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dvanced Player of the Tutorial Tower RAW novel - Chapter 297
297화. 시비 걸면 어떻게 되는지 보여줌 (1)김현우의 자택에서, 김시현은 그와 마주보고 앉아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눈에 띄게 피로해 보이는 기색은 없었으나 이전과는 다르게 조금 지친 듯한 표정을 짓고 있는 김현우.
“괜찮아요?”
“뭐가?”
“아니, 뭔가 좀 피곤해 보이시길래요.”
김시현의 물음에 김현우는 잠시 말없이 자신의 앞에 있는 커피잔을 쥐고는 입가로 가져갔다.
호록.
아주 약간의 커피가 입가로 넘어가고 나서야 알 수 없는 묘한 한숨을 내쉰 김현우는 말을 이어나갔다.
“저기 말이야.”
“네.”
“역시 튜토리얼 탑을 갔다 왔으니까 체력이 강한 거겠지? 그, 전체적으로 말이야.”
김현우의 물음에 잠시 고개를 갸웃거리던 김시현은 곧 얼마 있지 않아 김현우가 무엇을 말하는지를 깨닫고는 머쓱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뭐……그렇죠? 튜토리얼 탑을 갔다 오면 기본적으로 스테이터스가 생기다보니…… 아무래도 일반인들과는 좀 다르죠. 근데 갑자기 그건 왜요?”
김시현의 말에 김현우는 무엇인가 해탈한 웃음을 짓고는 커피잔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
“요즘, 좀 피곤해서 말이야.”
“아…….”
“맨날 침대에 누우면 꼭 아침해를 뜨고 나서야 눈을 감을 수가 있거든.”
호록.
그렇게 말하며 입가에 커피를 머금는 김현우를, 김시현은 왠지 아련한 표정으로 보았다.
아마 김현우의 수면부족은 최근 그의 제자들의 피부가 한껏 더 뽀송뽀송해진 이유와도 같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
“…….”
그렇게 한동안 아무런 말도 없이 커피를 마신 지 얼마나 지났을까?
김시현이 자조적인 웃음과 함께 커피를 머금는 김현우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조용히 커피만을 들이켜고 있을 때, 김현우는 말했다.
“그래서, 무슨 일이야?”
“아, 그게.”
김현우의 말에 김시현은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찬스라고 생각했는지 곧바로 자신이 준비해 왔던 말을 꺼냈고.
“……국가……뭐?”
“국제연합이요.”
“그게 뭔데?”
김현우의 물음에 김시현은 현 상황을 간략하게 정리해 김현우에게 알려주었고, 그의 이야기를 한동안 듣고 있던 김현우는 이내 탐탁지 않다는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한 마디로, 지금 네가 하는 말을 들어보면 국제연합에서 나를 초대하고 싶다…… 뭐 그런 거 아니야?”
“그렇죠. 정확히는 형을 포함한 가디언 길드를 국제연합에 넣고 싶다는 소리에요.”
“그거, 들어갈 필요가 있나?”
“아뇨, 사실 저희 입장에서는 굳이 들어갈 필요는 없죠. 애초에 국제연합에 들어가서 얻을 수 있는 건 압도적인 지원금이랑…….”
“지원금이랑?”
“명예……인데, 애초에 형은 이미 두 개 다 넘칠 정도로 가지고 있잖아요?”
“……뭐, 명예는 잘 모르겠지만 돈은 좀 많긴 하지.”
“그냥 많은 게 아니잖아요?”
사실 김현우가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 그의 계좌로 들어오는 돈은 무엇이라고 특별히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았다.
게다가 이제 곧 그의 양옆을 차지하게 될 와이프들을 생각하면 김현우는 지금 당장 백만 원짜리 수표를 산처럼 쌓아놓고 매일 밤마다 불을 질러도 돈이 마르지 않을 정도였다.
‘게다가 명예도.’
……김시현은 멍하니 생각하며 최근 관광도시로 부쩍 이름이 높아진 멕시코시티를 떠올렸다.
물론 멕시코시티 전체가 관광지로 부상한 것이 아닌, 이전 재앙 사태 덕분에 멕시코시티의 일부분이 깨끗하게 밀려나갔고, 그 밀려 나갔던 부분이 패도길드와 암중길드에 의해 새롭게 만들어지며 관광도시로 자리 잡게 된 것이지만…….
‘그 덕분에 지금 이 지구에서 형 얼굴을 모르는 사람은 간첩일 정도지.’
그 이유는 바로 멕시코시티 곳곳에 세워놓은 동상 때문이었다.
그래, 멕시코시티 근처에 세워놓은 김현우 동상.
