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dvanced Player of the Tutorial Tower RAW novel - Chapter 185
185
185. 청룡의 업(業)(5)
쾅!
단 일순간의 찰나에 김현우의 몸이 빙정의 앞으로 이동한다.
“!”
5일 전과 비교하면 확연히 달라진 속도에 빙정은 눈을 휘둥그레 떴으나 그것은 찰나뿐.
그는 곧 노기 어린 표정으로 김현우의 주먹을 지팡이로 쳐내곤 곧바로 들어 올렸던 지팡이를 크게 밑으로 내리 그었다.
그와 함께 반응하는 까마귀들.
어느새 태양이 내리쬐는 하늘을 완전히 막아버릴 정도로 늘어난 얼음 까마귀들이 순식간에 김현우에게로 쇄도하기 시작했다.
그와 함께 느껴지는 냉기-
허나,
파직- 파지지직-! 꽝!
“무슨……!!”
얼음 까마귀가 그의 주변으로 몰려들자마자 김현우의 머리 위로부터 떨어지기 시작한 한 줄기의 번개는, 냉기를 흩뿌리던 까마귀들을 소멸시켰다.
말도 안 된다는 듯 놀란 표정을 짓는 빙정.
‘역병 군주의 업으로 인해 만들어진 까마귀들이 번개 한 방에……!?’
그의 주변에 만들어져 하늘을 날고 있는 까마귀들은 바로 ‘역병 군주’의 업에 의해 만들어 낸 까마귀였다.
역병군주의 역병을 옮기고, 그 역병에 죽지 않기 위해 역병군주가 재생력을 높이고 죽여도 죽지 않는 좀비로 만든 것들이 바로 지금 하늘을 날고 있는 까마귀들이었다.
그런데-
‘단 한 방에……!?’
김현우는 역병 군주의 업이 담겨 있는 까마귀들을 단 한 방으로 없애버렸다.
그리고 그것으로 빙정은 김현우가 휘두르고 있는 저 번개가 누구의 것인지를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건 전우치가 가지고 있던 청룡의……!”
씨익.
“이제 알았어?”
어느새 집어 든 여의봉을 휘두르는 김현우의 공격을 막아내며 빙정을 인상을 찌푸리곤 또 한번 지팡이를 휘둘렀다.
그와 함께 빙벽 안에서 솟아나기 시작한 얼음들.
그 길이를 늘려 순식간에 김현우의 근처로 쇄도한 수많은 얼음 쐐기들을 보며 김현우는 기다렸다는 듯 여의봉의 크기를 늘린 뒤-
“흐읍!”
빠지지지지지직!
그 상태 그대로 여의봉을 한차례 크게 휘둘렀다.
그와 함께 터져나가는 얼음들.
김현우는 거기에서 멈추지 않고 길이까지 늘린 여의봉을 또 한번 크게 휘둘렀고, 그 결과로 내리쬐는 태양빛을 막고 있던 빙벽들은 박살이 났다.
이전이라면 애초에 얼음을 제대로 파괴하는 것이 불가능해 하지 못했던 방법.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솔직히 조금 걱정했는데.’
김현우는 당황스럽게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빙정을 보며 청룡에게 기본적인 도술을 배웠을 때를 떠올렸다.
‘아니, 그건 도술도 아니긴 하지.’
엄밀히 말하면 자신이 청룡에게 배운 것은 도술이 아닌 도력을 움직이는 방법이었다.
그래, 도술(道術)이 아닌, 도력(道力)을 움직이는 방법이었다.
왜 그것밖에 배우지 않았나?
이유는 간단했다.
‘쯧.’
김현우는 도술(道術)에 관해서는 거의 최악이라고 칭해도 될 만큼 그 재능이 없었다.
아니, 도술뿐만이 아니라 김현우는 그냥 기본적으로 머리를 써야만 발동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마법이나 술법에 최악의 재능을 가지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게, 김현우는 도력을 모으는 데 까지는 어찌어찌 따라갔지만, 모은 도력을 어느 정도 마음대로 사용하기까지는 무척이나 오랜 시간을 들여야만 했다.
그래, 그냥 도력을 움직이는 데만 걸리는 시간이 그 정도였다.
물론 도술을 가르쳐준 청룡에게는 ‘도력’을 사용할 수만 있으면 기본적인 업을 사용하는 데 그리 큰 제한을 받지 않는다고는 했으나 그래도 걱정이 드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김현우의 기억 속에 있는 빙정의 냉기는, 그야말로 자신에게는 극상성의 능력이었으니까.
공격을 하려면 가까이 붙어야 하는데 빙정 같은 경우는 능력 자체가 가까이 붙는 것만으로도 지속적인 전투를 불가능하게 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냉기가 나를 뚫고 들어오지 못한다.’
김현우는 자신이 서 있는 주변에만 빙토가 만들어지지 않은 것을 확인하며 미소를 지었고, 그런 그의 모습을 보고 있던 빙정은 인상을 찌푸렸다.
‘이게 도대체 무슨……!!’
그는 5일 전 김현우의 모습을 떠올렸다.
