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dvanced Player of the Tutorial Tower RAW novel - Chapter 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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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 언령사(言?辭)(2)
눈앞에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그는 이해하지 못했다.
카워드는 오늘, 무척이나 피곤했기에 조금이라도 빨리 휴식을 취하기 위해 최소한의 명령만을 끝내두고 자신이 예약해 놓았던 5성급 호텔로 몸을 옮겼다.
그리고 그가 예약을 잡아 놓은 5성급 호텔의 방 안에는-
“끅- 끄으윽.”
“이야~ 좀 늦었네? 우리 6시간 만이지?”
“무-슨,”
김현우가 있었다.
정확히는, 김현우와 미령, 그리고 그 앞에는.
“사, 살려……주십쇼! 길드장님!”
그야말로 피떡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처참하게 박살 나 있는 남자, 오석현이 대리석 바닥을 구르고 있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보며 카워드는 정말 웃기게도, 피떡이 되어 있는 오석현과 같은 생각을 머리에 담았다.
‘좆됐다’는 생각을.
카워드는 순식간에 눈알을 굴렸다.
그의 심장의 고동이 커지며 일순 시간이 느리게 흘러가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씨발 같은 길드라고 어떻게 하는 짓이 그렇게 똑같냐? 너희들은 단체로 세뇌 같은 것도 받냐?”
김현우의 욕설 한마디에, 카워드의 집중은 깨져 버리고 말았다.
의자에 거만하게 앉아 있는 김현우의 모습, 그리고 그런 뒤에 서 있는 미령.
그리고-
“…….”
그 주변에 서 있는 가면무사들을 보며, 카워드는 저도 모르게 문고리를 놓고 뒷걸음질을 쳤으나-툭-
“!!”
“야, 이미 끝났다니까? 너 못 도망간다?”
이미 카워드의 뒤에는 가면 무사들이 서 있었다.
그들은 조금 전만 해도 카워드의 뒤에 따라붙어 있던 두 명의 보디가드를 별다른 소리 없이 제압한 듯 각각 한 손에는 보디가드의 머리를 부여잡은 채 카워드를 보고 있었다.
“…….”
이어지는 침묵도 잠시.
툭-
꿀꺽-
카워드는 김현우의 오른손의 짱돌이 위아래로 흔들리는 것을 보며 저도 모르게 한 번 더 뒷걸음질을 쳤고-
“-!”
빠아아악!
“끄아아아악!”
김현우는 그와 함께 그의 머리통에 짱돌을 내리 꽂았다.
인간의 머리와 짱돌이 아닌, 마치 짱돌과 짱돌이 부딪힌 것 같은 격한 소리와 함께 그의 비명이 사방으로 터져나갔으나, 김현우는 피식 웃으며 입을 열었다.
“야, 살살 쳐서 안 죽으니까 괜히 오버하지 마라.”
“끄악! 끄아아악!”
“…….”
“끄아아아아악!!”
“야, 너 짱돌에 진짜 제대로 대가리가 깨지면 어떻게 되는지 한번 보여줘?”
“끄으윽…… 끄윽…… 끕……!”
김현우의 협박에 순식간에 입을 틀어막는 카워드를 보며 그는 어처구니없다는 듯 헛웃음을 지은 뒤 입을 열었다.
“야, 누가 보면 아주 내가 개쓰레기처럼 보이겠다.”
“끄윽-!”
확실히 그냥 겉으로만 봤을 때, 이 상황은 김현우가 나쁜 놈처럼 보이기에 충분한 상황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오석현은 이미 피떡이 되어 있었고, 카워드도 이매 짱돌에 맞아 머리에서 피를 뚝뚝 흘리고 있었으니까.
마치 도망치다가 사채업자에게 잡힌 것 같은 꼴을 하고 있는 카워드를 보며 김현우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게 도대체 왜 그러는 거야? 내가 말했지? 우리 그냥 편하게 끝내자고, 응?”
너도 동의하고 나도 동의했잖아?
그는 이해가 안 된다는 듯 머리를 부여잡고 있는 카워드의 얼굴을 마주보며 말했다.
“그런데 왜 계속 구질구질하게 약을 쳐? 응?”
김현우의 말에 카워드는 이를 악물면서도 눈알을 굴렸다.
‘도대체 어떻게……!!’
어떻게 김현우가 알고 있는 것일까.
자신이 메이슨의 말에 따라 일을 벌이려 한다는 것을.
‘어디서? 도대체 어디서 정보가 새어나간 거야?’
그렇게 카워드가 혼란스러워 하고 있자 김현우는 짱돌을 들었다 받으며 말했다.
“왜, 이제는 도대체 내가 어떻게 알았나를 생각해보고 있냐? 응?”
“…….”
“에휴…….”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김현우를 보는 카워드의 모습에 그는 한숨을 내쉬며 중얼거렸다.
“어떻게 이 새끼들은 자기들이 좆됐다는 걸 알았으면 우선 용서부터 빌어야지 어떻게 하나같이 반응이 똑같냐.”
