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dvanced Player of the Tutorial Tower RAW novel - Chapter 137
137
137. 할 일만 하고 온다(1)
호주, 캔버라에 외각에 위치한 상급 미궁 지하 심계층S등급 헌터들도 아직 제대로 뚫지 못했던 그곳에서-꽈드드드득!
-김현우는 미궁 안에서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몬스터를 학살하고 있었다.
“키에에에엑!”
언데드 중에서도 상위 10%이내에 드는 몬스터 중 하나인 ‘데스나이트’가 일제히 김현우를 향해 칼을 내지른다.
순식간의 연격.
죽은 자라고는 생각 할 수 없는, 빠른 기동력에 김현우는 순간 눈을 크게 떴으나-씨익.
-그것뿐이었다.
꽝!!
전후좌우에서 김현우를 향해 칼을 뻗고 있는 그 찰나의 시간에, 김현우는 힘껏 땅을 박찼다.
그로 인해 부서지는 미궁의 바닥.
그 짧은 한순간, 중심을 잃어 칼의 방향이 비틀린 데스나이트들의 사이에서 김현우의 신형이 쏘아졌다.
쾅! 꽈지지지직!
순식간에 데스나이트 앞에 나타난 김현우가 리치의 우위를 점하며 그의 철갑을 박살 내 버린다.
촤작!
뒤늦게 중심을 잡은 다른 데스나이트들은 김현우를 잡기 위해 급하게 도약했으나-꽝!
이미 바로 앞에 다가온 김현우를 막아내는 것은 무리였다.
꽈드드득!
순식간에 또 하나의 데스나이트가 철갑이 빠그라져 기동을 중지한다.
그 짧은 시간 사이, 콤마로 나누라면 제대로 나눌 수 있을까 싶은 짧은 시간에, 그의 주변을 점하고 있던 데스나이트들이 진정한 안식을 맞이한다.
구워어어어어어!!
데스나이트들이 쓰러짐에 따라 그 뒤를 따라오던 거대한 체구의 ‘플래시 골렘’이 김현우를 짓누르기 위해 다가왔지만-
“패왕격(?王?)”
플래시 골렘이 김현우를 짓누르는 것보다, 김현우가 그의 배에 거대한 구멍을 뚫어버리는 것이 먼저였다.
미궁을 가득 울릴 정도로 거대한 소음을 내며 쓰러진 플래시 골렘을 슥 바라본 김현우는 이내 자신이 팔에 감고 있던 ‘맹인의 나침반’을 흔들었다.
화아아악!
맹인의 나침반을 흔들자마자 순식간에 터져 나온 빛은 그대로 나침반의 밖으로 빠져나와 마치 가야 되는 곳은 이쪽이라는 듯 저 너머로 사라졌다.
그리고 김현우는 곧바로 빛이 있는 쪽으로 움직이며 허리춤에 묶어 놨던 하수분의 아공간을 확인했다.
——
하수분(河水盆)의 아공간
등급: S++
보정: 없음
스킬: 아공간
소지 할 수 있는 물품 14/15
-거검 기간토마키아
-여의봉(如意棒)
-이터널 플레이백 대용량 가방
-정보 권한-
하수분(河水盆)은 ‘전설’의 구전으로 삶을 시작했다. 그는 이지를 가지기 시작할 때부터 모든 물건의 골자를 탐하고 성분을 분석하려는 욕망을 가졌던 그.
시간이 지나 하수분은 마침내 자신의 계층에 있는 모든 물건들의 골자와 성분을 파악하는 데 성공해, 물건을 보는 것만으로도 복제할 수 있는 ‘눈’을 얻게 된다.
허나 그의 이지(異志)가 죽음으로서, 그는 다시 ‘전설’의 구전으로 돌아가 본연의 능력을 잃고 무언가를 담을 수 있는 ‘물건’이 되었다.
그는 ‘기만자’를 탐구하기 위해 -권한부족-에 오르게 되었고 -권한부족- ?권한부족–권한부족-,의 -권한부족- 좌를 위해, -권한부족-.
——
김현우는 하수분의 로그를 들여다본 뒤 아무것도 없는 미궁의 주변을 돌아봤다.
보이는 것은 그저 차가운 흙바닥과, 도대체 무엇 모르겠으나 은근히 푸른색으로 빛나고 있는 미궁 내부뿐.
그나마 미궁 내부가 파랗게 빛나고 있기에 시야에 불편함이 없어서 나쁘지 않았으나.
“도대체 언제까지 내려가야 하는 거야?”
그는 끝도 없이 이어지고 있는 길을 보며 혀를 찼다.
“쯧.”
김현우가 벌써 이 미궁 안에 들어온 지도 꽤 시간이 흘렀다.
