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dvanced Player of the Tutorial Tower RAW novel - Chapter 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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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6. 이산대성(移山大聖)과 근두운(4)
“흐음…….”
산 한가운데가 뻥 뚫려 햇빛이 들어오는 산 안쪽.
뻐끔.
거대한 나무가 있는 그곳에서, 이산대성(移山大聖)은 김현우의 말을 듣고 회색연기를 내뱉었다.
그가 내뱉은 연기가 하늘 위로 올라가고.
“그래서, 내 아우는 탑을 오르다 네게 죽었다?”
이산대성(移山大聖)의 말에 김현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
“허.”
김현우의 망설임 없는 대답에 이산대성은 허 하는 소리를 내뱉으며 나무에 기댔고, 이내 털이 수북한 손으로 곰방대를 잡고는 그 연기를 길게 빨아들였다.
“후─”
그와 함께 그의 입에서 빠져나오는 진한 회색빛의 연기들.
마치 생각을 정리하듯 시선을 내리고 있던 이산대성은 이내 고개를 들어 말했다.
“그래서, 제천대성은 지금 자신의 여의봉(如意棒)에 들어가서 너와 계약을 한 거고?”
“그것도 맞지.”
“쯧, 미련한 놈.”
김현우의 말에 대놓고 혀를 찬 이산대성은 이내 자신의 머리, 아니- 갈기를 긁적거리며 한숨을 내쉬곤 중얼거렸다.
“형들은 전부 포기했거늘 녀석은 물질로 ‘혼(魂)’을 옮겨 아직도 혼자 탑을 오르려 한단 말인가.”
이산대성은 탄식인지 뭔지 모를 말을 중얼거리며 복잡한 눈으로 김현우를 보곤 물었다.
“그래서, 내 아우가 있다는 여의봉(如意棒)은 어디 있지?”
그의 물음에 김현우는 답했다.
“지금은 없어.”
“지금은?”
이산대성의 되물음에 김현우는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고민하다 그에게 ‘악천의 원천’을 사용할 때에는 다른 아티팩트를 들고 나올 수 없다는 것을 설명했고-
“……쯧, 그거 아쉽게 됐군.”
이산대성은 아쉬워하며 다시 곰방대를 피워 올렸다.
그런 그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김현우는 물었다.
“그런데, 아까 그 말은 뭐야?”
“무슨 말을 말하는 거지.”
“모두 포기했다는 말말이야. 형들은 포기했는데 아우 혼자서만 탑을 오르느니 뭐니 말했잖아?”
“아, 그거 말인가?…….뭐, 상관없겠지.”
김현우의 물음에 답한 이산대성은 순간 이걸 말해줘도 되나? 하는 표정으로 김현우를 바라보다 이내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뭐, 아까 말 그대로의 이야기다. 칠대성에 대해서는 알고 있나?”
“……칠대성?”
김현우의 되물음에 그는 간략히 칠대성에 대해 설명했다.
칠대성(七大聖).
그들은 현재 김현우가 사용하는 여의봉(如意棒)안에 있는 제천대성(齊天大聖)과 의형제를 맺은 요괴들을 일컫는 말이었다.
한 명 한 명이 전성기에는 하늘을 쑥대밭으로 만들 수 있을 정도의 강력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요괴들.
그렇기에 사람들은, 그리고 그런 그들의 무력을 알고 있는 하늘은, 의형제를 맺은 그들을 칠대성(七大聖)이라고 불렀다.
“칠대성에 대해서는 대충 이 정도로 설명해 두면 될 것 같고, 아까의 말을 이어보자면 말 그대로의 이야기다.”
뻐끔.
“칠대성은 그 누구도 더 이상 탑을 오르고 있지 않다. 그 우둔한 아우 제천대성(齊天大聖)을 빼고는 말이야.”
“그럼 나머지는……?”
