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dvanced Player of the Tutorial Tower RAW novel - Chapter 279
279화. 최상층 (6)
형체 없는 자의 신형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김현우의 앞에 나타난다.
분명 그가 사용하고 있는 것은 김현우가 이전에 보았던 그 기술이 분명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속도는-
“칵!”
-이전과는 차원이 다를 정도로 빨랐다.
순간적으로 눈에 신형이 맺혔다. 라고밖에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고속으로 이동해 공격을 가한 형체 없는 자의 공격에 김현우는 미처 대응하지 못하고 배를 내어주었다.
배에서 치미는 끔찍한 고통.
김현우는 신음했으나 곧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곧바로 다음에 들어올 공격을 쳐내기 위해 두 눈을 부릅떴다.
그리고-
“!!”
김현우는 그 순간 여러 개로 나뉜 형체 없는 자를 보며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그 모습을 바라봄과 동시에 맹렬하게 회전하기 시작하는 김현우의 머리.
생각을 하는 그 짧은 와중에도 형체 없는 자의 신형은 점점 늘어가기 시작했고. 그 수는 어느 순간 이 거대한 공동을 느슨하게 채울 정도로 많아졌다.
‘설마……!’
그리고 그렇게 꽉꽉 채워지기 시작하는 형체 없는 자의 신형을 보며 김현우는 본능적으로 이다음 무슨 공격이 나올지를 깨달았고.
“이런 씹-!”
김현우는 곧 수없이 생겨난 형체 없는 자의 손에 봉이 생긴 것을 보며 욕을 내뱉으려 했으나, 뒤이어 하늘에서 떨어져 내리기 시작한 봉을 보며 망연한 표정을 지었다.
꽝! 콰가가가강! 꽝!
순식간에 김현우의 위쪽으로 떨어져 내리기 시작하는 파괴적인 크기의 봉.
김현우는 하늘에서 아군과 적군 구분 없이 무자비하게 떨어져 내리는 봉을 피하기 시작했으나-쩌적-!
“!”
그는 곧 어느 순간을 기점으로 자신의 몸이 둔해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고, 마침내 그는 머리 위에 검은 여의봉이 떨어져 내리는 순간, 이 일대가 차가운 냉기에 휩싸여 있다는 것을 깨달았으나-꽈아아아아앙-!
-이미 늦었다.
이미 여의봉이 하나 떨어져 내리는 것으로 시작한 형체 없는 자의 무자비한 폭격은 멈추지 않았고, 김현우의 움직임을 제한한 냉기는 그런 무자비한 폭격 속에도 은은히 살아남아 그의 몸을 구속했다.
이어서 김현우에게 들어오는 끔찍한 고통.
오른팔이 뭉개지고 왼 다리가 박살난다.
시야가 막혀오고 동시에 숨이 막힌다.
어떻게든 그의 공격을 막기 위해 김현우는 있는 대로 마력을 쏟아부었으나, 그는 결국 막지 못했다.
그리고 그렇게 끝날 것 같지 않았던 형체 없는 자의 폭격이 끝났을 때.
“끄으으으-!”
김현우는 조금 전과 다른 멀쩡한 몸을 가진 채 소리 없는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보고 있던 형체 없는 자는 굉장히 드물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호오, 조금 전에 몸이 박살 났는데도 재생하다니, 그건 ‘기술자’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 능력인데 말이야. 도대체 어떻게 한 거지?”
그의 물음.
김현우는 끅끅 소리를 내며 멀쩡하게 재생한 자신의 몸을 한차례 만지작거리곤 이내 그를 향해 시선을 돌려 대답했다.
“왜, 너는 해도 되고 나는 하면 돼서 물어보냐 새끼야?”
적의가 다분한 김현우의 대답.
그러나 형체 없는 자는 그의 대답에 신경 쓰기는커녕 오히려 슬쩍 고민하는 듯하더니 금방 답을 찾았다는 듯 입가의 미소를 다시금 만들어냈다.
“그렇군, 기술자처럼 조각이 아닌 원천의 업을 얻은 것인가? 이것 참 대단하군! 기술자는 ‘조각’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제대로 업을 얻지 못했는데 자네는 그 업을 떡하니 자기 것으로 만들다니.”
-역시 자네는 대단하군, 파보면 파볼수록 계속해서 더한 욕구가 들게 만들다니……!
“……개 또라이 새끼 진짜.”
혼자서 환희에 찬 표정으로 입을 여는 형체 없는 자를 보며 김현우는 자신의 몸을 체크했다.
