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dvanced Player of the Tutorial Tower RAW novel - Chapter 295
295화. 너희들…… 대체 누구? (2)
“저……저게 무슨?”
이서연은 눈을 휘둥그레 뜨며 문 안으로 들어오고 있는 두 명의 남자를 바라봤다.
한 명은 피부가 까무잡잡하게 탄 호쾌한 남자였고.
다른 한쪽은 보기에도 신비해 보이는 푸른 머리칼을 가지고 있는 남자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
“서……설마.”
그것은 바로 앞에 서 있는 두 명이 이서연의 눈으로 봤을 때는 한국 1%…… 아니, 전 세계 0.1%급의 외모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야말로 보는 것만으로도 시선을 뗄 수 없을 정도로 매력적인 개성을 가지고 있는 두 명의 남자.
“그 설마가 맞아요. 바로 손오공 님이랑 청룡 님이에요!”
이서연이 아무런 말도 못 하고 멍하니 그 둘을 바라보고 있자, 구미호는 마치 자랑을 하듯 가슴을 펴며 그녀에게 말했고.
“인간의 모습으로 의태하는 건 처음이지만…… 굉장히 불편하군.”
“그래? 나는 뭐, 그냥 살짝 시야가 줄어서 조금 불편하다는 생각은 드는데 그 정도는 아닌 것 같은데?”
손오공과 청룡은 각자 인간의 모습으로 의태한 것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방 안으로 들어왔다.
그 모습에 이서연은 저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정말 손오공 씨랑 청룡……씨?”
“그럼 내가 누구로 보이냐?”
그녀의 중얼거림을 들은 손오공이 뭘 그리 물어보냐는 듯 어깨를 으쓱이자, 그 옆에 있던 청룡도 마찬가지로 팔짱을 끼고는 대답했다.
“뭐…… 인간형의 모습이라 우리 모습이 조금 바뀌기는 했으나 그 분위기는 바뀌지 않았다고 생각하는데…… 그렇게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였나?”
청룡의 물음에 이서연은 저도 모르게 시선을 돌려 구미호를 바라봤다.
설명을 요구하는 눈빛.
그에 구미호는 짧게 지금 상황을 설명해 주었다.
“어…… 둔갑술을 가르쳐 줬다 이 말이지?”
“그렇죠!”
“……그거, 그렇게 쉽게 쓸 수 있는 거야?”
“물론 쉽게 쓰기는 힘들어요. 애초에 제 둔갑술은 ‘요술’에 분류되니까요.”
“그런데 어떻게?”
“그거야 당연하지, 당연히 내가 똑똑해서 아니겠어?”
“그런 간단한 술법 하나 정도야…… 옆에서 어떻게 하는지를 지켜보면 익히는 건 순식간이다. 여차하면 이 모습으로 백년 만년도 살아 갈 수 있지.”
새삼스럽다는 듯 자랑하듯 말하는 둘.
구미호는 이서연의 귓가에 슬쩍 입을 가져다 대고 말했다.
“확실히 두 분은 전부 예전에 이미 도술이나 요술을 다뤄본 적이 있으셔서 그런지 가르쳐 드린 지 한 시간도 안 돼서 모두 둔갑술에 성공하셨어요.”
그래도-
“아직 완벽하진 않아서 자신의 모습을 가지고 둔갑할 수밖에 없지만요.”
“……자신의 모습을 가지고 둔갑한다는 건 뭐야?”
“말 그대로예요. 저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모습마저도 자유롭게 변할 수 있는데 비해 손오공 님이랑 청룡 님은 변신을 해도 자신의 모습을 가져오게 된다 이거죠.”
으음…….
구미호는 그렇게 말하곤 잠시 생각하는 듯하더니 이내 알맞은 비유가 떠올랐다는 듯 박수를 한번 치고는 말했다.
“그냥 한마디로 손오공 님과 청룡 님이 인간으로 태어났으면 딱 저런 모습으로 태어날 거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그 말에 이서연은 저도 모르게 그들의 모습을 바라봤다.
여자들한테 보여주면 취향 상관없이 무조건 ‘미남이다’라는 대답을 받을 것 같은 두 명.
손오공과 청룡은 이서연이 자신을 빤히 바라보자 묘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아니, 왜 그렇게 쳐다봐? 내 얼굴에 뭐 묻었어?”
“……우리가 그렇게 신기한가?”
그 둘의 모습에 이서연은 슬쩍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아니, 아니야.”
“?”
“아무튼, 그러니까 결론은 오공 씨와 청룡 씨도 인간의 모습으로 변할 수 있게 되었으니 멕시코시티에 가고 싶다는 말씀이시죠?”
“뭐, 그렇지. 저번에 인터넷으로 뒤져봤는데 거기의 바가 굉장히 멋지다고 하더군.”