“뭐? 나머지는 뭘 하고 있냐고 물어보는 건가? 그야 당연히 나를 포함한 다른 녀석들은 죄다 이 눈물 나게 작은 허수 공간에 묶여 무료하게 생활하고 있지.”
뻐끔-
분명 담담하게 말을 이어나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탄식이 느껴지는 그의 말투에 김현우는 이상함을 느꼈고, 그렇기에 물었다.
“어째서?”
“?”
“어째서 제천대성 이외에는 탑을 오르지 않고 있는데?”
김현우의 물음.
그것은 현재 김현우에게 있어 하등 쓸모없는 정보를 물은 것과 마찬가지였으나, 김현우는 문득 궁금함을 느꼈기에 물음을 던졌다.
그런 그의 물음에 이산대성은 의외로 무척이나 간단하게 대답해 주었다.
“사실을, 어찌 보면 무척이나 당연한 진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진실을 깨달았다고?”
“그래, 고작 그것뿐인 이야기지. 그냥 너무나 당연한 사실을 깨달았을 뿐이야.”
뻐끔.
이산대성은 그렇게 말하고는 담배를 한번 피운 뒤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우리가 아무리 탑의 위를 향해 달려들어도, 절대로 빼앗긴 업(業)을 온전히 찾을 수 없다는 진실을,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우리가 그 녀석의-”
이산대성은 입을 열려다, 슬쩍 시선을 돌리곤 말했다.
“아니, 말이 과했군.”
“……?”
뻐끔.
“아직 아우가 분투하고 있는데 이렇게 말하는 것도 골 때리니 더 이상 말하지는 않겠다. 이 이야기는 여기까지 하도록 하지.”
“…….”
갑작스레 말을 끊어버린 이산대성.
‘이 새끼들은 말하다 마는 게 기본 베이스야?’
그렇기에 김현우는 은근슬쩍 불만을 느꼈으나 그는 딱히 불만을 겉으로 드러내진 않았다.
어차피 그것은 어디까지나 김현우가 궁금증을 가지고 물어본 것들 중 하나였으니까.
이내 김현우는 대화 주제를 바꾸어 말했다.
“그래서, 이제 당신이 궁금한 건 전부 해소한 것 같은데.”
“뭐 그렇지.”
“……뭐 그렇지가 아니라, 이제 궁금증 해소 다 했고 더 이상 들을 말 없으면 근두운이나 좀 줬으면 좋겠는데?”
김현우의 요구.
그에 이산대성은 문득 고개를 끄덕이더니 말했다.
“뭐, 나도 듣고 싶은 이야기는 전부 들은 것 같고. 네 말이 딱히 거짓말인 것 같지도 않으니 근두운을 넘겨주긴 할 건데…… 네가 가져 갈 수 있겠나?”
“……가져 갈 수 있겠냐고?”
이산대성의 말에 김현우는 인상을 찌푸렸고. 이산대성은 곧바로 말했다.
“뭐, 오해하지 마라 너한테 ‘근두운’을 주지 않겠다는 소리가 아니니까. 괜히 쓸데없이 싸우는 건 싫어하는 편이거든, 게다가 귀찮고.”
“그럼 그게 무슨 소리야? 가져갈 수 있겠냐니.”
“뭐 너도 잘 알고 있겠지만 아우가 내게 맡기고 간 근두운은 분명 내 허수 공간에 있긴 하지만 누군가에게 넘겨 줄 수는 없다.”
“뭐? 그게 뭔 소리야?”
김현우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자. 이산대성은 짧게 고민하는 제스쳐를 취하곤 이내 말했다.
“업(業)에 대해서는 알고 있나?”
“……업?”
“그래, 이 탑은 기본적으로 자신이 이전에 쌓아 온 업(業)을 힘으로 사용할 수 있는 곳이지.”
이산대성의 말에 김현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은 김현우도 알고 있는 내용이었다.
그도 그럴게 그는 뇌련신공을 전수받았던 천마(天魔)에게 그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으니까.
