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dvanced Player of the Tutorial Tower RAW novel - Chapter 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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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 지금부터 친구를 불러볼까 합니다 (3)팔한성군(八寒星君)은 팔한지옥(八寒地獄)의 관리인이자, 어찌 보면 팔한지옥의 실질적인 주인이라고도 볼 수 있는 존재였다.
그도 그럴 것이 팔한지옥을 관리하는 자는 팔한성군 혼자였고, 그는 팔한지옥에 한해서는 하늘에서 받은 힘 덕분에 ‘절대’에 가까운 힘을 부릴 수 있었으니까.
그러나.
깡!
“윽!”
두 번, 팔한성군은 자신의 홈그라운드라고도 할 수 있는 팔한지옥에서 치욕스러운 패배를 맛본 적이 있었다.
“이야, 갑옷을 몇 겹이나 둘둘 말고 있는 거야?”
“이익!”
-바로 제천대성에게.
꽝!
팔한성군이 들고 있는 거대한 곡도가 제천대성을 노렸으나, 그는 무척이나 여유로운 표정을 지으며 팔한성군의 곡도를 피해내곤 여의봉을 휘둘렀다.
분명 사거리가 닿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제천대성이 휘두르는 순간 그 길이가 늘어나 팔한성군의 옆구리를 후려치는 여의봉.
까아아앙!
“큭!”
“아주 단단하네? 저번에 갑옷 깨진 게 그렇게 서러웠어?”
“이 자식!!!!”
팔한성군은 천마를 상대할 때와는 다른 격앙 어린 표정을 지은 채 들고 있는 거대한 곡도를 마구잡이로 휘두르는 팔한성군.
분명 거대한 몸집에 비해서는 무시 못 할 속도로 검을 휘두르고 있었건만 제천대성은 그런 팔한성군의 곡도를 가볍게 피했고.
쩌저저저적!
“어이쿠!”
그가 곡도를 휘두르는 순간 사방으로 터져 나온 수십 개의 얼음송곳마저도, 제천대성은 여의봉의 길이를 조절해 가볍게 피해냈다.
그것으로 잠시 만들어진 짧은 대치 시간.
제천대성은 입가를 비틀어 올리며 대답했다.
“어째 너는 꽤 지났는데도 실력이 그대로냐? 아니, 오히려 더 떨어진 것 같은데?”
“닥쳐라 천도의 망나니!”
“어이쿠! 그렇게 화내지 마! 설마 예전에 팔한지옥에서 장난 좀 친 것 가지고 그렇게 화내는 건 아니지?”
“장난!? 장난이라고!?”
팔한성군은 얼굴을 붉으락푸르락하게 만들고는 소리쳤다.
“이 개자식! 내가 그때 네 녀석 때문에 얼만큼의 수모를 당했는데!”
그의 외침에 제천대성은 피식 하는 웃음을 짓고는 이내 어깨를 으쓱인 뒤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나 때문에 수모를 당해? 말은 똑바로 하자, 애초에 네가 수모를 당한 이유는 따지고 보면 너 때문이잖아?”
“뭐……뭐라고!?”
“틀려?”
“헛소리하지 마라! 네 녀석이 팔한지옥에 들어와서 네 친우를 살리겠답시고 지옥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지 않았나!”
팔한성군의 분오에 찬 음성에 제천대성은 질린다는 듯 혀를 차고 말했다.
“야, 아주 다른 사람이 들으면 내가 천하의 몹쓸놈이 된 것 같은 소리 좀 그만해라. 애초에 내가 팔한지옥에 간 건 천도로 올라오던 내 친우를 네가 죽여 버려서 그런 거잖아?”
그렇다.
제천대성이 팔한지옥에 내려와서 팔한성군을 때려눕히고 지옥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어 놓은 이유.
그것은 바로 옥황의 부름을 받고 잠시 하늘에 올라왔던 팔한성군이 천도로 올라가던 제천대성의 친우를 죽여 지옥으로 끌고 갔기 때문이었다.
“애초에 네가 죽이지 않았으면 내가 너를 쥐어팰 일도 없었을 거고, 네가 제때 입을 열었으면 지옥도 엉망진창이 되지 않았겠지?”
“궤변! 궤변이다! 애초에 하늘에 더러운 요괴가 올라온다는 것 자체가 언어도단! 그건 내가 엄연히 행해야 할 일이었다!”
인상을 찌푸리며 윽박을 지르는 팔한성군을 보며 제천대서은 묘한 표정을 짓더니 이내 입을 열었다.
“그럼 다음은?”
“뭐?”
“다음은 왜 그랬냐?”
그렇다.
