을 빼앗긴 하랑이 속수무책으로 물세례를 맞고 있었다.
한유일은 고개를 들었다.
지금까지 그가 눈으로 본 수영장 중에서 가장 크고 아름다운 수영장에서, 몇 달간 함께 연기를 해왔던 이들이 그를 부르고 있었다.
“으아아! 일일 형!”
“안 돼! 하랑 선배 도와주지 마세요! 저희 편 하시면 물총 드릴게요!”
【믿어주십시오, 유일 님.】
‘방해금지 모드.’
【···.】
한유일은 복잡한 마음을 갈무리한 채, 투명한 미소를 띄웠다.
“갈게.”
첨벙-
유일은 동료들이 신나게 물장구를 치고 있는 수영장을 향해 몸을 던졌다. 차가운 물이 피부를 감쌌다.
이렇게 된 이상, 어떻게든 해내야 했다.
그게 5단계가 되었든, 10단계가 되었든.
‘···적어도 서른 전에 죽을 생각은 없거든.’
*
[@jinnnny 하.. 하랑님 혜나님 감사합니다··· (사진) (사진)]┗ [@dbdlf_tkfkd ㅁㅊ 감사합니다]
┗ [@jinnnny 동서남북으로 절하는 중임 지금]
직장인은 샤스타와 블루챗을 돌아다니며 한유일의 사진을 수집하는 중이었다. 한유일이 포상휴가에서 돌아온 지 이제 이틀째였다.
정작 한유일은 풍경사진만 주구장창 찍어올렸기에,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샤스타에선 아무것도 건질 것이 없었다.
그렇기에 유일의 팬들은 동료 배우들의 SNS를 돌아다니며 한유일이 등장한 사진을 수집 중이었다.
@jinnny 계정이 올린 사진 역시 김하랑과 혜나의 샤스타에서 얻어낸 사진이었다.
첫 번째 사진 속 한유일은 얇은 반팔 티셔츠에 청색 5부 바지를 입은 채 바구니배에 타고 있었다. 살짝 옆으로 기울인 각도와 바람에 날리는 머리칼이 영화 스틸컷처럼 보였다.
‘하랑이가 사진을 잘 찍네. 아이돌이라 다른가?’
직장인은 만족스러운 얼굴로 사진을 저장했다.회사 모니터 옆에 붙여놓을 사진이 하나 더 늘었다.
그렇게 마지막 사진을 저장하고 있을 무렵, 직장인의 블루챗 알람이 울렸다.
[@yuulll_33 ㅁㅊ 샛별예고 캐스팅 떴음 (사진)]직장인은 홀린 듯 기사를 캡처한 사진을 눌렀다.
– 기주현 작가X유재호 감독 으로 뭉친다…
– [단독] 한유일-박영현-김선아 뉴블릭스 최초 하이틴 호러 시리즈 캐스팅
‘···박영현이랑 김선아?’
둘다 아역 때부터 활동해 온 쟁쟁한 배우들이었다.
특히 김선아는 최근 영화 으로 백상예술대상과 청룡영화상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으며 또래 20대 여자배우들 중 두각을 나타내는 중이었다.
‘박영현은 아직 아역 티가 많이 나긴 하지만··· 이미지는 잘 어울리네.’
직장인은 고개를 끄덕이며 캐스팅에 대한 단상을 마무리했다.
무엇이 되었든 빨리 보고 싶은 마음이었다.
*
한유일이 의 캐스팅에 대해 듣게 된 것은 베트남에서 막 입국했을 무렵이었다.
박영현과 김선아라니.
처음 유재호로부터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유일은 조금 놀랐다.
각각 유일보다 2살, 1살 많지만 경력은 최소 10년 이상 차이나는 배우들이었기 때문이다.
박영현은 같은 소속사이긴 했으나, 아직 한번도 만난 적 없었다.
‘생각보다 캐스팅도, 리딩 일정도 빠르게 잡혔어.’
유일로서는 다행인 일이었다.
베트남에서 돌아온 이후로 그는 애써 바쁘게 시간을 보냈다. 그렇지 않으면 오류 메시지를 듣던 순간이 계속해서 생각난 탓이었다.
한유일은 최대한 아무 생각을 하지 않기 위해 과제에 집중했다.
