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dvanced Player of the Tutorial Tower RAW novel - Chapter 167
167
167. 이산대성(移山大聖)과 근두운(5)제천대성(齊天大聖)의 업(業)인 근두운은 정확히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는가?
그것은 맨 처음, 제천대성이 사용하던 술법의 이름이었다.
정확한 이름은 ‘근두운술(?斗雲術)’로, 제천대성은 그 술법을 만들어 구름을 탈 수 있었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하는데?”
잠자코 이산대성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김현우가 묻자 그는 재주 좋게 곰방대를 입에서 떼어 놓지 않은 채로 대답했다.
“간단하다, 이제부터 너는 이곳에서 ‘근두운술(?斗雲術)’을 익히면 된다. 내 아우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야.”
“근두운술을 익히라고?”
“그래. 네가 내 아우와 같이 ‘근두운술’을 배우는 것으로 업(業)을 만들라 이 소리다. 만약 네가 성공적으로 업(業)을 만들어 내면 이곳에 있는 근두운을 가져갈 수 있겠지.”
이산대성의 말에 인상을 찌푸린 김현우는 이내 짜증을 내듯 물었다.
“아니, 정말로 나보고 배우라고? 그 근두운술인가 뭔가 하는 걸?”
“그럼 설마 아무런 힘도 안 들이고 업(業)을 가져갈 수 있을지 알았나?”
너무나도 당연하게 대꾸하는 이산대성.
“에라이 썅, 왜 되는 일이 하나도 없어?”
그의 말에 김현우는 괜히 궁시렁대며 에꿎은 땅을 발로 찼고, 곧 제천대성을 떠올렸다.
‘이 새끼…….’
분명 근두운을 가져오라고만 했지 직접 근두운술을 배워야 한다는 소리는 처음부터 들어 본 적도 없었다.
‘에휴…….’
허나 지금 와서 짜증만 내봤자 되는 게 없다는 것을 알았기에 김현우는 짜증스러운 마음을 정리하고 이산대성에게 물었다.
“그래서, 그 근두운술을 배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데?”
“글쎄.”
“글쎄라니?”
“뭘 그렇게 새삼스러운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는 거지? 혹시 몰라서 말해두겠지만 나는 근두운술에 관련해서는 전혀 모른다. 나는 도술(道術)에는 영 잼병이거든,”
-뭐, 그 대신 칠대성 중에서 순수한 무력만큼은 으뜸이지만.
괜히 자랑하듯 말하는 그의 모습에 어이가 없다는 듯 이산대성을 바라본 김현우는 이내 자신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생각하며 물었다.
“그럼 설마.”
“설마?”
“설마, 나 혼자 알아서 근두운술을 익히라는 건 아니지?”
“잘 알고 있군.”
“이런 씨발 진짜!”
꽝!
김현우가 신경질을 내며 땅을 발로 차자 순식간에 박살이 나는 주변 지형.
순간 땅이 푹 거지는 광경은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무척이나 대단해 보일 만한 것이었으나 정작 이산대성은 가볍게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아까도 말했듯이 나는 도술에 대해 몰라서 알려줄 수 없지. 하지만, 만약 내가 도술에 관해 잘 알고 있었다고 해도 너를 도와주지는 않았을 거야.”
“뭐라고?”
김현우가 인상을 찌푸린 얼굴로 그를 돌아봤으나 이산대성은 덤덤하게 말을 이어나갔다.
“그도 그럴게 업(業)이라는 건 똑같이 수행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으니까.”
“……똑같이 수행이라니?”
“자네는 아우가 근두운술을 누군가에게 배웠다고 생각하나? 유감이지만 아우는 그 누구에게도 근두운술을 배우지 않았네. 그러니까-”
“……나도 그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똑같이 스스로의 힘으로 근두운술을 익혀야, 제천대성의 업(業)을 들고 갈 수 있다?”
“그렇지. 아우와 똑같은 고행을 하면 그것은 업(業)으로 인정될 테니까.”
이산대성의 말에 김현우는 한숨을 내쉬며 눈을 감았고. 이산대성은 그런 그의 모습을 한동안 바라보더니 이내 가볍게 점프해 내려앉은 땅 밖으로 빠져나와 말했다.
“뭐, 그럼 열심히 해보도록 해, 나는 늘어지게 한숨이나 잘 테니.”
뭐-
“좀 시끄럽게 굴어도 상관은 없네. 어차피 나는 한번 잠들면 잘 깨어나지 않는 성격이거든.”