그 둘이 만든 시티 내에서만 세워 놓은 동상만 총 50개가 넘어가며, 건물 안에 자잘하게 세워놓은 김현우 동상만 생각하면 수백 개가 넘어갈 것이었다.
그리고 그 덕분에 멕시코시티는 그 이명으로 김현우 시티로 불릴 정도였다.
게다가 관광지 곳곳에 김현우의 동상이 많다 보니 자연스레 사람들이 동상이 많다고 사방 커뮤니티에 뿌리는 덕분에 김현우의 얼굴은 사방으로 팔리는 도중이었다.
‘뭐, 사실 그게 아니라도 이미 충분히 유명한 얼굴이지만.’
김시현은 그렇게 생각하며 입을 열었다.
“그래서, 아무튼 저를 포함해서 가디언 길드에도 이런 제안이 왔다고 하길래, 형은 어떻게 하고 싶나 생각해서 한번 물어보려 왔죠.”
-얼굴이라도 볼 겸해서요.
김시현이 그렇게 말을 끝마치자 김현우는 잠시 고민하는 듯 흠, 하며 침음성 흘리다-
“뭐, 나는 잘 모르겠는데.”
“네?”
“그냥 아냐한테 정하라고 해. 어차피 내가 뭘 아는 것도 아니고.”
-이내 그렇게 말했다.
“아니, 그것도 그렇긴 한데 사실 결국 길드장은 형이잖아요?”
“뭐, 그것도 그런데…… 사실 지금까지 관리는 내가 한 게 아니라 아냐가 했잖아? 사실 가디언 길드원들도 내가 아니라 아냐가 길드장인 것처럼 느끼지 않을까?”
“그건-”
맞았다.
김시현이 아냐의 집무실에 항상 가보면 길드원들이 항상 아냐를 길드장님이라고 부르는 것을 그는 몇 번 정도 목격한 적이 있었다.
‘물론 아냐는 자기는 사무직일 뿐이라며 스스로를 낮추지만…….’
아무튼 김현우를 길드장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슬프지만 없는 게 맞긴 했다.
김시현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자 김현우는 말을 이었다.
“아무튼, 이제부터 길드 관련은 다 아냐가 알아서 하라고 해, 물론 나와 관련돼서 길드에 오는 건 당연히 안하겠지만.”
김현우는 그렇게 말하며 식은 커피잔을 들어 올렸고. 김시현은 이내 그를 보곤 대답했다.
“……뭐 그럼 밥이나 먹으러 갈까요. 점심 안 드셨죠?”
김시현의 물음.
“뭐, 아직 안 먹었지.”
“목동에 덮밥집이 생겼거든요.”
“덮밥집?”
“네, 장어덮밥집이요.”
“장어 덮밥?”
“네. 들어보니까 장어덮밥이 자양강장에 그렇게 좋다고 하던데…… 덮밥집이나 갈래요? 오늘은 제가 쏠게요.”
“……자양강장에 좋다고?”
“그렇다고 하더라고요.”
김시현의 말에 잠시 고민하는 듯 곰곰이 생각하기 시작한 김현우는 이내 말했고.
“그럼 두 개 먹을래.”
“빨리 가죠.”
그 둘은 대화를 끝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xxxx
51번 탑의 최상층.
“아, 오셨어요?”
“왔군.”
아브와 노아흐는 조금 전까지 무엇인가를 바라보고 있다 김현우가 오자마자 그를 반겼고, 김현우는 무척이나 익숙하게 왕좌 옆에 마련되어 있는 목제 테이블 근처로 와 앉으며 그들을 바라봤다.
노아흐와 아브 둘 다 자신의 앞에 무엇인가를 켜놓고 있는 모습.
김현우는 물었다.
“그건 또 뭐야?”
“이 탑의 구조예요.”
“탑 구조? 그건 왜 보고 있는데?”
그가 반문하자 이번에는 노아흐가 곧바로 대답해 주었다.
“자네도 알다시피 내가 전에 말하지 않았나? 지금 이 탑은 마력으로 움직인다고.”
“뭐, 그렇게 말했지?”
“근데 더 이상 자네는 이 탑에 등반자를 들일 생각도 없다고 했으니, 그에 맞춰서 쓸모없는 마법진을 파악하고, 그것을 줄이기 위해 구조를 만지고 있는 중일세.”
“……마법진의 숫자를 줄인다고? 그러면 마력 소모가 좀 많이 줄어들어?”
“뭐, 획기적으로 마력의 소모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네만 그래도 지금 탑에서 소모하는 마력을 최대한으로 줄일 수는 있을 걸세.”
뭐-
“그래도 우선 마력이 필요한 것은 변함이 없지만 말일세.”
