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dvanced Player of the Tutorial Tower RAW novel - Chapter 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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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 미궁에 좀 가보자(1)
마치 시간이 멈춘 듯 조용해진 공동.
“커헉!”
메이슨의 입가에서 붉은 피가 터져 나옴과 동시에 그의 혈색이 빠르게 창백해진다.
털썩-
힘들게 일으켰던 메이슨의 몸이 다시금 주저앉고, 메이슨의 눈가에 급격하게 생명의 빛이 꺼져나간다.
허나 그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여기에 있는 그 누구도 메이슨을 도우려 하지 않았다.
도열해 있는 정장을 입은 이들은 메이슨에게 시선도 주지 않은 채 그저 앞만을 바라보고 있었고, 메이슨의 심장에 칼을 박아 넣은 그녀는 비틀린 웃음을 짓고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메이슨은 그런 그녀를 올려다봤다.
의문, 배신감, 분노, 여러 가지 부정적인 감정들이 꺼져가는 메이슨의 눈빛에서 흘러나왔지만 그녀는 그런 아랑곳하지 않으며 입을 열었다.
“왜 그런 표정으로 봐?”
“네가……네가 어떻게……!”
메이슨의 말에 그녀는 피식 웃으며 입을 열었다.
“내가? 내가 뭘?”
“네가 어떻게 배신을……!”
피를 토하며 입을 여는 메이슨.
허나 그녀는 여전히 비틀린 웃음을 지우지 않은 채 대답했다.
“내가? 배신을?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뭐……라고?”
“저기 말이야, 배신이라는 단어를 잘 모르는 것 같은데…… 애초에 배신이라는 건 너랑 내가 한 배를 타고 있을 때 성립하는 거 아닌가?”
그녀의 노골적인 비아냥에 메이슨의 눈이 붉게 충혈된다.
그 누가 봐도 지독한 분노가 담겨 있는 눈빛.
허나 그 눈빛을 마주 보고도 그녀는 오히려 안쓰럽다는 듯 입을 열었다.
“뭐, 사실은 이렇게 죽일 생각까지는 없었어, 그래 조금 전까지는 말이야. 그래도 내가 도움 받은 게 있잖아?”
뭐, 그렇다고 해봤자 극히 초반에 자금유통을 받은 것 빼고는 전부 나 혼자서 해온 일이지만.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이내 숨을 헐떡이고 있는 그를 보며 이야기를 이어 나갔다.
“아무튼, 죽일 생각까지는 없었는데, 점점 하는 말을 들어보니까 가관이네? 양심은 있는 거야?”
그녀는 슬쩍 표정을 바꿔 메이슨을 혐오스럽다는 듯한 표정으로 바라보며 주저앉아 있는 그의 앞에 마주 앉았다.
“끅-”
“지금 네 눈앞에 보이는 조직은 내가 다 만들어 놓은 건데…… 네가 내 ‘오른팔’? 장난쳐?”
인상을 찌푸리며 말을 잇는 그녀.
“내가 고작 너 같은 놈한테 바치려고 이 조직, ‘일루미티’를 여기까지 키운 줄 알아?”
아니, 아니지.
그녀는 부정과 함께 칼을 밀어 넣었고-푸드득-
“크-학!”
메이슨의 입가에서는 검붉은 피가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검은색의 대리석을 더럽히는 검은 피들.
“만약 네가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면 정말 말도 안 되는 오해를 하고 있던 거야. 그도 그럴게 ‘일루미티’를 가질 사람은 이미-”
정해져 있으니까.
그녀의 말과 함께 메이슨의 눈가가 커졌다.
“크학-그게……대체……무슨……!”
피를 토해내며 말을 내뱉는 메이슨.
그녀는 담담하게 말했다.
“말 그대로야, ‘일루미티’의 ‘보스’를 맡을 사람은 이미 처음부터 정해져 있었어. 아니, 애초에 이 조직 자체가-”
그 사람 때문에 만든 조직인걸?
그녀의 말에 메이슨은 무엇인가를 말하려는 듯 입가를 크게 열었지만 더 이상 그곳에서 나오는 것은 목소리가 아니었다.
“크-학!”
그곳에서 나오는 것은 이미 죽어버린 검은 피.
끈적끈적한 피가 메이슨의 입가를 타고 떨어지고, 그녀는 가만히 메이슨을 바라보다 떠올랐다는 듯 짧게 탄성을 내뱉고는 말했다.
“아, 그래도 가기 전에 네가 죽는 이유는 말해줘야겠지?”
“끄르륵……!”
“원래는 나도 죽일 생각은 없었어, 정말이라니까? 원래 죽일 생각은 없었는데-”
푸화악!
“끄륵!”
칼을 쥐고 있던 그녀의 손에 힘이 들어감과 동시에 메이슨의 심장을 찌르고 있던 칼이 그의 심장을 완전히 반으로 쪼개버렸고, 메이슨의 눈이 크게 떠졌을 때, 그녀는 여태까지 짓고 있던 표정들이 거짓말이라는 듯 얼굴에 그 어떤 표정도 짓지 않고-
“네가- 일루미티의 보스를, 아니-”
그저 담담하게-
“‘사부님’을 해하려 하는데.”
