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dvanced Player of the Tutorial Tower RAW novel - Chapter 199
199
“!”
199. 시체 팔이 잡으러 간다(9)
꽝! 카가가가가각!
김현우의 신형이 사라졌다가 나타나길 반복하고, 동그란 구체가 된 여왕의 근처에서 뽑혀 나온 곤충의 날카로운 발들이 김현우의 신형을 따라 쏘아진다.
마치 날카로운 비가 내리는 것 같은 착각을 느끼게 할 정도로 김현우의 눈을 어지럽게 하는 벌레의 다리들.
허나 김현우는 자신에게로 떨어지는 수많은 곤충의 다리들을 전부 자신의 두 눈으로 정확히 보고, 또 놀라울 정도로 정확하게 판단하고 있었다.
수백 개의 다리들 중에서, 자신에게 유효타로 들어올 수 있는 공격들만을, 김현우는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었다.
그의 신형이 앞으로 움직인다.
단 한 번의 행동.
허나 그것만으로 김현우를 노리던 수많은 다리들은 목표를 잃은 채 다른 곳을 향해 쏘아져 나간다.
그리고-
“흡!”
-모든 공격이 끝난 뒤의 그 짧은 시간 사이에 생긴 빈틈을, 김현우는 정확히 파악하고 도약했다.
수많은 다리들이 회수되기까지의 그 짧은 시간.
그 찰나의 시간에 이미 김현우는 여왕의 앞에 도약해 있었다.
그와 함께 이뤄진 일격.
허나-
콰직! -키이이잉!
김현우의 일격은, 여왕의 앞을 막고 있는 보이지 않는 방벽에 의해 막히고 말았다.
꽝!
그와 함께 하늘 위에서 떨어진 검은 번개.
김현우는 흑익을 이용해 검은 번개를 막아낸 채 공격을 이어나갔다.
“흡!”
극(極)의 원리를 이용해 그 찰나의 시간에 자신의 다리에 마력을 끌어모은 김현우는 여왕의 앞을 가로막고 있는 방벽을 깨부수기 위해 다리를 휘둘렀다.
패왕괴신각(?王怪神脚)-!
마치 증기기관처럼 김현우의 다리로부터 검붉은 마력과 동시에 푸른 마력이 터져 나오고, 뒤 늦게 회수된 다리들이 김현우를 공격하려 했으나-쾅! 꽝! 콰가가강!
-김현우는 자신에게로 쏘아지는 다리들마저도 모조리 격추하고는 더더욱 마력을 끌어넣었다.
콰지지직!
그와 함께 마치 유리가 짓이겨지는 듯한 소리를 내며 부서진 방벽.
김현우는 입가에 미소를 짓곤 그대로 여왕를 향해 다리를 휘둘렀다.
쾅! 콰득! 콰드드득!
거대한 폭음과 함께 들리는 무엇인가가 터지는 소리.
김현우는 멈추지 않고 공격을 이어나가기 위해 터져나가고 있는 여왕의 몸에 추가적으로 몇 번의 공격을 더 가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김현우는 자신의 주변에 쏘아지기 시작한 수십 가지의 업을 느끼고 혀를 찼다.
분명 몸이 터져나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것 따위는 상관없다는 듯 빠른 속도로 업을 쏘아내는 여왕.
그는 결국 몸을 뒤로 내뺄 수밖에 없었다.
“이이이익! 네녀서어억! 감히!”
“부동심(不動心)같은 소리하고 있네. 엿 바꿔 먹었냐?”
“닥쳐라!”
몸이 수복되자마자 곧바로 노호성을 터트리는 여왕을 비아냥거리며 다시 그녀가 쏘아내기 시작한 다리를 피해내기 시작한 김현우는 생각했다.
‘어쩔까.’
현재 여왕과의 전투는 상당히 길어지고 있었다.
애초에 자세한 시간을 재면서 싸우고 있는 것은 아니라 실질적으로 얼마 정도가 지났는지는 모르겠으나 느낌상 30분 정도는 족히 지난 것 같았다.
30분.
누군가에게는 짧다고 느껴질 수 있었으나 이런 일대일 상황의 전투에서 30분은 굉장히 긴 시간이었다.
게다가 짧은 시간을 캐치 할 수 있는 김현우의 경우에 30분이라는 시간은 적을 파악하기에는 충분하다 못해 넘치는 시간이기도 했다.
그렇기에 김현우는 쏘아져 내리는 벌레들의 다리와 그 사이사이에 끼어 있는 업들을 피해내며 생각을 이어나갔다.
‘이제 공격을 피하는 건 문제가 없다.’
실제로, 처음 여왕의 공격을 처음 접했을 때만 해도 김현우는 짜증을 느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녀의 공격은 너무나도 다채로웠으니까.
