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dvanced Player of the Tutorial Tower RAW novel - Chapter 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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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 두 번째 제자도 제정신이 아니다(2)김현우에게는 두 명의 제자가 있었다.
한 명은 바로 김현우가 탑 안에서 한참 은거기인(隱居伎人)이라는 컨셉 플레이를 하며 무술을 가르쳤던 ‘미령’이었고.
나머지 한 명은-
“그러니까, 메이슨을 네가 죽였다고?”
“네 사부님, 원래라면 사부님한테 해를 끼치기도 전에 죽이고 싶었는데, 그때는 아직 힘이 조금 모자라서요.”
바로 그의 앞에서 요염한 미소를 흘리고 있는 그녀, ‘하나린’이였다.
김현우는 스읍- 하고 저도 모르게 입술을 핥고는 묘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이내 자신이 앉아 있는 주변 풍경을 바라보았다.
마치 판타지 세계에 나오는 왕성의 모습을 그대로 표현해 놓은 것 같은 내부, 고풍스러운 바닥 타일과 머리 위에는 딱 봐도 고급스러워 보이는 샹들리에가 달려 있었다.
게다가 더 놀라운 건, 이 왕성의 모습을 그대로 표현해 놓은 거대한 건물이 전부 ‘지하’에 있다는 것이었다.
김현우는 몇 번이고 주변을 돌아보다가 갑작스럽게 든 궁금함에 물었다.
“그런데.”
“말씀하세요. 사부님.”
“왜 이 지하에다가 거대한 왕성을 지어놓은 거냐?”
김현우의 물음에 하나린은 웃으며 말했다.
“사부님이 탑에 있었을 때 말씀하셨잖아요?”
“뭘?”
“지하 왕성 같은 게 있으면 멋질 것 같지 않냐고-”
“…….”
‘내가 그런 말을 한 적이 있었나?’
김현우가 일순 기억의 혼란을 겪고 있는 와중에도 그녀는 계속해서 내뱉었다.
“그 이외에도 사부님이 원하시는 것은 전부 준비해 두었어요.”
“……뭐? 내가 원하는 거?”
김현우는
‘얘가 무슨 소리를 하는 거지?’
라는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봤으나 그녀는 담담히 입을 열었다.
“미국에 땅이 5만평 정도 있으셨으면 한다고 하셔서 준비해 두었습니다.”
“뭐?”
“거기에 유럽 쪽에 별장을 가지고 싶다고 하셔서 우선 유럽이라고 규정되어 있는 모든 나라에 별장을 하나씩 만들어 두었습니다.”
“…….”
“그 밖에도 평생 써도 마르지 않을 돈도 이미 준비되어 있고, 카지노에 꼭 가고 싶다고 말씀하셨기에 카지노를 하나 만들어 두었습니다. 그것 말고도-”
그녀의 입에서 쏟아져 나오는 수많은 이야기.
김현우는 그녀의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요상한 표정을 지으며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려 애썼다.
‘내가 정말로 그런 이야기를 했나?’
그는 하나린과 만났던 과거의 기억을 떠올렸다.
과거, 그가 아직 탑에 있었을 때.
정확히는 그가 탑에서 은거기인 놀이를 그만두고 미령을 밖으로 내보냈을 때, 김현우는 그녀를 만났다.
물론 좋은 만남은 아니었다.
김현우가 처음 그녀를 만났을 때, 그녀는 같이 탑을 오르고 있던 낙오자들에게 강간을 당하기 직전의 상황이었으니까.
낙오자.
그들은 튜토리얼 탑에 들어왔으나 탑을 오르는 헌터들과는 다르게 탑을 오르는 것을 포기한 녀석들을 일컬어 부르는 말이었다.
그런 낙오자들에게 강간당하려던 것을 구해주었던 것이 그녀와 김현우의 첫 만남이었다.
그 뒤, 이미 은거기인 컨셉을 그만둔 지 한참 된 김현우는 더 이상 제자가 필요 없었기에 그녀를 탑을 오르고 있는 헌터들 사이에 던져두려 했었다.
허나 그녀는 오히려 김현우에게 붙어 있기를 원했고, 어쩌다보니 김현우는 그녀를 다시 제자로 받게 되었다.
사실 말이 제자지 그녀와의 관계는 좀 기묘했다.
굳이 비유하자면 그냥 말동무 같은 느낌이었을까?
‘뭐, 결국 훈련을 할 때면 후드려 패긴 했지만.’
물론 미령 때처럼 은거기인 컨셉을 잡으려고 멀쩡한 제자를 잡은 게 아닌, 말 그대로 정말 잘 알려주려다 보니까 사용하게 된 어쩔 수 없는 폭력이었다.
어쩔 수 없는 폭력……이었을까?
‘…….’