입을-
“내가 가만히 있어야겠어?”
열었다.
그 말과 함께 커졌던 메이슨의 눈가에 생명의 빛이 꺼져 들어가기 시작했고, 그녀는 곧 힘없이 축 늘어지는 메이슨의 모습을 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처리해.”
그녀의 입가에서 흘러나온 목소리에 마치 석상 마냥 가만히 서 있던 이들이 움직이기 시작하고, 그녀가 몸을 돌리자마자 정갈한 정장을 입은 남자는 그녀의 뒤에 따라붙었다.
“보스.”
“보고해.”
“오늘 5시경, 메이슨의 저택에서 일어난 마력의 색을 보고 몇몇 기자들이 ‘그분’에 대한 악의적인 기사를 기재하는 게 포착되었습니다.”
남자의 말에 그녀는 답했다.
“로든.”
“예.”
“내가 저번에 뭐라고 했지?”
“…….”
남자가 대답하지 않자 그녀는 슬쩍 시선을 돌려 뒤에 따라붙은 남자를 바라보고는-
“사부님을 조금이라도 까 내리려는 녀석들이 보이면, 모조리 입을 닫게 해.”
담담히-
“말을 안 듣는다면 죽여서라도 말이야.”
명령을 내렸다.
***
——
알리미
은신해 있던 등반자를 찾아 처치했습니다!
위치: 멕시코시티
[등반자 ‘언령사’ ‘그란트’를 잡는 데 성공하셨습니다!] [정보 권한의 실적이 누적됩니다!] [현재 정보권한은 중위입니다.]——
“틀림없어요. 알리미가 이렇게 뜬 거라면 등반자는 죽은 게 맞아요.”
시스템 룸.
아브의 말에 김현우는 묘한 표정을 지으며 되물었다.
“진짜?”
“진짜요. 게다가 확실히 등반자가 죽어서 정보 권한의 누적치도 올라가 있는걸요?”
“……도대체 뭐지?”
그녀의 말에 김현우는 어리둥절하며 알리미를 이용해 불러왔던 로그를 집어넣었다.
하루 전, 그가 리암을 만나 거래를 하고 있던 도중 갑작스레 떠오른 로그.
그것은 바로 자신이 놓쳤던 등반자인 메이슨이 죽었다는 로그였다.
‘도대체 뭐지.’
김현우는 순간 머릿속에 여러 가지 가정을 해보았다.
‘……공격을 제대로 회피하지 못하고 도망쳤나?’
그랬을 수도 있었다.
만약 메이슨이 자신의 공격을 회피하지 못하고 살짝이라도 맞고 나서 도망을 친 것이라면 어느 정도 이 상황이 납득이 가기도 했다.
허나 김현우는 곧 고개를 저었다.
‘그런데 그건 좀 이상한데…….’
만약 그가 도망친 뒤 곧바로 죽었다면, 이 가설도 상당히 믿을 만했으나 그는 김현우가 리암과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 죽었다.
한마디로 치명상을 입고 죽었다고 보기에는 너무 늦게 죽었다.
‘게다가, 분명 그때 다리에 감각이 느껴지지 않았어.’
게다가 거기에 하나 더.
김현우는 메이슨에게 기술을 먹일 때 그를 때렸다는 감각을 느끼지 못했다.
그렇다는 것은 메이슨이 공격을 제대로 맞지 않았다는 뜻이었고, 설령 맞았다고 해도 극히 미미한 피해를 보았을 것이라는 소리였다.
‘그렇다면, 누군가가 메이슨을 죽였나?’
그것도 어느 정도 가능성이 있기는 했다.
……솔직히 ‘등반자’가 피해를 입고 도망쳤다고 해도 누군가에게 걸려 죽는 다는 전제가 성립해야 가능한 일이었지만.
아무튼 가능성은 있기는 했다.
‘……1%라도 가능성이기는 하지.’
김현우는 그렇게 생각을 이어나가다 이내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저었다.
‘나도 모르겠다.’
메이슨의 죽음이 이해가 가지는 않았으나, 결국 요점은 결국 메이슨이 죽었다는 것이었다.
그렇기에 김현우는 그냥 편하게 생각하기로 했다.
‘어차피 찾아가서 죽일 판이었는데 혼자 뒤졌든 누가 죽였든 알게 뭐야.’
결론적으로 김현우는 아무 피해 없이 그 녀석을 잡았으니 그것으로 된 것 이었다.
“아브.”
“네?”
“이제 숨어 있는 다른 등반자들은 없겠지?”
김현우의 물음에 아브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애초에 제가 말했듯 가디언이 나오기 전에 생긴 3개의 크레바스 중 닫히지 않은 크레바스는 2개뿐이고, 아마 제 생각이 맞다면.”
