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dvanced Player of the Tutorial Tower RAW novel - Chapter 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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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 청룡(靑龍) 전우치(田禹治)(7)마치 중국 화풍에나 등장할 것 같은 그 무릉도원(武陵桃源)에서, 제천대성은 조금 전 김현우가 사라진 그곳을 보며 짧게 혀를 찼다.
“쯧.”
제천대성은 조금 전까지 자신의 앞에 있었던 김현우를 생각했다.
다소 정신머리가 이상한 그와 손쉽게 ‘계약’을 맺기 위해 기회를 보다 그가 위기에 처했을 때 불러왔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분명 전우치의 공격으로 죽음을 앞둔 상황에서도 유일한 동아줄인 제천대성에게 배짱을 부렸다.
마치 ‘공포’라는 장치가 빠진 것처럼.
“……미친 새끼.”
피식.
제천대성은 자신을 도발하던 김현우의 모습을 생각하고 피식 웃음을 지었다.
만약 제천대성이 힘을 주지 않았다면 전우치의 일격에 그저 한 줌 흙으로 돌아갈 녀석이었을 텐데도 오히려 자신을 도발하는 그의 모습이 제천대성의 머릿속에 그려졌다.
그야말로 일반적인 지성체가 본다면 또라이 같다는 말을 아끼지 않을 수밖에 않는 그런 모습.
허나 그런 모습이기에-
‘그놈을 고른 거지.’
제천대성은 그렇게 생각하며 넓은 도원을 보았다.
본인을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이곳.
‘뭐, 결국 계약을 조금 더 유리하게 할 수는 없었지만’
그는 여의봉의 안에서 전우치의 이야기를 들었다.
김현우가 ‘이레귤러’라는 소리를.
‘만약에 정말로 그렇다면-‘
제천대성은 심오한 눈빛으로 도원을 바라보았다.
그 경치는 다른 일반인들이 보면 무척이나 감탄할 만한 것이기도 했으나, 제천대성이 보기에는 죽은 곳이나 다름이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제천대성의 눈앞에 펼쳐져 있는 이 도원은 완전하지 않은, 그가 겨우 탑을 한번 올라 되찾은 ‘공간’이었을 뿐이니까.
그 곳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자신의 동료도.
자신의 부하도.
그렇기에 그 도원은 완벽했으나, 완벽하지 않았다.
잠시간의 침묵.
제천대성은 그 금안으로 텅텅 비어버린 도원을 보고는-
“-정말로 가능할지도 모르겠군.”
-그렇게, 중얼거렸다.
***
완전히 박살 난 홍콩의 한가운데에, 김현우는 서 있었다.
머리 위에는 찬란한 금고아를 쓰고, 몸에는 완전히 누더기가 되어 있던 추리닝 대신에 동양풍의 고풍스러운 붉은 갑주를 입은 김현우는 별다른 대화는 필요 없다는 듯 하늘에 있는 전우치에게 달려들었다.
그리고-
씨익.
“!?”
“왜 또 너를 팰 줄 알았어?”
김현우는 그대로 전우치를 지나쳐 하늘로 치솟았다.
휘둥그레 떠지는 전우치의 눈.
“안 돼!”
전우치가 뒤늦게 입을 열며 김현우를 쫓아 축지법을 시전했으나, 이미 김현우는 여의봉의 도움으로 아직 남아 있는 먹구름의 위쪽으로 올라갔고.
“얼씨구?”
김현우는 볼 수 있었다.
아직 남아 있는 먹구름 위에 펼쳐진 엄청난 크기의 마법진을.
하나하나가 복잡한 수식을 가지고 그려져 있는 마법진은 지금 이 순간에도 발동되고 있는 듯 빛을 내뿜고 있었고.
김현우는 곧 그 마법진의 한 가운데에 있는 거대한 마봉석을 보며 제천대성의 말을 떠올렸다.
‘먹구름 위로 올라가 봐. 그 뱀 대가리, 아니- 청룡(靑龍)의 업적은 무척이나 고상하고 대단한 것이지만 그 정도는 아니다. 필시 그 위에-‘
-그 야바위꾼의 장난질이 있겠지.
“빙고.”
김현우는 제천대성의 말대로 먹구름 위에 마법진이 있는 것을 보며 웃음을 지었고.
“이 자식!”
그런 김현우의 뒤를 따라 온 전우치는 곧바로 그를 막기 위해 몸을 움직였으나, 이미 김현우는 마법진의 정중앙에서 기다렸다는 듯 그를 바라보곤-
“아주 야부리 잘 털더라?”
“이런 씨-”
쩌저저적-!
그대로 여의봉을 이용해 먹구름 위에 가려져 있던 마법진을 깨부쉈다.