그의 몸은 야차와의 싸움으로 얻었던 범천의 업에 의해 완전히 재생되었다.
아니, 정확히는 새롭게 창조되었다고 보는 게 옳을 정도로, 그의 몸은 박살 나기 이전과 달리 깨끗해졌다.
그러나.
‘……이대로 질질 끌다가는 금방 한계가 올 것 같은데.’
그가 사용할 수 있는 힘은 결코 무한하지 않았고, 지금 당장은 다시 싸울 수 있어도 결국 어느 순간에는 한계가 올 것이었다.
그러나 저 녀석은?
“…….”
형체 없는 자는 처음과 비교했을 때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느껴지는 압박감은 아직도 건재했으며, 그의 몸에서 흘러나오는 끊임없는 기운은 아직까지 사그라들 모습도 보이지 않고 있었다.
“완전 개사기네.”
그 생각이 끝나자마자 김현우의 입가에서 튀어나온 한마디.
형체 없는 자는 그 중얼거림을 듣고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사기? 무엇이 사기라는 거지?”
김현우는 입을 다물었으나 형체 없는 자는 계속해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혹시 이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힘을 말하는 건가? 그게 아니라면 즉사 직전까지 가서도 아무렇지도 않게 몸을 회복할 수 있는 재생력? 그것도 아니면 내가 지금까지 네게 보여준 업들을 말하는 건가?”
그는 즐겁다는 듯 자신이 보여주었던 능력들을 하나하나 말하며 김현우를 바라봤으나, 대답은 없었다.
오히려 김현우는 그의 말을 들으면서도 이 짧은 시간 내에 체력을 회복하기 위해 최대한 몸 안쪽으로 마력을 돌리는 중이었다.
물론 형체 없는 자도 그런 김현우의 행동을 눈치채고 있는 듯했으나, 그는 그런 것 따윈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는 듯, 자문자답을 계속해 나갔다.
“만약 그것들을 생각하는 거라면 자네는 뭔가를 잘못 파악하고 있는 거지. 왜냐하면 그것들은 모두 ‘당연한 것’이니까.”
“……당연한 거라고?”
“그래, 모든 것은 당연한 것이지. 내가 아무리 네 공격을 받더라도 아무렇지 않게 재생할 수 있는 것도 당연한 일이고, 끊임없이 힘을 휘두를 수 있는 것도 당연한 일이야. 게다가 내가 사용 한 업들까지 합치면-”
-그건 당연하다는 말을 넘어서 필연적이라고도 말할 수 있지. 왜냐고?
김현우는 묻지 않았다.
오히려 지독히도 냉정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을 뿐.
그런데도 형체 없는 자는 혼자 연극을 하듯 자랑스럽게 양팔을 쫙 펼쳐 보이고는 입을 열었다.
“이 ‘탑’은 오로지 나만을 위해 만들어진 공간이니까!”
“……뭐?”
그 말에, 김현우는 처음으로 반응했고 형체 없는 자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갔다.
“김현우, 너는 어째서 이런 구조의 탑이 있다고 생각하지?”
“…….”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하지 않나? 탑을 오르며 퀘스트를 클리어해 최상층까지 오르면 소원을 하나 들어준다는 이 탑이 정말로 이상하지 않나?”
-물론 탑을 오르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이 탑은 지극히 이상적이지. 소원을 들어주니까.
“하지만 이 탑에서 보면?”
“……이 탑에서?”
“그래, 탑을 오르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보면 이 탑은 지극히 이상적인 탑이다, 그러나 탑에서 봤을 때, 이 구조는 굉장히 모순적이지.”
-얻는 게 없거든.
“오히려 잃는 게 더 많다. 그렇지 않나? 올라오는 녀석들에게 업을 나누어 주고, 이 탑을 계속해서 보수해야 한다.”
-그래, 언제까지고 계속. 하지만,
“그렇게 비효율적이기에, 나는 당연한 것들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당연한 것들을?”
김현우는 그렇게 말하고는, 이내 문득 깨달았다는 듯 두 눈을 형체 없는 자에게로 향하며 말없이 입을 벌렸다.
“……설마”
확실히 이 탑은 지극히 모순적이었다.
등반자의 입장에서 보면 굉장히 이상적인 탑이었으나.
탑을 만든 입장에서 보면, 이 탑은 굉장히 비효율적인 탑이었다.
결국 이 탑의 구조를 보았을 때, 탑을 만든 이가 얻는 이득은 없었으니까.