응?
김현우가 그렇게 말하며 짱돌을 말아 쥐자 카워드는 저도 모르게 입을 열었으나-
“마, 만약 지금 그걸로 나를 친다-”
“야, 진짜 그 이상은 말하지 마라 진짜 대가리를 쪼개 버리고 싶으니까.”
김현우는 얼굴을 굳히며 카워드의 말을 끊었다.
“너희들은 진짜 만나고 또 만나도 어떻게 변화라는 게 없냐. 다들 아주 그냥 판박이야. 왜? 네가 어떻게든 목숨 부지하려고 협박하려는 거 모를 줄 알았어?”
어떻게 알았는지 알려줄까?
빡!!
“끄악!”
“네 길드 새끼들이 하나같이 그 방법 써먹더라, 병신아.”
김현우는 카워드의 얼굴을 후려치고는 고통스러워하고 있는, 그를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하나 확실히 말해두는데 이제부터 나한테 예의를 기대하지 마.”
애초에 네가 먼저 뒤통수를 몇 번이고 쳤는데, 나한테 예의를 기대하는 게 양아치 짓이라는 건 잘 알고 있지?
김현우는 그렇게 말하고는 이내 카워드를 보며 말했다.
“지금부터 네가 알고 있는 거 전부 토해내라, 이 검은 구슬부터 시작해서 도대체 네가 무엇을 꾸미고 있었는지 전부 말이야.”
만약 네가 제대로 대답하지 않으면-김현우는 정의봉(正義蜂) 2호를 들어 올렸다.
“짱돌에 대가리가 깨진다는 게 진짜 어떤 건지 손수 보여주도록 하지.”
물론 네 몸으로 말이야.
그런 김현우의 협박에 카워드는 두려움 섞인 눈으로 그를 바라봤고, 이내 곧 그는 카워드에게 ‘진실’에 대해서 들을 수 있었다.
***
이제 막 오후를 맞이하고 있는 미국 워싱턴 외곽의 고급저택.
평수만 500평이 넘고, 집 안에 정원까지 딸려있는 이 저택은 바로 국제 헌터 협회의 최고의원 중 한명이자 최근 TOP50 학살극으로 인해 구설에 올라 있는 메이슨의 저택이었다.
그런 고급스러운 저택의 지하 공간에서-
“쯧.”
메이슨은 자신의 앞에 있는 검은 마정석들을 보며 짧게 혀를 차고는 손에 쥐고 있던 양주를 들이켜고 있었다.
‘일이 이렇게 틀어질 줄이야.’
줄곧 입안으로 양주를 들이켜고 있던 그는 한숨을 내쉬었다.
현재 메이슨의 기분은 그리 좋지 않았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며칠 전까지, 그의 기분은 누가 말을 걸지도 못할 만큼 성나 있었다.
세간에서는 그런 그의 모습을 보며 ‘터무니없는 오해’ 때문에 메이슨의 기분이 굉장히 좋지 않은 상황 같다고 보도했으나, 그것은 잘못된 보도였다.
메이슨은 ‘터무니없는 오해’ 따위로 기분이 나빠져 있는 것이 아니었으니까.
“무신(武神)이 실패하다니…….”
그가 기분이 나빴던 이유.
그것은 바로 ‘원래’는 성공했어야 할 TOP50 학살극이 실패로 돌아갔기 때문이었다.
‘도대체 어쩌다 이렇게 된 거지?’
메이슨은 손에 들린 양주를 몇 번이고 흔들거리며 인상을 찌푸렸다.
맨 처음, 그가 ‘등반자’로서 9계층에 올라왔을 때, 그는 분명 이 계층도 얼마 가지 않아 무너뜨릴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
그것은 자신과 같은 처지의 등반자인 ‘하수분(河水盆)’이 올라왔을 때 더욱더 확고해졌고, 화수분과 메이슨은 상당한 시간을 들여 이 세상을 차근차근 무너트릴 준비를 했다.
‘하위’ 등반자들은 가지고 있는 무력만으로 세상을 멸망시킬 정도로 그 힘이 강하지 않았으니까.
그렇기에 그들은 준비했다.
이 세상을 깔끔하게 무너뜨리기 위해서.
그리고 최근까지만 해도 그 준비는 무척이나 빠르고 차근차근 진행되어 이제 최종단계만을 남겨두고 있었다.
화수분은 원래의 계획대로 길드를 이용해 전 세계의 독점 던전들을 어느 정도 손에 넣을 수 있었고.
메이슨은 자신의 ‘능력’을 통해 무신(武神)과 다른 몇몇 헌터들을 회유하고 그들을 자신의 편으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제 남은 것은 멸망한 8계층에서 가져온 이 ‘기폭제’를 아레스 길드가 독점으로 먹어치웠던 던전 안에 집어넣고, 무신(武神)이 학살극을 일으킴과 동시에 터트리면 계획은 끝이었다.
