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dvanced Player of the Tutorial Tower RAW novel - Chapter 233
233
233. 범천(梵天)의 연꽃은 누구에게로 향하는가 (3)하늘에서 떨어져 내린 푸른 번개가 거대한 크기를 가지고 있는 여래의 위로 떨어진다.
꽈르릉!
청각을 일시적으로 빼앗을 정도로 거대한 소리와 함께 터져 나가는 여래의 몸.
그러나,
‘공격이 안 먹힌다고?’
분명 김현우의 번개를 정통으로 맞았던 여래의 머리 부분은 그저 나무가 터져 나간 흔적만 있을 뿐 별다른 데미지가 보이지 않았다.
김현우는 여래에게 어느 정도까지 공격이 먹히는지 실험해 보기 위해 다시 번개를 모으려 했으나.
“!!”
어느새 여래의 옆에 있던 지국천왕이 김현우의 바로 앞에서 들고 있던 거대한 검을 힘차게 아래로 내리 꽂고 있었다.
피해내는 김현우.
꽝!
한강 한가운데 꽂힌 검이 거대한 소리를 내며 물보라를 일으키고, 김현우는 그 상태에서 검을 내리꽂은 지국천왕을 향해 발을 휘둘렀으나.
콰아앙!
곧바로 옆에서 찔러 들어오는 광목천왕의 삼지창 덕분에 김현우는 공격에 실패했다.
짧게 혀를 차며 물보라 밖으로 빠져나온 그.
허나-
쿠그그그그그그긍!!!!
아직 그들의 공격은 끝이 아니었다.
‘이번엔 검……!’
척 보기에도 고층 빌딩의 크기 정도는 되어 보이는 거대한 검이 김현우의 머리 위를 노리며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
김현우는 서둘러 자리를 피하기 위해 공기를 박차려 했으나.
“이건 또 뭐야, 씨발!”
그는 자신의 두 발목을 감싸고 있는 새하얀 광휘를 보며 저도 모르게 비명을 질렀고, 곧 그는 광목천왕이 들고 있는 보탑에서 새하얀 빛이 흘러나오고 있는 것을 보며 이를 악물고 하늘을 바라봤다.
마치 운석이 떨어지듯 주변의 공기를 터트리며 떨어져 내리고 있는 거대한 검.
‘이미 도망치기는 늦었다.’
김현우는 그렇게 생각하며 떨어져 내리고 있는 거대한 검 아래에서 자세를 잡았다.
‘도망치는 게 늦었다면.’
부순다.
김현우는 자신의 마력을 폭발시켰다.
파지지지지직!
한강의 물줄기를 달리는 검붉은 전류.
김현우는 그와 동시에 인지를 확장시켰다.
하늘에서 떨어져 내리는 검이 느리게 보이기 시작하고, 김현우의 주변을 맴돌고 있던 푸른 전류가 순식간에 김현우의 몸속으로 들어온다.
그와 함께 그 누구에게도 허락되지 않고, 오직 김현우에게만 허락된 그 찰나의 시간이 모습을 드러냈다.
여래의 검이 김현우의 머리 위에서 아예 멈춰 버린 게 아닐까 하는 착각을 하게 할 정도로 느리게 움직이고 있었고.
그것은 다른 거들도 마찬가지였다.
수면을 타고 흐르는 검붉은 전류도.
물결치고 있던 한강도.
하늘에 내리고 있던 비도.
모든 것들이 김현우와는 다른 시간에 존재하듯, 느려져 있었다.
그리고 그런 상황에서, 김현우는 바로 자신의 머리 위에 멈춘 여래의 검을 향해 자세를 잡고는, 그대로 주먹을 휘둘렀다.
그리고-
삐────────!!!!
창각을 빼앗김과 동시에, 한강에 거대한 물보라가 후려쳤다.
한강에 운석이 떨어진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거대한 물보라는 분명 하나로 연결되어 있는 한강을 마치 두 개로 나누는 듯한 착각을 느끼게 해주었고.
“……후.”
김현우의 머리를 노리고 내리쳐진 여래의 검은, 완전히 박살이 나 있었다.
그는 여래의 검을 박살 냄과 동시에 몸을 움직여 그들 사이를 빠져나왔고, 지국천왕과 광목천왕은 김현우가 거리를 벌리자 곧 여래의 동쪽과 서쪽에 자리 잡았다.
잠시의 대치상태.
김현우는 여래의 뒤에 있는 거대한 광배 옆에 자리를 잡고 있는 범천을 보며 자신의 몸을 점검했다.
‘아직은 괜찮다.’
제천대성과 청룡의 업을 빌려 쓸 때는 단 한 번만 써도 며칠을 요양해야 했던 기술을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몸 상태는 아직 나쁘지 않았다.
그 이유는 바로 김현우가 제천대성과 청룡의 업을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담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아직 괜찮다고 해도…….’
