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dvanced Player of the Tutorial Tower RAW novel - Chapter 273
273화. 상승 효과 (6)
노아의 방주 안.
“잘 만들어지고 있나요?”
한참이나 손가락을 움직이며 복잡한 마력을 배열을 조절하던 노아흐는 자신의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고.
“자네 왔는가?”
곧 노아흐는 자신의 뒤에 서 있는 아브를 보며 조금 전까지 만들고 있었던 이동진에서 손을 떼고 아브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그런 노아흐를 보며 이내 빈 나무 의자에 앉고는 곧바로 근황을 묻기 시작했다.
“어때요? 준비는 잘돼가나요?”
아브의 물음에 노아흐는 익숙한 듯 그녀의 맞은편에 있는 나무의자에 앉아 입을 열었다.
“우선은 나쁘지 않게 진행되고 있네. 힘도 아직 남아 있고 재료도 충분히 남아 있지. 이 정도라면 앞으로 2주 정도만 시간이 지나면 충분히 이동진을 완성 시킬 수 있을 걸세.”
노아흐의 대답에 그녀는 만족스럽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고, 이번에는 그가 질문은 던졌다.
“그래서, 최상층의 정보는 조금이라도 얻을 수 있었나?”
그의 물음에 아브는 고개를 저으며 답했다.
“전혀요.”
“……전혀?”
“네, 저도 나름대로 힘을 발휘해서 최상층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보려고 했는데, 최상층에는 아예 간섭할 수가 없어요.”
-마치 처음부터 제가 관리할 수 있는 공간이 아닌 것처럼요.
아브가 풀죽은 목소리로 중얼거리자 노아흐는 안타깝다는 듯 탄식을 내뱉었으나 이내 말했다.
“너무 실망하지 말게, 최상층의 상황을 모르는 건 안타까운 일이지만 어쩔 수 없지 않은가?”
노아흐의 말에 작게 고개를 끄덕인 아브.
“그래도 뭔가 도움이 안 돼는 느낌이라 조금 분하기는 하네요.”
그녀의 말에 노아흐는 곧바로 대답했다.
“걱정하지 말게. 자네는 지금까지 충분히 도움이 되었으니, 당장 저번에도 자네가 탑에서 내려오는 정복자들을 제때 막지 않았으면 상당히 큰일이 일어났을 걸세.”
노아흐는 그렇게 말하며 풀이 죽어 있는 아브를 어느 정도 위로해 주었고, 한참이나 노아흐의 위로를 들은 아브는 이내 기운을 차렸다는 듯 조금은 힘이 난 얼굴로 고개를 한차례 끄덕이고는 이내 생각났다는 듯 물었다.
“아, 그보다 가디언은 어떻게 됐나요? 저번에 위업을 수련한다고 했던 것 같은데.”
아브의 물음에 노아흐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거라면 걱정하지 말게 김현우는 확실하게 자신이 이전번에 받은 범천의 업을 다룰 수 있게 되었으니 말일세.”
게다가-
“그 녀석의 수련 덕분에 다른 몇몇 이들도 새롭게 수련을 하고 있는 이들이지.”
“……다른 이들이요?”
아브의 물음에 노아흐는 대답하는 것 대신 손을 하늘로 올려 가볍게 손짓했고, 곧 그녀는 몇 개의 구슬이 하늘에 떠 있다 내려오는 장면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이건?”
“그 녀석의 동료들일세. 김현우와 싸우고 나서 무언가를 얻었는지 나한테 개인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수련공간을 요구하더군.”
-아브는 각자의 구슬에서 무엇인가를 하는 수인들과 한 인간을 볼 수 있었다.
“……그들은 탑에 있는 사람이 아니지 않던가요? 지금 이곳에서 수련을 해봤자 그렇게 성과가 있을 것 같지는…….”
곧 그 구슬을 보고 있던 아브가 이상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자.
“아닐세.”
“아니라구요?”
“그렇네. 만약 그들의 업이 처음 탑에 들어왔을 때처럼 완벽하지 않거나 쪼개진 상태였다면 모르겠다만, 그들은 다르지 않은가?”
노아흐의 말에 아브는 깨달았다는 고개를 끄덕였고.
노아흐는 그런 아브에게서 시선을 돌려 그녀와 함께 수련을 계속하고 있는 그들의 모습을 바라봤다.
xxxx
그다음 날, 천호동의 저택.
“그래서 그런 거라고?”
“네. 아마도요.”
저택의 거실에는 이서연과 김시현, 그리고 오랜만에 얼굴을 맞대는 한석원이 있었다.