분명 그때도 이 9계층에 있는 계층민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한 모습을 보여주기는 했으나 자신을 이길 수 있는 정도는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은?
마음속으로 선뜻 대답을 내릴 수 없는 상황에 빙정은 이를 악물고는 그의 주변을 감싸고 있는 푸른 번개를 바라봤다.
‘도대체 청룡의 업(業)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 거지!?’
청룡의 업.
그것은 분명 그분이 전우치에게만 허락한 업이었다.
‘그런 업을 어떻게 저 녀석이……!’
빙정은 그렇게 생각하며 자신의 지팡이를 꾹 쥐었으나, 이내 혼란스러운 마음을 진정시키려 했지만-
“명상하냐?”
“!”
어느새 그의 시야에서 벗어나 자신의 뒤를 점하고 있는 김현우의 모습에 저도 모르게 기함하며 몸을 돌렸다.
꽝!
“칵!?”
허나 이미 그가 몸을 돌리기 시작한 시점에 김현우는 그를 향해 발을 휘둘렀고, 뒤늦게 자신의 몸을 돌렸던 빙정은 김현우의 발에 채여 날아가기 다시금 생기기 시작하는 빙토를 향해 날아갔다.
쾅! 콰지지지지직!
순식간에 금이 가기 시작하는 빙토.
허나 김현우는 곧바로 일어서기 위해 고개를 드는 빙정의 앞에 나타난 이죽이듯 말했다.
“내 공격을 피하려면 앞으로 가야 하지 않았을까?”
꽝!
김현우의 주먹이 빙정의 지팡이를 피해 그의 얼굴에 처박히고, 그와 함께 생겨나던 빙벽이 깨져나간다.
얼음파편과 함께 허공에 떠오른 빙정.
거기에서도 그는 얼음 파편 사이로 오른 발을 찍어내리는 김현우를 보고 대응했으나-꽈아아아아아-앙!
그는 김현우의 공격을 미처 막지 못하고 땅바닥에 처박혔다.
빙토에 그려지기 시작한 거미줄, 거미줄의 위로 마치 잔가지가 친 것처럼 지반들이 갈라지고, 그 뒤로는 충격을 이겨내지 못한 지반들이 뒤집어 지며 폭음소리를 낸다.
마치 폰탄을 터트린 것처럼 연속으로 터져나가는 지반.
그리고-
퍼석-
부서지던 지반이 얼어붙었다.
거미줄이 치고 무너지던 지반이 얼어붙고, 잔가지를 치며 터져나가던 땅이 얼어붙는다.
촤악!
그와 함께 김현우쪽으로 쏘아지는 두 개의 얼음 송곳.
그는 곧바로 공기를 차는 것으로 자신에게 쏘아진 얼음 송곳을 피해냈다.
콰아아아아아!
그 순간 지반의 중심에서 터져 나오는 냉기.
그러나 김현우는 그것을 그냥 볼 생각은 없다는 듯 곧바로 자신의 손을 하늘로 올렸다.
도력을 움직이는 방법을 배운 직후, 청룡에게 추가 적으로 배웠던 기술.
그가 손가락을 올리자마자 분명 맑게 빛나고 있었던 하늘에 어두운 먹구름이 끼고 그 먹구름의 주변으로 푸른색의 뇌전이 넘실거리기 시작했다.
불과 몇 초가 지나지도 않은 시간에 순식간에 만들어진 먹구름.
그런 상황에서-
“뇌진(雷震)-!”
김현우는 힘차게 손을 아래로 내리 그었고-삐─────!!!
이윽고 하늘 위에서 내리쳐진 번개는 김현우의 청각을 일시적으로 잡아먹었다.
그리고-
“정했다.”
그의 모습이 보였다.
조금 전과는 확연하게 바뀐 그의 모습이.
분명 평범했던 까마귀 가면은 마치 얼음을 깎아 조각해 놓은 것처럼 변해 있었고, 그의 몸을 감싸고 있던 까마귀 로브는 날개처럼 펼쳐져 있었다.
마치 그 자체로 까마귀가 되어 버린 것 같은 모습이 된 그는 말했다.
“네 녀석은 내가 힘을 전부 쓰는 한이 있더라도 죽여 버리고 말겠다.”
그의 선언과도 같은 말에 김현우는 대답했다.
“뭐야? 3단 변신이야? 근데 3단 변신이면 점점 진화해야하는 거 아니야? 왜 1단계랑 2단계는 인간이었다가 갑자기 까마귀로 변신해?”
-자기가 빡대가리라는 건가?
키득키득
웃기지도 않은, 그저 누군가를 일방적으로 조롱하기 위해 내뱉은 말에 입가밖에 보이지 않는 빙정의 입이 꾹 다물어지고-촤자자자작!
그의 손에 얼음으로 만들어진 창이 쥐어졌다.
“얼음으로 만들어서 쓸 만하겠어? 아까 여의봉에 다 부서지던데.”
“……걱정하지 마라, 내 ‘본질’은 그 원숭이가 들고 다니는 것보다 약하지 않으니까.”
