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dvanced Player of the Tutorial Tower RAW novel - Chapter 205
205
205. 네가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 (5)아랑 길드의 꼭대기 층에 있는 집무실에서는-
“네, 오늘은 이걸로 끝내면 되겠네요!”
구미호가 이서연이 그린 술법진을 보고는 만족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그녀가 고개를 끄덕이자마자 이서연은 허공에 그리고 있던 마법진을 유지하지 않고 날려 버린 뒤, 이제야 살았다는 듯 한숨을 내쉬며 소파에 주저앉았다.
“죽겠네…….”
이서연의 앓는 소리.
“그래도 이 정도면 굉장히 빠른데요? 시스템의 보조를 받는다고 해도 이렇게 빠르게 마력 고착화를 배우기는 힘들거든요.”
“……그래?”
“네! 갑자기 최근 들어서 성장도 눈에 띄게 빨라지신 것 같아요!”
구미호의 말에 이서연은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집무실 책상 한편에 놔둔 쵸르를 그녀에게 넘겨주었다.
“감사합니다!”
기다렸다는 듯 이서연이 넘겨 준 쵸르를 받아든 구미호.
그 모습을 보고 피식 웃음을 짓던 이서연은 자신의 상태창을 열어보았다.
———–
이름: 이서연
나이: 28
성별: 여
상태: 매우 양호
-능력치-
근력: A
민첩: S+
내구: A++
체력: S+
마력: S++
행운: B
SKILL –
세분화 염화 마력분쇄 집중 치중 강화 한정강화마법개화 마법진 고속영창 기억회로 마력속독유형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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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식간에 주르륵 떠오르는 이서연의 능력창.
자신의 능력치 창에 ‘고착’이라는 스킬이 새롭게 추가된 것을 확인했으나 이서연이 상태창을 열어본 이유는 그것 때문이 아니었다.
그녀가 상태창을 열어 본 이유는-
‘……마력이 올랐어.’
-바로 자신의 능력치를 보기 위해.
이서연은 자신의 능력치가 올라간 것을 확인하고는 묘한 표정을 지었다.
모든 헌터는 튜토리얼 탑에서 자신의 한계 능력치를 기르고 나온다.
물론 탑 밖으로 나온다고 해서 성장이 멈추는 것은 아니었으나, 그 성장은 튜토리얼 탑에 있을 때와는 다르게 확연히 느려진다.
게다가 다들 재능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보통 A등급이나 S등급에 도달하면 그 능력치는 더 이상 오르지 않는다.
그래, ‘아예’라고 표현해도 될 정도로 오르지 않는다.
물론 탑 밖으로 나와 깨닫는 ‘마력’은 조금 상황이 다르기는 하지만 그것도 결국에는 어느 한계를 기점으로 오르지 않는다는 것을 이서연은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 불과 2주 전부터…….’
이서연의 능력치가 오르고 있었다.
당장 2주 전만 하더라도 이서연의 마력 능력치는 ‘S+’였다.
헌데 지금은?
‘S++라니,’
그뿐만이 아니었다.
2주 전에 S-였던 민첩은 S가, A+였던 내구 능력치는 A++가 되어 있었다.
오랫동안 멈춰 있다가 갑작스레 오르기 시작한 능력치.
처음에는 오르기 시작한 능력치가 달갑게만 느껴졌는데, 2주 동안 오른 능력치를 생각해 보면 역시 뭔가가 이상했다.
이미 성장한계치에 다다른 이서연의 능력치가 이렇게 빨리 오르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니까.
“…….”
그렇게 이서연이 묵묵히 고민을 시작한 지 얼마나 되었을까.
“저기,”
“……?”
이서연은 곧 고민을 하던 도중 구미호의 말에 의해 생각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어느새 그녀가 준 쵸르를 전부 먹어 치우고 이서연의 앞에 앉아 있는 구미호.
그녀는 이서연이 자신을 바라보자마자 입을 열었다.
“가봐야 하지 않을까요?”
“응? 아직 시간 여유로운데?”
“그, 주인님한테 뭘 물어봐야 한다고 하지 않으셨나요?”
구미호의 말에 이서연은 저도 모르게 아, 하는 탄성을 내뱉으며 이전의 기억을 떠올렸다.
애교 어린 목소리로 스승님을 부르던 미령의 모습을 봄과 동시에 그녀의 뒤에서 나왔던 붉은 동공의 호랑이를.
그리고 마지막에 들었던 미령의 제안까지.
그것을 멍하니 생각하던 이서연은 왠지 머리가 아파지는 듯한 느낌을 받으며 고개를 저었고,
“……생각해 보니 그랬었지.”
이내 천호동으로 갈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xxxx
김현우는 눈앞의 풍경을 멍하니 자신의 눈 안에 담았다.