김현우는 인상을 찌푸리며 그들을 바라봤다.
여래의 검이 부러졌으나 그것은 그가 가지고 있는 수많은 무기 중 하나일 뿐, 아직 그의 손에는 수많은 무기들이 들려 있었고.
지국천왕과 광목천왕은 별다른 피해 없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어떻게 하지?’
그의 머릿속에 드는 생각.
물론 지금 김현우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가장 좋은 생각은 바로 여래의 광배 옆에 있는 범천을 제일 먼저 죽이는 것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여래와 저 두 명의 장군을 살린 것은 바로 범천이었고, 범천이 죽으면 자동적으로 그가 살린 힘들은 사라질 테니까.
‘문제는 그게 안 된다는 건데…….’
조금 전을 포함한 총 다섯 번의 격돌.
그 격돌에서 김현우는 확실하게 깨달을 수 있었다.
지금 이 상태로 여래와 두 장군을 처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여래를 무시하고 들어가면 광목천왕과 지국천왕이, 반대로 두 장군을 무시하고 들어가면 여래가 나를 막아선다.’
게다가-
‘지국천왕이나 광목천왕이 조금이라도 약하면 어떻게든 뚫어보겠는데…….’
여래를 포함한 두 장군은 김현우에 비해 약간 약하기는 했으나 그가 무시할 정도로 약하지는 않았다.
게다가 공격할 때는 오히려 두 명이 한 몸처럼 김현우를 공격하다 보니 한 놈씩 처리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그렇게 김현우가 언제 올지 모르는 공격에 몸을 긴장시키며 그들을 바라보고 있을 때, 반대편에서는 범천(梵天)도 마찬가지로-
‘괴물이로군.’
-그를 보며 감탄하고 있었다.
그는 김현우의 모습을 보며 자신의 손에 들려 있는 연꽃을 바라봤다.
다섯 장 중, 이제는 두 장밖에 남지 않은 연꽃잎.
‘……내 업(業)을 세 개나 소모했는데.’
김현우는 업을 소모해 만들어 낸 여래이천경((如來二天經)과 서로 밀리지 않을 정도로 박빙의 전투를 이어나가고 있었다.
‘도대체 그 짧은 시간에 어떻게 저렇게 강해진 거지?’
범천은 이해가 안 된다는 듯 김현우를 바라봤다.
애초에 만년빙정을 여유롭게 죽일 수 있었다고 해도, 여래이천경은 정복자들보다도 한층 더 강한 힘을 가지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 살아나 있는 여래와 두 장군은 바로 자신이 억겁을 세월 동안 모아온 칼6파의 기운을 끌어다 쓴 것이었으니까, 허나 그런 기운을 끌어다 썼음에도 불구하고 김현우는 그들과 대등한 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그래도-‘
딱히 범천은 현 상황에 대해 그리 걱정하고 있지 않았다.
어차피 김현우는 여래이천경과 대등하게 싸울 수는 있어도, 어떻게 하더라도 이길 수는 없을 테니까.
그가 그렇게 확신을 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김현우가 가지고 있는 체력이었다.
김현우가 불과 한 달도 안 되는 시간 사이에 눈에 보일 정도의 성장을 이뤄내기는 했으나, 그렇다고 해서 그가 필멸자의 신세를 벗어나는 것은 아니었다.
‘그는 결국 필멸자다.’
그리고 필멸자의 체력은 결코 무한하지 않았다.
아무리 강하다고 하더라도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필멸자는 점점 지쳐가게 되고, 본연의 힘을 잃게 된다.
‘그에 비해.’
범천은 자신이 생명으로서 창조한 여래와 장군들을 바라보았다.
영목(靈木)으로 만들어진, 자신의 명령만을 따르기 위해 창조된 생명들.
그들은 살아 있기는 하나, 절대 지치지 않는다.
그도 그럴 것이 그들에게 생명을 불어넣은 칼파의 연꽃은 ‘창조’의 과정에서 오욕칠정(五慾七情)을 버리게 만드니까.
한 마디로, 그들은 지칠 수 있으나 스스로가 지친다는 것도 깨닫지 못한다는 소리였다.
그렇기에 결국 질 일은 없다고 생각하는 범천이었으나.
‘그렇다고 해서 그냥 지켜보고 있기만 하는 건 어리석은 일이겠지.’
이내 그는 여래의 광배에서 일어나 김현우를 바라봤다.
결국 이긴다고 하더라도 여유를 부리면 상황이 어느 순간 반전될 확률은 있었다.
‘뭐, 그래봤자 1% 정도지만.’
범천은 혹시 모를 1%의 상황을 맞이해 곤욕을 치르기보다는 자신이 직접 나서는 길을 택했다.
그리고 그렇게 그가 결심을 했을 때.
‘……어차피 지금 계속해서 전투를 벌이는 것은 소모전일 뿐이다.’
마찬가지로 김현우도 나름대로의 결심을 하고 있었다.
