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dvanced Player of the Tutorial Tower RAW novel - Chapter 102
102
102. 떡밥 회수(1)
3일 뒤.
“……몸은 괜찮은 거예요?”
“뭐, 이제 그럭저럭 움직일 수는 있지. 그보다…… 여기는 왜 이러냐?”
아브가 머무는 시스템 룸에 들어온 김현우는 묘하게 바뀌어 있는 주변을 보며 시선을 이리저리 돌렸다.
분명 이전에는 넓은 방 하나 크기 정도였던 방은 이제는 이전보다도 훨씬 넓어져 있었다.
다만 김현우가 어색함을 느끼는 이유는 방은 분명 넓어졌는데 비해 가구는 예전과 같은 위치에 있기 때문이었다.
벽과 딱딱 붙어 있지 않고 다들 널찍하게 떨어져서 위화감을 조성하는 가구들.
“가디언의 정보등급이 중위로 올라서 등급에 따라 시스템 룸이 상향조정 된 거예요.”
아브의 설명에 고개를 끄덕거린 김현우는 곧바로 책상 위에 있는 붉은 버튼을 들어 올렸다.
딸깍-
김현우가 버튼을 누르자마자 김현우의 생각대로 깔끔하게 배치되기 시작하는 가구들.
깔끔하게 정리된 방을 보고 만족감을 느낀 김현우는 이내 자신의 앞에 배치되어 있는 소파에 앉았고, 아브도 그런 김현우의 앞에 마주 앉았다.
그리고 김현우는 아브에게 지금까지의 상황을 간략하게 설명하기 시작했다.
S등급 세계랭킹 1위인 무신이 사실은 예비자였다는 사실부터 시작해서.
그에게서 ‘악천의 정수’를 얻은 것까지.
김현우의 이야기를 들은 아브는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확실히 저도 TV랑 인터넷을 확인하면서 가디언이 무신이라는 사람이랑 싸웠다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갑자기 정보 권한의 등급이 올라가서 당황했었거든요.”
“그래?”
“네, 그도 그럴게 정보 권한 중위부터는 이제 웬만한 정보들은 전부 열람할 수 있으니까요.”
“그래? 그러면 나를 탑에 가둔 놈도 알 수 있어?”
김현우의 물음에 아브는 슬쩍 시선을 피하며 말했다.
“아뇨, 아직 그건…… 저번에 말씀드렸다시피 거기까지 갈려면 정보권한이 상위까지 올라가야 해요.”
아브의 말에 김현우는 혀를 찼다.
사실 저번에도 그 정보를 듣기 위해서는 상위 이상의 정보권한이 있어야 한다고 한번 들었기에 그 정보를 들을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래도 막상 이렇게 들으니까 또 아쉽네.’
김현우는 그렇게 생각하다 이내 그 아쉬움을 털어내고는 이내 주머니에 손을 가져가며 물었다.
“아무튼 그럼 이것 좀 봐봐.”
“……그건, 천?”
아브는 김현우가 주머니에서 꺼내 올린 검은색의 띠를 보며 고개를 갸웃했다.
“로그 보이지?”
“네, 아……! 이게 그 예비자가 남겼다는 ‘악천의 정수’라는 건가요?”
“맞아.”
김현우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이 아래에 보이지? ‘미궁석 게이지’라고.”
김현우가 묻자 아브는 시선을 아래쪽으로 내리더니 이내 아래쪽에 써져 있는 글을 발견한 듯 고개를 끄덕거렸다.
“네, 쓰여 있네요.”
“이 게이지 채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
“잠시만요, 한번 찾아볼게요.”
김현우의 말에 아브는 곧바로 대답하며 슬쩍 눈을 감고는 눈알을 굴리기 시작했다.
몇 초도 안 되는 짧은 시간.
아브는 눈을 떴다.
“네, 방법에 대해서 정확히 나와 있는 건 아니지만, 관련된 단서를 찾기는 했어요.”
“그래?”
김현우의 물음에 아브는 고개를 끄덕인 뒤 자신이 정보 권한을 이용해 검색한 내용들을 김현우에게 전해주기 시작했고, 곧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러니까, 미궁에 사는 몬스터들에게서 ‘미궁석’이라는 물건이 나올 거라 이거지?”
“네, 솔직히 저도 ‘미궁석’이 미궁에 있는 몬스터의 ‘마석’을 뜻하는 건지, 아니면 미궁 내에 있을 또 다른 무언가인지는 모르겠지만…….”
정보 권한에서 검색된 것을 그대로 읽어서 추측해 보면-
“등반자들은 미궁을 통해 다음 계층으로 이동한다는 소리가 있으니 어쨌든 답은 ‘미궁’ 안에 있을 것 같아요.”
