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dvanced Player of the Tutorial Tower RAW novel - Chapter 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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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7. 지금 나한테 뭐 한 거야? (1)그로부터 정확히 일주일.
서울에 있는 대학병원의 1층에서, 김현우는 자신의 앞에 빽빽하게 앉아 있는 기자들을 보며 심드랑한 표정으로 주변을 돌아봤다.
그동안 김현우를 많이 상대해 봐서인지, 그가 먼저 말하기 전에는 입을 열지 않고 있는 기자들의 모습.
김현우는 입을 열었다.
“병원에 환자보다 기자가 많은 건 말이 안 되니까 그냥 심플하고 간단하게 질문 몇 개만 받겠습니다.”
그의 말에 기자들은 누구 할 것 없이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고, 이내 김현우는 대충 주변을 둘러보다 바로 앞에 있는 기자에게 손가락을 가져갔다.
김현우가 손가락을 가리킨 기자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곧바로 입을 열었다.
“네 안녕하세요, 저는-”
“소개는 필요 없고 간단하게 질문만 합시다.”
그의 말에 잠시 입을 다물던 기자는 이내 슬쩍 고개를 끄덕이더니 미리 준비해 놓은 질문을 꺼냈다.
“혹시 최근 유튜브에 화제가 되고 있는 김현우 헌터 본인의 전투 영상을 알고 계신가요?”
“네, 알고 있습니다.”
‘도대체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굉장히 간땡이가 큰 놈이 그 재해에서 도망치지 않고 자신과 청룡, 그리고 나중에는 제천대성이 합류에서 싸우는 장면을 찍었다.
김현우가 얼마 전에 스마트폰을 이용해 보았던 영상을 떠올리며 고개를 끄덕이자 그녀는 이야기를 이어 나갔다.
“그 영상에서 봤을 때, 김현우 헌터는 하늘에 떠 있는 거대한 청룡과, 추정하기로는 김현우 헌터가 예전에 싸움을 벌였던 제천대성과 같이 팀을 맺고 싸우는 것으로 보였는데, 그게 맞습니까?”
기자의 다음 물음에도 김현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딱 보면 알만한 걸 굳이 물을 필요가?”
그의 대답에, 기자는 살짝은 흥분한 투로 입을 열었다.
“그렇다면 지금 혹시 그 건으로 인해 네티즌이 열띤 토른을 벌이고 있는 것도 알고 있으신가요?”
“열띤 토론?”
김현우의 되물음에 기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예, 토론의 주된 내용은 김현우 헌터와 같이 싸웠던 제천대성과 같이 팀을 짜고 싸운다는 것에 대해서 많은 토론이 오가고 있는데요, 그중에서는 혹시 김현우가 등반자와 판을 짠 게 아니냐는 의혹도-”
“아, 또 선 넘네.”
기자의 물음에 김현우는 인상을 팍 찌푸렸고, 기자는 굉장히 당황한 듯 마이크를 가지고 있던 손을 흔들며 입을 열었다.
“아, 아니 제가 그런 게 아니라 요즘 인터넷 여론에서 그런 의견도 종종 등장한다고 말씀드리려-”
“그러니까 애초에 그 말을 꺼낸 것 자체가 문제라는 소리야. 어떻게든 자극적인 기사 뽑아먹고 싶어서 지구 지키려고 개고생한 사람한테 그딴 질문을 질문이라고 하냐?”
김현우가 인상을 팍 찌푸리자 기자는 슬쩍 눈치를 보며 고개를 숙였고, 그런 그의 모습을 보던 그는 이내 입을 열었다.
“그리고 그거랑 별개로,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은 ‘개소리 까지 마시고 발 닦고 자라’입니다. 제가 이 개소리 들으려고 다 박살 나던 지구 구한 게 아닌데 갑자기 겁나 후회되네요.”
김현우의 말에 기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노트북과 각각의 전자제품 등을 만지작거리기 시작했고, 그는 그런 기자들의 행동을 신경 쓰지 않으며 곧바로 다음 질문을 받기 시작했다.
“김현우 헌터! 이번에 김현우 헌터가 상대한 거대한 여래가 사라지고 나서 갑작스레 급증한 재앙들이 돌연 그 모습을 감췄는데 무엇인가 관계가 있나요?”
“그걸 제가 알고 있으면 이미 말하지 않았을까요?”
“김현우 헌터님! 현재 일어나고 있는 헌터들의 전체적인 능력향상 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
“별생각 없습니다.”
“김현우 헌터! 1주 전 여래를 처리하고 난 뒤 그 자리에 남아 있는 영목이 아이템을 만드는데 매우 좋은 S급 재료로 쓰인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나서 전 세계에서 영목을 구입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래요? 저는 잘 모르겠는데 한번 사람 보내서 저한테 딜…… 아니, 패도 길드랑 암중 길드에 사람 보내서 딜 한번 쳐보라고 하세요. 그쪽에서 알아서 할 겁니다.”