물론 미궁 안에 들어온 뒤부터는 제대로 날짜를 셀 수가 없어 정확히 며칠이 지났는지는 알 수 없었으나 확실한 건 시간이 꽤 지났다는 것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김현우는 혹시 모를 일을 대비해 준비해 놓은 대용량 백팩의 식량 중 하나를 전부 까먹었기 때문이었다.
‘뭐, 식량은 여유롭지만…… 위가 걱정이네.’
김현우는 미궁에 들어오기 전, 마지막까지 자신을 따라왔던 미령과 하나린을 떠올렸다.
‘불안한데.’
끝까지 자신을 따라오겠다고 하는 것을 말리고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 여기에 남아 있으라고 말해두긴 했으나…….
‘그럼 저만 데리고 가시면 되겠네요?’
‘뭐?’
‘그렇지만 그렇죠? 우리 ‘사저’가 자랑스러운 스승님의 첫째 제자니까 저보다는 더 강하지 않을까요?’
”사매’야, 그 아가리를 닫거라, 모름지기 스승의 보조를 맞출 수 있는 것은 첫 번째 제자인 나뿐이다.’
‘어머~ ‘사저.’ 분명 스승님이 이곳을 지키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씀하셨지 않나요? 그러니 아주 ‘강한’ 사저께서는 여기서 집 지키는 개……가 아니라 이곳을 지키셔야죠?’
‘사매야 지금 당장 네 몸을 찢어버리고 싶은데, 그리 해도 되겠느냐?’
“…….”
김현우는 미궁에 내려가기 직전, 은근히 신경전을 벌이고 있던 그 둘을 생각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가 호주에 있는 미궁에 도착하기 전, 서로 싸우지 말라고 말해 놨더니 갑자기 그녀들은 서로를 사매와 사저로 부르기 시작했다.
그래, 문제는 그것뿐이었다는 것이다.
그냥 서로를 사매와 사저로 부를 뿐, 어째서인지 말투는 이전보다 조금 더 격앙되어 있었다.
미령은 살기를 풀풀 내뿜으며 입을 열고, 하나린은 그런 미령을 조롱하며 화를 부추긴다.
‘잘못된 선택을 했나?’
그런 생각을 하다 보니 김현우는 괜히 8계층이 걱정되기 시작했다.
분명 그 둘을 남겨 둔 것은 김현우가 아래 계층으로 내려가 있는 동안 다른 등반자가 올라 와 세계를 멸망시키는 것을 대비하기 위해서였는데…….
‘어째 올라가 보면 자기들끼리 싸우느라 도시를 박살내고 있는 거 아니야?’
“…….”
왠지 그럴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것에 김현우는 괜스레 나오는 한숨을 막지 않고 들고 있던 맹인의 나침반을 흔들었다.
그와 함께 번쩍이며 또 한번 길을 제시하는 새하얀 빛.
김현우는 그 빛을 따라 계속해서 걸음을 옮겼다.
계속.
계속-
눈앞에 나타나는 몬스터들을 모조리 분쇄하면서 나침반에서 나오는 빛을 따라간 지 얼마나 되었을까.
김현우는 어느 순간부터 약한 등급의 몬스터가 나오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오우거’가 김현우의 앞에 튀어나오고.
그다음에는 ‘트롤’이 그의 앞을 가로막았다.
그래.
어느 순간을 기점으로, 내려가면 내려 갈수록 김현우의 앞에 나타나는 몬스터의 등급은 점점 약해지기 시작했고.
케륵! 케르르륵! 케륵!
김현우의 앞을 막은 것이 수십, 수백은 넘어 보이는 고블린 무리가 되었을 때.
“거의 다 왔네.”
김현우는 씨익 웃으며 고블린에게로 달려 나갔다.
***
아틀란테 제국의 수도인 ‘타틀란’ 앞에있는 ‘괴수의 숲’.
“끄아아악!”
그곳에는 그로테스크한 풍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컥-!”
숲 사방에는 시체들이 즐비해 있었다.
머리가 깨져 죽은 병사도 있었고.
두 팔이 사라지고 가슴에 거대한 구멍이 뚫려 죽은 기사도 있었다.
또한 시체 자체가 성하지 않게 죽은 이도 있는가 하면-뼈가 피부를 뚫고 나와 죽음을 맞이한 병사도 있었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은, 조금 전 미궁에서 빠져나온 한 남자에 의해 벌어지고 있었다.
그래, 도끼를 쥐고 있는 한 남자에 의해.
“살려주세요! 살려-!!!!!”
파삭!
창을 들고 있는 병사의 머리가 어느 한 남자의 발에 의해 수박 깨지듯 터져나가고, 그는 비릿한 미소를 지은 채 병사들이 몰려 있는 쪽을 향해 고개를 틀었다.