제일 먼저 보이는 것은 무척이나 거대해 보이는 공동.
마치 동굴을 개조해서 만든 듯 외벽은 굉장히 불규칙했으나 그런 불규칙한 벽 사이사이에 박혀 있는 빛나는 돌은 거대한 동굴 내부를 환하게 비추어 주었다.
그리고 어둡지 않은 동굴 내에서-
“이건…….”
-그는 그 넓은 공동 안에 있는 그것들을 보았다.
“뭐야……?”
김현우는 ‘그것’들이 서 있는 곳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분명 처음 이곳에 들어왔을 때만 해도 김현우는 동굴 내부를 꽉꽉 채우고 있는 그것이 군대 인 줄로만 알았으나 그것은 아니었다.
그렇기에 김현우는 그것을 확인하기 위해 그것들을 향해 걸음을 옮겼고.
곧-
“……조각상?”
김현우는 이 동굴 내에 세워져 있는 것들이 딱딱한 무엇인가로 만들어진 조각상인 것을 깨달았다.
소름 끼칠 정도로 누군가의 모습을 정확하게 카피해 놓은 조각상.
그는 눈앞에 보이는 조각상을 찬찬히 감상했다.
김현우의 앞에 있는 조각상은 어떤 남자의 조각상이었다.
머리는 말총머리를 하고 있었고, 입고 있는 옷은 조각상이라 색이 뚜렷하지는 않았으나 무복인 듯했다.
그와 함께 오른손에 들려 있는 것은 검은색이 친숙한, 어디에선가 보던 익숙한 검.
“……응?”
거기까지 확인한 뒤, 김현우는 눈앞의 조각상이 누구를 닮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
‘누구지?’
김현우는 또 한번 조각상의 얼굴을 자세히 쳐다봤다.
은근히 굳세 보이지만, 어째서인지 김현우의 눈에는 굉장히 띠꺼워 보이는 표정.
그의 손에 들려 있는 것은 검은색으로 만들어져 있는 게 있는데, 친숙해 보이는 검이었다.
그래, 검은색의 검이었다.
검은색의-
“……어?”
그렇게 생각하고 있던 김현우는 불현듯 자신의 머리에 스쳐지나간 한 남자의 모습을 떠올리고는 저도 모르게 멍청한 소리를 내며 조각상을 바라봤다.
굳건한 인상이지만 자신의 눈에는 굉장히 띠껍게 보이는 표정과, 익숙한 흑도를 들고 있는 남자.
“……천마(天魔)?”
김현우는 저도 모르게 그 이름을 중얼거렸고, 그와 함께-
[……이건, 평범한 조각상이 아니군.]“평범한 조각상이 아니라고?”
줄곧 조용히 있던 제천대성의 말에 대답하며 주변을 돌아보았다.
주변에 있는 곳이라곤 오로지 무엇인가로 만들어진 조각상뿐.
그렇게 김현우가 주변을 돌아보고 있자 제천대성은 슬슬 이곳에 세워져 있는 조각상의 정체가 무엇인지 파악한 듯 입을 열었다.
[이건 시체야.]“……뭐?”
[못 들었어? 시체라니까?]“아니, 이게 시체라고?”
김현우가 자신의 앞에 있는 조각상을 보며 중얼거리자 제천대성은 대답했다.
[그래, 겉으로 보기에는 딱딱하게 굳어 있지만, 이건 등반자들의 시체야.]제천대성의 말에 김현우는 저도 모르게 주변으로 시선을 돌렸다.
보이는 것은 대충 세어도 수백의 단위는 넘을 것 같은 조각상들, 어쩌면 수백이라는 단위를 넘어 천이라는 단위까지 넘볼 수 있을 것 같은 숫자.
“이게 정말 등반자의 시체라고?”
[확실해, 업은 사라졌지만 시체에 업의 잔재가 남아 있어서 보기만 해도 알 수 있다. 아마 너랑 싸웠던 그 괴물이 뭔가 조치를 취한 것 같은데? 게다가-]“……게다가?”
[이곳에는 등반자의 시체만 있는 게 아니야.]“뭐라고? 그게 무슨 소리야?”
[앞으로 가 봐라.]김현우는 제천대성의 말에 고개를 갸웃하면서도 그의 말에 따라 앞을 향해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보이는 수많은 조각상들.
그가 그렇게 수많은 조각상을 살펴보며 앞을 향해 걸음을 옮긴 지 얼마나 되었을까?
“……!”
김현우는 어느 한순간 자신의 앞에 만들어져 있는 무척이나 익숙한 조각상에 저도 모르게 발걸음을 멈췄다.
