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dvanced Player of the Tutorial Tower RAW novel - Chapter 19
19
019. 크레바스(2)
[현재 국제 김포 공항에서 일어난 크레바스 사태로 인해 공항은 긴급히 폐쇄되고 헌터들이 투입되고 있습니다.] [김포 공항 반경 5KM 내에 거주 중인 모든 시민들에게 긴급 대피 명령이 내려왔으며, 현재 김포 공항에 일어난 크레바스를 막아내려 협회 소속 헌터들이 투입되고 있지만, 상황은 점점 악화일로를 걷고 있습니다.]그와 함께 모니터의 화면이 넘어가며 김포 국제공항을 비추기 시작했다.
국제공항 내에 있는 비행기 정차장에는 딱 봐도 무척 거대한 크기의 균열이 생겨 있었고, 그 안에서는 끊임없이 몬스터가 터져 나오고 있었다.
던전이나 미궁에서 볼 수 있는 몬스터가 현실에 나와 활공장 내에 있는 항공기들을 부수고, 공항 내를 박살 내고 돌아다니는 모습.
종래에는 그런 몬스터와 헌터가 모여서 싸우는 모습을 차례대로 중계한 뉴스.
곧 화면을 돌린 모니터 하단의 타임라인에 ‘긴급 속보’ 라는 글을 올려둔 뉴스는 지속적으로 시민들에게 위험을 알리는 방송을 계속해 나갔다.
김포국제공항의 외곽 쪽.
“야! 거기 막아! 여기서 몬스터 밖으로 보내면 진짜 끝이야 끝!”
“거기 막으라고 이 새끼야!”
“창후야! 창후야!”
그야말로 아비규환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사방이 몬스터와 헌터의 괴성과 비명으로 가득 찬 그곳.
거기에서 같은 헌터에게 명령을 내리던 남자 심강찬은 몰려오는 몬스터를 보며 이를 악물고는 입을 열었다.
“속박”
입을 열자마자 달려오던 도중 몸이 묶여 그대로 꼬꾸라진 오크의 머리에 칼을 박아 넣은 그는 주변의 몬스터들을 상대하며 인상을 찌푸렸다.
‘수가 너무 많다. 지원은 도대체 언제 오는 거야!!’
심강찬의 검이 쉴 새 없이 움직여 몬스터의 몸을 베어내고 새롭게 달려오는 몬스터의 공격을 방어해 내면서도 주위를 살폈다.
주변은 아수라장.
같이 출동했던 헌터들은 몬스터의 물량공세에 밀려 주춤주춤 방어선을 벗어나고 있었고, 특히 몇몇 헌터들은 몬스터에게 이미 공격당해 중상을 입거나 죽은 이들도 있었다.
‘이런 씨발……!’
그는 신경질적으로 오크의 글레이브를 쳐낸 뒤 오크의 머리에 검을 꽂아 넣고는 암담한 표정을 지었다.
‘상황이 안 좋아.’
몰려오는 몬스터는 다행히도 C급 정도의 고블린과 오크, 그 뒤로는 C+급인 놀들뿐, 그런데도 상황이 안 좋은 건 마찬가지였다.
첫 번째는 바로 압도적인 물량.
김포공항 내부에 생긴 크레바스에서는 심강찬이 몬스터를 베어버리고 있는 순간에도 그에 몇 배나 되는 몬스터를 내뱉고 있었고-
“쫄지 마 병신아! 쫄면 뒤진다고!”
두 번째는 바로 상황의 생소함이었다.
던전이던 미궁이던 몬스터를 상대할 때면 항상 다수로, 전략을 짜 최대한의 안정성을 추구하며 몬스터를 잡는 헌터들은 오히려 그 습관 덕분에 현재 곤욕을 치루고 있었다.
이렇게 넓은 외곽에서는 지형을 이용한 전략도 짜지 못하는 데다가, 지금 상황에서는 넓은 공간을 방어해야 하니 팀플보다는 개인의 역량이 더 중요해야 했다.
크에에엑!
조금 전 자신의 뒤를 노리고 달려온 놀의 허리를 그대로 두 동강 내는 데 성공한 심강찬.
그는 점점 몬스터의 괴성보다 많이 들려오는 헌터들의 비명을 들으며 인상을 찌푸리며 상황을 회상했다.
불과 3시간 전에 갑작스레 김포 공항에 만들어진 크레바스.
크레바스가 만들어지며 생겼던 거대한 진동 덕분에 비행기의 운행이 중지되고 시민들은 재빠르게 김포공항을 벗어나 인명 피해는 그리 크지 않았지만,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크레바스 안에서 끈덕지게 흘러나오는 몬스터들.