그 뒤로도 김현우는 몇몇 기자의 말에 대답했고.
김현우가 한번 입을 열 때마다 기자들은 정신없이 노트북과 각자의 전자기기를 두들겨 나갔다.
그렇게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났을까.
“질문은 여기까지 받도록 하겠습니다, 아직 궁금한 거 못 물어봤으면 다음에 한 번 더 기자회견 같은 거 열 테니 그때 하도록 하시고, 다 나가세요.”
김현우는 별다른 인사 없이 그 한마디만을 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엘리베이터를 향해 이동했고, 그 모습을 보며 기자들은 제각각 노트북을 열심히 두들기기 시작했다.
평소 기자들 같았으면 조금이라도 더 많은 정보를 얻으려고 인터뷰 대상에게 달라붙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으나,
‘김현우는 아니지.’
김현우에게 만약 그렇게 했다가 혹시라도 찍히는 날에는 굉장히 좋지 않은 일을 당한다는 소문(?) 덕분에, 기자들은 엘리베이터로 이동하는 그에게 달라붙지 않았다.
그렇기에 굉장히 편하게 엘리베이터를 탄 김현우는 자신의 병실로 향하기 전 이 병원에 같이 입원해 있는 천마의 병실로 걸음을 옮겼고.
“달라붙지 마라.”
“앙~♥ 왜 그러실까~!”
“…….”
자신의 반대편 병실에 누워 있는 천마에게 있는 힘껏 아양을 떨고 있는 구미호를 보며 찜찜한 표정을 지었다.
그런 김현우의 표정을 본 것일까, 천마는 인상을 찌푸리며 구미호의 머리를 밀어내며 입을 열었다.
“달라붙지 말라고 말했을 텐데!”
“왜? 무월도 좋잖아?”
천마의 본명을 스스럼없이 부르는 구미호.
“개소리!”
천마는 차갑게 일갈했으나 구미호는 억지로 그의 몸을 비집고 들어와서 몸을 부벼댔고, 김현우는 그런 그를 보며 피식 웃고는 말했다.
“천마는 이상성욕자라…….”
“그게 뭔 개소리냐! 아니다! 아니라고!”
다급한 천마의 변명, 김현우는 그런 천마를 보며 마치 그를 놀리듯 어깨를 으쓱인 뒤 병실을 빠져나와 자신의 병실로 향했고.
“형.”
거기서 기다리고 있는 김시현을 만날 수 있었다.
“왔냐?”
“방금요. 형은요?”
“저번에 말했던 기자회견 갔다가 천마의 병실에 갔다 왔지.”
김현우가 아까 그 장면을 떠올리며 괜히 웃기다는 듯 피식거리자 김시현은 그의 모습을 보며 물었다.
“그러고 보니까 갑자기 왜 둘이 알콩달콩 하고 있는 거예요? 생각해 보니까 그 싸움이 끝났을 때부터 그랬던 것 같은데.”
김시현의 물음에 김현우는 곧바로 대답했다.
“뭐, 자세한 건 나도 잘 모르는데 대충 그 녀석에게 물어봤더니 천마가 죽을 뻔한 자신을 구해줬다나? 뭐 대충 그렇게 이야기를 들었던 것 같은데.”
“우와, 진짜요?”
“왜 그렇게 놀라?”
김현우의 물음에 김시현은 대답했다.
“아니 뭐, 대충 저도 그럴 거라고는 예상했는데 사실 상상이 안 돼서요.”
“뭐가?”
“천마가 구미호를 구해줬다는 게 좀.”
“왜?”
김현우가 묻자 김시현은 뭘 당연한 것을 물어보냐는 듯 김현우를 바라봤으나 이내 그가 예전 천마와 구미호의 관계를 알지 못한다는 것을 깨닫고 이내 간략하게 입을 열었다.
그렇게 잠시 김시현의 말을 듣고 있던 김현우는.
“……그렇게 사이가 안 좋았어?”
“형이랑 무슨 계약을 한 건진 모르겠지만 입에 달고 사는 게 ‘계약만 아니었으면’이었어요.”
“……그 정도?”
“게다가 구미호도 그런 천마를 가만 놔두지 않고 계속해서 갈궜고요.”
김시현의 말에 김현우는 아까 전의 풍경을 떠올렸다.
꽤 큰 부상을 입어 병상에 누워 있는 천마를 간병해 주는 구미호의 모습.
……물론 천마는 좀 부담스러워하는 것 같았으나 아주 꿀이 질질 흐를 것 같은 모습으로 천마를 간호했던 구미호의 모습을 떠올리며 김현우는 머리를 긁적였다.
