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dvanced Player of the Tutorial Tower RAW novel - Chapter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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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 수틀리게 하지 마라(5)
“그게, 지금 말이 된다고 생각하나?”
“왜? 이 정도면 괜찮은 것 같은데.”
김현우의 말에 흑선우의 표정이 찌푸려졌다.
그 모습에 김현우는 마치 흑선우를 놀리듯 입가에 진한 웃음을 지으며 이죽였다.
“그러니까 사람도 봐가면서 건드렸어야지. 누가 날 건들래? 막말로 그냥 나 안 건들고 잘 넘어갔으면 이렇게 될 일도 없었을 텐데. 응?”
“…….”
‘이 개자식이……!’
김현우의 이죽임.
흑선우는 속으로 이를 갈았지만 어쩔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물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내 손을 벗어난 일…….”
“그래? 진짜 그렇게 이야기해도 되겠어?”
“…….”
김현우의 장난스러운 눈빛이 어느 순간 사이하게 빛났다.
누가 봐도 장난스러운 눈빛 뒤에 섬뜩한 표정을 머금고 있는 김현우를 보며 그는 이를 꾹 깨물었다.
“내가 그렇게 큰 걸 바라는 건 아니잖아? 그냥 피해보상금 100억 정도에, 거기에 덤으로 나한테 니들이 가지고 있는 독점 던전 몇 개만 내주면 된다니까?”
김현우가 빙글빙글 웃으며 미소를 짓자.
“하지만 지금 네가 말하고 있는 건……!”
지금 우리가 힘들게 먹어 치운 초급 던전들을 먹어치우겠다는 거잖아!!
라는 말을, 흑선우는 속으로만 외쳤다.
김현우가 협상 조건으로 내놓은 것, 그것은 바로 자신의 정신적 피해보상금 100억 원과 바로 독점 던전의 인수권이었다.
그래, 100억 정도까지는 괜찮다.
계약금도 아닌 순수하게 100억이라는 돈을 차출하는 것은 조금 힘들지만, 시간을 들이면 무난하게 해결할 수 있는 금액이다.
문제는 그게 아닌 독점 던전의 인수권.
김현우가 요구한 4개의 던전은 바로 신입 헌터들이 사냥하기에 좋은 초급 던전의 인수권이었다.
그리고 곧 그 독점 던전의 인수권을 달라는 것은 지금까지 아레스길드가 유지해 온 신입 헌터의 절대 독점권을 빼앗겠다는 말과 다른 바가 없었다.
흑선우가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자 김현우는 그런 그를 보며 느긋하게 기다리는 듯하더니 입을 열었다.
“시간 끄네? 5억 추가.”
“뭐? 그게 뭔 개……!”
“또 끄네? 저기에 묶여 있는 저 여자도 추가.”
“이런 씨…….”
“욕하네? 5억 추가.”
마치 친구에게 말장난을 하듯 조건을 계속해서 올리는 김현우의 모습에 흑선우는 입을 열었다.
“잠깐……!”
“왜, 이제야 좀 할 마음이 들었어? 그런데 어쩌나 조건이 계속 올라서 지금은 10억 추가에 저 여자도 같이 사은품으로 받아야 할 것 같은데? 응?”
“김현우 헌터…… 당신이 강한 건 인정하지. 하지만 과연 우리랑 ‘진짜’로 싸우고 감당 할 수 있을…….”
“와…… 진짜 이 새끼들 답답하네.”
그런 흑선우의 말을 끊어버리고, 김현우는 어처구니없다는 듯 입을 열었다.
“야. 너희들은 뭐 똑같은 단어 주입식 교육이라도 받냐? 어떻게 하는 레퍼토리가 이렇게 똑같아?”
“뭐라고?”
“그 얼마 없는 알량한 힘 좀 믿고 깝치다가 역으로 찍어 눌릴 것 같으면 자기가 붙어 있는 알량한 권력 꺼내서 휘두르고…… 응?”
김현우는 그렇게 말하며 의자에 등을 기대곤 얼굴에 웃음을 지웠다.
“만약, 그 권력도 안 먹히면, 어떻게 할 거냐?”
한순간 바뀐 김현우의 분위기에 방 안에 서 있던 헌터들이 긴장하기 시작하고, 흑선우의 낯빛이 순간 어두워진다.
엄청난 중압감.
하지만 조금의 시간 뒤, 김현우는 다시 그 중압감을 풀곤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나는 밀당을 싫어해, 애초에 그런 건 잘 하지도 못하니까. 그러니까 우리 그런 밀당 말고 확실하게 하자.”
김현우는 웃으며 말했다.
“내가 원한 조건대로 해줄래? 아니면…….”