제일 먼저 보이는 것은 그의 트레이드마크라고도 할 수 있는 금고아, 그 아래로는 분명 황금쇄자갑의 형상을 취하고 있는 갑옷이 입혀져 있었고, 그의 손에는 김현우의 눈에도 무척이나 익숙해져 있는 여의봉을 들고 있었다.
“……이거, 네 시체야?”
[……그렇게 말하니까 기분이 묘하긴 한데, 아무래도 그런 것 같은데? 그 옆에는 너한테 뒤진 놈들도 차례차례 박제되어 있네.]제천대성의 말에 김현우는 곧바로 시선을 돌렸다.
그와 함께 보이는 것은 바로-
“……전우치랑, 만년빙정?”
[맞아.]바로 9계층에 내려와 김현우에게 소멸당했던 전우치와 만년빙정의 시체였다.
김현우에게 박살 났던 모습과는 다르게, 완벽한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전우치와 만년빙정의 모습.
[그냥 탑에서 죽은 놈들은 죄다 모아다가 시체를 복원해 놨네.] [뭐, 내 시체도 있는 걸 봐서는 그런 것 같군.]“네 시체는 어디 있는데?”
청룡의 말에 김현우가 입을 열자 그는 입을 열었고.
[그대로 고개를 올려봐라.]곧 그의 말에 따라 고개를 올린 김현우는 공동의 위쪽에서 또 다른 조각상들을 볼 수 있었다.
“저것들은 또 뭐야……?”
[아무래도 종족별로 개체까지 친절하게 나누어 놓은 것 같군.]지상이 인간과 비슷한 등반자와 정복자를 모아놨다면, 하늘에는 청룡과 같은 신수종 등반자들의 시체를 모아 놓은 듯했다.
제일 먼저 보이는 것은 거대한 육체를 둥글게 말고 있는 청룡의 모습.
‘……아까 봤던 동굴의 하늘이 청룡의 신체였어?’
분명 아까 봤을 때는 동굴의 천장이겠거니, 하고 넘어갔던 것이 사실은 청룡의 몸이었다는 것을 깨달은 김현우는 슬쩍 멍한 표정을 지었으나 이내 정신을 차리고 다른 곳을 시선을 돌렸다.
시선을 돌린 곳은 바로 청룡 주변에 만들어져 있는 다른 영물과 신수들.
한동안 하늘에 만들어져 있는 조각상들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던 김현우는 저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조율자…… 이거 완전 또라이 같은 년이네?”
김현우의 중얼거림에 제천대성과 청룡은 동의한다는 듯 입을 열었다.
[동감.] [나도 마찬가지다.]그리고 그런 식으로 한동안 시체들이 장식 되어 있는 조율자의 저장고를 둘러보던 김현우는-
[제한 시간이 끝났습니다.]“어?”
“왔군.”
눈앞에 떠오른 로그와 함께 노아의 방주 밖으로 빠져나왔다.
일순 멍한 표정을 짓는 김현우와 이제 올 줄 알았다는 듯 표정의 변화 없이 그를 맞이한 노아흐.
김현우가 순간 멍하게 있자 노아흐는 질문을 던졌다.
“그래서, 저장고 안은 들여다보고 왔는가?”
김현우가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답하자 노아흐는 확인하듯 되물었다.
“그 안에는, 등반자들의 시체가 있지 않던가?”
“맞아. 도대체 어떻게 이걸 예상하고 있던 거야?”
그의 물음에 노아흐는 별것 아니라는 듯 어깨를 으쓱하며 대답했다.
“뭐, 사실 예상하기도 했네만, 내가 확신할 수 있었던 이유는 자네가 조율자의 모습을 알려줬기 때문이지.”
노아흐의 말에 무엇인가를 더 물어보려던 김현우는 이내 그저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질문을 멈추고 다른 것에 관해 물었다.
“그래서, 이 저장고 안에 있는 시체들이 어떻게 나한테 도움이 된다는 거야? 제천대성과 청룡에게 들어보니 딱히 업(業)이 온전하게 남아 있는 것 같지도 않고, 빈껍데기던데?”
“확실히, 그녀가 남겨둔 것은 그저 시체일 뿐이지. 허나-”
노아흐는 자신의 품을 뒤적거리며 무엇인가를 꺼냈다.
“그건……?”
그가 꺼낸 것은 바로 청룡의 업(業)이 담겨 있던 보석청룡의 업을 가지고 있었을 때는 푸르른 빛을 흩뿌렸으나 그가 청룡의 업을 꺼낸 뒤로는 칙칙한 회색빛이 되어 있는 보석을 꺼내든 노아흐는-
“그 시체를 우리 편으로 다시 살릴 수 있다면 어떨까?”
“……!”
-웃으며, 그렇게 입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