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dvanced Player of the Tutorial Tower RAW novel - Chapter 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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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 백십팔살 김현우(2)
김현우가 정보창에 표기된 자신의 나이를 묻기 위해 들어온 시스템 룸은 상당히 바뀌어 있었다.
“여기 왜 이래?”
김현우의 물음에 아브는 답했다.
“이번에 3명의 등반자를 잡아서 가디언의 정보권한이 ‘중상위’가 됐거든요. 그 덕분에 다시 이 방의 크기가 넓어졌어요.”
“……아니, 뭐 넓어진 겉 같기는 한데-”
김현우는 시선을 돌려 넓어진 공간을 바라봤다.
“……좀 많이 넓어진 것 같은데?”
그렇다.
시스템 룸은 김현우의 말대로, ‘상당히’라는 말이 부족할 정도로 굉장히 넓어져 있었다.
분명 중하위에서 중위로 오를 때만해도 방의크기가 1.5배정도 밖에 안 늘었던 것 같은데-
“이건,”
최소 2배…… 아니 3배?
아무튼 엄청나게 넓어져 있었다.
김현우가 멍하니 넓어진 시스템 룸을 바라보고 있자 아브가 답했다.
“저도 잘 몰랐는데, 중위 이상부터는 시스템 룸의 크기가 비약적으로 커지는 것 같아요.”
“……그래?”
김현우는 넓어진 시스템 룸을 한동안 바라보고, 붉은 버튼을 눌렀다.
딸깍-
붉은 버튼을 누르자마자 예전의 시스템 룸처럼 가구의 끝부분이 배치되기 시작했으나.
“……너무 휑해 보이네.”
방의 크기가 너무 커져서 그런 것인지, 이제는 방이 휑해 보이기 시작했다.
“저기,”
한동안 방을 어떻게 꾸밀까 생각하던 김현우는 아브의 부름에 시선을 돌렸고, 아브는 이어 말했다.
“혹시 지금 이 방을 어떻게 꾸며야 할지 걱정이라면, 저렇게 바꿔보는 건 어떨까요?”
아브의 말에 김현우는 시선을 돌렸다.
그곳에 있는 것은 컴퓨터.
김현우는 말없이 걸어가 컴퓨터 모니터에 띄워져 있는 것을 보았고.
“…….”
“어때요……?”
이내 피식 웃으며 모니터 화면 안에 보이는 방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굉장히 꽉꽉 들어차 있는 방의 모습.
사진을 찍을 걸로 봐서 분명이 방 자체는 넓어 보였으나, 그 방안은 온갖 게임 용품으로 인해 무척이나 꽉꽉 들어 차 있었다.
기본적으로 플라이스테이션부터 시작해서 김현우가 듣도보도 못한 게임용품들이 이리저리 늘어져 있었고, 한 쪽에는 VR기기와 최신 휠컨트롤러가 놓여 있었다.
그 이외에도 벽장에는 게임 CD가 빽빽할 정도로 들어 차 있는 방.
“네 취향이 아주 적나라하게 반영된 집이구나.”
“안 될까요……?”
은근히 조심스럽게 물어오는 아브의 모습에 김현우는 피식하며 대답했다.
“뭐, 이 정도야.”
딸각.
“와!”
김현우가 버튼을 누르자마자 순식간에 변하기 시작하는 주변 풍경.
10초조 지나지 않아 시스테룸은 조금 전 모니터에서 보았던 방 안의 모습이 되었고, 그에 아브는 굉장히 기뻐하며 주변을 뛰어다니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한동안 피식하며 바라보고 있던 김현우는.
“아.”
자신이 시스템 룸 안에 들어온 이유를 상기하고는 이내 입을 열었다.
그리하여 시작된 이야기.
아브는 김현우의 이야기를 전부 다 듣고 나서 입을 열었다.
“그러니까…… 나이가 118살로 표시된다고요?”
“그래,”
김현우가 그렇게 말하며 정보창을 띄우자 아브는 새삼 신기하다는 듯 정보창을 보며 고민하다는 듯하더니 이내 답했다.
“저번에 가디언은 죽였던 천마(天魔)를 만나셨다고 했잖아요?”
“그렇지.”
“그리고 허수 공간에도 갔다 오셨다고.”
“그것도 맞아.”
김현우의 말에 아브는 답했다.
“그럼 아마 정보창은, ‘허수 공간’에 있던 가디언의 나이도 센 것이 아닐까요?”
“……허수 공간에 있던 내 나이?”
김현우가 묻자 아브는 고개를 끄덕였고, 그는 이상하다는 듯 재차 물었다.
“아니, 그건 좀 이상한데? 분명 여기에서는 내가 들어갔다 나왔을 때 지난 시간이 1달 정도밖에 안 됐는데?”
