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dvanced Player of the Tutorial Tower RAW novel - Chapter 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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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 제자 경쟁(3)
——
맹인의 나침반
등급: S
보정: 없음
스킬: 탐색(-)
-정보 권한-
맹인이었으나 능력으로 인해 모든 것을 꿰뚫어본 남자 -권한부족-이 자신의 동료를 위해 능력으로 만들어 냈던 물건이다.
허나 사용자가 원하는 목적지라면 어느 곳이라도 찾을 수 있는 ‘맹인의 나침반’은 -권한부족-에 의해 계층이 멸망할 때 분해되어 제대로 된 능력을 발휘할 수 없게 되었다.
——
“그래서, 이걸 전부 이틀 만에 모아온 거예요?”
시스템 룸.
아브는 테이블 위에 놓여 있는 네 개의 아티팩트를 보며 깜짝 놀랐다는 듯 김현우를 바라보며 물었고.
“뭐, 어쩌다 보니까 그렇게 됐어.”
김현우는 조금 전까지 자신이 바라보고 있던 아티팩트를 내려놓으며 대답했다.
“아니, 그래도 생각보다 모으는 속도가 빠른데요? 저는 최소 1주일 정도는 걸릴 줄 알았는데…….”
아브의 중얼거림.
“뭐, 사실 나도 그 정도는 걸릴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일이 좀 잘 풀렸지.”
말 그대로, 김현우가 이 다섯 개의 아티팩트를 이렇게 빨리 모을 수 있었던 말 그대로 아다리가 잘 맞았기 때문이었다.
‘아탈렉 포트가 아티팩트를 세 개나 가지고 있어 준 덕분에 쉽게 빼앗을 수 있었지.’
조금 더 정확히 말하면 별다른 양심의 가책 없이 빼앗을 수 있었다는 게 더 맞는 말이었다.
아무리 김현우라고 해도 자신에게 별짓을 저지르지도 않은 녀석들에게 강제로 무엇인가를 뜯는 싸이코 같은 짓은 내키지 않은 일이었으니까.
하지만 그 대상이 김현우와 어느 정도 악연이 있는 인물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졌고.
그 대상이 김현우가 찾아가는 그 시점에도 김현우를 엿 먹이기 위해 무언가를 꾸미고 있었다면 이야기는 더더욱 달라졌다.
‘하나린 덕분에 일이 좀 쉽게 풀렸지.’
김현우는 하나린을 생각하며 피식 하는 미소를 지었다.
아탈렉 포트에 대해 묻자마자 김현우는 그녀에게서 아탈렉 포트에 대한 정보를 들을 수 있었다.
기본적으로 그가 어느 정도 위치에 있는 사람인지부터 시작해, 아탈렉 포트가 현재 무슨 일을 꾸미고 있는 것까지.
그 덕분에 김현우는 간을 볼 필요도 없이 아탈렉 포트의 집 안으로 쳐들어가 그를 협박에 아티팩트를 뜯어 올 수 있었다.
그렇게 해서, 김현우는 아브의 말을 듣고 밖으로 나온 그 날 세 개의 아티팩트를 휙득할 수 있었고, 그날 밤, 자신의 제자들에게서 나머지 두 개의 아티팩트를 받을 수 있었다.
‘솔직히 3일 정도는 걸릴 거라 생각했는데…….’
하나린은 김현우가 아티팩트를 가지고 한국으로 돌아오고 난 뒤 1시간도 걸리지 않고 한국으로 돌아와 그에게 아티팩트를 가져다주었고.
미령의 경우는 하나린보다는 약간 늦었으나 마찬가지로 얼마 지나지 않아 그에게 나머지 한 개의 아티팩트를 가져다주었다.
그 뒤에 마치 승부라도 벌이듯 서로의 모습을 노려본 두 제자를 생각하던 김현우는 이내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아무튼, 이걸로 준비는 끝난 거지?”
김현우의 물음에 하나린은 고개를 끄덕 거리며 긍정을 표했다.
“네 이제 준비는 끝났어요. 남은 건 이걸 조립하기만 하면 돼요.”
“응? 조립?”
“네, 조립이요.”
“아티팩트도 조립이 돼?”
김현우의 물음에 아브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네, 모든 아티팩트가 조립이 가능한 건 아니지만, 애초에 원래부터 하나였던 것들이 나누어져 있는 경우는 조립할 수 있어요.”
아브의 말에 김현우는 뚱한 표정을 짓다 조금 전 보았던 ‘맹인의 나침반’의 설명을 떠올리고는 그제야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럼 조립은 어떻게 하는데?”
“아, 간단해요. 그냥 하면 되는 거예요.”
“……그냥?”
그의 물음에 가볍게 고개를 끄덕인 아브는 이윽고 허공으로 시선을 들어 무언가를 검색하는 듯한 제스쳐를 취한 뒤 테이블 위에 있는 맹인의 나침반을 들어 올렸다.
