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dvanced Player of the Tutorial Tower RAW novel - Chapter 299
299화. 시비 걸면 어떻게 되는지 보여줌 (3)퇴근 시간대의 천호 사거리.
한눈에 보기에도 굉장히 비싼 스포츠카 차량에 탑승해 있는 김시현은 꽉꽉 막혀 있는 사거리를 보고 한숨을 내쉬더니 이내 시선을 돌려 조수석이 놔둔 상자를 바라봤다.
그것은 바로 오늘 점심 때 김현우가 가져다 달라고 했었던 보약이었다.
물론 김현우가 처음부터 보약을 생각한 것은 아니었고, 누가 봐도 의도적으로 다분히 정보를 흘린 티가 나는 덮밥집의 매니저 덕분이었다.
‘뭐, 나도 한번 먹어본 적 없으니 효과(?)는 잘 모르겠지만.’
상자 속에 들어있는 내용물을 한번 훑어본 결과, 저도 모르게 마음에 자신감이 차오르는 기분이 들기는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상자를 열자마자 김시현의 눈에 떠오르는 것은 바로 아이템 로그였고.
아이템 로그에는 무엇인지는 몰라도 조금 기묘한 스킬이 붙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뭐, 내가 먹을 건 아니긴 하지만…… 나도 한번 부탁해서 사볼까?’
그렇기에 김현우의 집으로 가며 이런저런 생각을 이어나가던 김시현은 얼마의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꽉꽉 막힌 사거리를 지나 그의 집으로 도착할 수 있었다.
그리고 박스를 집어든 김시현은 이내 저택의 불이 켜져 있다는 것을 깨닫고 고개를 갸웃했으나, 이내 어깨를 으쓱이곤 그곳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뭐, 애초에 형 집이야 있을 만한 사람들이 많으니까.’
김시현은 그렇게 생각하며 저택의 문을 열고 들어갔고.
“어?”
집에 들어가자마자 나는 코를 자극하는 냄새에 저도 모르게 눈을 휘둥그레 떴다.
분명 몇 시간 전에 밥을 먹어 아직 배가 고프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냄새를 맡자마자 허기가 느껴질 정도로 맛있는 냄새.
그에 김시현은 저도 모르게 냄새가 나는 쪽으로 걸음을 옮겼고.
“와.”
김시현이 부엌에 도착했을 때, 그는 상다리가 휘어질 정도로 엄청난 양의 음식들이 차려져 있는 것을 보며 저도 모르게 감탄을 내뱉었다.
당장 제일 처음 눈에 보이는 것은 김시현이 오늘 김현우와 함께 먹었던 장어덮밥.
하지만.
‘다……다른데?’
달랐다.
그래, 우선 김현우와 김시현이 먹었던 장어와 이곳에 차려져 있는 장어는 그 차이가 억 소리 날 정도로 달랐다.
우선 크기부터 달랐고, 무엇보다 지금 상위에 차려져 있는 장어에서는 잘잘한 황금빛이 뿜어져 나오는 것 같았다.
게다가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다른 음식들도……!’
김시현은 식탁에 차려져 있는 다른 음식을 보면서도 저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
하나하나가 굉장히 아름답고 먹음직스럽게 꾸며져 있는 진수성찬.
당장 먹을 것에 욕심이 없는 김시현마저도 그냥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화려하게 차려진 식탁에서-
“오셨습니까, 스승……!”
“딱 맞춰서 오셨습니다, 사부…….”
김시현은 기다렸다는 듯 문을 열고 들어온 것은 미령과 하나린을 바라봤고.
이내 그녀들은 한껏 미소를 짓다 부엌에 들어온 사람이 김현우가 아닌 김시현이라는 것을 확인하고는.
“쯧.”
“……이제 보니 동료분이시군요.”
곧바로 혀를 차며 인상을 찌푸렸다.