아브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김현우는 이내 악천의 정수를 자신의 주머니 안에 집어넣었고, 이내 입을 열었다.
“그래서, 정보 권한이 중위로 올라갔는데 새로 생긴 스킬 같은 건 없어?”
김현우의 물음에 아브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아뇨, 하나 있어요. 게다가 덤으로 다른 스킬도 모두 업그레이드될 거고요.”
“그래?”
“우선 정보창을 열어보시겠어요?”
아브의 말에 김현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정보창을 띄웠다.
그와 함께 새롭게 떠오르는 로그들.
———–
이름: 김현우 [9계층 가디언]
나이: 24
성별: 남
상태: 매우 양호
-능력치-
근력: S
민첩: S+
내구: Ss
체력: S-
마력: A+
행운: B
SKILL –
정보 권한 [중위]
알리미
출입
심리
———–
‘많이 올랐군.’
김현우는 이번에도 눈부신 능력치 상승을 거둔 정보창을 바라봤다.
분명 김현우가 무신과 싸울 때 들었던 것은 내구 등급이 올랐다는 소리뿐이었으나, 이번에도 딱히 알림창이 뜨지 않은 다른 능력치들은 내구와 함께 상승 되어 있었다.
체력부터 시작해서 마력까지.
거의 모든 등급이 한 단계씩 올라가 있는 모습을 본 김현우는 이내 시선을 내려 아래쪽에 만들어져 있는 새로운 스킬을 보며 입을 열었다.
“심리? 이게 새로운 스킬이야?”
“네.”
“이건 뭐 하는 스킬인데?”
김현우의 물음에 아브는 곧바로 답했다.
“심리라는 스킬은 하루에 두 번, 정보 권한을 확인할 수 있는 대상에 한에서 그 생각을 30초 동안 읽을 수 있어요.”
“……그래?”
김현우는 정보창에 만들어져 있는 심리를 보며 묘한 표정을 지으며 생각했다.
‘좋은 건가?’
아니, 확실히 생각해 보면 스킬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었다.
비록 하루에 두 번이라는 제한이 있기는 해도 상대의 생각을 30초 동안 읽을 수 있다는 건 전투에 있어서 절대적인 이점으로 자리하니까.
이미 날아올 공격을 피하기는 쉽지 않은가?
‘다만…….’
김현우가 이 스킬을 미묘하게 보는 이유.
그것은 바로 아브가 말한 제한 사항 때문이었다.
심리라는 스킬은 ‘정보 권한을 사용할 수 있는 사람에 한해서’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그렇다는 말은 곧, 등반자와의 전투에서 이 능력을 사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소리였다.
애초에 등반자들에게는 정보권한이 먹히지 않으니까.
‘……뭐, 없는 것보다는 낫겠지.’
김현우는 그렇게 생각하며 생각을 정리한 뒤 계속해서 입을 열었다.
“그리고 다른 건?”
“나머지는 이제 기존 스킬에 대한 내용이에요. 우선-”
아브는 그렇게 말을 시작해 김현우에게 스킬의 업데이트 내용에 대해 전해주기 시작했고, 그 말을 잠자코 듣고 있던 김현우는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그러니까, 알리미는 이제부터 거의 완벽하게 등반자의 등장 시간을 예고할 수 있다는 거지? 위치까지.”
“네.”
자신만만하게 대답하는 아브.
‘……애초에 이제야 제대로 작동하는 게 좀 어처구니없기는 하지만.’
뭐, 이제라도 제대로 작동하는 게 어딘가?
예전에는 시간만 알려주고 아무것도 안 알려줬었다.
그때보다는 낫겠지.
“그리고 정보권한은…….”
“정보권한은 말 그대로예요, 이제 하위 등반자라면 정보 권한을 열람할 수도 있을 거예요.”
“그건 또 나쁘지 않네.”
그건 듣던 중 반가운 소리였다.
하위 등반자라고 하더라도 정보 권한이 먹힌다는 것은 김현우가 이번에 얻은 스킬인 심리를 조금이나마 전투에 사용할 가능성이 생긴다는 소리니까.
“그럼 이제 알려줄 건 전부 끝?”
“네, 전부 끝났고, 이제부터는 또 조금 다른 이야기인데…….”
“개인적인 이야기?”
김현우는 우물쭈물하는 아브의 표정을 보더니 이내 떠올렸다는 듯 아! 하더니 말했다?
“플라이스테이션?”
“아뇨! 그거 아니거든요!”
“그거 아니야?”
“아니에요! 저 그렇게 놀기만 하는 거 아니거든요?”
맞다.
김현우가 오지 않는 그 시간 동안 하루 24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아브는 게임에 열중했다.
어느 정도로 열중했냐고 하냐면 아브는 현재 플라이스테이션에서 제일 인기 있는 대전 게임의 랭킹 1위를 고고하게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게임에 열중했다.