순식간에 박살이 나기 시작한 마법진, 사방으로 푸른 마력이 튀어나가고, 먹구름 위에 있던 마법진이 붕괴하기 시작한다.
“마법진을 부순다고 나를 이길 수 있을 것 같아!?”
전우치는 그가 마봉석을 파괴하는 그 순간을 노려, 무방비한 김현우를 죽이기 위해 청아검을 들고 달려들었으나-챙!
“응.”
“!!”
김현우는 들고 있던 여의봉으로 청아검을 막아낸 뒤-씨익-
“이길 수 있을 것 같은데?”
꽝!
전우치의 명치를 차 날렸다.
“크엑!”
꼴사나운 비명을 지르며 먹구름을 뚫고 추락하는 전우치를 보며, 김현우는 그를 후려쳤던 자신의 손을 몇 번이고 쥐었다 피고는 확신했다.
‘아까 전과는 다르다.’
분명 아까 전에는 전우치의 몸을 공격하기만 해도 그 공격을 타고 들어오는 뇌격 때문에 본인이 타격을 입었으나, 이제는 아니었다.
——
황금쇄자갑(黃金鎖子甲) -가-
등급: Ss
보정: 없음
스킬: 차단
-임시적으로 불러 온 아티팩트입니다.-
-정보 권한-
과거 제천대성이 용왕들에게 깽판을 쳐 얻어낸 황금쇄자갑은 -권한부족-에 의해 새로 설정되기는 했으나 아직 그 권능이 확실하게 남아 있었다.
본디, 모든 공격을 막아낸다는 황금쇄자갑은 -권한부족-으로 인해 모든 속성의 공격들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게 설정되었다.
——
갑옷에 눈을 가져가자 주르륵 떠오르는 로그를 바라본 김현우는 자그맣게 감탄했다.
‘이게 바로 템빨인가.’
그는 피식 하고 웃은 뒤 곧바로 시선을 돌려 전우치가 추락한 곧을 향해 돌진하기 시작했다.
중력의 가속도로 인해 빠르게 고도를 줄이는 김현우의 몸.
그는 저 멀리에서 자신을 노려보는 전우치의 모습을 보곤 씨익 웃은 채 마력을 개방했다.
김현우가 마력을 개방하자마자 그의 주변으로 퍼져나가는 검붉은 마력들이 대기를 잡아먹고, 그의 뒤에 익숙한 흑익과 흑원이 생겨난다.
그리고-
“사기꾼은 맞아야 고쳐진다더라?”
“이 새-!”
김현우는 떨어지는 그 상태로, 청아검을 휘두르려는 전우치의 얼굴을 잡고 지상으로 떨어져 내렸다.
꽈─────앙!
마치 운석이 떨어진 것처럼 거대한 폭음소리를 낸 그 근원지에서.
꽝!
싸움은 시작되었다.
김현우의 몸이 순식간에 움직이며 전우치의 얼굴을 후려친다.
그는 어떻게든 제정신을 유지하며 대충 짐작하며 청가검을 휘두르지만-
“칼질을 왜 그렇게 못해?”
“칵!”
김현우는 그런 전우치의 칼질을 가볍게 피해내며 그의 몸을 후려쳤다.
순식간에 붕 뜨는 전우치.
김현우는 그런 전우치의 옆구리를 또 한번 후려쳤다.
쩌엉-!
마치 갑옷이 터지는 소리와 함께 땅바닥에 처박히는 그.
“크아아악!”
전우치는 열이 받는다는 듯 잔뜩 성을 내며 칼을 휘둘렀으나 김현우는 그의 검을 모두 피해냈다.
아니, 그건 피했다고도 할 수 없었다.
“이걸 검술이라고 쓰고 있냐?”
꽝!
그의 검술(劍術)은 적어도 김현우가 봤을 때에는 수준 이하의 쓰레기였으니까.
물론 그의 검술(劍術)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었다.
기본은 있다.
그는 착실하게 거리를 재며 검을 내리긋고, 또 벤다.
어쩔 때는 찌르기도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의 검은 빨랐다.
김현우조차도 찌르는 그 순간의 모습을 볼 수 없을 정도로.
허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우치가 일방적으로 김현우에게 맞고 있는 것은-
“32번? 지랄하고 있네. 이런 검술로 나를 죽일 수 있다고 했단 말이야?”
그가 놀라울 정도로 검(劍)을 잘 다루는 누군가와 100년 이상의 시간을 사용했기 때문이었다.
‘이 정도는 천마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
김현우는 천마의 검을 떠올렸다.
베었다하면 찔려 있고, 찔려 있다 하면 베여 있는 그의 검술.
검끝을 쫓다보면 그 끝은 항상 자신의 심장이 되었고.
검날을 쫓다보면 그 끝은 결국 암전이었다.