그 시점부터 헌터협회는 길드에게 긴급 호출을 보냈으나, 크레바스가 나타나고 30분, 아직 김포공항은 그 어떤 길드의 지원도 오지 않았다.
‘씨발, 씨발!’
욕지거리를 하며 몬스터를 베어 넘기던 심강찬은 자신 옆에서 놀에게 죽을 위기에 처해 있던 헌터를 구했다.
“가…감사합니다, 팀장님!”
“인사는 나중에 하고 빨리 일어나! 여기서 몬스터들한테 먹히고 싶어?!”
“ㅇ, 예!!”
심강찬의 목소리에 남자는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났고, 그와 함께 심강찬은 다시 몸을 돌려 몬스터를 처리하며 주변 상황을 관찰했다.
‘그래도 A등급 헌터가 10명은 있어서 어느 정도는 버틸 수는 있어.’
이 주변에 퍼져있는 10명의 A등급 헌터.
그들은 A등급이 딱지치기로 얻은 게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듯 침착하게 다른 하위 헌터들을 통솔해 몰려오는 물량에 대응하고 있는 듯했다.
‘어디가 전멸했다는 무전이 오지는 않고 있으니까…우선은 다행이다.’
심강찬이 그렇게 생각하며 몬스터를 베고 있을 때쯤,
“끄아아아아악!”
“어…어어? 저, 저거 뭐야! 저거 뭐냐고!”
갑작스럽게 터지는 비명에 심강찬은 곧 고개를 돌렸고, 곧 그는 그곳에서 보아서는 안 될 것을 보았다.
“저…… 저거!”
“자이언트 스켈레톤?!”
“아니 왜 저 몬스터가 갑자기……!!”
-A+급 몬스터! 자이언트 스켈레톤! 발견!
주변의 헌터들과 동시에 귓속에 꽂아 넣은 수신기로부터 들려오는 소리에 심강찬이 혼란스러워하고 있자 스켈레톤은 움직였다.
크기만 해도 오크의 5배는 되어 보이는 높이를 가지고 있는 자이언트 스켈레톤은 고작 몇 걸음을 움직여 심강찬이 맡은 구획에 오더니 그대로 들고 있던 쇠몽둥이를 휘둘렀다.
그리고 그 제물이 되었던 카이트쉴드를 쥐고 있던 B급 헌터는 쇠몽둥이를 피하는 게 늦었다고 판단해 그대로 방패를 들어 올렸으나-
“끄아아아악!”
“호천아!”
두터운 카이트 쉴드라도 압도적인 체급 차이에서 나오는 중력과 힘을 이기지는 못했다.
카이트 쉴드 주변을 둘러싸고 있던 몬스터와 함께 하늘을 날게 된 헌터.
그는 순식간에 저 멀리 날아가 망가진 자동차에 처박혔고, 심강찬은 그쪽으로 다가가는 자이언트 스켈레톤을 보며 외쳤다.
“속박!”
그와 함께 자이언트의 스켈레톤의 아래에서 푸른색의 마력들이 튀어나와 몸을 움직이는 자이언트 스켈레톤의 몸을 묶었으나 그것은 말 그대로 잠시뿐.
“이런 젠장……!”
불과 5초도 되지 않는 시간에 그의 속박을 아무렇지도 않게 풀어버린 자이언트 스켈레톤은 곧바로 몽둥이를 들어 차에 처박힌 헌터가 있던 곳을 향해 몽둥이를 찍어내렸고-
“안 돼!!!”
콰드드드드득! 콰직!
심강찬의 비명과 함께 자이언트 스켈레톤의 머리가 터져나갔다.
그와 함께 나타난 남자.
“ㅈ, 저 사람은…?”
검은 츄리닝을 입은 체 주변을 머리를 잃어 뒤로 넘어가는 자이언트에게 발차기로 최후의 일격을 선물한 그 남자는 바로 김현우였다.
“후….”
그는 한숨을 내쉬더니 이내 자신의 앞에 떠 있는 로그를 보며 인상을 찌푸렸다.
———–
[증명]최소한의 증명을 완료했지만 그것은 말 그대로 최소한의 증명일 뿐, 이제 곧 일어날 ‘크레바스’의 깊은 곳에서 ‘열쇠’를 획득하는 것으로 당신을 증명하세요.
위치: 서울시 강서구 일대
남은 시간: [00] 0: 22: 32초
“아니 시간은 남았는데…! 이런 씨발 뭐 하나 제대로 알려 주는 게 없어……?!”
신경질적으로 정보창을 끈 김현우는 주변을 둘러봤다.
그야말로 아수라장.
그는 현재 상황을 그렇게 일축해 머릿속에 집어넣고는 이내 공항 쪽을 바라봤다.
“…”
그곳에서 김현우가 볼 수 있었던 것은 ‘몬스터 밭’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소름 끼치게 많은 몬스터들이였다.