“좀, 상상이 안 되긴 하네.”
“저는 오히려 지금 상황이 더 상상이 안 돼요. 분명 직접 보고 있는데도 이물감이 들 정도라니까요.”
김시현의 말에 그는 어깨를 으쓱이는 것으로 대답하며 병실 침대에 누웠고.
“그래서, 이제 슬슬 퇴원할 거예요?”
“그래야지.”
곧 김시현의 물음에 김현우는 그렇게 대답하며 몸을 일으켰다.
범천을 상대하고 일주일,
그동안 김현우는 병원에서 최대한의 안정을 취하며 체력을 회복했다.
그리고 그 결과, 김현우는 오늘을 기점으로 자신의 몸을 거의 완벽하게 회복할 수 있었다.
‘……천마는 조금 더 요양을 해야겠지만.’
김현우는 천마의 모습을 떠올렸다.
겉으로 보이는 그의 모습은 괜찮았으나, 실제로 그는 팔한성군을 상대하느라 얻은 내상이 굉장히 심했다.
‘뭐, 어차피 당장 급한 일은 없어서 천마가 힘을 쓸 일은 없지만’
범천이 죽고 난 뒤, 모든 것은 제자리로 돌아왔다.
제일 먼저 변화가 생긴 것은 바로 재앙의 출현 빈도.
분명 범천을 만나기 전까지만 해도 재앙의 출현확률은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져 있었다.
그러나 그를 죽이고 난 뒤, 재앙의 출현 빈도는 서서히 줄어들기 시작했고, 1주가 지난 지금에 와서 재앙의 출현 빈도는 하루에 한 건 정도로 줄어들었다.
‘…….’
아무튼, 현실은 그런 상태였고, 김현우도 아직 밀린 일을 전부 처리하지 못했기에 당분간은 움직일 일도 없었다.
‘……녀석들이 다시 쳐들어오지만 않는다면.’
김현우는 그렇게 생각하며 1주일 전과는 다른 푸른 하늘을 바라보곤-
“자 그럼 이제 슬슬 퇴원해 볼까?”
-밀린 일을 끝내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났다.
***
대학병원의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안.
“후우-”
그곳에서 두터운 가죽 옷을 입고 있는 그녀, 하나린은 저도 모르게 긴 한숨을 내쉬곤 가만히 올라가고 있는 엘리베이터의 층수를 바라보며 자신의 작전을 다시 상기했다.
‘상황 자체는 완벽해.’
자신이 수련을 하고 있던 사이에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것인지 시종일관 여유로운 태도를 유지하던 꼬맹이는 오늘 자신이 ‘몰래’ 일으킨 일 덕분에 결국 잠시 중국으로 떠났고.
‘사부님의 동료도 전부 떼어놨다.’
이서연은 오늘 한석원과 암중 길드에서 제안한 독립 던전 관련 회의에 참여해 세부적인 사한을 조절하고 있을 것이었다.
물론 그곳에는 사부의 동료 중 한 명인 김시현이 있지는 않았으나, 하나린은 그것까지도 이미 준비를 끝내 놨다.
‘김시현은, 이제 곧 아냐의 연락을 받고 나갈 거야.’
그녀는 아냐에게 기한이 오늘밖에 남지 않은 강남에서 제일 분위기가 좋다고 소문난 라운지 레스토랑의 초대권을 넘겨주었다.
물론 초대권은 어디서 받은 것이 아닌 그녀가 직접 만들었다.
그 초대권의 사용기한까지도.
‘현재 시각은 오후 1시 23분.’
아마 김시현이 사부님을 만나러 왔다 하더라도, 지금쯤 그는 아냐에게 가 있을 것이었다.
만약 안 간다면 아냐에게 바가지를 긁힐 테니까.
‘완벽해.’
그렇게 한번 김현우의 주변 인물에 대해서 점검을 마친 하나린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것으로 지금 사부님을 찾아갔을 때, 그녀는 지금으로부터 최소 한 시간,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은 둘만의 시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
“후…….”
하나린, 그녀가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
그것은 바로 지난 한 달간 시종일관 자신이 이겼다는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본 미령 때문이었다.
‘분명 뭔가를 한 게 분명해……!’
그 진도(?)가 어디까지인지는 모르겠으나 미령이 그토록 여유로운 미소와 함께 자신을 놀리는 것을 봤을 때, 하나린은 그녀가 분명 자신의 사부와 어느 정도 진도를 나갔다는 것을 깨달았고.
그렇기에-
‘나는 오늘, 진도를 나갈 거야……!’
하나린은, 김현우와의 진도를 빼기 위해. 이 작전을 만들어 낸 것이었다.
‘적어도 그 꼬맹이보단 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