그는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그저 발을 까딱까닥 거리며 흑선우의 대답을 기다릴 뿐.
김현우의 입가는 미소 짓고 있었으나, 어째서인지 흑선우에게 가해지는 중압감은 이전보다도 강했다.
‘싸울까?’
찰나에 든 생각.
흑선우는 고개를 저었다.
불가능.
그 어떤 상황을 상정해도 지금 이 곳에서 그에게 도망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오지 않았다.
직접 싸워보지도 않았지만, 그가 여기까지 오면서 일으킨 일들을 보면 대충 그가 어느 정도의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는 어렴풋이 알 수 있다.
‘실수.’
실수다.
마력을 사용하지 못하니까. 그 정도 인원이라면 그래도 충분히 컨트롤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던 본인의 실수.
흑선우는 결국 입을 열었다.
“조건을 받아들이도록 하지.”
“좋아.”
김현우는 그 말을 들음과 동시에 자리에서 일어나 묶여있는 여자 쪽으로 다가가기 시작했다.
“지금 무슨……!”
“왜? 내가 받아가기로 했잖아?”
김현우는 그 말과 함께 여자를 묶고 있던 줄을 가볍게 끊어버렸다.
‘아티팩트로 이루어져 있는 마력밧줄을 저렇게 쉽게……!?’
헌터들이 놀라는 와중에도 그는 흐리멍텅한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여자를 어깨에 짊어진 체 부서진 문쪽으로 걸음을 옮기다 문득 기억났다는 듯 탄성을 질렀다.
“아, 그리고 혹시나 해서 하는 말인데.”
김현우는 손에서 스마트폰을 들어올렸다.
“우리가 한 대화 여기에 고스란히 저장되어 있으니까. 혹시라도 발뺌이나 일 복잡하게 만들지 말자 우리, 응? 인수권 보낼 길드는 내가 또 따로 만들어서 연락 줄게, 알았지?”
김현우는 그 말을 끝으로 벙커의 밖으로 향했고, 곧 흑선우는 그가 완전히 떠난 뒤,
“이런 씨발새끼!!!”
쾅! 콰지지직!
김현우와 마주보고 앉았던 테이블을 그대로 부셔버리며 혼자 알 수 없는 괴성을 내질렀다.
“으아아아악! 씨발! 씨발! 씨발! 씨발!!!!!!!!”
쾅! 쾅! 쾅!
흑선우는 구겨진 자존심에 더해서 김현우에게서 느낀 중압감에 그가 녹음을 하고 있을 거라는 생각도 하지 못한 자신에게 한심함을 느끼며 주변 가구를 개박살 내기 시작했고, 그렇게 흑선우가 혼자서 날뛰기 시작했을 때, 빠른 속도로 벙커 밖으로 빠져나온 김현우는 피식 웃으며 스마트폰을 바라봤다.
‘야부리가 잘 먹혔으려나?’
이런 상황이 생길 것을 어느 정도 선에서는 미리 인지하고 있기는 했지만 정작 녹음을 안했다.
그렇다. 김현우는 아까 그 상황에 깜빡하고 녹음기를 켜 놓지 않았다.
한마디로 흑선우에게는 거짓말을 한 것이었다.
한동안 꺼냈던 스마트폰을 바라본 김현우는 스마트폰을 주머니 안쪽으로 집어넣고 이내 걸음을 옮겼다.
‘쯧, 뭐 어때.’
김현우는 그냥 편하게 생각하기로 했다.
***
그다음 날.
김시현은 자신의 침대를 대신 차지하고 있는 여자를 보며 김현우를 바라봤다.
“……그래서 얘를 데려왔다고요?”
“응.”
“거기에 덤으로 110억이랑 초급던전 인수권까지 합쳐서?”
“그렇지.”
“……그 권력 욕구로 꽉꽉 들어 차 있는 흑선우가 그렇게 해줘요?”
“뒤지기 싫으면 해 줘야지.”
김현우의 대답에 김시현은 머리가 아프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정확히는 머리가 아프다기보단 인지 능력이 상황을 제대로 못 따라가서다.
‘아니, 어떻게 한번 혼자 나갔다 오더니 이런 대형사고를…….’
김시현이 누워 있는 여자를 바라보고 김현우를 보았으나 정작 그는 데려온 여자는 관심 밖이라는 듯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아니, 근데 얘는 대체 왜 데려왔어요?”
“인질용. 써먹을 수도 있을 것 같아서. 겸사겸사 좀 궁금한 것도 있어서 말이야.”
“궁금한 거요?”
“응, 이건 뭐 개인적인 거니까 그렇게 신경 안 써도 된다.”
“개인적인 건 또 뭐예요…….”