“내가 조금 전에 말했지? 근두운의 업(業)이 내 ‘허수 공간’에 있다고.”
“……그렇지?”
“그리고 기본적으로 자신이 쌓은 것이 아닌 남의 업(業)은 본인의 것이 아니면 사용할 수 없다. 업(業)이라는 것은 자신이 걸어온 족적을 바탕으로 해 만들어지는 거니까.”
뻐끔-
“다른 사람이 자신의 것도 아닌 업(業)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지. 뭐-”
-탑의 최상층에 있는 그놈이 관여한다면 달라지겠지만.
짧게 혀를 차며 입을 여는 이산대성.
김현우는 저도 모르게 자신이 얼마 전에 상대했던 전우치를 떠올렸다.
분명 자신의 것이 아니라고 했던 청룡의 업(業)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던 그의 모습.
김현우가 전우치의 모습을 짧게 생각하며 이산대성을 바라보자 그는 계속해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아무튼, 탑의 최상층에 있는 그놈이 손을 쓰는 것이 아니라면 남의 업(業)을 손쉽게 얻는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런 썅.”
이산대성의 말에 욕설로 탄식을 내뱉는 김현우.
뻐금-
허나 그런 김현우의 욕설에도 이산대성은 느긋하게 곰방대를 한 모금 마신 뒤 말했다.
“뭐, 그래도 결국 내 허수 공간 안에 근두운의 업이 있는 이상 네가 업(業)을 가지고 갈 방법이 있기는 하다.”
“그게 뭔데?”
“간단하다. 그냥 단순히 네가 아우의 업(業)을 그대로 따라하면 되는 거다.”
“뭐라고?”
“아, 이건 좀 어폐가 있군. 정확히는 아우가 저 근두운을 얻었을 때의 업(業)을 그대로 따라 해 네가 근두운의 업(業)을 네 것으로 만들면 된다.”
무척이나 평온하게, 마치 남일처럼 입을 여는 그의 말에-
“이런 씨발-”
-김현우는 저도 모르게 욕설을 내뱉었다.
***
서울 성내 쪽에 지어져 있는 3체의 거대한 빌라.
가운데에 있는 가디언 길드를 필두로, 왼쪽에는 패도길드지부가 설치되어 있고 오른쪽에는 이번에 새롭게 만들어진 길드인 암중(暗中)길드 사무소가 세워져 있었다.
성내에 갑작스레 위치하게 된 3개의 길드.
그리고 그 덕분에 그 세 개의 길드 사무소가 세워져 있는 근처는 뜻밖의 경제 활성화가 되고 있었다.
분명 가디언 길드 사무소가 들어서기 전에는 없었던 높은 빌딩들이 세 개의 사무소를 중심으로 여기저기에 만들어지기 시작하고.
패도길드와 암중길드가 터를 잡은 뒤 그 뒤로 몰려들기 시작한 인구는 자연스럽게 주변 경제 활동을 촉진 시키고 있었다.
그 결과.
분명 김현우가 터를 잡기 전에는 서울에서는 비교적 그리 높은 땅값이 아니었던 김현우의 사무소 근처 지역은, 지금 현재 무척이나 높은 땅값을 형성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런 높은 땅값이 된 주 원인이라고 할 수 있는 김현우의 제자들은.
“…….”
“…….”
그가 원천을 사용해 떠난 뒤 얼마 되지 않은 시간대에 암중(暗中)길드의 집무실에서 거대한 판 하나를 두고 서로를 마주 보고 있었다.
“…….”
“…….”
서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침묵을 지키고 있는 미령과 하나린, 분명 서로를 마주보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말은 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렇게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났을 때쯤.
“그래서, 할래요?”
먼저 말을 건 것은 바로 하나린이었다.
하나린은 미령에게 그렇게 말하며 테이블을 툭툭 쳤고, 그와 함께 아무것도 없는 테이블 판 위에는 거대한 지형이 떠올랐다.