그중에서도 김현우는 조금 전 이서연의 이야기를 통해 어제 사건(?)의 진상을 알 수 있었다.
‘뭐, 사실 사건이라고 하기에도…….’
김현우는 어제의 일을 떠올렸다.
그가 어제 야차와의 싸움을 끝내고 난 뒤, 범천의 업을 제대로 다룰 수 있게 되고 난 뒤 돌아왔을 때 김현우는 자신의 제자들을 볼 수 있었고.
그는 자신들의 제자를 보며 저도 모르게 어이없는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제자들은 이제 막 돌아온 김현우의 앞에서 어디 모델에서나 나올 것 같은 요염한(?) 포즈를 취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그녀들도 바보는 아닌지라 마치 포즈인 것 같은, 그러면서도 왠지 아닌 것 같은 미묘한 느낌의 자세를 잡고 있었고 사실 그때까지만 해도 김현우는 별생각이 없었다.
또 둘이서 이상한 내기나 했나 생각했을 뿐.
허나 곧바로 그 뒤, 김현우는 은근히 자신의 양옆으로 붙으며 몸을 비비적거리기 시작하는 제자들 덕분에, 결국 그는 제자들의 머리에 꿀밤을 한 대씩 쥐어박고 나서야 장원에서 빠져 나올 수 있었다.
“……결국 모든 일은 구미호 때문이다?”
김현우가 묻자 이서연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뭐어- 굳이 문제점을 딱 집어보자고 하면 그렇게 되네요……. 뭐 미령과 하나린이 거의 반협박으로 알아낸 것 같긴 한데…….”
이서연이 그렇게 말하며 김현우를 바라보자, 그는 물었다.
“그래서, 구미호는 지금 어디에 있어?”
“글쎄요? 그건 저도 잘 모르겠네요……. 애초에 오늘은 모습을 본 적이 없으니까요.”
이서연의 대답에 잠시 흠, 하고 말을 줄인 그.
그 모습을 보며 김시현이 입을 열었다.
“내가 아까 보기는 했는데…….”
“보기는 했는데?”
“아까 형이 일어나기 전에 도착했었는데, 보니까 가면무사들하고 어디 가고 있던데요?”
“……가면무사들하고?”
김현우의 되물음에 김시현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거기에 덤으로 양복 입은 친구들도 같이 붙어 있던데. 구미호는 뭔가 체념하면서 끌려가는 느낌이더라고요.”
-뭐, 딱 봐도 패도길드랑 암중길드에서 데려가는 것 같아서 딱히 제지는 하지 않았는데-김시현은 뭔가 애잔한 표정으로 구미호가 빠져나갔던 현관문을 보며 탄식했다.
“좀, 말려줄걸 그랬네요.”
그런 김시현의 말에 김현우는 슬쩍 생각하는 듯하다 이내 어깨를 으쓱이며 생각을 그만두었다.
‘뭐 알아서 하겠지.’
그 한마디로 생각을 일축한 김현우는 이내 한석원을 바라보며 물었다.
“그래서 형은? 요즘 아예 얼굴을 못 봤는데 뭘 그렇게 열심히 하고 있어?”
그의 물음에 한석원은 피식 웃더니 대답했다.
“말은 바로 해야지, 내가 바쁜 게 아니라 네가 바쁜 거 아니냐?”
“어…… 그런가?”
김현우가 슬쩍 말을 흐리자 한석원은 바로 앞에 있던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는 말을 이어나갔다.
“뭐, 나도 나름대로 바쁘기는 했지, 이 둘 때문에 말이다.”
한석원이 자신의 양옆에 앉아 있는 김시현과 이서연을 가르쳤다.
“이 둘 때문에?”
“그래, 뭐 대부분의 사건에 네가 관여해 있어서 알겠지만 최근 전 세계 헌터업계는 좀 바쁘거든.”
한석원의 말대로 현재 전 세계의 헌터 업계는 무척이나 큰 격변이 일어나는 중이었다.
물론 처음부터 그런 상황이 일어났던 것은 아니었고, 첫 시작은 무신이 국제헌터협회에 모여 있던 다른 상위권 헌터들을 죽였던 것부터 시작되었다.
그 뒤로 일어난 갖가지 일들.
헌터들의 침체되었던 성장이 다시 뚫리기 시작한 것부터 시작해서 본격적으로 일어났던 재앙급증 사태.
그 이외에도 이런저런 던전의 추가 덕분에 전 세계는 한동안 굉장히 빠르게 변화하고 있었고, 그것은 당연히 한국도 마찬가지였다.