이제 더 이상 암약하고 있는 등반자는 없을 거예요.
아브의 깔끔한 결론에 김현우는 고개를 끄덕거리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가시려고요?”
“응, 이제 해야 할 일도 있거든.”
아브의 말에 김현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고, 아브는 그런 김현우를 빤히 바라보더니 입을 열었다.
“저기…….”
“왜?”
“그럼 가기 전에 저 뭐 하나만 부탁해도 돼요?”
“뭔데? 아,”
김현우는 슬쩍 시선을 돌려 TV 모니터에 연결 되어 있는 플라이스테이션을 바라봤다.
“게임 CD?”
그의 물음에 아브는 고개를 저었다.
“아뇨, 그거 말고…….”
“그거 말고?”
김현우가 고개를 갸웃하자 아브는 김현우의 소매를 잡고 이내 플라이스테이션 옆에 있는 컴퓨터로 잡아끌더니 손가락을 움직였다.
“이거요.”
김현우가 아브의 손가락 끝을 따라가자-
“……VR기기?”
“이게 해보고 싶어요.”
그곳에는 요즘 최신 유행중인 VR기기가 있었다.
김현우는 VR기기의 모습을 바라보고 이내 무엇인가를 간절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는 아브의 눈빛을 본 뒤, 피식 웃으며 붉은 버튼을 눌렀다.
딸깍-
그렇게 아브가 원하던 VR기기를 만들어 준 김현우는 시스템 룸 밖으로 나왔고-
“오셨습니까.”
“엉.”
기다렸다는 듯 고개를 숙인 미령의 인사를 받은 뒤, 곧바로 저택 밖으로 걸음을 움직였다.
“다른 애들은?”
“미궁 쪽으로 가서 미리 준비를 한다고 들었습니다.”
저택 밖으로 나가자마자 김현우를 기다리듯 멈춰 있는 차량에 탑승한 김현우와 미령.
곧 차량이 출발하고 미령은 입을 열었다.
“스승님.”
“왜?”
“미궁에 들어가시는데 다른 이들은 따로 준비시키지 않아도 되겠습니까?”
미령의 말에 김현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 필요 없다. 너만으로도 충분해.”
김현우가 별생각 없이 내던진 말에 미령은 아앗, 하는 소리와 함께 슬쩍 시선을 돌리며 미소를 지었고, 김현우는 그런 미령을 신경 쓰지 않고 스마트폰을 조작해 뉴스란에 들어갔다.
[메이슨, 그는 사실 ‘재앙’중 한 명이었다!] [충격 공개! 무신(武神)의 학살극, 사실 메이슨과 관계가 있었다!?] [무신(武神)과 메이슨은 사실 동맹관계였다!] [메이슨! 김현우를 은연중 초대해 암살하려다 도망, 현재 수배 中-] [메이슨과 친했던 미국 고위관계자T, ‘나는 그와 그 어떤 관계도 없다’]‘일 열심히 하네.’
뉴스란에 떠오른 기사들을 보며 김현우는 만족스럽다는 듯 고개를 끄덕거렸다.
리암에게 언론을 만져달라고 부탁한 게 바로 어제였다.
한국 시간으로 따지면 12시간이 지나지 않은 짧은 시간.
하지만 그 짧은 시간 만에 리암은 착실하게 일을 해나가고 있었다.
그는 김현우가 넘겨주었던 영상을 적당히 편집해 퍼트리고는 메이슨을 감싸기 위해 부리나케 모여든 고위 관계자들을 추가적으로 쳐내고 있었다.
뉴스는 메이슨 옹호 발언을 한 고위관계자와 메이슨의 범죄를 계속해서 터뜨리고 있었으니까.
김현우는 한동안 뉴스를 보다 이내 스마트폰을 끄며 생각하고는-
‘이제 이 일은 더 이상 신경 안 써도 될 것 같고.’
이내 자신의 주머니 안에 들어 있는 검은 천을 꺼내 들었다.
‘이제-‘
——
불완전한 악천의 원천
등급: S+
보정: 없음
스킬: 없음
-정보 권한-
9계층에서 무신(武神)이라 불렸던 남자 ‘악천’은 자신을 가르친 첫 스승인 그가 향했다는 ‘위’를 향해 가고자 -권한부족-의 말을 따라 ‘등반자’가 되려한다.
그는 -권한부족-의 도움으로 아티팩트 속에 있는 여러 무인들에게 도움을 받아 그들의 무공을 대성할 수 있었고, 그는 나중에 들어서는 스스로가 가지고 있는 명칭인 ‘무신’에 부끄럽지 않을 정도의 ‘무(武)’를 얻을 수 있었다.
허나 그는 ‘등반자’가 되지는 못했기에 원천이 불안정해 그의 능력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등반자’들이 자연스레 계층을 건너오며 쌓는 ‘미궁’의 힘을 얻어야 한다.
미궁석 게이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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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격적으로 시작해 볼까.’
김현우는 악천의 원천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