마치 어딘가의 지형을 만들어낸 듯한 그 지형.
그것은 바로 예전, ‘백상(白象)’이 박살을 내놨던 멕시코시티의 모습이었다.
하나린은 테이블 위에 그 거대한 지형을 띄워놓고는 입을 열었다.
“사실 하지 않더라도 상관은 없어요. 외부인력을 좀 빌리긴 하지만 결국 제 손으로 전부 커버 할 수 있는 거니까.”
“흐음……”
그녀들이 이야기를 하는 것.
그것은 바로 반파된 멕시코시티에 관련된 이야기였다.
몇 달 전 백상의 공격으로 무엇 하나 남아난 것 없이 깨끗하게 지도상에서 지워진 멕시코시티는 이제야 사후처리가 끝났다.
이제 남은 것은 다시 건물을 올리는 것뿐.
그리고 그 단계까지 와서 하나린은 미령에게 제안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함께 손을 잡고 멕시코시티를 올리자는 제안’을.
‘솔직히, 혼자 하고 싶긴 하지만.’
지금부터 하나린이 하려는 것은 자신이 키운 조직의 힘만으로는 조금 위태로운 감이 있었다.
분명 예전, 백상이 멕시코시티를 완전히 박살 냈을 때만 해도 하나린은 충분히 그것들을 조종할 힘이 있었다.
그도 그럴 게 그때에 멕시코시티는 대 혼란 상태였으니까.
허나 시기가 지나고 멕시코시티의 복구 작업이 어느 정도 진행되었을 때부터, 이미 ‘뒤’에서는 너도나도 숟가락을 올리고 있었다.
물론 그것들이 하나린에게 큰 장애가 되는 것은 아니었으나, 중요한 것은 그 녀석들 때문에 쓸데없는 시간이 소모된다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전부 깔끔히 죽이자니’
그놈들을 다 죽이고 나면 각지에서 또 다른 문제가 터져 나올 것이 자명했기에 하나린은 차선책으로 미령에게 손을 내미는 것을 선택했다.
그녀와는 저번에 각자가 만족할 수 있는 ‘거래’를 해 본 적이 있었으니까.
게다가 분명 중국을 통째로 손아귀에 넣고 있는 그녀라면 지금보다도 수월하고 빠르게 그 녀석들을 쳐내고 멕시코를 복구할 수 있을 것이었다.
아니, 정확히는 김현우가 원하는 것들로만 이루어져 있는 ‘도시’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하나린은 곰곰이 고민하는 미령을 잠자코 기다렸고, 이내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난 뒤 미령이 입을 열었다.
“절반.”
“?”
“그 땅의 절반은 내가 원하는 건물을 짓도록 하겠다.”
미령의 말에 하나린은 순간 인상을 찌푸렸으나-
‘……아니, 생각하면 그리 나쁜 건 아닐지도.’
어차피 ‘뒤’가 숟가락을 올리려 했던 땅들을 미령에게 전부 다 몰아준다고 생각하면 그리 나쁘지 않았다.
“좋아요.”
그렇기에 계산을 끝낸 하나린은 그 조건을 수락하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고-
“이렇게 절반을 가르지.”
“아뇨, 이 부분에서는 지형의 고저차도 있으니 이렇게 가르는 게 조금 더 형평성에 맞는다고 생각해요.”
-그녀들은
“아니, 아니다. 이건 이렇게-”
“카지노는 한 곳만 있어도 충분하니 그쪽에서는 다른 건물을-”
김현우만을 위한-
“그럼 인력에 대해서는 이쪽에서 어느 정도 손을 쓰도록 하지, 아 이참에 스승님이 말했던 10단 격투장을 만들어 보는 것도-”
“사부님은 이전에 하늘위에 떠 있는 풀을 가지고 싶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으신데, 이번 기회에-”
-광란의 현실 심시티를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