그리고.
“오……!”
아브는 마치 이 일을 몇 번이라도 해본 듯 맹인의 나침판을 분해하기 시작했다.
분명 드라이버나 다른 공구들이 필요할 것 같은데도 불구하고 아브는 아티팩트의 여기저기를 가볍게 만지작거리는 것만으로도 ‘맹인의 나침반’을 아무렇지도 않게 분리했다.
“……아티팩트가 원래 그렇게 쉽게 분리되는 거야?”
“아니에요. 이 아티팩트가 상당히 특이한 거죠.”
“……그런 거야?”
“네.”
아브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분해된 ‘맹인의 나침판’에 김현우가 가져왔던 나른 아티팩트들을 조합하기 시작했다.
맨 처음에 아브가 집어 든 것은 ‘사계의 톱니바퀴,’
투르르륵 탁!
아브가 사계의 톱니바퀴를 맹인의 나침반에 가져다 대자, 무척이나 신기하게도 아브가 들고 있던 사계의 톱니바퀴는 그대로 나침반에 빨려 들어가 스스로 조합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아브가 그다음으로 집어 든 ‘은색 시침’도 마찬가지였고.
탁! 촤르르르륵! 다그락!
김현우가 가지고 온 모든 아티팩트들은 그저 아브가 손을 가져다 대는 것만으로도 제멋대로 움직여 자동으로 맞춰지고 조립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렇게 모든 아티팩트들이 맹인의 나침반안으로 들어가자, 아브는 아까 전과 마찬가지로 아티팩트를 조립하기 시작했다.
그녀의 손에 의해 분해되었던 부품들이 하나둘 다시 제자리를 찾아 맞춰지고, 곧 그녀의 손에서 또 한번 조립을 끝마친 맹인의 나침판은-화아아악!
새하얀 마력을 흩뿌리며 그 외관을 바꿔나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흐른 시간이 30초쯤 되었을까?
“다 됐어요!”
새 하얀 빛이 서서히 점멸하기 시작하는 것을 바라본 아브는 이내 김현우에게 맹인의 나침반을 건네주었다.
그리고 김현우는 아까와는 다르게 떠오르는 나침반의 정보를 보며 눈을 휘둥그레 떴다.
——
맹인의 나침반 [완성형]
등급: Ss
보정: 없음
스킬: 길찾기[+] 탐색[+] 감지[+]
-정보 권한-
맹인이었으나 능력으로 인해 모든 것을 꿰뚫어본 남자 -권한부족-이 자신의 동료를 위해 능력으로 만들어 냈던 물건이다.
‘맹인의 나침판’은 -권한부족-이 자신의 능력과 더불어 다른 이들의 능력을 자신의 숙련된 솜씨를 발휘해 집어넣었고 -권한부족-으로 그 능력을 더더욱 극대화시켰다.
그렇기에 ‘맹인의 나침판’은 사용자가 원하는 목적지라면 그 어느 곳이든 자동으로 찾을 수 있게 해주고, ‘시침’을 이용해 항상 사용자가 원하는 목적지를 가리킨다.
또한 ‘맹인의 나침판’은 ‘톱니바퀴’와 ‘시침소리’를 통해 사용자의 등급에 맞추어 위협이 될 만한 것들을 감지해 주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
“아까랑은 설명이 완전 바뀌었네?”
분명 김현우가 처음 볼 때와는 완전히 달라져 있는 아이템 설명에 아브는 왠지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그게 ‘맹인의 나침반’의 진짜 능력이에요.”
“이것도 정보권한에서 얻은 정보야?”
“네.”
아브의 말에 김현우는 또 한번 나침반을 바라봤다.
분명 이전에는 어딘가가 망가진 낡은 나침반으로 보였던 맹인의 나침반은 조금 전을 기점을 그 모습이 완전히 바뀌어 있었다.
아무것도 없었던 밋밋한 외형에는 고급스러운 물결 나무 모양이 음각되어 있고, 나침반의 안쪽은 마치 회중시계처럼 만들어져 있었다.
은색 시침 아래에서 딱히 어떠한 동력이 존재하지 않음에도 끊임없이 돌아가고 있는 수십 개의 크고 작은 톱니바퀴들.
‘…….’
분명 나침반이라는 아티팩트 이름이 붙어 있기는 했으나 어째서인지 회중시계라고 말하는 게 더 어울릴 것 같은 모습으로 변해버린 ‘맹인의 나침반’.
“그럼, 이제 이것만 있으면 그 8-35계층으로 갈 수 있는 거야?”
“네, 이제 이곳에서 나간 다음에 길 찾기 능력을 사용하시면 아마 나침반이 8-35계층으로 가는 길을 안내해 줄 거예요.”
“정리하면, 내가 이제 8-35계층으로 넘어가서 ‘진실의 구’를 가져오기만 하면 끝난다 이거지?”