사방에서는 벌레의 다리가 쏟아져 내리고, 그중에는 계속해서 여왕이 사용하는 업(業)이 김현우를 괴롭혔다.
심지어 업의 종류도 어느 정도 다양했기에 김현우는 처음 그녀의 공격을 피할 때 굉장한 애를 먹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김현우는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그녀의 공격을 쉽게 피할 수 있게 되었다.
이유?
그것은 바로 김현우가 그녀의 공격에 익숙해졌기 때문이었다.
아무리 대단하고 허를 찌르는 공격이라고 해도 그 공격을 몇 번이나 보게 되면 파훼법을 마련할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여왕은 그 전투 센스가 ‘거의’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없었다.
‘이다음에는 오른쪽.’
김현우의 말대로 오른쪽에 떨어져 내리는 벌레의 다리.
‘여기서는 아래에 냉기가, 그리고 하늘에서는 포자가 나오는 타이밍.’
그가 생각하는 대로 바닥에는 그의 움직임을 둔하게 하기 위한 냉기가 깔리고, 하늘에는 그가 도약하는 것을 막기 위해 포자가 만들어진다.
그 이외에도 마치 예언이라도 하는 것처럼 앞으로 일어날 일들을 전부 예상하는 김현우.
그가 그렇게 할 수 있는 이유는 여왕의 전투 센스가 안 좋은 것을 넘어 ‘최악’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였기 때문이었다.
공격이 익숙하면 바꿔야 한다.
그것은 상식이다.
익숙해진 공격만큼 피하기 쉬운 공격은 없고, 공격이 익숙해졌다는 것은 곧 역공을 당할 확률이 굉장히 높다는 소리였으니까.
허나 그럼에도 그녀는 자신의 전투 스타일을 바꾸지 않았다.
언제나 김현우에게 오는 것은 이미 몇 번이고 봤던 똑같은 공격뿐.
‘뭐, 사실 고집보다는 그것밖에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이 크지.’
놀라울 정도로 비이상적인 재생력을 믿고 전투 스타일을 안 바꾸나? 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지만 아무래도 그건 아닌 것 같았다.
그녀는 김현우에게 역공을 당할 때마다 조금 더 거칠게 공격을 감행했으니까.
팡! 키이이잉!
찰나의 틈을 노린 김현우가 또 한 번 여왕의 방어막을 뚫고 그녀의 본체에 공격을 먹인다.
구체의 절반이 뭉텅 잘려나갈 정도로 강력한 일격.
허나 그런 공격이 무색하게 그녀는 그 심각한 상처를 놀라울 정도의 재생력으로 복구한다.
“아오……!”
여왕의 주변을 부유하자마자 그의 추가적인 공격을 제지하기 위해 사방에서 펼쳐지는 업 때문에 다시 몸을 뒤로 뺀 김현우는 짜증스러운 음성을 내뱉었고.
[이제 슬슬 결착을 지을 때가 온 것 같군.] [그래, 이대로 시간만 끌어봤자 불리해지는 것은 우리다.]“나도 알아……! 그리고-!”
곧 김현우의 머릿속에 들려오는 제천대성과 청룡의 물음에 김현우는 짜증이 담긴 대답과 동시에 또다시 날아오기 시작한 그녀의 공격을 피하며 질문했다.
“너희들도 그렇게만 말하지 말고 약점이나 좀 찾아봐!”
김현우의 말에 짧은 침음성을 흘리던 청룡은 말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약점이라고 할 만한 게 보이지 않는군.] [나도 마찬가지야.]마치 동감하듯 말하는 제천대성.
“뭐!?”
[네가 가장 잘 알겠지만, 그녀의 재생력은 이미 재생력을 넘어서 불사(不辭)의 경지에 올라있을 정도로 사기적이다.]“그래서?”
[한 마디로 죽이는 것 자체가 불가능에 가깝다 이 말이지.]청룡의 말에 김현우는 인상을 찌푸렸다.
“그래서 여기서 그냥 뒤지라고?”
[그런 건 아니다, 다만 지금 현 상황을 파악했을 때 그렇다는 것뿐이지.]“그럼 그 암담한 이야기 말고 좀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를 해보란 말이야!”
그런 김현우의 말에 대답한 것은 청룡은 대답하지 않고 입을 다물었고, 그 대신 대답한 건 바로 제천대성이었다.
[솔직히 이건 약점이라고 할 만한 건 아닌데, 좀 이상한 점이 있긴 해.]“뭔데!”
김현우가 자신에게로 떨어지고 있는 벌레의 다리들을 피하며 입을 열자 제천대성은 곧바로 이야기를 이었다.