이산대성은 그렇게 말하며 그대로 몸을 돌리고는 밖으로 빠져나가려다 깜빡한 게 있다는 듯 나지막하게 탄성을 터트렸다.
“아.”
“?”
“그리고 자네가 찾고 있는 근두운은 저 하늘에 떠 있는 구름들이니 잘 해보도록 하게.”
이산대성은 그 말을 끝내고 곧바로 몸을 움직여 저 멀리로 움직였고.
김현우는 숲속으로 사라지는 이산대성을 바라보다 시선을 돌려 푸른 하늘 사이에 껴 있는 구름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제야 김현우는 이상함을 깨달았다.
“움직이네…….”
이곳은 허수공간이다.
모든 것이 그럴듯하게 장식되어 있으나, 그 시간은 완전히 멈춰 있는 곳.
하늘을 떠다니는 구름도.
그 위에 떠 있는 햇빛도.
모든 것이 멈춰 있어야 하는 곳일 텐데-
“…….”
-이 허수공간의 하늘 위에 떠 있는 구름은 마치 시간이 멈추지 않은 것처럼 움직이고 있었다.
무척이나 자연스럽게.
그리고,
“니기미-”
그때부터 도술(道術)이라고는 전혀 모르는 김현우의 근두운술(?斗雲術) 독학이 시작된 지 정확히 3년이 지났다.
어떻게 그때부터 정확히 3년이 지났는지 알 수 있냐고?
———–
이름: 김현우 [9계층 가디언]
나이: 121
성별: 남
상태: 매우 양호
-능력치-
근력: S++
민첩: S++
내구: Ss
체력: S++
마력: S++
행운: B
SKILL –
정보 권한 [중상위]
알리미
출입
심리
———–
분명 백십팔 살이던 김현우의 정보창이, 오늘을 기점으로 백스물한 살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
멍하니 자신의 눈앞에 떠 있던 정보창을 바라본 김현우는 이내 멍한 얼굴로 주변을 바라봤다.
구름은 아직까지도 하늘을 유영하고 있었고, 푸른 숲은 그 자태를 계속해서 유지하고 있었다.
그래,
똑같았다.
3년 전과.
“이런 개씨발!”
꽝!
제자리에 앉아 있던 김현우가 저도 모르게 신경질을 내며 주먹을 휘두르자 순식간에 전방의 나무들이 터져나간다.
허나 그것도 잠시.
분명 김현우의 주먹에 부서져 나갔던 나무들은 놀라운 속도로 제자리를 찾아 순식간에 원래대로 수복되었고, 그 모습을 질렸다는 듯 바라본 김현우는 하늘을 바라보곤 한숨을 내쉬었다.
“이제 시발 어떻게 하냐.”
햇수로 따지면 3년.
일수로 따지면 1093일.
시간으로 따지면 26280시간이라는 더럽게 긴 시간 속에서, 김현우는 도술(道術)을 배우기 시작했다.
아니, 정확히는 도술(道術)비슷한 무언가였다.
애초에 김현우가 진짜 도력(道力)을 얻을 수는 없었으니까.
뭐 그래도 그는 괜찮다고 생각했다.
당장 자신을 괴선(怪仙)이라고 불렀던 전우치도 조금 신묘하기는 했으나 결국 ‘마력’을 사용했었고, 그것은 원래 근두운의 업(業)을 가지고 있던 제천대성도 마찬가지였으니까.
아무튼 그런 생각을 가지고 시작한 3년 동안의 독학.
물론 처음부터 잘될 거라는 생각은 하지도 않았다.
김현우가 천마(天魔)의 뇌령신공을 수련하는 데만 해도 걸린 시간이 약 100년이었고, 거기에 지금 김현우가 수련해야 하는 것은 그가 처음 접해보는 도술이었으니까.
게다가 천마(天魔)때보다 상황이 안 좋은 것은 바로 그가 누구의 도움도 없이 혼자서 도술을 독학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도술을,
그저 독학으로.
“하.”
그의 메마른 한숨을 터져 나온다.
그는 저도 모르게 유영하는 하늘을 보며 3년 동안 했던 개지랄을 떠올렸다.
맨 처음 1년째,
김현우는 구미호와 이서연의 이야기를 언뜻언뜻 들었던 것을 기억해 오행진(五行陣)을 그려 무언가를 해보려 했으나 실패했다.
뭐, 당연한 이야기였다.
애초에 오행진을 그린다고 해서 뭔가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으니까.
그리고 그다음으로 김현우가 행했던 것은 바로 무작정 구름 위로 뛰어올라 보는 것이었다.