김시현은 그의 말을 듣더니 이내 머리가 아프다는 듯 손을 휘적휘적 거리곤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무튼, 형은 오늘 안 나갈 거죠? 저 오늘 좀 늦게 들어올 거예요. 오늘 순회해야 하는 던전이 좀 많아서.”
“그래?”
“오늘이 보스들이 무더기로 리젠되는 날이거든요. 하루만 늦게 잡아도 손해니까 오늘 안에 싹 잡아 줘야죠.”
“그래그래, 화이팅.”
성의 없는 파이팅을 외친 그를 본 김시현은 익숙하다는 듯 집을 나갔고, 곧 스마트폰을 두들기던 김현우는 아. 하고 입을 열었다.
“길드, 어떻게 만드는지 물어봤어야 했는데.”
물론 협회에 가서 길드를 만다는 것을 알고 있기는 했지만, 김현우는 세부적인 필요요건을 몰랐다.
‘나중에 물어보면 되지.’
그렇게 생각을 마친 김현우는 이내 스마트폰을 그만두고 소파에서 일어나 누워 있는 여자를 바라봤다.
어깨까지 내려오는 단발을 가지고 있는 꽤 미형의 여성.
“정보권한.”
김현우가 외치자마자 그의 눈앞에 로그가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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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홍린
나이: 24
성별: 여
상태: 안정 중 (중독 상태)
-능력치-
근력: B+
민첩: A+
내구: C++
체력: B+
마력: A++
행운: B
SKILL –
정보 권한이 최하위에 해당함으로 능력치를 확인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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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조금 있으면 눈을 뜨려나?’
눈앞에 주르륵 떠오르는 정보 창을 보며 김현우는 생각했다.
김현우가 그녀를 굳이 데리고 온 이유.
그것은 김현우가 그녀를 일종의 인질로 사용하려는 의도도 있었지만, 그것보다도 김현우가 그녀를 구했던 것은 ‘흥미’ 때문이었다.
‘이 여자의 오른쪽 어깨에 그려져 있는 문신.’
그래, 그녀의 오른쪽 어깨에 그려져 있는 문신 때문에.
그녀를 덮고 있던 이불을 치우자 보이는 그녀의 쇄골. 그리고 그 옆에 그려져 있는 문신.
상당히 넓은 부피를 차지하고 있는 그 문신은 마치 김현우가 잘 알고 있는 어느 ‘가면’의 모양과 매우 흡사했다.
‘아무리 봐도 똑같은데….’
그는 가만히 집중한 체 시야에 들어온 문신을 감상했다.
이마 위에 나 있는 두 개의 뿔, 그 아래로는 양 눈가에는 붉은 안광이 그려져 있지만, 언밸런스 하게도 입 아래는 도깨비의 이빨을 끝으로 턱이 그려져 있지 않은 가면 문신.
‘이건…… 아무리 봐도.’
김현우는 옛날,
정확히는 햇수를 제대로 세지도 않고 있던, 탑에 있었을 때. 자신이 만들었던 어느 한 가면을 떠올렸다.
어느 웹소설에서 봤던, ‘무’는 자신을 버리는 것부터 시작한다는 어느 작가의 머리에서 나온 발상을 빌려.
김현우는 나름대로 진지하게 생각해 자신을 버린다는 상징으로써 ‘가면’을 만들었다.
물론 가면이 멋지진 않았다.
애초에 태어날 때부터 조각은 배워보지도 않았고, 또 거기에 덤으로 탑에 들어왔을 때도 문화생활을 즐겨본 지 꽤 오래 지났던 그는 그저 생각나는 대로 가면을 만들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 문신은 내가 만들었던 가면인데?’
근데 지금 그녀의 어깨에 그려져 있는 가면은 분명 약간 어레인지 되기는 했지만, 그때 만들었던 그 가면과 무척이나 비슷했다.
그렇기에 김현우는 거기에 흥미를 느껴 이 여자를 데려왔었다.
이 가면 문신에 관해 묻기 위해서.
그렇기 김현우가 쇄골에 그려져 있는 문신을 뚫어져라 보고 있을 무렵.
“응?”
그의 눈에 새로운 로그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
알리미
9계층의 통로로 새로운 ‘등반자’가 등반을 시작합니다.
남은 시간 [ ??: ??: ?? ]
——
“뭐야 이게?”
김현우가 저도 모르게 말을 꺼내자 그의 앞에 새롭게 떠오르는 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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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초대합니다.]시스템에서 정식으로’가디언’이 된 당신을 초대합니다. 시스템 옆에 남은 시간이 모두 흘러가면 당신은 부름을 받아 초대됩니다.
남은 시간: 0일 0시간 0분 05초
김현우는 곧바로 소환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