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dvanced Player of the Tutorial Tower RAW novel - Chapter 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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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 할 일만 하고 온다(3)
가디언 길드 꼭대기 층의 집무실.
원래라면 길드장이 써야 하는 집무실에는 아냐와 이서연이 앉아 있었다.
“그래서, 뭐 도와줄 건 없고?”
“네, 괜찮아요, 처음에는 조금 힘들었는데 지금은 괜찮거든요.”
아냐의 물음에 이서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가 내온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이서연이 오늘 가디언 길드에 온 이유는 바로 던전 문제 때문이었다.
김현우가 아레스 길드의 던전을 잔뜩 빼앗은 뒤 가디언 길드는 길드원보다도 던전의 숫자가 더 많아지게 되었다.
물론 아냐가 김현우의 명령에 따라 길드원을 꾸준히 뽑고 패도 길드가 도와주고 있다고는 해도 그것은 딱히 계약상 이루어진 관계가 아니기에 주먹구구식인 경우가 많았다.
그렇기에 아냐는 가디언 길드의 던전 중 몇몇 던전의 보스를 아랑길드를 포함한 고구려 길드와 서울 길드와 공동으로 운영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우선 그렇게 만들어 두면 쓸데없이 놀리는 던전이 줄어들 테니까.
한마디로 서로에게 그다지 나쁠 것 없는 이야기였기에 이야기는 매우 잘 풀렸다.
그렇기에 이서연은 만족하며 커피를 마셨고, 곧 자신이 이곳에 올 때부터 품었던 궁금증에 대해 물어볼 기회를 잡았다.
“그래서,”
“네?”
“지금 양옆에는 무슨 공사를 하고 있는 거야?”
“공사……요?”
이서연의 물음에 아냐는 슬쩍 고개를 갸웃하다, 이내 입을 열었다.
“아, 지금 저희 건물 양쪽에 공사하는 거요?”
“그래, 그거.”
아냐의 말에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 와보니 분명 이 사무실의 양 건물은 올린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식 빌라였을 텐데도 불구하고, 새롭게 건물을 올리고 있었다.
그것도 무척이나 높게.
그렇기에 이서연은 궁금증을 느꼈고, 아냐는 그런 이서연의 궁금증에 답했다.
“아마 왼쪽은 패도길드의 한국지부일거고, 오른쪽은 이번에 새로 만든 신생 길드……의 사무소라고 하는데 잘 모르겠어요.”
아냐의 말, 이서연은 패도 길드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그 뒤에 나온 신생 길드라는 말에 고개를 갸웃했다.
보통 신생 길드에서 저렇게 건물을 올리지는 않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굳이 가디언 길드와 패도 길드가 건물을 짓고 있는 이곳에 말이다.
“……아,”
그렇기에 한동안 그 신생 길드에 대해 생각하던 그녀는 문득 하남의 장원에서 봤었던 여자를 떠올렸다.
오빠의 두 번째 제자라고 말했던 그 여자.
‘설마…….’
그녀는 슬쩍 시선을 돌려 오른쪽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이미 창문에서 공사현장이 보일 정도로 건물이 높게 올려지고 있는 것을 보며 이서연은 저도 모르게-
“정말, 대단하네…….”
여러 가지 의미가 담긴 중얼거림을 내뱉었다.
***
꽈아앙!
김현우의 일격이 아귀(餓鬼) 명치를 후려치기 위해 움직였으나, 유감스럽게도 그의 주먹은 아귀의 도끼를 후려쳤다.
찰나의 순간에 이뤄진 방어.
김현우는 명치로 들어오는 공격을 방어한 아귀를 보며 놀랐다는 듯 그를 바라보곤 공격을 이어나갔다.
오른 다리를 짧게 차 아귀의 정강이를 노리고.
왼손을 비틀어 그의 얼굴을 노린다.
반보도 남지 않은 초 단거리에서 이뤄진 두 번의 격투술.
천마(天魔)에게 배운, 군더더기라고는 단 하나도 없는 움직임이 그의 머리와 다리를 노렸으나-꽝!
꽈드드득!
그의 공격은, 또 한번 아귀에 의해 막혔다.
‘또?’
김현우는 다시 한번 막힌 공격에 이상함을 느끼며 거대한 도끼 너머로 서 있는 아귀를 바라봤다.
분명 그의 눈은 자신의 움직임을 따라오지 못했다.
물론 어느 정도는 자신의 움직임을 볼 수 있는 것 같기는 했지만, 그것은 말 그대로 어느 정도.
이런 초를 단위로 쪼개야 하는 싸움 속에서, ‘어느 정도’라는 말은 지극히 효용성이 없는 말과도 같았다.
김현우의 공격이 이어진다.
왼쪽 팔.
오른쪽 정강이.
명치.
머리.
김현우의 몸이 그 잔상을 남기며 움직인다.