한순간에 노골적으로 변해버린 미령과 하나린의 태도에 김시현은 왠지 자신이 해서는 안 될 실수를 한 것 같은 기분에 빠졌으나, 이내 그는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자신의 손에 들려있는 박스를 한번 흔들었다.
“미안, 형이 이것 좀 집에 가져다 달라고 해서 말이야.”
“그게 뭐지?”
미령의 물음.
그에 김시현은 이걸 어떻게 대답해야 하지? 라는 생각을 머릿속으로 스쳐지나가듯 했고, 이내 말했다.
“나도 잘 모르겠는데? 형이 그냥 가져다 달라고만 해서 말이야.”
아, 절대로 열어보지 말라고도 하더라고.
김시현은 그렇게 말하고는 자신이 들고 있던 박스를 식탁 옆의 박스에 놔두었다.
그에 따라 시선을 옮기는 미령과 하나린.
그 모습을 어색하게 바라보고 있던 김시현은 이내 어색한 표정으로 웃음을 짓고는 말했다.
“그럼 이제 나는 전해줄 건 다 전해줬으니 돌아갈게.”
물론 그런 김시현의 말에 대답하는 이는 없었다.
그저 그 둘은 김시현이 가져온 김현우의 박스를 보는 데만 집중이 되어 있을 뿐.
그 모습을 보던 김시현은 이내 어색한 웃음을 지우지 않은 채 몸을 돌려 김현우의 자택 밖으로 걸음을 옮겼고.
“후.”
그는 이내 저택 밖으로 나와 아까 전 음식이 차려져 있던 식탁을 생각하고는 저도 모르게 피식 웃으며 말했다.
“형은 애초에 걱정할 필요도 없었네.”
xxxx
김현우는 자연스레 목소리가 돌린 곳으로 시선을 옮겼다.
그러자 제일 먼저 보이는 것은.
“응?”
“쯧.”
자신과 눈을 마주치자 노골적으로 시선을 돌리는 남자. 지크프리트였다.
김현우는 순간 지크프리트에게 시선을 주었으나 그의 기억상 지크프리트는 저런 둔탁한 목소리를 가지고 있지 않았기에 시선을 옆으로 돌렸고.
그는 곧 자신에게 입을 연 것으로 추정되는 남자를 발견할 수 있었다.
서 있는 지크프르티의 옆에서 마치 왕처럼 앉아 하얀 샴페인을 마시고 있는 남자.
특이점이라면 온몸의 피부가 마치 불에 덴 것처럼 붉게 물들어 있다는 것이었다.
그는 무척이나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김현우를 바라보더니 이내 샴페인을 한입에 원샷하고는 그의 앞으로 걸어왔다.
그와 함께 느껴지는 키의 차이.
‘꽤 큰데……?’
저 멀리 앉아 있을 때는 느끼지 못했지만, 곧 김현우는 그가 꽤 거대한 장신인 것을 알아챘다.
그도 그럴 것이 그가 가까이 오자마자 김현우는 그의 얼굴을 올려다봐야 했으니까.
허나 그렇다고 해서 김현우는 그에게 위압감 같은 것을 느끼지 않았다.
“네가 알고 있냐?”
“뭐?”
“내가 말했잖아? 데블랑이라는 이름을 알고 있으면 손 좀 들어보라고, 근데 손도 안 들고 직접 내 앞까지 찾아본 걸 보면 뭔가 좀 아는 게 있나 보지? 아, 혹시 네가 데블랑이라던가?”
김현우는 귀찮음을 감수하기 싫었기에 무척이나 희망적인 관측을 내봤으나 슬쩍 일그러진 남자의 얼굴을 보자니 아무래도 그의 추축은 틀린 것 같았다.
“당돌한 게 아니라 건방진 거였군.”
곧바로 그의 입에서 나오는 말.
김현우는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뭐가 건방져?”
“네 말투 말이다.”