“제 생각에는 그 허수 공간과 실제 탑의 시간과 괴리가 있는 거 아닐까요?”
“괴리?”
“네, 그러니까…… 이쪽에서의 하루가 저쪽에서는 1년이라던가, 그런 거 있잖아요?”
“그게 말이 돼?”
“……시스템은 거짓말을 하지 않으니까, 가디언이 갑자기 팍 늙어버- 아니, 나이가 늘어버린 이유를 설명하려면 그것밖에…….”
아브가 슬쩍 눈치를 보며 말을 바꾸자 김현우는 흠, 하며 뭔가를 고민하는 듯하더니 이내 쯧 하고 혀를 차고는 고개를 저었다.
‘그럼 내가 거기에서 100년을 있었다는 거야?’
100년.
‘사람 한 명이 태어나서 죽을 수도 있는 그 시간까지 천마와 치고 박고를 반복했다고?’
솔직히 김현우는 아직도 본인이 그 허수 공간에서 100년 가까이 지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그곳에서는 모든 것이 멈춰 있었으니까.
그나마 시간의 흐름을 알 수 있는 것은 본인의 죽음뿐이었다.
한동안 그 허수 공간에 대해서 고민하던 김현우는 이내 고개를 저으며 그 생각을 지워냈다.
‘뭐 어때.’
나이상으로 118살이 찍혀 있기는 했지만 자신의 몸은 아직 24살 그대로였다.
‘아무렴, 나는 틀딱이 아니야.’
혼자 그렇게 생각한 김현우는 이내 답했다.
“그래, 그건 됐고, 이제 정보권한이 중상위가 되었다 그랬지?”
“네, 가디언이 제천대성을 죽인 뒤부터 정보권한이 중상위로 올라갔어요.”
“그래서, 튜토리얼 탑에 대한 건 뭔가 알아냈어?”
김현우의 물음.
그 물음에 아브는 탄성을 내뱉으며 말했다.
“아! 그거!”
“왜? 뭔가 알아낸 게 있어?”
“안 그래도 그에 관해서 새롭게 알아낸 사실이 하나 생겼어요.”
“진짜?”
“네.”
“뭐야, 그럼 왜 안 불렀어?”
김현우의 물음에 아브는 답했다.
“저는 또 저번처럼 등반자를 처리한 뒤에 곧바로 오실 줄 알았거든요, 가디언은 정보권한이 오르면 상당히 빨리 오니까요.”
“뭐, 그건 맞는 말이지만.”
사실 제천대성을 죽인 직후 정보권한이 중상위로 오른 것을 알고 있기는 했으나, 일이 바쁘다보니 오지 않았다.
……정확히 일이 바쁜 것은 어제였고 오늘은 잊어버린 것이었으나 김현우는 굳이 그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
“아무튼, 그 알아냈다는 게 뭔데?”
“튜토리얼 탑의 제작자에 대해서예요.”
“튜토리얼 탑의 제작자?”
“예, 제가 말했다시피 가디언이 원하는 거의 대부분의 정보는 정보권한이 상위가 돼서야 열람 할 수 있는데 이 정보는 끝자락이나마 열람할 수 있었어요.”
“그래서 그게 뭔데?”
김현우의 되물음.
아브는 답했다.
“튜토리얼 탑을 제작한 제작자는, ‘제작자’예요.”
“오! 그래?”
“네!”
“그래서?”
“네?”
“그래서?”
“……?”
“?”
“?”
김현우와 아브가 서로를 마주보기를 잠시, 김현우가 설마 하는 표정으로 물었다.
“그게 끝?”
“네, 끝인데요?”
“……그게 정보냐?”
김현우가 인상을 팍 찌푸리며 묻자 아브는 당황한 듯 눈을 돌리다 말했다.
“아, 아니 그냥 저는 가디언이 튜토리얼 탑에 대해 너무 궁금해 해서 어떻게든 정보를 쥐어 짜낸 건데.”
아브가 뒤늦게 변명하듯 입을 열자, 김현우는 이내 무어라 하려다가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에휴 됐다.”
김현우의 노골적인 실망이 서린 모습에 아브는 괜히 당황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다 말했다.
“5일!”
“?”
“저한테 5일에서 1주일 정도만 주시면, 그 탑의 제작자가 어디에 있는 것까지는 찾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뭐라고……?”
김현우가 아브를 돌아보자 그녀는 답했다.
“물론 저도 확신할 수 없는데, 이건 그냥 이제부터 제가 정보권한을 돌아다니면서 정보를 짜맞추고 추론하려는 거라,”
아브는 이어 말했다.
“하지만 만약 잘되면 그 ‘제작자’가 있는 곳을 알 수 있을 거예요.”
아브의 말에 김현우는 굉장히 흥미가 동한다는 표정으로 아브를 바라보았다.