아무튼, 처음 말했다시피 그녀와의 관계는 수련할 때를 제외하고는 말동무의 느낌이 강했다.
사실 처음부터 말동무의 느낌이 강했다기보다는 그녀가 김현우를 따라 탑에서 도저히 나가지를 않다보니 자연스럽게 나누는 이야기가 많아졌던 것으로 기억했다.
그때 당시로 계산했을 때, 하나린은 자그마치 1년 반 동안이나 탑을 나가지 않고 김현우를 따라다녔으니까.
딱히 나쁘지는 않았다.
김현우에게 있어서 이미 5년차가 넘었을 때 탑의 생활은 지루하기 짝이 없었으니까.
결국 그런 식으로 김현우와 1년 반 가까이 탑 생활을 지속하고 있던 하나린은 결국 그다음 회차의 헌터들이 왔을 때, 그들과 함께 탑에서 빠져나갔다.
원하는 것을 모두 준비해 놓겠다는 말을 남기고.
‘아.’
김현우는 거기까지 생각한 뒤, 문득 시간의 움직임 속에 묻혀 있던 하나의 기억을 떠올렸다.
그것은 바로 하나린이 김현우를 떠나기 얼마 전의 기억.
‘사부님.’
‘왜?’
‘사부님은 밖에 나가면 뭘 하고 싶나요?’
‘나가면 하고 싶은 거?’
‘예.’
‘존나 많지, 우선 잠도 좀 퍼질러 자고 싶고, 잠 좀 다 퍼질러 자고나면 일 안 하면서 살고 싶네. 재벌의 삶? 그런 거 있잖아?’
‘돈이 많은 것을 원하시는 건가요?’
‘그렇지, 게다가 별장도 좀 있었으면 좋겠네.’
‘별장?’
‘그래, 재벌들처럼 일은 조또 안하고 맨날 여행가서 별장에서 신나게 놀고,’
‘예.’
‘거기에 좀 특별하게 지하 별장 같은 것도 있으면 좋겠네, 막 왕궁 같은 느낌으로다가.’
‘그렇군요.’
‘또, 카지노도 한번 가보고 싶네, 라스……라스베이거스? 거기 카지노에 가서 한번 도박도 해보고 싶어.’
그 이외에도 그냥 망상으로 치부해도 될 법한 어이없는 소리들을 그저 생각나는 대로 지껄였던 예전의 기억.
‘미친-‘
그저 망상으로 점철되어 있었을 뿐인 허언들을-
“사부님이 원하시는 것은 거의 대부분 준비해 놓았답니다?”
그녀는, 실제로 재현해 내고 있었다.
“…….”
김현우는 생글생글 웃고 있는 그녀를 바라보다 ‘심리’스킬을 사용했다.
그리고-
[사부님사부님사부님사부님사부님사부님사부님사부님사부님사부님사부님사부님사부님사부님사부님사부님사부님사부님사부님사부님사부님사부님사부님사부님사부님사부님사부님사부님사부님사부님사부님사부님사부님사부님사부님사부님사부님사부님사부님사부님]‘얘도 제정신은 아니군.’
김현우는 곧 그녀의 머리 위에 떠오르는 말풍선을 보며 그녀가 제정신이 아니라는 것을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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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하나린 [계승자]
나이: 24살
성별: 여
상태: 매우 환희 중
-능력치-
근력: S-
민첩: S++
내구: S+
체력: S+
마력: Ss
행운: A+
성향: 절대 헌신 주의 성향
SKILL –
[정보 권한이 부족해 열람할 수 없습니다.]———–
그와 함께 확인한 하나린의 정보창.
‘……어째 미령의 능력치와 비슷한 것 같은데’
어디서 본 것과 굉장히 흡사해 보이는 그녀의 정보창을 보며 김현우는 묘한 표정을 지우지 않은 채 하나린을 바라봤다.
온몸을 두꺼운 외투로 가린 채, 어깨에는 그녀가 기념품으로 가져가겠다던 김현우의 가면을 달고 있는 그녀.
김현우는 한동안 그것을 바라보다 이내 그녀의 이름 옆에 있는 [계승자]라는 글자를 보고는 짧게 생각했다.
‘궁금한 건 많지만, 우선 해야 할 일 먼저 하자.’
뭐, 하나린이 계승자인 것을 봐서는 대충 전후 상황을 짐작할 수 있기는 했으나, 역시 짐작보다는 본인에게 말을 듣는 게 확실하니까.
“야.”
“네 사부님.”
“내가 여기까지 온 이유는 너도 잘 알고 있는 것 같은데. 맞지?”
“정확히 아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는 짐작하고 있어요.”
그녀의 물음에 김현우는 고개를 끄덕였고, 이내 하나린은 잠깐 생각을 정리하는 듯 잠시 말을 멈추었다 이내 입을 열기 시작했다.