“한국 쪽에서도 좀 이런저런 일이 많았단 말이지? 근데 한국의 기둥이라고 할 수 있는 세 길드의 길드장 중에 두 명이 너를 따라다니고 있으니 혼자 수습하기가 만만치 않았다 이거야.”
한석원이 짧게 현 상황을 정리해서 말해주자 김현우는 대충 상황을 파악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고, 한석원은 그동안 할 말이 많았다는 듯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렇게 말을 이어나간 지 얼마나 되었을까.
“아무튼 지금은 한시름 돌릴 정도는 됐지. 이런저런 터질 만한 일들은 이미 전부 해결했으니까 말이야.”
한석원이 그것을 끝으로 말을 끝내자 김시현과 이서연은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렇게 잠시 찾아온 조용함.
허나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침묵은 깨졌다.
“그런데 오빠.”
그것은 바로 김현우를 바라보며 말을 잇는 이서연 때문이었다.
“왜?”
“아니, 좀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서요.”
“물어보고 싶은 거? 왜, 이번에도 내가 좋아하는 취향 같은 거 물어보게?”
“그런 거 아니거든요?”
김현우가 피식하며 묻자 정색하며 대답한 이서연은 이내 슬쩍 한숨을 내쉬고는 이내 결심했다는 듯 김현우를 보며 물었다.
“오빠 솔직히 알고 있죠?”
“뭘 알고 있어?”
“……하나린이랑 미령, 그러니까 오빠 제자들이요.”
“……아니 뭐, 알고 있겠지?”
김현우가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갸웃하자 이서연은 하, 하며 답답하다는 듯 깊은 한숨을 내쉬곤 이내 똑바로 김현우를 바라보며 말했다.
“아니, 그러니까 그 제자들의 마음을 말하는 거잖아요. 네?”
“제자들 마음?”
“네! 알고 있죠!?”
왠지 부담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김현우를 노려보기 시작한 이서연을 보며 그는 저도 모르게 몸을 슥 뺐다가 이내 대답했다.
“근데 그건 갑자기 왜 물어봐?”
김현우의 되물음에 이서연은 그를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말 돌리지 말고요!”
“거참, 여기서 그 이야기가 갑자기 왜 나오는지 모르겠네.”
“설마 진짜 왜 제가 이 이야기를 물어보는지 모르고 그렇게 대답하는 건 아니죠?”
그녀의 진지한 표정.
김현우는 그런 이서연을 묘한 표정으로 바라보며 일순 말을 멈췄으나 이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래, 뭐 대충 알고 있기는 하지.”
김현우는 바보가 아니었다.
또한, 어느 양판소에 나오는 아무것도 모르는 둔감한 멍청이들 또한 아니었다.
그렇기에 그는 제자들이 자신에게 무슨 마음을 품고 있는지는 정확히는 아니더라도 무척이나 대략적으로는 짐작하고 있었다.
“근데 왜?”
그런 김현우의 답변을 들은 이서연이 이해할 수 없다는 듯 김현우를 바라보며 물었고, 이번에는 옆에 있던 김시현까지 굉장히 의외라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형 알고 있었어요?”
“뭘?”
“아니, 형 제자들이 형한테 은근히 마음 있다는 거요.”
이서연과는 다르게 확실히 직구로 던지는 김시현.
김현우는 고개를 조금 전과는 다르게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뭐, 알고 있기야 했지.”
“아니 근데 왜……?”
김시현이 이서연과 비슷한 표정을 지으며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말하자 김현우는 스읍, 하고 괜스레 입맛을 다시고는 이야기했다.
“아니, 이 이야기를 꼭 해야 돼?”
“뭐 사실 꼭 듣-”
“전 너무 궁금해서 듣고 싶어요.”
이서연의 말에 김현우는 슥 인상을 찌푸리며 물었다.
“아니. 넌 네 일도 아니면서 뭐가 그렇게 궁금해?”
“뭐 사실 그렇게 말하면 딱히 제 일이 아니기는 한데…….”
“그런데?”
어떻게든 김현우에게 어필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미령과 하나린의 모습을 보면 조금 안쓰러워 보인다- 라고 이야기하려던 이서연은 잠시 말을 삼키고는 대답했다.
“그건 나중에 설명하고, 우선 이야기나 좀 해주세요. 도대체 제자들 마음을 은근히 알고 있으면서 왜 그렇게 관심도 안 주는 거예요?”
이서연의 물음에 김현우는 귀찮게 되었다는 듯 머리를 긁적이곤, 이내 입을 열었다.
“그건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