제대로 알아볼 수도 없는 수많은 묘리를 숨긴 채 검을 휘두르는 천마.
김현우는 그런 천마의 검을 100년 동안이나 마주보아 왔다.
그렇기에-
꽈아앙!
“끄에에엑!”
김현우는 전우치의 검을 볼 수 있었다.
아니, 보는 것을 넘어서 그의 움직임만 보고도 검이 어느 곳에서 어떻게 들어올지 깨달을 수 있었다.
그는 저 멀리 날아가 겨우 몸을 일으키는 전우치를 보며 입가를 비틀어 올렸다.
“야, 나도 똑같이 봐줬다. 원래 100번은 죽일 수 있었는데 좀 봐줬어.”
“이 개씨발 새끼가!”
“어이구? 청룡의 업을 업고 이지랄저지랄 하더니 다시 욕을 시작했네?”
-좀 후달렸나 봐?
키득키득 웃는 김현우를 바라본 전우치는 이를 악물고는 입을 열었다.
“죽여 버리겠다!”
그와 함께 그의 주변으로 펼쳐지는 거대한 마법진.
전우치는 곧바로 마법진을 발동하려는 듯 입을 열었으나-
“오행(五行)-”
“오행은 씨발아!”
빡!
“크하악!”
“내가 너처럼 마법진 쓰는 걸 일일이 기다려 줄 것 같아?”
빠득!
“컥!”
“병신새끼야!”
빠드드득!
“끄아아악!”
김현우는 전우치의 몸을 그대로 높게 차올렸고, 전우치는 기다렸다는 듯 하늘로 날아가며 다시 먹구름을 모여들게 하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쏟아지는 비.
전우치는 상처를 입은 상태로 곧바로 자신의 손가락에 번개를 묻히고, 김현우가 아차 하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봤을 때.
“이런-”
“이 개새끼!”
전우치는 곧바로 또 떨어지는 빗물 사이로 자신의 번개를 쏘아 보냈다.
“아까처럼 개 박살을 내주지!”
순식간에 여기저기로 튀는 번개.
전우치는 손가락으로 번개를 움직여 김현우의 등을 노렸고-쾅! 콰직! 틱-!
“……!”
“무……뭐라고?”
전우치의 손가락 움직임에 따라 김현우의 등을 때린 번개는-
“이야-”
“이……이럴 리가?”
김현우에게 아무런 피해도 주지 못했다.
‘마법진이 없다고는 해도 청룡의 업(業)은 그대로인데 어째서……!!’
전우치는 자신을 바라본 채 비틀린 웃음을 짓는 그를 보며 경악했고-
“역시 템빨이 좋기는 해? 그치?”
김현우는 입을 쩍 벌린 그를 놀리고는 그대로 전우치에게 달려들었다.
순식간에 가까워지는 거리.
전우치는 급한 마음에 저도 모르게 몸을 뒤로 내뺐으나-
“어딜 가려고?”
“!?”
김현우는 이미 금강 여의봉을 이용해 그의 앞에 와 있었고-꽈아아앙!
그대로 여의봉을 휘둘러 그를 지상에 꽂아버렸다.
빗속임에도 거대하게 날리는 흙먼지.
바닥에 처박힌 전우치는 괴악한 비명을 질렀다.
그리고 흙먼지가 거칠 때쯤-
“청룡출두(靑龍出頭)라고?”
“!!”
전우치는 볼 수 있었다.
검붉은 마력으로 이루어져 있는 거대한 흑룡을.
마력으로 만들어진 흑룡은 주변의 대기를 잡아먹으며 괴악하게 성장하고 있었고, 그 흑룡을 실체화시킨 그는, 아까 전 전우치가 있던 모습 그대로 그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김현우는 씨익 웃으며 대답했다.
“고마워.”
“무-”
파지지지직!!!!
전우치가 입을 열기도 전에 어느 정도 몸을 불린 흑룡이 검붉은 번개를 사방으로 내뿜는다.
그리고-
“필살기가 하나 더 생겼네-?”
전우치는 그 흑룡이 자신에게로 다가온다는 사실을 눈치채자마자 곧바로 몸을 일으키려 했다.
허나-
“!!”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마치 고정된 듯, 움직이지 않는 몸.
그것은 바로 주변에 팽창하고 있는 김현우의 마력 때문이었다.
“크아아아악!”
그는 순간적으로 자신의 주변으로 청룡의 번개를 방출했다.
순식간에 방출된 번개는 푸른색의 스파크를 튀기며 김현우의 마령 팽창을 중화했고.
그로 인해 전우치의 몸은 자유를 찾고 몸을 움직일 수 있었으나.
“아-”
이미-
“흑룡출두(黑龍出頭)-”
-흑룡은 전우치의 앞에서 그 아가리를 벌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와 함께, 세상이 검붉은 번개로 물들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