팔한성군이 제천대성에게 치욕의 패배를 맞본 적은 한 번이 아닌 두 번이였다.
첫 번째는 바로 제천대성의 친우를 지옥으로 끌고 가서 일어난 일이었고.
두 번째는-
“옥황한테 지옥을 어지럽힌 죄로 백 년형을 받은 게 그렇게 원통했냐?”
바로 지옥이 엉망진창이 된 덕분에 형벌을 받게 된 팔한성군이 제천대성을 조롱한 게 원인이었다.
“다, 닥쳐라! 그건 네 녀석 때문에……! 네 녀석 때문에 하늘에서 가장 신임을 받고 있던 내가……!”
팔한성군은 곧바로 제천대성의 말에 반박하기 위해 어물쩡거리며 입을 열었으나 딱히 제대로 반박할 것이 없었는지 인상을 찌푸리며 입을 다물었고.
제천대성은 팔한성군을 손가락질하며 말했다.
“봐, 생각해 보니까 애초에 원인은 네가 맞지?”
“이, 이익!”
“사실이잖아? 애초에 네가 내 친우를 건들지만 않았어도 네가 나한테 두 번이나 복날 개처맞듯 맞을 일도 없었을 것……이 아니라, 아 전투라고 해줄까?”
“으드드득!!”
“그래, 전투에서 치욕스러운 패배를 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고, 네가 나를 조롱하지만 않았어도 백 년이었던 형벌이 오백 년으로 늘어나지는 않았겠지. 안 그래?”
“닥쳐!!”
꽈아아앙!
제천대성의 말에 두 눈을 부릅뜨며 자신의 곡도를 내리찍는 팔한성군.
그와 함께 주변의 공간이 푸른 냉기에 장악되기 시작하고, 설산에 내려앉아 있던 눈이 시퍼런 얼음으로 바뀌어 나가기 시작한다.
쩌저저저적!
갈라진 벽들 사이로 올라오는 올음 송곳들과, 지면에 만들어지기 시작하는 송곳들을 한차례 바라본 제천대성은 그럼에도 여유로운 표정을 잃지 않았다.
“아니 사실을 말한 건데 괜히 찔리니까 화내는 것 봐라?”
제천대성의 비아냥에 팔한성군은 여유로운 표정으로 여의봉을 들고 있는 제천대성을 보며 입을 열었다.
“네 녀석을 여기서 반드시 죽여주마!”
“네가? 나를? 할 수 있겠어?”
-네 홈그라운드에서도 복날 개패듯 맞았으면서?
제천대성이 피식 웃으며 말하자 팔한성군은 분노가 끓어오르는 듯 자신이 쥔 곡도를 부들부들 떨었으나 이내 이를 악물고 대답했다.
“나는 이 이상 네가 알고 있던 예전의 내가 아니다!”
그 말과 함께 팔한성군은 자신의 품속에서 거대한 언월도를 꺼내 들었고-화륵!
새하얗게 얼어가던 세상이, 붉게 일변하기 시작했다.
분명 조금 전까지만 해도 하얀 김이 서리는 것을 넘을 정도로 냉기로 가득 찼던 공간에 후끈한 공기가 올라오고, 팔한성군이 손에 쥐고 있던 언월도에서 시뻘건 불꽃이 올라오기 시작한다.
절반의 공간은 그대로 차가운 냉기를 유지하고 있으나.
나머지 절반의 공간은 뜨거운 열기 때문에 눈이 녹아내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제천대성은 과장되게 입가를 올리며 입을 열었다.
“대체 뭘 받았나 했는데, 받은 게 그거냐?”
제천대성의 물음에 팔한성군은 입을 열었다.
“그래, 내가 받은 것은 바로 팔열성군(八熱星君)의 업이지, 더 이상 나를 예전의 나로 보는 게 좋지 않을 거다……!”
“업 하나 얻었다고 너무 기고만장한 거 아니야?”
“흥! 너는 나를 못 이길 테니까 당연하다!”
“내가 너를 못 이길 거라고?”
“그래! 내가 모를 것 같나? 지금 네 녀석은 본래의 업을 전부 가지고 있지 않지 않나? 그에 반해 나는 본래의 업에 더불어 팔열성군의 업까지 가지고 있다! 네가 나를 이길 수 있을 것 같나?”
팔한성군의 말에 제천대성은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그래, 뭐…… 확실히 지금으로는 너를 이기기가 힘들지. 이 더러운 탑은 ‘업(業)’을 힘의 근원으로 삼게 만드는 곳이니까.”
그런 제천대성의 인정과도 같은 말에 그의 입가가 올라가려 했으나-
“그래서.”
