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dvanced Player of the Tutorial Tower RAW novel - Chapter 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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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 제자 경쟁(1)
“그러니까, 이 아티팩트들이 필요하다고?”
“네.”
아브의 긍정에 김현우는 그녀가 스크랩 해 놓은 기사들을 바라봤다.
“이거 총 몇 개야?”
“대충 다섯 개 정도 되는 것 같아요.”
“……다섯 개?”
김현우가 마뜩찮다는 듯 아브를 돌아보자 그녀는 곧바로 대답했다.
“그, 그래도 찾는 건 금방 찾을 수 있을 거예요!”
“다섯 개나 되는데?”
“그렇기는 한데, 여기 보면 다섯 개중 세 개는 한 사람이 들고 있고, 나머지 두 개도 소재지가 명확하거든요. 여기 보세요.”
아브는 그렇게 말하곤 손가락으로 50인치 모니터의 한쪽을 가르쳤고, 이내 김현우는 아브가 손가락이 있는 곳으로 시선을 돌려 기사를 읽어 나갔다.
[이번 국제 헌터 협회 주최의 프랑스 경매장에서 나온 ‘거인의 심장’은 약 5000만 달러에 낙찰되었다. 거인의 심장을 낙찰한 사람은 바로 몬타나 주의원인 ‘아탈렉 포트’로, 그는 헌터는 아니나 평소에도 아티팩트를 수집하는 취미가 있다.]그 이외에도 아브가 스크랩 해 놓은 기사들을 하나하나 슥 바라보고 있던 김현우는 마치 확인한다는 듯 물었다.
“그러니까, 지금 네가 말한 아티팩트를 전부 모으면, 다른 계층으로 넘어갈 수도 있다 이거지?”
그 물음에 아브는 대답했다.
“방금 말했듯이 8계층으로 내려가는 건 지금도 가능해요. 다만, 길을 잃지 않고 정확히 8-35계층으로 가기 위해서는 제가 말씀드린 아티팩트들이 필요해요.”
그녀의 말에 김현우는 고개를 끄덕거리곤 다시 한번 모니터로 시선을 돌려 물었다.
그리고-
“어?”
김현우는 아브가 스크랩 해 놓은 기사에서 무척이나 익숙한 얼굴을 찾을 수 있었다.
비교적 최근에 일어난 일이라 아직 김현우의 머릿속에도 선명하게 기억되어 있는 익숙한 얼굴.
그는 피식한 웃음을 지은 뒤 자리에서 일어나 말했다.
“아티팩트 전부 모아서 올게.”
“네, 시간은 어느 정도 걸릴 것 같은가요?”
“글쎄다……. 근데, 뭐 그렇게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 같네.”
김현우는 그렇게 말하고는 망설임 없이 문쪽으로 걸음을 옮겼고, 그렇게 김현우가 시스템 룸에서 빠져나오고 있을 때.
미령과 하나린에 의해 반쯤 작살이 나 있는 장원의 본궁에서는-
“네가 어떻게 스승님의 가면을!?”
“이거? 사부님이 내게 탑을 빠져나갈 때 선물로 내게 준 건데?”
“뭐라고!?”
미령과 하나린이 말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어머? 너는 설마 탑에서 나올 때 선물 하나 받지 못한 거야?”
“이이익……!!”
하나린의 노골적인 놀림이 섞여 있는 말에 미령은 그녀가 꺼내든 나무 가면에 애써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
“나는 스승님에게 무(武)를 배웠다!”
“그래? 좋겠네? 너는 평생 가르침이나 받으면서 제자로 남으면 되겠는데?”
“이년이 정말……!”
그녀의 말에 미령이 저도 모르게 인상을 찌푸렸으나, 하나린은 그런 미령을 도발하듯 김현우가 예전에 썼던 나무 가면을 가볍게 쓰다듬으며 미소를 지었고.
“죽여 버릴-!”
미령의 손이 다시 한번 나아가려 하는 그 순간-
“반성하고 있으랬더니 또 싸우려고 하냐?”
들린 김현우의 목소리에, 미령은 재빨리 하나린에게 휘두르려던 손을 멈추고 면목이 없다는 듯 입을 다물었다.
하나린은 슬쩍 변명할 타이밍을 찾는 듯 김현우의 눈치를 보는 듯했으나, 김현우의 한심하다는 눈빛에 시선을 내렸다.
그 모습에 김현우는 머리가 아프다는 듯 머리를 부여잡았다.
‘하나린을 데려오면 안 됐나.’
어째 행동하는 게 서로 비슷해서 잘 맞을 줄 알았더니 전혀 아니었다.
