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dvanced Player of the Tutorial Tower RAW novel - Chapter 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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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1. 방법을 찾았다 (1)
이질적인 검은 동굴의 정자 안에서, 네 명의 인영은 모여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이 모임에 뒤늦게 합류한 귀에게 한 가지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이상한 녀석을 만났다고?”
삿갓을 쓴 선의 물음에 머리 위에 검은 뿔을 달고 있는 귀는 느긋한 표정으로 정자 뒤에 몸을 기대며 말을 이었다.
“그래, 분명 12계층에 사는 계층민은 아니었단 말이지.”
“그걸 어떻게 알았지?”
“어떻게 알고 자시고 간에, 애초에 12계층에 내 공격을 버틸 수 있는 놈이 있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니까.”
귀는 그렇게 말하며 잠시 그때를 회상하곤 말을 이었다.
“근데 그 녀석은 다르더라고, 애초에 생긴 것부터 12계층에 있는 쓰레기들과는 달랐고, 전투 능력 자체도 아까 말했듯 쓰레기들과는 달랐어.”
“그래서, 어떻게 했지?”
“어떻게 하긴? 본격적으로 싸우려고 몸을 푸니 곧바로 욕 몇 마디하고 도망가던데?”
“……그걸 놓쳤나?”
선이 탐탁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귀를 바라보자 그는 대답했다.
“그럼 그걸 어떻게 잡아? 그냥 도망간 것도 아니고 애초에 텔레포트로 도망가 버렸는데.”
귀는 그렇게 말하며 슬쩍 짜증이 난다는 표정으로 인상을 찌푸렸고, 그런 그의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던 비는 이내 자신의 손을 앞으로 내밀었다.
그와 함께 생겨나기 비의 손 위에서 생겨나는 보라색의 마력은 순식간에 어떤 남자의 얼굴을 만들어냈고, 곧 비는 물었다.
“귀, 혹시 당신이 만난 그 남자가 이런 모습을 하고 있지 않았나요?”
비의 물음에 귀는 마력을 통해 이루어진 남자의 얼굴을 보더니 눈을 휘둥그레 뜨며 마력을 향해 손가락질했다.
“어? 이 새끼 맞는데? 네가 어떻게 이 새끼를 알고 있어?”
귀의 물음에 비는 진득한 한숨을 내쉬며 자신의 손을 내저으며 마력을 없애버렸고, 이내 비는 지금까지 자신의 힘을 시험해 보겠다고 12계층에 내려갔다온 귀에게 지금까지의 상황을 설명해주었다.
비가 형체 없는 자에게 간 것부터 시작해서, 그가 품고 있는 진심을 들은 것까지.
“……이게 당신이 없었을 때 제가 모은 정보예요.”
비가 그렇게 말하며 입을 다물자, 귀는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으로 멍을 때리고 있다 이내 중얼거렸다.
“그러니까, 나랑 싸웠던 놈이 지금 ‘형체 없는 자’가 기대를 품고 있는 놈이라 이거지?”
“맞아요.”
“그럼 왜 여기서 이러고 있어?”
“?”
귀의 물음에 순간 물음표를 띄운 비는 그를 바라봤고.
그에 귀는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그럼 바로 조지러 가면 되는 거 아니야?”
“……9계층을 향해 내려가자는 건가요?”
“그럼 여기서 나올 말이 그거 말고 뭐 있겠어? 아니, 애초에 그 정보를 들었으면 바로 내려가는 게 당연한 거 아니야? 그 녀석이 그 인간한테 기대를 걸고 있다며?”
씨익.
“그럼 당연히 개 박살을 내주러 가야지, 안 그래?”
귀의 말에 맞은편에서 그를 한심하게 바라보고 있던 선은 대답했다.
“멍청하긴, 생각이 정말 거기까지밖에 안 닿는 것이냐?”
“……넌 또 왜 시비야?”
귀가 인상을 찌푸리며 되물었으나 선은 그런 귀의 모습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봐라, 결국 그분이 원하는 것은 그 인간에게 우리 모두가 당하는 미래다.”
“우리가 당할 리가 없잖아? 애초에 저번에 싸워봤을 때도 나를 상대하지도 못하고 도망갔는데 지가 어떻게 하겠다고?”
“멍청하긴, 그건 당연히 실력을 숨긴 거겠지, 애초에 범천을 죽였는데 범천을 죽인 놈이 그렇게 약하다는 것 자체가 이상한 일이란 걸 모르나?”
선의 말에 귀는 마음에 안 든다는 듯 혀를 찼다.
“그래서 어쩌라고? 그럼 안 갈 거야? 그 새끼가 무서워서 그냥 여기에 처박혀 있겠다고?”