콤마 단위의 짧은 시간에 만들어진 4번의 연격.
허나 아귀는 막아낸다.
왼쪽 팔을 노리는 공격은 도끼의 대부분을 이용해 막아내고, 오른쪽 정강이는 도끼의 면을 이용해 막아낸다.
명치와 머리도 마찬가지.
아귀는 그 짧은 시간 내에 도끼를 움직여 막아냈다.
“허.”
그 모습에 김현우가 재미있다는 듯한 미소를 지었다.
“이 새끼 봐라?”
그와 함께 또 한번 이어진 김현우의 연격.
그의 공격이 아귀의 몸을 노리고 순식간에 쏘아져 나간다.
빈틈이 있는 곳이라면 유감없이 김현우의 주먹과 발이 들어갔고, 빈틈이 없는 곳이라도 허초를 위해 그곳을 후려친다.
몇 초도 되지 않는 짧은 시간이지만, 김현우의 공격은 이미 가볍게 수십 합을 넘어서고 있었고, 초침이 열 번을 까딱였을 때, 김현우의 공격은 백번을 가볍게 넘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
김현우는 그 짧은 시간, 아귀를 때리며 그가 어떻게 자신의 공격을 막아내는지에 대해 깨달을 수 있었다.
아귀는 김현우의 움직임을 제대로 따라오지 못한다.
그것은 맞다.
허나 아귀는 아주 어렴풋하게나마 김현우의 움직임을 볼 수는 있었다.
그리고 아귀는 놀랍게도 그 어렴풋하게나마 보이는 김현우의 움직임을 특정해서 공격을 막고 있었다.
저 자세를 통해서.
김현우는 그가 취하고 있는 자세를 바라봤다.
양발은 언제라도 전방위의 공격을 방어할 수 있게 자연스럽게 펴 놓고, 양팔은 자신의 몸을 가볍게 가릴 수 있는 도끼를 역수로 잡고 있었다.
언뜻 보기만 해도 도끼로 몸의 절반을 가리고 있는 아귀.
그는 일부러 저 거대한 도끼를 자신에게 밀착시킴으로써 도끼를 움직이는 동선을 최대한으로 자제함으로써 김현우의 공격을 막고 있는 것이었다.
어렴풋하게 보이는 움직임을 보고, 최대한 짧은 동선으로 도끼를 움직이며.
“…….”
절대로 부서지지 않을 것 같은 도끼를 쥔 채 여전히 방어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는 아귀를 보며 멍한 표정을 짓고 있던 김현우는 생각했다.
‘어디로 공격해도 저 도끼에 막힌다라…….’
김현우는 조금 전, 그의 사각이 있는 곳에는 망설임 없이 공격을 때려 넣었다.
도끼가 방어하지 못하는 앞부분은 당연하고, 그가 제대로 대비하고 있지 못하는 뒤는 더더욱 당연했다.
허나 아귀는 그가 몸을 돌리자 자신도 마찬가지로 귀신같이 몸을 돌리며 움직임을 쫓았기에 김현우는 결국 일격을 맞출 수 없었다.
그야말로 놀라운 방어능력에-
‘그렇다면-‘
김현우는 입가의 웃음을 머금으며-
‘그 방어를 부숴버리면 될 뿐이지.’
자신의 마력을 사방으로 흩뿌리기 시작했다.
파직-
파지지직-!
검붉은 마력이 김현우의 의지에 따라 혈도를 달린다.
그와 함께 밖으로 내뿜어지는 검붉은 마력.
대기를 타고 허공을 유영하는 마력들 사이에 검붉은 스파크가 튀어나간다.
천마에게 뇌령신공을 배우고 난 뒤부터는 자연스럽게 튀어나오는 스파크.
순식간에 바뀌어 나가는 모습에 아귀는 눈을 휘둥그레 떴으나 이내 눈가를 굳히며 자신의 도끼를 잡았다.
지금 자세를 풀지 않겠다는 듯, 오히려 몸의 근육을 경직시키는 아귀의 모습.
파지지직! 꽝!
내리 떨어지는 번개와 함께, 김현우는 또 한번 아귀에게 달려들었다.
아귀는 순식간에 달려오는 김현우의 모습에 긴장하며 도끼를 들어 올렸으나, 그가 긴장하고 있었던 김현우의 연격은 찾아오지 않았다.
그 대신-
촤아아아악!
흑익(黑翼)이, 그 날개를 드러냈다.
아귀의 눈이 크게 뜨여지고, 김현우의 입에 미소가 지어진다.
검붉은 마력이 폭발적으로 증폭하며 사방에 붉은 번개를 떨궈대고, 검은 날개가 그 사이에서 위용을 과시하듯 날개를 펼친다.
그리고-
“우선 한 방-!”