김현우는 도대체 뭐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필사적으로 자신이 놀았다는 사실을 부정하고 있는 아브를 보고 그러려니 하며 어깨를 으쓱인 채 대답했다.
“그래, 알았어. 결국, 그 다른 일이 뭔데?”
김현우의 물음에 아브는 슬쩍 고민하는 듯하며 말문을 텄고.
“이건 제가 이번에 정보 권한이 중위로 올라가고 난 뒤, 알아낸, 아니- 어떻게 보면 그냥 추리해 본 사실인데-”
김현우는 아브의 말을 경청했다.
***
[스승님스승님스승님스승님스승님스승님스승님스승님스승님스승님스승님스승님스승님스승님스승님스승님스승님스승님스승님스승님스승님스승님스승님스승님스승님스승님스승님─]“?”
“?”
국제 헌터 협회 외곽에 있는 병원.
김현우는 자신을 빤히 바라보는 미령의 위에, 마치 MMORPG의 대화창처럼 그녀의 머리위에 반투명하게 떠오르고 있는 대화창을 보며 저도 모르게 할 말을 잃었다.
“스승님…… 어디 불편하신 데라도?”
[스승님이 어디 편찮으신가? 몸의 상태는? 위급한가? 의사가 제대로 고치지 못한 건가? 이 의사를 죽여 버려야 하는가? 지금 이 순간에도 스승님의 표정이 안 좋아지고 있는데 아무래도 의사가 제대로 스승님을 치료하지 못한 것 같으니 스승님 몰래 의사를 죽여-]“아니, 불편한 곳 하나도 없으니까 신경 쓰지 마라.”
“네,”
[정말 괜찮은건가? 사실 몸이 아직도 제대로 회복되지 않은 것일 수도 있다. 패도 길드 내에 전문 치료사는 있는가? 아티팩트는? 아무튼 스승님의 몸이 조금이라도 망가진다면 스승님의 몸에 손 댄 이들은 전부 내 손에 죽는-]“…….”
이번에 시스템 룸에서 정보 권한이 중위로 올라가며 새로 받은 스킬 ‘심리’.
김현우는 시스템 룸에서 빠져나오자마자 앞에 있는 미령에게 그 스킬을 시험 삼아 사용해 봤고.
“제자야.”
“예, 스승님.”
“다시 한번 말하지만 너는 인생을 너무 편하게 살려는 경향이 있구나.”
김현우는 왜인지 봐서는 안 되는- 아니, 정확히 말하면 본 순간 굉장히 부담스러워지는 미령의 ‘안’을 들여다본 뒤, 저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
“스승님, 괜찮으십니까? 역시 상태가 안 좋으신 게…….”
“아니, 괜찮다 제자야.”
‘너 때문에 그런 거다.’
정확히 무언가를 더 말하고 싶었으나, 김현우는 말을 아끼며 자리에서 일어나고는 화제를 돌렸다.
“서연이랑 시현이는?”
“그 둘은 스승님이 퇴원한다는 소리를 듣고 아까 전 미리 마법진을 통해 돌아갔습니다.”
“그래?”
“그보다 스승님, 괜찮으시겠습니까? 현재 1층에는 스승님을 불편하게 하려는 머저리들이 모여 있습니다.”
“……기자들?”
“예. 말씀만 해주신다면 제가 녀석들을 전부 치우도록 하겠-”
“아니, 굳이 그럴 필요 없다.”
김현우는 미령의 말을 잘랐다.
어차피 기자들을 회피해 봤자 녀석들은 어떻게든 한 자라도 더 들으려고 김현우에게 달라붙을 것이었다.
‘그럴 바에는 그냥 시원하게 기자회견 하고 마는 게 낫지’
김현우는 그렇게 생각하고는 병실 밖으로 빠져나오며 가면무사들이 미리 열어놓은 엘리베이터를 탔고, 곧 엘리베이터의 문이 닫혔다가 다시 열렸을 때.
“김현우 헌터! 반갑습니다! AAC의 존 마이클이라고 합니다!”
“김현우 헌터! 헌터 사이클의 티미 렉스라고 합니다!”
“이번 일에 대해 제대로 한 말씀 듣고 싶습니다!”
김현우는 몰려드는 기자를 볼 수 있었다.
순식간에 몰려드는 기자들.
김현우는 엘리베이터로 몰려드는 기자들을 향해 진정하라는 듯 손을 내저었지만, 기자들은 오히려 그런 김현우의 손짓을 잘못 이해했는지 마이크를 들이밀었고-
“다 아가리좀 해라 씨발! 좀 나가자고!!”
김현우는 자신의 얼굴 앞으로 들이밀어진 마이크에 크게 소리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