“나는…… 뭐, 그냥 궁금해서?”
“궁금하기는 개뿔, 펜타이스 공연 보러 거 아닌가?”
“아, 아니거든!”
“아니기는 개뿔이.”
“아무튼 아니야! 분명 이번에 구미호가 갈 때 펜타이스가 원정 공연을 하기는 하지만 목적은 그게 아니라-”
갑작스레 말싸움을 하기 시작하는 둘.
이서연은 고개를 끄덕끄덕 거리더니 말했다.
“뭐, 알았어요. 사실 그 모습이라면 문제 될 것도 없을 것 같으니 제가 도와드릴게요.”
“오, 정말인가?”
“그거 잘됐네.”
“와! 성공!”
그녀의 말에 청룡과 손오공, 구미호가 차례대로 입을 열며 미소를 지었고,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이서연은 말했다.
“그 대신.”
“??”
“저도 같이 가요.”
“같이?”
“뭐, 나야 별로 상관없긴 한데.”
“같이 가시게요?”
구미호의 물음에 이서연이 고개를 끄덕거리자 그녀는 아리송한 표정으로 물었다.
“어? 저번에는 분명 한동안 바빠서 여행 같은 건 못 갈 거라고…….”
“아 그랬는데, 일이 전부 해결됐거든, 이참에 한번 쉬어주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서.”
“어 진짜요? 언제 끝났어요?”
“20초 전에 전부 해결됐어.”
“……네?”
“……아, 네.”
구미호는 이서연의 무엇인지 모를 기백에 눌려 저도 모르게 그 이상 묻지는 않았으나 그녀는 볼 수 있었다.
“자 그럼 준비해 볼까?”
“…….”
그녀의 눈에 차 있는 기묘한 열망과도 같은 무언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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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동했나?’
김현우는 자신의 눈앞에 나타난 검은 눈을 보며 시선을 돌렸으나 자신의 주변은 그대로였다.
아브와 노아흐는 아직 자신의 앞에 앉아있었고, 주변의 인테리어도 무엇 하나 변한 것은 없었다.
다만 조금 달라진 점이라고 하면…….
‘시간이…… 멈춘 건가?’
이렇게 생각을 이어나가고 있는 지금 상황에서 아브와 노아흐는 마치 제자리에 멈춘 것처럼 더 이상 움직이지 않고 있는 것 정도일까.
[이것 참 오랜만이네.]
김현우가 그렇게 주변에서 달라진 점을 찾고 있자 들려오는 목소리.
“오랜만이기는, 이제 2주도 안 지난 것 같은데?”
[그래도 오랜만인 건 맞지.]
“…….”
[아, 그리고 딱히 네 친구들은 걱정 안 해도 돼. 애초에 우리 둘은 찰나의 세계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것뿐이니까.]
“……내 생각도 읽을 수 있어?”
[읽을 수 있는 것만 읽을 수 있지.]
“그런 애매한 대답은 또 뭔데.”
[그런 게 있어.]
눈동자는 그렇게 말하며 마치 장난을 치듯 눈꼬리를 짓궂게 꼬았다.
[아무튼, 탑주까지 된 걸 보니 내가 저번에 해준 조언이 상당히 도움이 됐나 보네?]
“뭐 그렇긴 한데.”
[좋아! 아주 좋아! 솔직히 믿고 있기는 했지만 내심 걱정이 되기는 했거든, 네가 죽어버리면 내 입장에서는 좀 아쉬우니까 말이야.]
그렇게 말하며 실시간으로 눈꼬리를 왔다갔다 거리는 눈동자.
어째 이전보다 더 활발해진 것 같았다.
‘……분명 예전에는 조금 잠잖았던 것 같은데.’
[뭐 그거야 그렇지, 애초에 나를 만날 수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 녀석한테 정을 줘봤자 그놈이 죽어버리면 나만 손해잖아?]
“그럼 지금은?”
[지금은 나를 만날 수 있는 조건이 거의 대부분 총족되었으니까 그냥 편하게 마음 놓고 말하고 있는 거지.]
“너를 만날 수 있는 조건?”
[그래 나랑 만날 수 있는 조건.]
“그건 또 무슨-”
김현우는 그렇게 말하려다 이전, 눈동자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아무런 두서도 없이 ‘위’로 올라오라고 했던 눈동자의 말.
그것을 떠올린 김현우는 물었다.
“위로 올라오라는 게 이 소리였어?”
[그럼 이 소리 말고 뭐가 있겠어?]
이제는 눈동자를 주변으로 왔다갔다 움직이며 즐겁다는 듯 눈꼬리를 마음대로 움직이는 모습.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김현우는 곧 입을 열었다.
“그보다, 여기 갑자기 나타난 걸 보면 또 할 말이 있어서 나타난 거지?”
[딩 동 댕! 정답!]
“……너 너무 바뀐 거 아니야?”