“그게 아니다 멍청아, 내가 전제를 말해주었지 않나? 애초에 그분은 우리가 그놈에게 전멸하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그러니까 그럴 리가 없잖아?”
“네 녀석 말대로 가능성은 희박하겠지. 다만 문제는 가능성이 있다는 거다.”
“……가능성?”
“그래, 0.000001%의 가능성이라도 있다는 게 문제지. 그렇다면 그 가능성을 없애버리면 그만이다.”
선의 말에 귀는 그게 뭔 소리냐는 듯 입을 열려고 했으나 그 옆에 앉아 있던 백이 먼저 입을 열었다.
“……한 마디로, 그냥 싸워주지 않으면 된다?”
“맞다. 그렇게 하면 그분의 기대를 없애는 것이 되지, 한마디로 우리에게는 제일 좋은 선택지다.”
선의 끄덕거림, 허나 비는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했다.
“하지만 싸우지 않으려고 해도 과연 우리 뜻대로 될까요?”
“……왜 안 된다고 생각하지?”
“그는 분명 저희가 어떠한 짓을 해도 결국 자신에게 도움이 된다고 했어요. 그리고 그의 성격상 절대로 우리가 그렇게 하게는 두지 않겠죠.”
“…….”
“…….”
비의 말에 동의한다는 듯 입을 다무는 선.
결국, 그들은 한동안 이 상황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에 대해 몇 시간 동안 의견을 나누고 나서야-
“그럼, 그렇게 하도록 하지.”
-자신들이 어떻게 행동할지를 결정할 수 있었다.
***
노아의 방주 안.
“컬렉터라는 방에 내 업이 있다는 거지?”
제천대성의 물음에 노아흐는 고개를 끄덕거리며 말을 이어나갔다.
“맞네, 그리고 지금 내가 준 그 구슬은 단 1회에 한정하지만 그 컬렉터 룸에 들어 갈 수 있는 열쇠일세.”
그런 노아흐의 답변에 이번에는 김현우가 질문을 던졌다.
“그런데 그 컬렉터 룸이라는 건 또 뭐야?”
그의 질문에 노아흐는 자신의 수염을 쓰다듬으며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해야 할까’ 라고 중얼 거리더니 이내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우선, 나도 컬렉터 룸의 존재를 알게 된 건 그리 오래되지 않았네. 처음 그 방의 존재를 알게 되었던 것은 자네의 요청 때문이었지.”
“……내 요청?”
“그래, 저번에 갑작스레 통괄자와 연락이 끊겼다고 할 때가 있지 않았나?”
노아흐의 말에 김현우는 고개를 끄덕거리는 것으로 긍정했다.
“내가 컬렉터 룸의 존재를 알아챈 것은 그때일세, 자네의 요청으로 한창 통괄자가 만들어 놓았다는 방의 위치를 찾고 있을 때, 나는 허수공간에서 심상치 않은 방을 하나 발견할 수 있었지.”
“심상치 않은 방?”
“그래, 사실 그 방을 조사하기 전만 해도 나는 그 허수공간 사이에 숨겨져 있는 그 방을 바로 통괄자의 시스템 룸이라고 생각했네.”
-허나 내 생각과는 달리 통괄자의 방은 그곳이 아니었지.
“통괄자의 방은 오히려 그 허수공간과는 다른 위치에 있었네, 그러므로 나는 그 허수공간에 있었던 방이 무척이나 궁금해지기 시작했네.”
-애초에 그 허수공간에 방이 있어서는 안 되었으니까.
노아흐는 그렇게 말하더니 이내 흠흠, 하고 자신의 목을 한번 가다듬은 뒤, 계속해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처음에는 그 방의 존재를 안 뒤부터 그 방의 내부를 관찰하기 위해 한 일들을 들었고.
그다음에는 노아흐가 어렴풋이 그 방이 어떤 용도로 쓰이는지 알아냈을 때의 일을 들었다.
“그 방의 용도를 알아낸 건 우연이었네.”
“우연으로 알아낸 거야?”
김현우의 물음에 노아흐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렇네, 아까 말했듯이 나는 그 방의 내부를 파악하기 위해 그때 당시에 내가 할 수 있었던 일을 다 해봤으나 그 방의 용도를 파악할 수 없었네.”
-너무 가드가 단단했거든.
“그런 상황에서 슬슬 포기할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던 무렵에, 나는 그 방에 만들어져 있는 틈을 보았네.”
“틈이라고?”
“그래, 뭐 추상적인 의미의 틈이 아닌, 진짜 그 공간에 만들어져 있는 틈이었네. 다만 그 틈은 공간 자체가 오래 돼서 생긴 균열이 아닌 이미 처음부터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틈이었지.”
“……그럼 처음에는 그 틈을 왜 못 발견한 거야?”