“네! 아마 그것만 있으면 튜토리얼 탑을 만든 제작자의 위치도 알 수 있을 거예요. 덤으로 제작자가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도요.”
아브의 확신 어린 말에 김현우는 맹인의 나침반을 추리닝 바지에 집어넣고 자리에서 일어나곤-
“그럼 좀만 기다리고 있어봐.”
바로 갔다 올 테니까.
그렇게 말하며 시스템 룸의 출구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
미궁에 내려가기 전 잠깐 들른 가디언 길드 사무실이 있는 빌라 내부.
“야.”
“네?”
“여기-”
8계층으로 내려가기 전 너무 오래 들리지 않아 한번 들리기라도 할 겸 찾아왔던 가디언 길드의 사무실은-
“왜 이렇게 변했어?”
커져 있었다.
그래.
엄청나게 커져 있었다.
“아니, 뭔데?”
분명 김현우가 처음 가디언 길드의 사무실을 구할 때, 길드 사무실은 빌라 전체가 아니라 한 층이었다.
그래, 딱 한 층.
게다가 사무실의 크기도 그렇게 넓지 않았다.
애초에 김현우는 딱히 가디언 길드를 거대 길드로 만들고 싶은 욕심도 없었을 뿐더러 그가 길드를 만들었던 이유는 말년을 대비한 던전의 고정수입 때문이었으니까.
그런데 지금 김현우의 눈에 보이는 길드 사무소의 모습은 어떤가?
이미 이건 길드 사무소가 아니라 엄연한 대형 길드의 본거지라고 해도 될 정도로 거대해져 있었다.
분명 가디언 길드는 한 층만을 사용했었는데 지금은 그 자그마한 빌라가 사라지고 무척이나 거대한 빌딩이 만들어져 있었다.
그리고 그 빌라 위에 거대하게 박혀 있는 가디언이라는 이름.
김현우가 뭔가 찝찝한 표정으로 아냐에게 묻자 아냐는 되레 모르겠다는 듯한 표정으로 김현우를 돌아보며 물었다.
“아니 그게…….”
“그게 뭐?”
“길드장님이 시키셨다고…….”
“뭐? 내가?”
김현우의 물음에 아냐는 고개를 끄덕 거리더니 말했다.
“네, 몇 달 전에 패도 길드와 관련된 길드원들이 오셔서 건물을 새롭게 리모델링했었는데……그때 듣기로는 분명 길드장님이 허락했다고…….”
“…….”
아냐가 은근슬쩍 눈치를 보며 말하자 김현우는 곧 멍하니 생각하다 이내 머릿속을 스치는 기억에 저도 모르게 탄성을 내뱉었다.
분명 몇 달 전, 그러니까 미령과 막 같이 다니게 되었을 쯤에 그녀가 대충 그런 말을 한 적이 있는 것 같기는 했다.
정확한 기억은 아니었으나 어렴풋이 나는 기억에 김현우는 기묘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끄덕 거리곤 왠지 자괴감을 느꼈으나-
‘생각해 보면 내가 길드장인데, 처음 만들 때를 제외하고는 들르지도 않았었네…….’
이내 고개를 저었다.
‘뭐, 그래도 상관없지. 애초에 내가 길드 제대로 운영하려고 만든 것도 아니고…….’
꽤나 가볍게 자괴감을 털어버린 김현우는 이내 아냐의 너머로 시선을 돌려 이것저것 꾸며져 있는 집무실 안을 바라보고 있을 때쯤.
“응?”
아냐의 책상 옆에 있는 검은 흑도(黑劍)를 보았다.
‘어디선가 본 것 같은데……?’
분명 상당히 눈에 익어 보이는 흑도의 모습에 김현우는 이내 슬쩍 고개를 갸웃했으나 이내 어깨를 으쓱이고는 아냐에게 물었다.
어차피 오늘 목적은 그냥 길드가 잘 돌아가고 있나 적당히 물어보러 온 것이었으니까.
“그래서 요즘 길드 상태는 어때?”
“아, 요즘은-”
아냐는 김현우의 묻자마자 그가 제대로 물어보지도 않은 것들을 하나하나 나열하며 설명하기 시작했고 잠차고 그 이야기를 듣고 있던 김현우는-
‘……뭐, 잘 돌아가고 있나보네.’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나름대로 길드가 잘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렇게 아냐와의 이야기가 거의 막바지에 다다를 때쯤.
“저기, 길드장님.”
“응?”
불현듯 아냐는 김현우에게 물었다.
“저기,”
“왜?”
“그…….”
물어보기가 좀 꺼려진다는 듯 눈을 여기저기 돌리는 아냐의 모습에 김현우는 고개를 갸웃했고, 아냐는 그런 김현우의 눈치를 보다 이내 조심스레 물었다.
“혹시…… 김시현 길드장님은 언제 돌아오는지…… 알 수 있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