[이게 원래 내 성격인데 뭐.]
그렇게 말하며 다시금 왔다 갔다 움직이는 눈동자.
‘분명 처음에 만났을 때는 굉장히 신비로운 느낌이 들었는데.’
거기에 더해서 불가사의한 느낌도 같이 들었다.
그런데 지금 눈동자가 하는 모습을 보면 왠지-
‘완전 애 같네.’
김현우는 그 생각을 내뱉지 않고 입을 열었다.
“……아무튼, 네가 여기에 나타났다는 건 내 상황을 어느 정도 알고 있다는 소리 같은데……그럼 이번에도 조언 같은 거 해주려고 온 거지?”
[맞아. 마음만 같아서는 내가 처음부터 끝까지 도와주고 싶은데…… 너도 알다시피 당장은 불가능하거든.]
눈동자는 그렇게 말하며 그 뒤부터 잔잔한 침음을 내며 무엇인가를 생각하기 시작했고, 이내 그는 말했다.
[우선 회의에 참가해.]
“……회의?”
[너도 들어서 알고 있잖아? 탑주회의가 있다는 거 말이야.]
“아, 그건 듣기는 했는데 그것도 계속 계약 유지가 돼야 갈 수 있는 거 아니야?”
[그건 맞지.]
“지금 나한테는 그놈들한테 줄 만한 업이 없는데?”
[그건 걱정하지 마. 그 녀석들한테 줄 업은 여기 있으니까.]
눈동자는 그렇게 말하며 눈꼬리를 초승달 모양으로 휘었고, 이내 그런 눈동자의 앞으로 무엇인가가 생성되기 시작했다.
검은 안개가 마치 압축되듯 모여들며 만들어지기 시작하는 무언가는 순식간에 형태가 이뤄졌고.
툭-
이내 김현우의 앞에 있는 식탁에 떨어졌다.
“이건……?”
식탁에 떨어진 것은 붉은색의 돌이였다.
그래, 어찌 보면 보석이라고도 볼 수 있을 정도로 맨들맨들하게 생긴 돌.
김현우가 그것을 보며 고개를 갸웃거리자 눈동자는 웃으며 대답했다.
[그걸 넘겨줘.]
“이게 뭔데?”
[업이야. 아마 그 정도만 되어도 걔들은 충분히 만족할걸?]
“만족한다고?”
김현우의 물음에 눈동자는 자신의 눈꺼풀을 슬쩍 파르르 떠는 것으로 대답하곤 슬슬 눈을 감기 시작했다.
[아무튼 그렇게 회의에 참석하고 나면 데블랑이라는 녀석을 찾아봐. 그놈을 찾으면 대충 이야기를 할 수 있을 테니까.]
그렇게 말하며 점점 눈을 감는 눈동자.
김현우는 저도 모르게 입을 열었다.
“야 잠깐만, 이렇게 나온 김에 의문이나 조금 해결해 주고 가!”
처음에야 아니었으나 김현우는 두 번 정도 눈동자에게 도움을 받은 뒤로 그에게 어느 정도 궁금한 것들이 생긴 상태였다.
그렇기에 김현우는 눈동자를 불렀으나 눈동자는 스스륵 감는 눈을 멈추지 않은 채-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자고, 어차피 조만간 또 만날 테니까 말이야.]
아.
[그리고, 그 녀석을 만나게 되면 지금 너한테 있는 관리기관에 대해서도 이야기 해줄게. 네가 그놈들한테 속하지 않고 마력을 얻을 방법도 말이야.]
-그렇게 자신의 할 말을 하고 완전히 눈을 감아버렸다.
그와 함께.
“응? 이건 뭐죠?”
찰나의 시간에 있던 세계는 다시 원래대로 돌아갔다.
아브는 갑작스레 식탁 정중앙에 떨어져 있는 붉은 돌을 보며 중얼거렸고, 그런 그녀의 반응에 노아흐도 마찬가지로 떨어진 돌에 관심을 표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아브는 자신의 손에 쥐어져 있는 돌을 확인하고는 무척이나 놀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엑!? 이거 뭐예요! 이 안에 대체 얼마만큼의 업이 담겨 있는 거예요?!”
“……가, 갑자기 이런 게 어디에서 나타난 거지?”
순식간에 돌에 시선이 집중된 아브와 노아흐.
그러나 김현우는 그 둘의 모습보다는 조금 전 눈동자와 만났던 그때를 떠올렸다.
“쯧.”
어차피 조만간 만날 테니 그때 보자고 했던 눈동자의 말을.
“도대체 이놈은 뭔지…….”
김현우는 그렇게 혼잣말을 하며 허공을 바라봤고-얼마의 시간이 지나.
“그럼, 준비는 되셨습니까?”
김현우의 앞에 헤르메스는 다시 한번 모습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