노아흐의 말에 김현우는 한번 고개를 끄덕이곤 곧바로 말을 이어나갔다.
“그리고 그 녀석은? 아직 안 왔어?”
“그 녀석이라면…… 헤르메스를 말하는 건가?”
“그 사람은 아직 오지 않았어요.”
“오늘이 3일째 맞지 않나?”
아브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날짜대로 세보면 오늘이 딱 3일째가 맞아요.”
“근데 이 새끼 왜 안 오는 거야?”
김현우가 인상을 찌푸리자 아브는 어……하며 잠시 생각하는 듯하더니 이야기했다.
“……3일째라고는 말하긴 했는데 언제라고는 말하지 않았으니까…… 아직 시간이 덜 된 것 아닐까요?”
그녀의 말에 김현우가 저도 모르게 혀를 찼으나.
“안녕하십니까.”
김현우가 혀를 차자마자 들려오는 목소리에 그는 고개를 돌렸고.
“뭐야?”
“이제야 최상층으로 올라오신 것 같아 이렇게 왔습니다.”
그곳에는 여전히 여유로워 보이는 표정을 짓고 있는 헤르메스를 볼 수 있었다.
하얀색의 올백머리를 한 채 정중하게 고개를 숙인 헤르메스.
김현우는 그런 그의 모습을 뚱하게 바라보고는 이내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회의는 지금 바로 가면 되는 건가?”
“예, 51번 탑주님을 빼고 이미 참가할 만한 탑주님들은 전부 참가한 상태입니다.”
헤르메스는 그렇게 말하며 흰 장갑을 끼고 있는 자신의 손을 한번 휘저었고, 그와 함께 김현우는 그의 옆에 하나의 문이 생겼음을 깨달았다.
보기만 해도 돈을 치덕치덕 처발랐을 것 같은 고풍스러운 백색의 문.
“이곳으로 들어가시면 곧바로 회의장으로 연결되는 길이 나옵니다.”
헤르메스의 말에 김현우는 어깨를 으쓱이곤 곧바로 백색의 문을 열었다.
끼이익거리는 소리조차 없이 말끔하게 열린 문.
김현우는 그 안에 하나의 통로가 있다는 것을 깨닫고는 이내 아브와 노아흐를 한번 바라본 뒤 곧바로 문 안으로 들어갔고.
“…….”
그는 곧 아무것도 없고 일자로만 이어져 있는 백색의 통로를 보았다.
아무런 장식이나 흔한 조각물 하나 없이, 말 그대로 길이라는 목적에만 최선을 다하기 위해 만들어진 듯 밋밋한 통로.
김현우는 그 통로 속에서 눈동자가 했던 말을 떠올리며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고.
“……!”
그리고 곧 얼마 지나지 않아 김현우는 통로의 끝에서 조금 전 헤르메스가 자신의 앞에 소환해준 것과 같은 백색의 문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까보다 거대한 크기를 가지고 있는 문.
김현우는 곧바로 백색의 문 앞에 도달했고, 이내 별다른 고민 없이 곧바로 문을 열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잡소리 없이 깔끔하게 열리는 문.
그리고-
“……!”
김현우는 곧 거대한 문을 열자마자 그 안에 펼쳐진 광경을 보며 눈을 휘둥그레 떴다.
그가 문을 열자마자 본 것은 거대한 연회장이었다.
그래, 딱 보더라도 엄청난 사치를 부린 것 같이 번쩍거리는 연회장.
조금 전 보았던 통로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조각물이 사방에 배치되어 있고, 벽에는 고풍스러운 벽화들이 하나하나 조각되어 있었다.
눈을 돌리는 곳마다 조각품들과 벽화들이 눈에 보였고 심지어 천장에도 스테인드글라스와 샹들리에로 멋들어지게 꾸며놓은 모습이 보였다.
그야말로 돈을 오지게 꼴아박은 것처럼 보이는 그 거대한 연회장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아니, 정확히는 수많은 사람이라기보다는 생명이라고 하는 게 옳은 것 같았다.
연회장 안에는 인간으로 보이는 이도 있었으나, 그렇지 않은 이들도 있었으니까.
“…….”
그렇게 김현우가 문에 서서 연회장 안의 풍경을 바라본 지 얼마나 되었을까?
“환영합니다.”
김현우는 곧 들리는 목소리에 시선을 돌렸고.
“이곳에 오신 것은 처음이신 것 같군요. 새로운 51번 탑주님……. 아니, 김현우 님이라고 불러드려야 하나요?”
곧 김현우는 자신의 앞에 서서 비스듬하게 고개를 숙이고 있는 여성을 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