이야기의 시작은 그녀가 메이슨을 죽였을 때부터 시작해.
그녀가 메이슨을 죽인 뒤 그의 품에서 나온 ‘책’을 통해 계승자로 각성했다는 이야기까지.
“……그럼 네가 그 등반자를 죽인 거야?”
“예. 계승자의 능력을 실험해 보기에는 딱 알맞은 상대였어요.”
농익은 미소를 짓는 그녀의 미소.
“흠…….”
그녀의 설명으로 대충 확인은 끝났다.
아브가 느낀 멕시코시티에서 일어난 힘은 김현우의 제자인 하나린의 힘이었다.
문제는 이제 이다음.
김현우는 물었다.
“그래서, 너는 어떻게 할 생각이냐?”
“예?”
“네가 가지고 있는 힘 말이야. 어떻게 쓸 거지?”
본질적인 문제는 이것이었다.
이제 계승자가 된 그녀가 그 힘을 어떻게 사용하느냐.
계승자는 딱히 목적의식을 가지지 않은 이들이었다.
그렇기에 등반자도 될 수 있고, 가디언도 될 수 있었다.
물론 그녀의 성향이나 심리로 그녀의 생각을 읽었을 때, 그녀가 김현우에게 반하는 짓을 하지 않을 거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으나 모든 지 만약이라는 게 있었다.
정보창은 완벽하지 않으니까.
“어떻게 쓸 거냐니…….”
“말 그대로의 질문이야.”
김현우의 물음에 한동안 멍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본 하나린은 이내 이상하다는 듯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다 말했다.
“그야 당연히 제 모든 능력은 사부님을 위한 것이니, 사부님을 위해 쓸 거예요.”
“아…… 그래.”
아무래도 만의 하나라는 가정은 없었던 것 같았다.
“…….”
‘이걸로 끝인가?’
끝이었다.
이제 궁금증은 풀렸고, 이로써 멕시코에 있을 이유도 없어졌다.
이제 남은 것은 멕시코에 와서 새로 생긴, 말 그대로 개인적인 용무.
“야.”
“네 사부님.”
“너는 근데 대체 왜 여기 있냐?”
그것은 바로 그녀의 과거에 대해 듣는 것이었다.
생각해 보면 그녀가 여기에 있는 것은 좀 이상했으니까.
그런 김현우의 물음에 하나린은 기다렸다는 듯 웃음을 짓더니-
“안 그래도 지금부터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내 그녀는 꽤 긴 이야기를 풀어나기기 시작했다.
맨 처음 이야기의 시작은 바로 그녀가 김현우의 품을 떠나 탑 밖으로 나왔을 때부터 시작했다.
그때부터 주르륵 이어진 그녀의 이야기는 흔하다면 흔했으나 중반부터는 그렇지 못했다.
“……네가 2위라고?”
“예, 어쩌다 보니 그 순위에 올라있었거든요.”
─
“……그래서, 메이슨이 너한테 ‘조직’을 키울 힘을 준거고?”
“그렇죠? 뭐, 사실 저는 동조하는 척하면서 지원만 좀 받았어요.”
─
그렇게 그녀의 이야기가 막바지를 향해 흘러갈 때쯤.
“결국 재앙(災殃)을 잡은 건 순수하게 그 능력을 사용해서 잡은 거야?”
김현우는 묻자 그녀는 슬쩍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뇨, 정확히는 제 고유능력인 ‘중첩’을 같이 사용해서 잡았어요. 지금 제가 계승한 이 능력은 좋기는 하지만 그 출력이 약하거든요.”
“그럼 싸우는데 힘 좀 들었겠네?”
“아뇨?”
“별로 안 힘들었어?”
김현우의 물음에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다지 힘들지는 않았어요. 그 재앙은 제 언령에 꼼짝도 못 했으니까요.”
“그런데 왜 멕시코가 개판이 된 거야?”
김현우의 물음에 그녀는 아, 하고 탄성을 내뱉고는 대답했다.
“제가 일부러 늦게 잡았거든요.”
“……뭐?”
김현우의 반문에 하나린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은 채-
“사부님이 저번에 원하셨잖아요? 돈만 많으면 아예 도시 하나를 통째로 사서 도시를 제멋대로 만들어보고 싶으시다고.”
“설마…….”
“네, 돈도 있고, 자원도 있어요.”
그러니까-
이제부터 사부님이 원하시는 대로 심시티를 하시면 돼요.”
-입을 열었다.
그리고 그런 그녀의 말에, 김현우는 저도 모르게 멍하니 그녀를 바라보다가-빡!
“꺄읏!?”
‘이거 이제 보니까 초기의 미령보다 미친년이네!?’
저도 모르게 그녀의 머리를 후려치며 소리 없는 경악을 내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