김현우는 그녀를 데려오고 나서부터 몇 번째인지도 모를 한숨을 내쉰 뒤 서로 보기도 싫은 듯 반대쪽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는 그녀들을 보다 말했다.
“너희들이 해줬으면 하는 게 있다.”
“말씀하세요, 사부님.”
“하명하십시오, 스승님.”
찌릿.
‘대답하면서 눈싸움은 왜 하는 거야.’
김현우는 그렇게 생각하곤 이내 시스템 룸에서 적어왔던 종이를 꺼낸 뒤 입을 열었다.
“미령은 홍콩쪽에 가서 ‘취안’이라는 녀석이 가지고 있는’맹인의 나침반’좀 가지고 와.”
“예.”
“그리고 하나린은 멕시코 쪽에 무슨…… 무슨 카르텔? 카르텔인지 마피아 보스인지 하는 놈 중에 한 명이 ‘은색 시침’이라는 아티팩트를 가지고 있다니까 그것도 좀 가지고 오고.”
“그것만으로 충분하시나요?”
하나린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인 김현우는 이내 입을 열었다.
“아, 말해두는데 뭐 내가 가져오라는 게 그냥 일방적으로 뺏어 오라는 소리가 아니라 최대한 예의를 지켜서 가져오라는 거 알지?”
김현우의 말에 그녀들은 명심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고, 김현우는 그 모습을 보며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곤 말했다.
“시간이 되면 ‘아탈렉 포트’에 대해서도 좀 조사해 봐.”
***
몬타나 주, 헬레나에 있는 거대한 3층 저택.
돈을 얼마나 처바르면 이런 저택에 살 수 있을까, 라고 생각할 정도로 굉장히 럭셔리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는 저택 안쪽.
“도대체 왜 안 된다는 거지!?”
고풍스러운 방 한가운데에 놓여 있는 소파에 앉아 있는 남자 아탈렉 포트는 자신의 손에 쥔 스마트폰에 열심히 소리를 치고 있었다.
“내가 말했을 텐데!? 자본이 모자라나!? 얼마든지 내주도록 한다고 했지 않나!!”
그의 고함에 스마트폰 너머의 목소리는 답했다.
-그래 그 말을 듣기는 했지.
“그래! 듣지 않았나!”
-그래도 그건 불가능하네.
남자의 말에 포트는 인상을 구기고는 외쳤다.
“불가능?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군! 미국 최대 방송국으로 손꼽히는 ‘TCN’의 국장이 불가능하다는 소리를 한다고? 말이 된다고 생각하는가!?”
그렇다.
현재 아탈렉 포트가 스마트폰 너머로 이야기를 하고 있는 남자.
그는 바로 미국 방송계에서도 최고로 크다고 할 수 있는 ‘TNC’ 방송국의 국장인 ‘아틀 론’ 이었다.
-미안하지만 내 대답은 변하지 않을 것 같군.
뿌득.
그의 정중한 거절에 포트의 이빨이 갈리는 소리가 났고, 곧 포트는 스마트폰을 향해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자네! 지금 나를 등지겠다는 건가!? 어! 이 나 ‘아탈렉 포트’를!? 네가 나에게 얻어먹은 것들이 어느 정도인지 모르는 건가! 어!?”
아틀렉 포트의 협박에 일순 스마트폰 너머는 조용해졌지만–자네가 협박을 하더라도 내 대답은 마찬가지일 것 같군.
-그에게서 나오는 대답은 한결같았다.
그 말에 크게 역정을 내려던 아탈렉 포트는 어느새 충혈까지 된 눈으로 이빨을 갈고는 마치 말을 짓이기듯 뱉어냈다.
“나를 등지다니, 무조건 후회하게 해주지……!”
포트의 말에 한순간 조용해진 스마트폰 너머, 허나 목소리는 곧 다시 말을 내뱉었다.
-미안하네, 허나 그 일은 내게는 불가능한 일일세. 그리고-
“…….”
-이건 자네라서 해주는 말이네만, ‘그’에 관해서는 더 이상 관여하지 않는 게 자네에게도 무조건 좋은 일이───빡! 빠드드득! 퍽!
폰 너머로 들려오는 말이 전부 끝나기도 전에, 그는 신경질을 내며 스마트폰을 허공에 집어 던졌다.
그와 함께 개박살이 나 땅바닥을 구르는 스마트폰을 보며 한동안 씩씩 거리던 아탈렉 포트는 테이블 위에 놓여 있는 와인을 마시려다-
“이런 씨발!”
쨍그랑!