물론 설명할 필요도 없이 그 방법은 실패했다.
김현우는 뇌신(雷神)의 형태로 변해 구름 위까지 올라가는 것에는 것은 성공했으나, 구름을 탈 수는 없었다, 물론 한 번만으로 끝내지는 않았다.
구름 위까지 뛰어올라 마력을 이용해 구름을 묶어보기도 했고.
마력을 구름 속에 집어넣어 그 밀도를 높게 유지하려고도 해봤다.
허나 모두 실패.
웃긴 것은 그 과정에서 김현우는 ‘근두운술’에 대해서는 전혀 감을 잡지는 못했으나 어처구니없게도 묘리 하나를 깨달을 수 있었다.
바로 허공답보(虛空踏步)의 묘리를.
그는 자그마치 2년 동안이나 구름 위로 올라가기 위해 도약했고, 또 그 상태에서 어떻게든 하늘 위에서 버티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 그는 자연스럽게 허공을 ‘밟을’ 수 있게 되었다.
그야말로 소 뒷걸음질 치다 쥐를 잡은 격이라고도 할 수 있는 상황에 김현우는 좋아해야 할지 말지를 고민했던 적도 있었다.
그렇게 근두운술 대신 허공답보를 얻었을 때가 김현우가 도술을 독학한 지 딱 2년 차가 된 날이었고.
그 뒤부터 지금까지, 김현우는 적어도 자신이 머릿속에서 생각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보았다.
마력을 강제로 형상화시켜 구름에 접목해 보기도 하고, 오히려 마력을 구름처럼 만들어서 타보기도 했다.
그게 아니면 허공에 떠 있는 구름을 모으기 위해 마력을 사방으로 퍼트려 보기도 했고.
나중에는 그냥 아무런 생각도 없이 구름 위에 서 있기도 해봤으나 되는 것은 없었다.
물론 이것도 나름대로 소기의 성과를 얻을 수는 있었다.
김현우가 구름을 타기 위해 개지랄을 하는 동안 그는 저도 모르게 마력을 이전보다 섬세하게 운용하는 법을 알았고, 또 마력을 실질적으로 형상화하는 법까지도 깨달았다.
이전과는 다른, 김현우의 전력에 보일 수 있는 유의미한 진화.
허나, 결국 근두운술을 깨닫지는 못했다.
“…….”
김현우는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그냥 제천대성에게 가서 물어봐야 하나.”
수십 번이고 했던 생각.
김현우는 이곳에 갇혀 있는 것이 아니었다.
원한다면 언제든 나갈 수 있었고 미궁에서 몬스터를 잡아야 하기는 해도 다시 이곳으로 돌아 올 수 있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가 밖으로 나가지 않고 이곳에서 홀로 수련을 하는 이유는 바로 이산대성의 말 때문이었다.
제천대성과 같이 홀로 근두운술을 깨달아야 한다는 이산대성의 말.
김현우는 그의 말 때문에 수십 번이나 밖으로 나갔다 오는 것을 고려했으나 결국 나가지 않았다.
‘솔직히 마음만 같아서는 밖으로 나가서 제천대성에게 이것저것 전해 듣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은데…….’
만약 그렇게 해서 근두운술을 배우고 다시 돌아왔을 때, 근두운을 다루지 못하면?
그건 그것대로 낭패였다.
이건 엄연하게 따지고 들어보면 결국 일종의 시험과 같은 것이었으니까.
“후…….”
김현우는 몇 번이나 쉬었는지 모를 한숨을 내쉬고 자리에서 일어나 하늘을 바라봤다.
분명 해볼 수 있는 건 다 해본 것 같았다.
마력을 이용해 구름을 만들어보기도 했고, 또 그 마력을 이용해 구름 최대한 밀집시켜 가두어 둔 뒤 그 위에 타올라 보기도 했다.
뭐, 결국 그대로 구름을 통과해 떨어져 버렸지만.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네.”
김현우는 구름을 보았다.
정처 없이 하늘을 떠다니는 구름.
“씨발 구름이랑 같이 붕뜨라는 소리인가.”
김현우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인상을 찌푸리며 고개를 내렸고.
“이제 시도할 방법이라고는 단 하나도……?”
곧 자신의 머릿속에 불현듯 떠오르는 생각에 김현우는 다시 한번 고개를 쳐들었다.
여전히 보이는 것은 구름.
허나 김현우는 아까 전과 달리 인상을 찌푸리지 않은 채 허공을 보며-
“있네……?”
그렇게 중얼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