[지금 저 녀석이 사용하고 있는 업 말이야 지금까진 저 녀석이 뿜어내는 업의 크기가 너무 커서 모르고 있었는데, 자세히 확인해 보니 지금 저 녀석이 사용하고 있는 업은 저 몸에서 빠져나오고 있는 게 아니야.]“뭐?”
[처음에는 청룡의 말마따나 저 녀석이 갈아탄 몸체에 다른 등반자의 시체를 억지로 기워 붙여서 특이한 방법으로 업을 쓴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는 거지.]쾅!
김현우는 자신의 주변에 깔리기 시작하는 보랏빛의 안개 지대를 피하며 외쳤다.
“그래서 결론이 뭐야!?”
[이건 그저 가정 중 하나일 뿐이지만 저 녀석을 죽이려면 저 본체를 처리하는 그것보다는 저 녀석에게 업(業)의 힘을 공급해 주고 있는 근원을 부수는 게 더 빠를 거야.]제천대성의 말과 함께 김현우의 귓가로 깨질 듯한 파공음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이런 썅.”
그것은 바로 김현우의 머리위에 떨어지고 있는 운석 때문.
김현우는 떨어져 내리는 운석과 자신의 정신을 갉아먹기 위해 쏘아지는 업들을 본능적으로 피해내며 자리를 옮겼다.
[확실히 아까 전까지만 해도 집중을 하고 있느라 몰랐는데, 정말 그렇군.] [이제 알았냐, 뱀대가리?] [흐음, 잔머리 굴리는 원숭이가 이럴 때는 도움이 되는군.] [잔머리를 굴리는 게 아니라 관찰력이 좋은 거겠지. 하긴 네 녀석 같이 힘으로 몰아칠 줄밖에 모르는 뱀 대가리가 전략을 알 리가 없으니까 넘어가 주도록 할게.] [헛소리 하지 ㅁ-]“야 그만해 봐 좀! 지금 급한 거 안 보여?!”
갑작스레 머릿속에서 일어나기 시작한 말싸움을 제지시킨 김현우 곧 그들에게 물었다.
“그렇게 싸울 시간에 그럼 저 힘이 어디서 흘러나오는지나 알아봐!”
김현우는 그렇게 외치며 조금 전 쏘아진 다리를 피해 또 한번 여왕의 품 안으로 달려들었다.
분명 눈알 하나만이 떠 있는데도 불구하고 여왕에게서 느껴지는 분노는 도대체 그녀의 업에 부동심이라는 업이 진짜로 있는 건지 궁금하게 할 정도였다.
“흡!”
키이이이잉! 꽝!
김현우의 손이 크게 휘둘러지며 여왕의 앞에 있는 방어막을 박살 낸다.
그와 함께 들리는 청룡의 목소리.
[업의 힘이 너무 크게 느껴져서 정확하게 파악할 수는 없지만 하나 깨달았다!]“뭔데!”
[이 기둥 절벽들! 사이사이에 있는 절벽에 묘하긴 하지만 업의 기운이 느껴지는군! 자세하게 느끼지 않으면 느껴지지 않을 정도다!]청룡의 말에 김현우는 시선을 돌리며 여기저기 만들어져 있는 기둥 절벽을 바라봤다.
‘절벽이라고?’
김현우의 눈에 보이는 대다수의 기둥 절벽들은 여왕과의 전투로 인해 완전히 개박살이 나 있었다.
그리고-
‘어?’
거기에서, 김현우는 무엇인가 이상한 점을 찾았다.
‘왜 몇몇 곳은 저렇게 멀쩡해?’
그것은 바로 자신과 여왕이 날뛴 것에 비해 몇몇 절벽들이 매우 깨끗하다는 것이었다.
분명 몇몇 절벽들은 아예 형체 자체가 바뀔 정도로 박살이 나 있는 데에 비해서, 특정한 몇몇 절벽 기둥은 무척이나 깨끗했다.
마치 ‘일부러 깨지 않은 것’처럼.
‘설마……?’
김현우는 그 모습을 보며 혹시나 하는 생각에 여왕을 한번 바라보고는 그대로 공기를 차 도약했다.
목적지는 일부러 깨지 않은 것 같은 절벽.
탁!
김현우는 경쾌한 발걸음을 내며 그 절벽의 위에 착지했고-쩌저저적! 쩌적!
곧 자신의 몸이 얼어붙기 시작하는 것을 보며 몸을 움직였다.
냉기를 피해 몸을 움직이자마자 날아오는 수많은 벌레의 다리들.
그 모습을 보며 김현우는 멍하니 날아오는 벌레의 다리들을 보았고 이내 몸을 움직여 자신의 머릿속에 떠오른 하나의 가정을 실험해 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몇 번의 실험 끝에 김현우는-
“이제야 알았다.”
-입가에 진한 미소를 지으며 그렇게 중얼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