그동안 전혀 본 적 없는 압도적인 물량.
사람이 제대로 발 디딜 틈도 없을 정도로 가득 메워져 있는 몬스터들의 모습에, 김현우는 어이없는 웃음을 터뜨리며 바라봤다.
‘더럽게 많네.’
짧은 감상.
여기 있는 헌터들 중 그 누구도 가볍게 보지 못했던 압도적인 물량을 보며 김현우는 그저 간단한 감상평 하나만을 남긴 채 곧 입가를 비틀어 올렸다.
‘어차피 녀석들이 온다고 했으니 이대로 들어가고 싶지만-‘
그래도 시간이 걸릴 테니 좀 처리해 주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그는 공항 내에서 끝도 없이 흘러나오는 몬스터를 보며 생각을 이어나갔다.
‘그렇다고 해도 하나하나 잡기에는 너무 시간이 오래 걸리고….’
몬스터의 수는 압도적.
전부 때려죽일 수는 있지만,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었다.
‘…차라도 던질까?’
대량으로 죽일 수 있나?
압도적인 물량을 최대한 빠르고 신속하게 죽이기 위해 고민하던 김현우.
그는 곧 고개를 돌리던 중, 자신의 뒤쪽에 떨어져 있는 물건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렇지.’
자이언트 스켈레톤이 쥐고 있던 쇠몽둥이.
그의 앞에는 그것이 있었다.
결정은 빨랐고, 김현우는 곧바로 행동하기 시작했다.
자신의 몇 배나 되는 크기의 거대한 몽둥이 앞으로 다가간 그는 두 팔로 쇠몽둥이를 집어 들었다.
크그그그긍!
그와 함께 땅속에 파고 들어갔던 쇠몽둥이가 김현우에 의해 끌려 나왔다.
양팔로 가득 안아도 손이 닿지 않을 정도의 굵기를 가지고 있는 쇠몽둥이를 든 채, 김현우는 그대로 몸을 웅크렸다.
쿠궁…콰자자작!
김현우가 발에 힘을 주자마자 콘크리트가 그 힘을 이겨내지 못해 부서지고 그의 주변에 작은 크레이터가 생기기 시작한다.
그리고 어느 순간-
꽝!
그는 콘크리트를 터뜨리며 자이언트 스켈레톤의 쇠몽둥이를 들고 날아올랐다.
“헉……!”
“미친 저걸 어떻게 들고 뛰는 거야?!”
그와 함께 김현우에게 집중된 헌터들의 시선.
허나 김현우는 헌터들이 자신을 바라보는 것에 딱히 신경 쓰지 않고 자신이 할 일을 하기 시작했다.
“후우우우읍!”
김현우가 몸을 회전시키자 하늘에서 거대한 몽둥이가 회전한다.
한 바퀴, 두 바퀴,
점점 빠르게 회전하는 쇠몽둥이와 함께 헌터들의 시선이 일제히 하늘에 떠 있는 김현우에게로 쏠린다.
후우우우우웅!!! 후우우우우웅!!!!!
쇠몽둥이를 회전시킴에 따라 나오는 육중하고도 둔중한 바람.
그리고 어느 순간-
“이거나 처먹어라……!!”
김현우는 회전하고 있던 몽둥이를 타이밍에 맞춰 그대로 놔버렸고, 그대로 회전하고 있던 몽둥이는 몬스터가 우글거리고 있는 김포공항 쪽으로 날아갔다.
콰가가가가각!!!
그와 함께 터지는 폭음!
쇠몽둥이는 바닥에 닿았는데도 불구하고 회전력을 잃지 않은 채 주변의 몬스터들을 마치 믹서기에 갈아버리는 것처럼 갈며 앞으로 나아갔고.
쿠구구구구궁!!!
그와 함께 지반이 떨리며 김포공항의 외벽이 순식간에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회전하는 쇠몽둥이에 맞은 몬스터들의 몸이 사정없이 터져나가고, 무너지는 외벽에 깔린 몬스터들이 생매장되는 엄청난 광경.
심경찬은 멍하니 하늘에서 떨어져 조금 전 그 풍경을 만들어 냈던 남자를 바라봤고-
“새…생각났다! 고, 고인물, 고인물이다…!!”
그와 함께 옆에서 들리는 자신의 후임 헌터의 말에 심경찬은 저 익숙한 듯 익숙하지 않은 남자의 정체를 떠올릴 수 있었다.
탑에서 12년 동안 갇혀 있었던 남자.
현재 남아 있는 3대 한국길드의 길드장들과 동료였던 남자.
고인물 김현우.
심경찬은 김포공항이 무너지며 생기기 시작한 붉은 화마를 바라보고 있는 김현우를 보며 저도 모르게 경외를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