이내 땅바닥에 와인잔을 던지며 저도 모르게 욕을 내뱉으며 생각했다.
‘씨발 그 같잖은 헌터 새끼가 도대체 왜!’
으득!
그는 시선을 내려 스마트폰을 바라봤다.
완전히 박살 난 스마트폰.
‘도대체 왜 아무도 그 녀석을 공격하려 하지 않는 거야!’
아탈렉 포트가 분노하는 이유.
그것은 바로 김현우 때문이었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면 김현우를 공격하기를 두려워하는 언론들 때문이었다.
“씨발.”
처음, 그가 김현우에게 맞은 그다음 날.
포트는 자신의 보좌관인 에반에게 김현우를 조지라고 명했고, 에반은 그 말에 충실히 따라 그와 연이 닿아 있는 각 언론사에 포트의 바람을 전달했다.
허나 돌아온 것은 철저한 무관심.
“내가 너희들한테 뿌린 돈이 얼마인데……!!”
그렇기에 처음 포트는 굉장한 충격을 받았으나, 이내 어느 정도 그들의 반응을 이해할 수는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자신이 직접 마주한 김현우는 정말 미친놈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세상을 지 멋대로 사는 놈이었으니까.
그것을 바로 앞에서 느꼈던 포트이기에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고, 그것 또한 충분히 자신의 힘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조금 높은 직위에 올랐다 싶은 이들 중 포트의 ‘호의’를 받지 않은 이들은 없으니까.
그런데-
“어떻게 대형 저널들이나 방송국의 국장들도……!”
포트가 직접 전화를 해도 그들의 마음은 돌릴 수 없었다.
그들은 분명 포트에게 호의라는 약점이 잡혀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그것만은 절대로 안 된다는 듯 포트의 요청을 완벽하게 거절했다.
김현우를 사회적으로 말살시켜 달라는 포트의 요청을.
‘도대체 그 새끼가 뭐길래……! 그 새끼가 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일개 헌터일 뿐이라고!’
그가 그렇게 혼자 지랄을 하고 있을 때쯤.
“의원님.”
저택의 문이 열리며 그의 보좌관인 에반이 들어오자 포트는 그를 향해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
“왜 그러지? 혹시 헌터들 중에는 내 제안을 받을 녀석들이 있나?”
포트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그에게 물었으나 에반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유감스럽지만 아무래도 김현우를 건드리려고 하는 길드는 없는 것 같습니다.”
“뭐? 없어?”
“예.”
“단 한 명도?”
“예.”
그의 말에 포트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두 눈을 감았고, 그런 포트의 모습을 한동안 바라보고 있던 에반은 말했다.
“의원님.”
“왜?”
짜증이 잔뜩 묻어 있는 그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에반은 평온한 표정을 풀지 않은 채 말했다.
“현재 밖에 만나실 분들이 대기하고 있습니다.”
그의 물음에 포트는 인상을 찌푸리며 물었다.
“뭐?”
에반의 말에 순간 포트는 잡은 약속이 있나 생각했으나, 이내 고개를 저었다.
적어도 오늘, 그에게 약속 같은 것은 없었으니까.
그렇기에 포트는 인상을 찌푸린 채 말했다.
“무슨 소리야? 오늘 약속 같은 건 잡은 적이 없을 텐데?”
“아,”
그의 말에 에반은 그걸 말하지 않았다는 듯 짧게 탄성을 내지른 뒤 대답했다.
“그러고 보니까 말씀드리지 않았군요.”
“뭘?”
“이건 약속이 아닙니다.”
에반의 한마디.
그에 포트는 그 눈가에 짜증 대신 노기를 드러내며 에반을 나무랐다.
“그게 무슨 소리야? 약속이 아니라니, 지금 나랑 말장난 치는 거야!?”
순식간에 노기를 들러낸 포트.
그러나 그런 포트의 모습에도 에반은 별다른 반응을 하지 않은 채 그저 담담하게 입을 열었고-
“이건, 일방적인 통보입니다.”
“이 새끼가 진짜 무슨…….”
포트가 마저 입을 열기도 전에-
“!!!!”
꽈아아아앙!
저택의 한쪽이 터져나가며, 그 잔해가 포트를 덮쳤다.
“끄아아아아아악!?”
순식간에 일어난 일.
포트는 순간 쏟아지는 잔해를 맞으며 비명을 질렀고, 이내 그렇게 비명을 지르며 쓰러진 포트의 앞에-
“왜 이렇게 시끄럽게 비명을 지르냐? 귀청 떨어지게, 응?”
“기, 김현우……!!”
김현우가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