“그렇네, 설마하니 허수공간 내에 만들어져 있는 공간에 틈이 있을 거라는 생각은 못했으니 말일세.”
아무튼-
“나는 결국 그 틈 사이로 은근슬쩍 그 공간에 침입하는데 성공했고, 결국 아주 찰나이기는 했으나 그 안에 있는 것들이 무엇이었는지 알 수 있었네.”
“그게 제천대성의 업이었다?”
김현우의 물음에 노아흐 고개를 저었다.
“아니, 그곳에 있었던 것은 제천대성의 업뿐만이 아니었네.”
“제천대성의 업뿐만이 아니라고?”
“그래, 내가 미처 세지도 못할 정도로 엄청난 숫자의 업이 그저 그 공간 안에서 날뛰고 있었네.”
“공간 안에서 날뛰고 있다고?”
“그래, 설계자가 만든 틀에 들어가 있지 않고, 수백 수천 개의 업이 엉망진창으로 섞여서 폭발적인 에너지를 사방으로 뿌리고 있었네.”
노아흐의 말에 김현우는 짧게 생각을 정리한 뒤 말했다.
“……아무튼 결국 결론은 그 안에 제천대성의 업이 있고, 지금 이 구슬은 그 공간으로 이동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물건이라 이 말이지?”
“맞네. 솔직히 그 구슬을 만드는 건 생각 이상으로 힘들었네, 허수공간에는 공간이동 좌표를 찍을 수 없었으니까.”
그래서-
“통괄자, 그녀의 도움을 조금 받았네, 이 탑의 전체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는 것은 그녀다 보니 허수공간 내의 좌표를 맞추는 데에 많은 도움을 받았지.”
노아흐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던 김현우는 문득 응? 하는 소리와 함께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근데.”
“왜 그러지?”
“생각해 보니까 너는 그 공간 안에 들어가 있었다며?”
김현우의 물음에 노아흐는 긍정했다.
“그렇네만?”
“그럼 네가 제천대성의 업을 가져오면 되는 거 아니야?”
김현우의 물음에 노아흐는 곧바로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건 불가능하네.”
“왜?”
“애초에 나는 내 본체를 가지고 그 공간에 간 것이 아닌, 탑을 처음 제작할 때 임의로 만들어두었던 아티팩트로 탑 안을 탐색한 거니까.”
-거기에다가
“내가 아까 말하지 않았나? 엄청난 숫자의 업이 뭉친 상태로 그 안에서 날뛰고 있다고.”
“그랬지.”
“그렇게 업이 따로 분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내가 가봤자, 그 곳에 있는 업을 가져오는 것은 불가능하네.”
“그럼 제천대성이 가도 똑같은 거 아니야?”
“그건 또 아닐세, 본디 업은 아무리 떨어져 있더라도 자신의 원주인에게 되돌아가고자 하는 힘이 있지. 그 성질을 이용하면-”
그 뒤로 이어지기 시작하는 노아흐의 복잡한 설명에 김현우는 그의 말을 중간에 끊으며 말을 이었다.
“한 마디로 제천대성이 그 공간 안에 들어가면 자신의 업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이거지?”
“정답일세.”
“근데, 그렇게 업이 많은 공간이면 그냥 하나가 아니라 다 들고 나와도 괜찮은 거 아니야?”
“그건 아니다.”
이어지는 김현우의 질문에 대답한 것은 바로 잠자코 이야기를 듣고 있던 청룡이었다.
“왜?”
“애초에 자신의 업이 아닌 타인의 업을, 게다가 그의 말대로 사용할 수 있게 정제되지도 않은 업은 오히려 독이 될 거다.”
김현우는 그런 청룡의 말에 궁금증이 생겨 물어보려 했으나, 더는 시간을 끌고 싶지 않아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이야기를 끝냈다.
“그럼 이제 남은 건 제천대성이 들어가서 자신의 업을 찾은 뒤 빠져나오면 되는 거야?”
“맞네, 이제 남은 건 그것뿐이지. 물론 혹여나 허수공간에 빠질 걱정은 하지 않아도 좋네, 적어도 그곳에 들어갔다 나오는 10분 동안 자네는 내가 만든 아티팩트에 의해 보호될 테니까 말일세.”
노아흐의 말에 고개를 알았다는 듯 긍정한 제천대성.
그는 김현우가 넘겨준 구슬을 한번 바라보다 이내 노아흐에게로 시선을 돌려 말했다.
“이 안에 들어가면 수많은 업이 있다고 했지?”
“그렇네만. 무슨 문제라도 있나?”
노아흐의 긍정에 잠시 구슬을 바라보던 제천대성은.
“아니, 잠깐 머릿속에 꽤 괜찮은 생각이 들어서 말이야.”
그렇게 말하며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