그래, 겉으로만 보면.
“그래!”
김현우의 표정을 읽은 듯, 형체 없는 자는 더 없이 즐겁다는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나는 너희들에게 ‘이상적인 꿈’을 제공하는 대신, 이 탑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의 업을 가지게 되는 거지.”
그의 말에 김현우는 저도 모르게 벌렸던 입을 다물었다.
확실히 김현우는 언젠가 그런 생각을 한번 정도 해본 적 있었고, 실질적으로 아브나 노아흐에게 그런 질문을 던졌던 적이 있었다.
물론 그렇게 던진 질문에 아브나 노아흐는 답변을 내놓지 못했고, 김현우 또한 그런 진실보다는 당장 앞에 일어날 일을 풀어나가는 것에 급급했기에 그렇게 큰 신경을 쓰지는 않았다.
“알겠나? 이 탑에서 일어난 모든 상황은 내 업으로 만들어지고, 그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라 이 말이다!”
“하…….”
마치 대단한 사실을 공개하듯 환희에 차서 말하는 형체 없는 자의 모습에 김현우는 저도 모르게 허탈한 웃음을 내뱉었다.
그리고 그와 함께, 김현우의 머릿속에선 지금까지 오랫동안 기억 한켠에서 꺼내지 않았던 그 단어가 떠올랐다.
그 단어는 바로 ‘패배’라는 단어.
왜인지는 몰랐다.
애초에 김현우는 아무리 자신이 불리한 상황에 있더라도 ‘패배’라는 단어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것은 자신이 고아원에서 생활을 이어나갔을 때도 그랬으며, 고아원을 나와 군대에 갔을 때도 그랬고, 군대를 전역해서 탑에 들어갔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래.
그 탑 밖에 나왔을 때도, 김현우는 항상 패배에 가까운 상황이 찾아오더라도 어떻게든 발악해 다가오는 패배에 순응하기 보다는 어떻게든 승리를 향해 달려 나가는 스타일이었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현우는 눈앞의 상황에 지독하리만치 선명하게도 ‘패배’라는 단어를 떠올렸다.
‘갑자기……?’
어째서지? 라는 물음을 스스로에게 던졌음에도 불구하고 김현우는 그 상황에 관해 대답하지 못했다.
그것은 마치 본능적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너무나도 당연하게 그의 뇌리 속에 박힌 단어였으니까.
김현우는 형체 없는 자를 바라봤다.
조금 전의 말을 끝낸 뒤로는 마치 행동을 감상하듯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묵묵히 자신을 지켜보기만 하는 그.
“…….”
그와 눈을 마주친 김현우는 한순간 자신의 눈을 내리깔려다 말고 이를 악물고서는-
“그래서, 어쩌라고?”
-이내 씹어뱉듯이, 형체 없는 자에게 말했다.
“어쩌라고라니? 나는 네 질문에 대답해 줬을 뿐이다.”
“질문에 대답은 씨발. 중간부터 아무 말도 안했는데 지 좋다고 좆대로 떠들어 대곤 갑자기 아닌 척하네?”
김현우는 그렇게 말하며 머릿속에 떠오른 패배라는 단어를 억지로 지워버렸다.
이상하게도 패배라는 단어가 계속해서 떠올랐으나, 김현우는 그 생각을 머릿속에서 지웠다.
그래, 계속해서.
그로 인해 김현우의 눈빛이 날카로워진 것을 확인한 것일까.
형체 없는 자는 유쾌한 듯이 미소를 짓곤 말했다.
“네 머릿속에 든 생각을 끊임없이 부정하고 있는 중이로군.”
“네가 뭘 안다고 지랄이야?”
“당연히 잘 알지 않겠나? 결국 어찌 보면 너는 내가 만든 피조물 중 하나지 않나?”
“지랄도 정도껏 해야 개성이라고 받아주는 건 아냐?”
지지 않고 맞받아치는 김현우.
그에 형체 없는 자는 김현우의 답변을 유쾌하다는 듯 받아넘기곤.
“그래 뭐…… 사실, 이 정도로 꺾이면 나도 살짝 풀이 죽을 뻔했군. 나쁘지 않아. 정말로 자네는 미식을 즐기기에는 아주 최적의 음식이야.”
-그러니까.
“이제 나도 슬슬 에피타이져를 맛봤으니, 본격적으로 미식을 한번 즐겨보도록 하겠네.”
이내 그렇게 말하며-
“!!!”
-김현우의 앞에 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