그래.
그 계획이라면 메이슨은 분명 다음 계층으로 손쉽게 올라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수호자- 아니, 김현우가 나오기 전까지는.
“쯧…….”
수호자가 나오자마자 ‘문’이 열렸고 기다렸다는 듯 등반자들이 올라왔지만, 그들은 모두 수호자의 손에 죽음을 맞이했다.
‘천마(天魔)도.’
‘괴력난신(怪力亂神)도,’
심지어 자신과 함께 이 계층의 멸망을 준비하던 ‘하수분(河水盆)’까지.
모두가 수호자의 손에 죽음을 맞이했다.
‘…….’
사실 그때만 해도 메이슨은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았다.
이미 하수분이 죽었다고 해도 그가 이뤄놓은 것들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고, 그가 부길드장에 올려놓은 남자는 사리 분별을 잘 하기는 해도 똑똑하지는 않았으니까.
한마디로 그를 잘 조종하기만 하면 됐다.
그래, 무신(武神)이 수호자에게 지기 전까지는.
‘도대체 어떻게 무신이 수호자에게…….’
메이슨은 단 한 번도 무신(武神)이 패배할 거라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말도 안 될 정도로 강했고, 그의 강함은 순수한 무력으로 따졌을 때 상위 등반자와도 주먹을 맞댈 수는 있을 정도였으니까.
그런데 그런 무신(武神)은 졌다.
수호자에게.
그리고 그 직관적인 사실은, 곧 자신의 계획이 완전히 무너졌다는 것을 의미했다.
자신이 이 계층에 올라와 쌓아 올렸던 몇 년간의 결실이 말이다.
그렇기에 메이슨은 분노했고, 비교적 최근까지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래, 최근까지는.
‘아직 방법은 있다.’
무신(武神)이 김현우에게 죽음을 맞이한 지 거의 1달이 다 되어가고 있는 상황 속에서 그는 새로운 활로를 찾았다.
아니, 정확히는 미리 준비해 두었던 다른 길을 사용하기로 했다.
그것은 자신과 정보를 공유했던 하수분에게 조차 알리지 않았던 두 번째 플랜.
그가 생각한 두 번째 플랜은 바로 그가 ‘뒤’에 키워 놓은 ‘조직’을 이용하는 것이었다.
원래 그가 키워 놓았던 ‘조직’.
그것은 메이슨이 탑에 올라오고 나서 처음, 이 세계를 멸망시키기 위해 짜 놓았던 첫 번째 플랜의 핵심 세력이었다.
물론 메이슨이 무신(武神)이라는 인재를 보고 난 뒤에 그가 무신을 키우는 데 집중하며 ‘조직’은 그저 혹시 모를 두 번째 플랜이 되었었다.
그렇기에 메이슨은 딱히 몇 년 동안 ‘조직’을 관리하지 않았다.
어차피 약한 ‘절대다수’보다는 압도적으로 강한 ‘한 명’이 그에게는 더욱 관리하기도 쉬웠고, 더욱 효율도 좋았으니까.
그러나 무신(武神)이 죽고 그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내팽개쳐 놓은 조직을 확인했을 때-
‘……말도 안 될 정도로 거대해지다니.’
조직은 커져 있었다.
그가 무신(武神)을 만난 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두 번째 플랜으로만 남겨두었던 ‘조직’은 도대체 무슨 이유에서인지 정말 ‘플랜’을 실행해도 될 정도로 거대해져 있었다.
그렇기에 메이슨은 환희했고, 곧바로 멈추었던 마무리 준비를 끝마쳤다.
그리고 그 결과물은.
“좋아…….”
바로 그의 저택 지하에, 쌓여 있는 수백, 수천 개는 되어 보이는 검은 구슬이 알려주고 있었다.
메이슨은 만족스러운 눈으로 그 구슬들을 바라보고 있었고.
“좋냐?”
“좋……!?”
그는 어느새 옆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저도 모르게 시선을 돌리다 기함을 토해냈다.
그곳에는 한 남자가 있었다.
검은색의 추리닝을 입고, 발에는 삼선 슬리퍼를 신은 채, 여유로운 표정으로 지하 내부를 둘러보는 남자.
김현우가 있었다.
그는 한쪽 구석에 넘칠 정도로 만들어져 있는 검은 구슬을 보며 감탄하듯 허, 소리를 내고 이내 그를 바라보더니 말했다.
“이야, 어떻게 아브 걔는 다 자기 추론이라면서 생각을 내놓는데 어떻게 하나하나가 백발백중이냐.”
“김현우……! 도대체 여기에는 어떻게!”
메이슨의 입에서 놀란 비명처럼 터져 나오는 목소리.
그는 현재 상황을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인상을 찌푸렸지만, 김현우는 그와 반대로 입가에는 웃음을 지우지 않은 채-
“그건 알 거 없고, 너는 뒤질 준비나 해라.”
그저 일방적인 통보를-
“쥐새끼야.”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