[이 새끼들이 지금 다들 나를 호구로 보나……!]제천대성의 목소리가 들림과 함께 빙정이 그 자리에서 창을 크게 휘둘렀다.
그와 함께 그의 주변으로 만들어지기 시작하는 까마귀들, 신기하게도 창을 한번 휘두르자마자 주변에 만들어지기 시작한 까마귀는 조금 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속도로 빠르게 증식했다.
그리고-
“흡!”
빙정이 김현우를 향해 창을 찔러왔다.
파드드득!
순식간에 그가 있던 곳을 찔러 들어가는 창-그와 함께.
“……!”
김현우는 자신의 몸이 조금씩이지만 얼고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물론 5일 전 빙정과 싸울 때처럼 단 한순간 만에 몸을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얼어붙는 것은 아니었으나, 확실히 그의 몸은 얼어붙고 있었다.
전투가 시작된다.
그의 창술은 그대로, 허나 거슬리는 것은 바로 김현우의 주변으로 날아드는 얼음 까마귀들과 빙정의 날개에서 쏘아지는 얼음이었다.
분명 이전에는 김현우의 몸에서 솟아나는 푸른 전격에 없어졌던 얼음과 달리, 지금 그의 공격들은 확실히 김현우의 몸에 피해를 누적시킬 수 있게 되었다.
콰직!
“쯧!”
쾅!
순간 뒤쪽에서 날아온 까마귀에 대응하지 못한 김현우가 인상을 찌푸리며 번개를 내리찍는다.
순식간에 소멸하는 까마귀.
하지만 까마귀가 소멸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금 주변을 빽빽하게 채우는 얼음 까마귀들을 보며 김현우는 생각했다.
‘이제 슬슬 끝을 봐야 한다.’
온몸에서 주변의 공기마저도 얼려 버리는 냉기를 뿜는 빙정도 지금의 모습을 그리 오래 유지 할 수는 없는지 서서히 신체능력이 떨어져 가고 있었지만.
그것은 자신도 마찬가지였다.
‘쯧, 계속해서 사용할 수 있다면 좋을 텐데.’
유감스럽게도 제천대성의 업이나 청룡의 업을 사용하는 것은 어느 정도의 제한시간이 존재했으니까.
물론 정확한 제한시간이 얼마정도인지는 김현우도 몰랐으나 대충 짐작을 할 수는 있었다.
파직! 파지직! 파직-!
조금 전까지는 빙정의 공격에 스쳐도 그다지 피해가 없었던 것에 비해, 지금은 조금씩 빙정의 공격이 유효타로 들어가고 있었다.
그렇기에, 김현우는 이 싸움을 끝내기로 했다.
그리고 그 생각을 끝냄과 동시에-콰득!
“!”
김현우는 자신의 심장을 노리고 창을 찔러 넣는 빙정의 창을 잡았다.
창이 잡혔다는 것에 빙정은 순간 놀란 표정을 지었으나 그는 이내 비릿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실수했군.”
그와 함께 창을 잡았던 김현우의 손이 얼어붙기 시작했다.
분명 번개가 사방으로 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빙정의 얼음은 묵묵히 김현우의 손을 타고 올랐고, 빙정은 그 모습을 보며 김현우가 언제 창에서 손을 놓을까 지켜봤지만-
“!”
김현우는 손을 놓지 않았다.
어느덧 손목이 얼어붙고 있음에도 김현우는 창을 놓지 않았고-꽝!
“껙!?”
빙정은 그 어느 순간, 자신의 몸이 땅바닥에 처박혔다는 것을 깨달았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
빙정은 순간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이해하지 못한 채 김현우를 바라보았고.
그때- 김현우는 인지능력을 확장하고 있었다.
확장하고.
확장하고.
또 확장해서, 그 찰나의 순간의 시간을 느낄 수 있게 된 김현우는 도술을 알려주었던 청룡이 자신에게 했던 말을 떠올렸다.
[찰나의 인지 속에서 손가락을 활용하는 것은 굉장히 좋은 방법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결국 임시방편이고, 네가 그 찰나의 한순간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그 시간 속에서도 네 몸을 움직여야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김현우의 주먹이 땅바닥에 처박힌 빙정을 조준한다.
그의 머릿속으로 끝없이 흘러들어오는 회상 속 청룡의 목소리.
[나를 이용해라.] [내가 쌓아온 업적을 이용해라.] [이 청룡의 업(業)이자 옥황(玉皇)에게 받은 ‘번개’를 이용해라.]그의 몸에서 순간 푸른 스파크가 튀어나간다.
검은 마력이 흩뿌려지는 것도 아니고, 흑익이 넓게 펼쳐지는 것도 아니었다.
그저 자그마한 푸른 스파크.
그리고 그 찰나의 인지 속에서-
[네가 ‘번개’를 네 몸에 이용할 수 있을 때, 너는-]파지지지지직?!!!!
[그 찰나의 시간 속에서-]“순(瞬)-”
-빙정을 향해 쏘아져 나갔다.
[-움직일 수 있을 것이다.]“-뢰각(雷脚)!”
빙토가 터져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