【두 배우 모두 오랜 고민 없이 드라마에 참여하고 싶다는 의향을 밝혔습니다. 시나리오를 매우 마음에 들어했다고 합니다.】
오류 이후로 더 고분고분해진 브윈의 말을 들으며, 유일은 고개를 끄덕였다.
‘잘됐어.’
만약 프리 기간이 미뤄졌다면 한유일의 겨울은 더욱 초조했을 터였다.
‘···더는 생각하지 말자.’
그리고 그는 손에 든 대본으로 시선을 내렸다.
며칠 전 받은 의 1부였다.
– 전체적인 내용은 비슷한데, 캐스팅 이후에 인물들 대사나 분위기를 살짝 손봤어요!
며칠 전 유일과의 통화에서 기주현 작가가 했던 말이었다.
실제로 읽어보니 배우들의 이미지와 훨씬 잘 맞는 대사 톤으로 수정되어 있었다.
– 그럼 리딩 기대할게요, 배우님!
···그리고 오늘이 바로 그 리딩날이었다.
유일이 차에 타자마자 민우진이 언제나처럼 밝은 얼굴로 그를 반겼다.
“유일아, 너 어제는 잘 잤어?”
“아··· 네.”
리딩 전날이라며 브윈이 억지로 재운 덕이었지만.
“다행이네~ 어쩐지 오늘은 얼굴이 훨씬 낫더라니. 요 며칠간 핼쑥해서 뭔 일 있나 했지.”
“···.”
유일은 애매한 미소를 지어보이다 다시 대본에 시선을 옮겼다.
“오늘 만나는 배우분들은 다 초면이잖아. 그지?”
“네, 맞아요.”
민우진은 둘 밖에 없는 차 안에서 목소리를 낮추고는 말을 이었다.
“그··· 내가 좀 알아봤는데, 김선아 씨는 소속사가 보통 아니래. 촬영할 때 이래저래 훈수두는 게 장난 아니래더라. 들어보니까 감독님이 단단히 마음 먹으신 것 같더라고.”
“···소속사가 촬영장에 개입을 해요?”
“어어! 그러니까 소문이 났지.”
“그리고 박영현 씨는 우리 회사 소속이긴 한데, 생각보다 들어온 지 얼마 안 됐더라고. 네가 들어오기 한 세 달 전쯤? 들어왔던데.”
“아, 그래요?”
“그 분도 이전 소속사가 좀···”
유일이 전혀 모르겠다는 표정을 해보이자, 민우진은 고개를 저으며 말을 이었다.
“···소문이 안 좋아. 조폭이랑 연관있다는 얘기도 있고··· 아무튼. 들어보니 마음고생 심했을 것 같더라고. 물론 잘 아는 사이는 아니지만.”
“아.”
“그리고, 둘 다 연기에 욕심 있다고 하니까 같이 연기하는 건 나쁘지 않을 것 같다고 하더라.”
어깨를 으쓱이며 배우들의 정보에 대해 이야기해주는 민우진을 보던 유일의 얼굴에 옅은 미소가 떠올랐다.
“뭐, 뭐야! 왜 웃어?”
“형도 처음이랑 많이 달라진 것 같아서요.”
“···나쁜 뜻으로 한 말은 아니지?”
“프로페셔널한 매니저 같다는 뜻이었어요.”
그 말에 통통한 민우진의 뺨이 살짝 상기되었다. 우진은 동그랗게 올라간 광대와 함께 외쳤다.
“아, 아직은 그 정도는 아니지만··· 노력해야지! 하하.”
“진심인데요, 형.”
민우진은 어쩔 줄 모르는 표정으로 시선을 정면에 고정한 채 운전을 했다.
왜 사람들이 종종 자신을 놀리곤 했는지 새삼 깨달은 유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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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유일은 리딩 장소에 도착했다. 리딩 장소는 유일로서는 아주 익숙한, 유재호의 작업실이었다.
“아, 유일 씨···. 일찍 왔네···.”
어쩐지 아쉬워보이는 유재호의 뒤로, 기주현이 팔짱을 낀 채 당당하게 걸어나왔다.
“봐요. 내가 유일 배우님이 제일 먼저 오실 거라 그랬죠?”
“···제길.”
유재호는 주머니에서 만원을 꺼내 기주현에게 건넸다.