“?”
-팔한성군은 곧, 제천대성의 손 위에 있는 그것을 보며 경악했다.
“나도 하나 가져왔어.”
“그……그건!!”
팔한성군은 저도 모르게 경악성을 내뱉으며 제천대성의 손 위에 있는 수정을 바라보았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왜 말이 안 돼? 이렇게 내 손 위에 있는데.”
제천대성의 말에 팔한성군은 이를 악물고는 그를 향해 달려들었으나.
“자, 그럼 한번.”
이미.
“신나게-”
“!!!”
팔한성군의 머리 위에는-
“-놀아볼까?”
-수십 마리의 검은 까마귀가, 날고 있었다.
xxxx
“왜, 설마 친구를 데려올 줄은 몰랐어?”
김현우의 말에 기술자는 인상을 찌푸리며 하늘을 바라봤다.
어느새 비가 내리고 있는 먹구름이 낀 하늘 위에는 성남의 하늘을 전부 덮을 수 있을 정도로 거대한 용이 그들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청룡……!”
[오랜만에 보는 군 ‘기술자’]“뭐야, 둘이 아는 사이야?”
김현우의 물음에 청룡은 별것 아니라는 듯 입을 열었다.
[저 녀석이 나를 가둔 녀석이다.]“어이쿠, 악연이네?”
[그런 셈이지.]김현우와 청룡의 대화를 보며 그는 기술자는 인상을 찌푸렸다.
‘어떻게 청룡을 불러냈지?’
물론 기술자는 김현우가 청룡의 업을 사용하는 것을 자세히는 아니었으나 어렴풋이 알고 있기는 했다.
허나 그가 청룡의 업을 사용하는 것과 김현우가 직접 청룡을 부르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
“쯧.”
일이 틀어진 것을 깨달은 기술자는 9계층에 같이 내려왔던 다른 정복자들을 부르기 위해 미리 준비해 놓았던 통신 아티팩트를 사용했으나.
‘어째서 답이 없지?’
어째서인지 다른 곳에 보내놨던 정복자들은 그 누구 하나 제대로 대답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기술자는 곧 상황이 꼬였다는 것을 느끼며 인상을 구겼으나.
“어쩔 수 없군.”
-그는 이내 자신의 마음을 진정시키며 김현우를 바라보았다.
“이제 당황할 건 다 당황했냐?”
김현우가 노골적인 비웃음을 담으며 입을 열자 기술자는 입을 열었다.
“……준비를 많이 했군.”
“당연하지, 다구리치러 올 거라는데 혼자서 놀고 있었겠어?”
“하지만 상관없다. 어차피 네가 여기서 죽는 건 여전히 변함없으니까.”
“아직도 그런 소리를 하네?”
김현우가 피식 웃으며 말하자 기술자는 대답했다.
“내가 다른 정복자를 데려온 것은 그저 ‘혹시나’하는 요소 때문이었다. 그게 뭔 소리인 줄 아나?”
“그게 뭔 소린데?”
“애초부터 너를 상대하는 건 나 혼자로도 충분하다는 소리다.”
기술자의 말에 김현우는 피식 웃으며 그의 옆에 멀뚱히 서 있는 창백한 피부를 가진 남자를 바라봤다.
“다구리치려고 친구 데려온 놈이 그런 말 하니까 그냥 변명하는 걸로밖에 안 들리는데?”
“어떻게 듣던 상관없다, 내가 몇 번이고 여기서 선언했듯, 너는 여기서 죽을 테니까.”
기술자는 그렇게 말하곤 이내 시선을 돌려 남자를 바라곤 이야기했다.
“청룡을 맡아라.”
“저 위에 떠 있는 거?”
기술자가 고개를 끄덕이자 남자는 별 대수로울 것도 없다는 듯 하늘에 떠 있는 청룡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고.
그는 그동안 눌러쓰고 있던 로브를 벗었다.
그와 함께 보이는 기술자의 얼굴.
그리고,
“뭐야 이건?”
기술자를 바라보고 있던 김현우는 로브 속에 보인 그의 모습에 인상을 찌푸릴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기술자는 머리에 기괴할 정도로 이상한 가면을 쓰고 있었으니까.
보는 것만으로도 절로 인상을 찌푸려지는 가면.
김현우가 그 가면을 보고 인상을 구기며 싸울 자세를 취하고 있을 때.
“나는 이 세상을 조형하고 창조한 자이자 이 세상의 이치를 만들어내는 자이자-”
기술자는-
“홀로 이 세상에 진리를 깨우친 자.”
-자신의 이름을 이 공간에 선언했다.
“범천(梵天)(Brahma)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