마치 충혈된 듯 보이는 붉은 자 위로 보이는 검은 망막이 두려움에 떠는 병사들을 스캔하고, 그가 쥐고 있는 거대한 도끼가 그의 움직임에 따라 자연스럽게 움직인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보며, 병사들의 앞에서 검을 들고 있는 남자.
아틀렌테 제국의 제 일 검이라고 불리고, 변방의 야만족들에게는 ‘심판자’라고 불리기도 하는 제국의 공작-검(劍)을 통달했다고 전해지는 경지 ‘소드 마스터’에 올라있는 그, ‘스윌로츠’는 앞에 보이는 남자를 보며 인상을 찌푸렸다.
‘괴물이다.’
괴물.
그는 괴물이었다.
‘여태까지 봤던 녀석들 중 제일가는 녀석이야……!’
그동안 제국에서는 저 미궁에서부터 올라오는 상상 이상의 강함을 가진 괴물들을 3차례 이상 쓰러뜨렸다.
눈알이 하나밖에 없는 괴물도.
비대한 몸을 이끌고 나타난 거인도.
그 이외에 미궁에서 빠져나온 다른 괴물들도, 제국에서는 막아냈다.
‘시스템의 축복’ 덕분에.
10년 전, 그들에게 불현 듯 찾아온 시스템의 축복은, ‘불가능’을 ‘가능’하게 할 정도로 그들에게 많은 힘을 선사해 주었고.
특히 스윌로츠나 다른 몇몇은 인간으로써는 도달할 수 없는 경지에 오르기도 했다.
일검으로 태산을 가르고, 한 번의 도약으로 영지를 횡단할 수 있는 괴물 같은 경지를 가지게 해준 시스템의 축복.
물론 그런 경지에 오르지 못하더라도 누구든 ‘시스템의 축복’을 받은 이들은 다른 일반인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해졌고, 제국은 그렇기에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다.
‘시스템의 축복’을 받은 이들을 이용해 만든 군단은, 그리고 그런 군단을 이끌고 있는 제국의 삼검은, 적어도 제국이 있는 대륙 내에서는 상대할 수 있는 적수가 없었으니까.
“큭큭, 이게 전부냐?”
“…….”
비아냥거리며 웃음을 짓는 남자.
그가 입고 있던 붉은 장포가 붉은 피로 물든 것을 보며, 그는 이 참담한 광경을 눈에 담았다.
눈알이 하나밖에 없는 괴물의 몸을 묶어 놓을 수 있었던 병사들은 그의 장난과도 같은 손짓에 전부 목숨을 잃었고.
거인의 몸에 상처를 입힐 수 있었던 ‘기사’들은 그의 도끼질에 모두 목숨을 잃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올라온 괴물들을 언제나 같이 죽여 왔던, 제국의 이 검(二 劍)과 삼 검(三 劍)도 마찬가지로, 그의 백 합을 견디지 못하고 모두 그에게 목숨을 내주었다.
‘스윌로츠’는 슬쩍 시선을 돌려 아직 살아 있는 병사들을 바라봤다.
“으……으으…….”
“…….”
그들의 눈에 들어차 있는 확연한 공포감.
병사들은 이 검(二 劍)과 삼 검(三 劍)의 죽음으로 더 이상 싸울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어떻게 해야…….’
그렇기에 스윌로츠는 빠르게 상황을 판단하기 위해 머리를 굴려봤으나, 도저히 답이 나오지 않았다.
억지로 공격한다?
쓸데없는 사상자를 늘릴 뿐이었다.
만약 후퇴한다면?
‘만약 저 괴물이 이 ‘괴수의 숲’에서 빠져나간다면…….’
제국의 수도는 물론이고 이 세계가 완전히 개박살이 나버릴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 어느 것을 선택해도 ‘최선’의 선택이라고 할 수는 없는 그 속에서 스윌로츠가 고민하고 있을 때.
“아무래도 재롱은 전부 끝인 것 같군.”
그가 입을 열었다.
남자는 거대한 도끼를 몇 번이고 슥슥 휘두르더니 이내 입가에 짓한 웃음을 지으며 병사들에게로 걸음을 옮기며 입을 열었다.
“그러니까 이번에는 나, ‘아귀(餓鬼)’가 너희들에게 재미있는 걸 보여주도록 하마.”
내 포식(飽食)을 말이야.
아귀의 중얼거림이 끝남과 동시에, 그의 도끼가 고도를 높이고 병사들이 겁먹을 표정으로 몸을 주춤거린다.
그 모습에 아귀가 입가를 찢으며 도끼를 내리 찍으려 할 때-콰아아아아───앙!
거대한 봉(棒)이- 떨어져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