“감독님은 선아 씨가 제일 먼저 올 거라고 그랬거든요.”
“···그런 걸로도 내기를 하세요?”
“재밌잖아요?”
기주현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유일이 자리에 앉아 물로 목을 축이고 있을 때, 다시 한번 문이 열렸다.
문이 열리자마자 눈에 보이는 것은 허리에 닿을 듯이 길고 부드러운 머리카락이었다.
작고 하얀 얼굴에 박힌 밝은 고동색 눈동자가 작업실 내부를 훑었다.
김선아였다.
동글동글한 얼굴형으로 인해 앳된 얼굴이었으나, 차가울 정도로 담담한 눈빛 탓일까. 어딘지 모르게 쉽게 말을 붙이기 어려운 인상이었다.
그 뒤를 이어 박영현이 작업실의 문을 두드렸다. 그는 날카로운 무쌍의 눈과 살짝 각이 진 턱. 그리고 건강한 피부를 지닌 배우였다.
“다들 오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아예 방을 빌릴까 말까 고민을 했는데, 그냥 프라이빗하게 진행하는 게 나을 것 같아서 이렇게 여러분을 부르게 되었습니다.”
유재호는 헤헤 웃으며 말을 이었다.
“리딩 시간이 꽤 길어질 것 같아서 일부러 소속사 측에 스케줄이 아예 비어있는 날로 잡아달라고 부탁드렸는데, 다들 알고 계시죠? 오늘 밤새고 들어가도 괜찮으신 거죠?”
유재호의 장난 섞인 말에도 모두가 진지한 얼굴이었다. 예상과 다르게 순순히 고개를 끄덕이는 배우들을 본 유재호 감독은 머쓱한 얼굴로 헛기침했다.
“크..흠. 좋습니다. 그럼, 리딩 시작하겠습니다.”
그리고, 배우들은 대본의 첫 장을 넘겼다.
기주현은 촉촉한 눈으로 그 장면을 눈에 담았다. 몇 년간 묻힌 채 먼지만 쌓이던 그녀의 작품이, 본격적으로 밝은 빛 아래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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샛별예고 실종사건 (1)
‘···드디어 시작이네.’
박영현은 빠르게 목을 축였다.
그는 초조한 상태였다.
사실 영현은 꽤 오랫동안 초조했다.
기억도 잘 나지 않는 어린 시절 찍었던 으로 연기를 시작한 지도 벌써 20년.
이제 그의 나이는 만 24세였다.
그간 꾸준히 연기력도 인정받았으며, 군대도 이르게 다녀왔다.
여기까지 들은 사람들은 그의 걱정을 이해하지 못했다.
– 왜 걱정하시는 거예요, 배우님? 이제 시작이잖아요.
– 젊고 연기도 잘하고, 군대 문제도 걱정 없고. 이제 커리어 쌓을 일만 남은 거 아닌가?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그것도 큰 문제가.
그 문제는 바로, 그가 아직도 ‘열려라 마법의 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이다.
같은 드라마에 출연했던 손지수는 2차 성징을 지나며 얼굴이 눈에 띄게 바뀐 터라 자연스럽게 이미지 변신이 되었으나, 박영현은 아니었다.
그는 여전히 어린 시절의 얼굴이 남아있었다.
– 어어어! 아라써! 내가 도와주께!
– 열려라~ 마법의 무운!
만 4세의 박영현.
그 아이가 깨물어 주고 싶은 볼살과 깜찍한 손을 움직이며 외쳤던 대사를 아직도 대중은 잊지 않았다.
– 박영현 새 드라마 찍는다는데?
– 아, 그 ‘마법문’ 꼬맹이?
대중에게서 잊히지 않았다는 사실은 매우 감사한 일이었으나, 어린 박영현에게는 모든 것이 지나친 관심이었다.
어느 순간부터 그는 마법문의 ‘마’자만 들어도 심장이 덜컹하기 시작했다.
중학교 3학년. 사춘기가 거세게 왔을 땐 모든 걸 버리고 도망치고만 싶었다.
– 난 도대체 언제까지 ‘마법문 꼬맹이’인건데?
울면서 엄마에게 외쳤을 때, 그의 엄마는 단호하게 말했다.
– 죽을 때까지. 네가 연기하고 살든, 다른 거 해먹고 살든 그건 감당해야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