***
김현우가 아브에게 그 말을 들은 다음 날.
2층 저택 구석에 만들어져 있는 서재에서, 김현우는 미령에게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
이름: 미령 [계승자]
나이: 21살
성별: 여
상태: 양호
-능력치-
근력: S++
민첩: S++
내구: S++
체력: S++
마력: S++
행운: A++
성향: 절대 헌신 주의 성향
SKILL –
[정보 권한이 부족해 열람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까, 이 괴력난신의 정수가 너한테 말을 걸었고, 네게 힘을 빌려줬다고?”
“예 스승님.”
김현우가 미령의 정보창을 열어보며 묻자 미령은 공손하게 고개를 숙이며 답했고, 그는 미묘한 표정으로 정보창을 바라봤다.
‘……계승자?’
김현우는 고개를 갸웃했다.
뭐, 대충 상황상으로 봤을 때 ‘계승자’라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대충 짐작하고 있었다.
김현우는 어제 아브의 말과 더불어, 미령이 청사와 싸울 때 짤막하게 찍혀 있는 영상들을 보았으니까.
그녀의 이마위에 돋아났던 붉은 뿔과 새하얀 백발이 되어버린 그녀의 머리를 봤을 때 짐작 할 수 있는 녀석은 한 명밖에 없었다.
‘괴력난신(怪力亂神)의 계승자……라는 건데,’
김현우는 반대로 고개를 갸웃했다.
‘그러면 또 아브가 했던 말이랑 좀 연결되지를 않는데.’
그는 어제, 아브에게 나가기 전 들었던 대화를 상기했다.
탑을 만든 녀석의 이름이 ‘제작자’라는 어처구니없는 사실을 깨닫게 된 뒤, 김현우는 아브에게서 그의 위치를 찾을 수 있을 거라는 소리와 함께 하나의 소리를 더 들었다.
그것은 바로 등반자의 관한 내용.
아브는, 김현우에게 아직 이 세계에 등반자의 힘이 남아 있다는 말을 했다.
그 이유는 바로, 제천대성이 데려온 4명의 힘 이외에도 9계층에서 다른 등반자의 힘이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하나는 한국에서.
그리고 또 하나는 멕시코에서.
아브의 말에 의하면 멕시코에서 느껴진 힘도 김현우가 제천대성을 잡기 전에 아브는 느꼈다고 말했다.
‘아마, 아브가 한국에서 느낀 등반자의 힘은 미령이 사용한 괴력난신의 것인 것 같은데, 그럼 멕시코는?’
그는 슬쩍 시선을 좌우로 돌리며 고민을 하기 시작했고-
‘……멕시코와 등반자가 관련이 있나?’
그렇게 고민을 하던 중-
‘아, 그러고 보면.’
문득, 김현우는 언젠가 자신이 보았던 알리미의 문구를 떠올렸다.
더 정확히는 천마(天魔)를 만나기 직전 김현우의 손에서 빠져나간 등반자.
‘언령사 메이슨, 생각해보면 그 녀석이 멕시코시티에서 죽었다고 떴던 것 같은데.’
김현우는 그 사실을 깨닫자마자 본능적으로 메이슨의 죽음과 아브가 느꼈다는 그 등반자의 힘이 연관되어 있음을 직감했다.
김현우는 슬쩍 시선을 돌려 왠지 굉장히 시무룩해 있는 미령을 보았다.
혼날까봐 고개를 숙이고 있는 그녀의 모습.
김현우는 피식 웃은 뒤 그녀의 머리에 손을 올렸다.
턱-
“!”
“잘했다 제자야.”
“!!”
“너 없었으면 다 죽을 뻔했단 거 아니야? 그러니까-”
잘했어.
김현우의 한마디에 대번에 얼굴이 밝아지는 미령.
그녀를 바라보며 머리를 몇 번 쓰다듬은 김현우는 이내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짧게 정리하기 시작했다.
‘우선, 알아봐야 하는 건 ‘계승자’에 대해서, 그리고 그다음으로는 멕시코 쪽에 한번 들러서 등반자의 힘을 쓴 녀석을 찾아보는 것 정도인가.’
순식간에 끝난 정리.
허나, 김현우는 곧바로 아브를 만나러 가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김현우에게는 당장 정리한 일 말고도 급하게 처리해야 할 일이 하나 더 있었으니까.
김현우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스마트폰 화면에서 나오고 있는 헤드라인을 바라봤다.
[김현우, 어째서 한국은 구하지 않았나? ‘논란’] [정부, 이번 김현우의 대처에 굉장한 유감 표명.]“그래, 제대로 일을 하기 전에는-”
귀찮은 것들부터 전부 치워 버려야지.
김현우는 쓱 웃으며 스마트폰의 전원을 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