어차피 지금 이 상황이 쓸모없는 소모전이 되고 있다는 것은 김현우도 알고 있었고.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자신이 불리해진다는 것 또한 그는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이번에 끝낸다.’
김현우는 여래의 광배에서 일어난 범천을 보며 그렇게 결심했다.
그리고, 김현우가 그렇게 결심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흡-!”
김현우와 여래이천경, 범천은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몸을 움직였다.
그의 몸이 순식간에 이동하고, 지국천왕과 광목천왕이 그런 김현우를 맞이하러 나온다.
그리고 두 장군이 김현우의 가까이에 왔을 때-
“……!”
김현우는 인지를 확장시켰다.
순식간에 느려진 시간.
김현우에게만 허락된 그 시간 속에서, 김현우는 빠르게 주변 상황을 파악하기 시작했다.
제일 처음 보이는 것은 검을 횡으로 휘두르는 지국천왕과, 자신을 향해 보탑을 들이미는 광목천왕.
느려진 인지 속에서 하얀색의 광휘가 느릿하게 뿜어져 나오는 모습을 확인한 그는 곧바로 시선을 위로 올려 여래를 바라보았다.
‘이번에는 창인가.’
아까와는 다르게, 이번의 여래는 거대한 창을 김현우에게 찔러 넣을 준비를 하고 있었고.
‘마지막으로 범천은-‘
아무래도 움직이기로 결정한 것인지 여래의 광배 근처에서, 처음 말고는 보지 못했던 나무줄기를 끌어 올리기 시작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김현우는 움직였다.
꽈아아아아아앙!!!
제일 처음, 김현우의 주먹이 보탑을 들고 있는 광목천왕을 노렸다.
광목천왕의 얼굴을 후려침과 동시에 인지가 풀리고, 광휘를 내뿜고 있던 보탑이 빛을 잃음과 동시에 그의 몸이 한강에 처박힌다.
그리고 그 상황에서-
“흡!”
김현우는 한 번 더 인지를 확장시켰다.
다시금 느려지는 주변.
허나.
‘빡센데……!’
김현우는 자신의 몸에 느껴지는 부하를 느끼며 인상을 찌푸렸다.
‘이 상태로 달려드는 게 가능할까?’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범천이 있는 곳을 향해 시선을 돌렸으나, 유감스럽게도 자신에게로 검을 들이밀고 있는 광목천왕을 치워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대로 주먹을 휘둘렀다.
꽈아아아앙!
또다시 풀린 인지.
그와 함께 검을 휘두르던 광목천왕은 거대한 여래의 몸통으로 날아가 부딪혔고, 그 상태에서 김현우는 이전에 이 기술을 쓸 때 느꼈던, 온몸의 격통이 느껴지는 것을 깨달았다.
‘역시 아직 연속은 안 되나……!’
한 번이라면 김현우도 여유롭게 능력을 사용할 수 있었으나 역시 연속으로 두 번 이상 사용하는 것은 몸의 부담이 컸다.
하지만-
‘그래도 해야 한다!’
김현우는, 인지를 확장했다.
“끅-!”
그리고 인지를 확장하자마자 느껴지는 끔찍한 격통.
김현우는 인상을 찌푸렸으나, 곧 범천을 바라봤고.
‘눈치챘나?’
그는 곧 나무줄기를 이용해 자신의 몸을 감싸기 시작하는 범천의 모습을 보았다.
그러나-
‘이미 늦었어.’
범천은 아직 자신의 몸을 충분하게 보호하지 못했다.
그가 만들어낸 여래도 마찬가지로 뒤늦게 범천의 몸을 보호하기 위해 몸을 움직이고 있었으나 여래의 움직임은 너무 느렸다.
그렇기에 김현우는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자세를 잡았고 그에게 튀어나간 순간-
“!”
그는 상상할 수 없는 격통과 함께 확장되었던 인지가 풀리는 것을 깨달았다.
‘안 돼!’
동시에 빠르게 돌아가기 시작하는 시간.
김현우는 이를 악물며 앞으로 도약해 범천에게 주먹을 휘둘렀으나-꽈아아앙!
“늦었군.”
“큭!”
김현우의 주먹은 어느새 그의 몸을 감싼 거대한 나무줄기에 막히고 말았고.
“!!”
그와 동시에 김현우의 주먹을 막았던 나무줄기가 그의 팔을 감싸기 시작했다.
김현우는 당황하며 자신의 팔을 뒤늦게 떼어내려 했으나 이미 나무줄기는 그의 어깨를 타고 오르기 시작했고.
쿠그그그그그긍!
“이런 씨발!”
그는 자신의 머리 위를 향해 떨어져 내리는 거대한 창을 보며 저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그리고 거대한 창이 김현우의 머리 위까지 다가온 그 순간-
“왜 이렇게 맞고 있어?”
-까마귀가, 날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