김현우는 당황한 눈빛이 역력해 보이는 아귀를 향해, 아니-
“패왕(?王)-”
정확히는, 그가 자신의 몸을 방어하고 있는 도끼를 향해, 자신의 일격을-
“괴신격(怪神格)-!”
내질렀다.
콰────아!!!
검붉은 번개가 사방으로 떨어지며 순간 마력이 폭사한다.
김현우의 다리가 도끼의 면을 후려치고, 그 뒤를 이어 김현우의 뒤에 펼쳐져 있던 날개가 그의 마력으로 치환되어 김현우의 발에 몰려든다.
마치 기관열차가 연료를 녹여 힘을 내는 것처럼, 김현우의 다리가 검은 마력을 연기처럼 토해내고-꽈아아아아앙!!!
거대한 폭음소리가, 세상을 울렸다.
지반이 부서진다.
아니, 부서진다는 말은 옳지 않았다.
지반이 사라지고.
나무가 사라진다.
괴수의 숲을 조성하는 그 모든 것들이, 검붉은 마력에 먹혀 사라진다.
그리고-
“크-하악!”
아귀는, 그 검붉은 재앙 속에서 살아남았다.
이미 그의 몸은 여기저기 화상을 입은 듯 그을린 자국이 있었고, 김현우의 공격을 받아냈던 도끼는 이미 도끼의 날 부분이 박살 나 제대로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아귀가 부서진 자신의 도끼를 확인하며 소리 없는 경악성을 내뱉었다.
아귀가 쥐고 있는 도끼는 아귀도(餓鬼道)를 지키는 지천대군(支天大君)을 죽이고 빼앗은 무기였다.
‘그 도끼가…… 한 방에?’
그가 믿을 수 없다는 듯 대만 남은 도끼를 쥐고 있을 때.
“야.”
김현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와 함께 아귀의 시선이 김현우를 향해 돌아갔고, 그는 곧 눈을 크게 뜰 수밖에 없었다.
“너 뭐하냐?”
“무, 무슨-!”
그곳에는 김현우가 있었다.
등 뒤에 세 개의 만다라(滿茶邏)를 가진 채.
그 모습에 아귀가 입을 벌리며, 본능적으로 몸을 움직이려 했으나-
“큭!?”
아귀의 몸은, 이미 움직일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당황하는 아귀의 모습에 김현우는 여유로운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설마 그 한 번으로 끝날 거라고 생각한 건 아니지?”
김현우의 말에도 아귀는 그의 말에 관심 따위는 없는 듯 그곳을 빠져나가기 위해 몸을 비틀었으나, 유감스럽게도 아귀의 몸은 이미 마력팽창의 영향권 내에 들어가 있었다.
김현우의 등 뒤에 검은 만다라가 개화하기 시작한다.
“크하아악!”
그와 함께 사방으로 뿌려지기 시작하는 검붉은 마력.
검붉은 스파크가 사방으로 방전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내뿜고, 김현우는 어느새 아무 움직임도 취하지 못하는 아귀의 앞으로 다가와 여유롭게 자세를 잡았다.
그 모습에 아귀의 눈에 다급함이 깃든다.
그의 근육이 팽창하듯 부풀어 오르고, 그의 붉은자위가 붉은 것을 넘어 검게 물들어 나간다.
그런 상황에서, 김현우는 입가에 비틀린 미소를 지으며-
“이제 한번 제대로 맞아 봐.”
마치 선고하듯 중얼거렸다.
“안 돼에에에에에!!!!”
그와 함께 지금까지 아무런 말도 하지 않던 아귀의 입에서 비명 같은 괴성이 튀어나왔으나, 이미 김현우는 몸을 움직이고 있었다.
그의 등 뒤에 빙그르 돌던 연꽃들이 완전히 개화하기 시작하고, 그와 함께 검붉은 마력을 전방으로 쏘아댄다.
그와 함께-
“수라(修羅)-”
김현우는 등 뒤에, 자신의 마력을 먹어치우고 만들어 낸 6개의 팔을 한곳으로 모았고-
“무화격(武和?)-”
삐───────!!
곧 아귀는, 이번에야말로 검붉은 재앙에 먹혀 들어가기 시작했다.
그 검붉은 재앙이 끝난 뒤-
——
알리미
등반자를 찾아 처치했습니다!
위치: 타틀란 제국 괴수의 숲
[등반자 ‘탐식(貪食)의 아귀(餓鬼)’ ‘개의’을 잡는 데 성공하셨습니다!] [정보 권한의 실적이 누적됩니다!] [현재 정보권한은 중상위입니다.]——
김현우는 어김없이 떠오르는 로그에 만족스럽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다-
“자네는……누구지……?”
김현우는 문득 뒤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고, 이내 그곳에서 김현우는 무척이나 긴장한 목소리로 자신을 부르는 스윌로츠 공작을 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