남자의 말에 김현우는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을 짓고는 순간 입을 다물더니-
“이거 완전 또라이 새끼네?”
별다른 고민을 할 것도 없이 곧바로 그의 안면에 욕을 박았다.
“또라이……?”
“그럼 또라이 아니야? 이 새끼가 지금 어디서 처음본 사람 앞에서 건방지니 마니 개지랄을 떨어? 뒤지고 싶냐? 어?”
“뭐……? 나보고 뒤지고 싶냐고?”
“그럼 너한테 말하지 누구한테 말해 이 씨발새끼야, 설마 너 이 새끼 설마 짐승처럼 서열정하고 그런 거야 응? ‘내가 크니까 내가 가장 대빵이당~’ 뭐 이지랄 하는 거야?”
김현우의 쉴 새 없는 욕설.
그에 남자가 순간 어벙한 표정을 지었으나 김현우는 멈추지 않았다.
“뭘 그렇게 쳐다봐, 머저리새끼야! 피부도 붉은 게 꼭 꽃게처럼 생겨가지고 대가리를 무두질 해 버릴까보다.”
“허.”
김현우의 쉴 새 없는 말에 순간 어처구니없는 표정을 지은 그는 이내 말했다.
“너…… 내가 누군지 아나?”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 병신 같은 새끼야.”
“분명 설명을 들었을 텐데……?”
“뭐? 설명? 아~ 그 여자? 아니? 내가 왜 설명을 들어야 하지? 애초에 내가 여기 자주 올 것도 아니고 그냥 나는 데블랑이라는 사람만 찾으러 온 건데?”
그의 말에 뭘 말해야 할지 모르는 표정으로 김현우를 바라보는 남자.
그 얼굴에는 여러 가지 표정이 담겨 있었다.
제일 먼저 보이는 것은 당혹, 그다음으로는 분노와 수치심.
그 이외에도 여러 가지 감정이 그의 얼굴 속에 생긴 것을 김현우는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고, 그가 있던 주변 또한 그런 분위기가 적잖이 풍기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으나 김현우는 신경 쓰지 않았다.
그는 딱히 지금 이 상황이 위험하다고 느껴지지 않았으니까.
“……51번 탑주를 죽였다고 해서 어느 정도 규격 외가 탑주로 합류한다는 건 알았다만……이건 그 녀석 이상으로 또라이로군?”
“또라이면 어쩔 건데?”
“하!”
김현우의 말에 그는 크게 코웃음 치더니 이내 몸을 숙여 그의 앞에 얼굴을 들이밀고는 말했다.
“말을 조심하는 게 좋을 거다. 네가 51번 탑주를 소멸시키고 탑주가 되었다고 해서 우리가 51번 탑주처럼 너를 가만히 놔 둘 거라 생각하는 건 큰 오산이니까.”
“어이구? 이제 보니까 그 새끼도 못 이겨서 빌빌거렸던 새끼가 다짜고짜 와서 시비를 거는 거야? 응?”
“…….”
“너희들 머리 나쁘다는 소리 많이 듣지?”
김현우가 피식 웃으며 자신의 머리를 검지로 툭툭 두들기며 비아냥거리자 남자는 순간 자신의 안에서 무엇인가가 뚝 끊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야말로 순간의 분노가 끓어오르다 팍 식은 듯한 느낌.
‘……원래라면 딱 보는 것만으로도 건방져 보여서 적당히 누른 뒤에 이야기를 시도하려 했건만.’
그는 차가운 표정으로 김현우를 바라봤다.
‘그 영악하던 새끼와 다르게 이놈은 상종도 못할 정도의 또라이 새끼로군.’
남자는 예전 이 또라이 같은 새끼가 탑주가 되기 이전 만났던 51번 탑주를 떠올렸다.
자신의 모습을 안개로 가려 본모습을 보이지 않으면서도 입을 놀려 어느 파벌에도 속하지 않고 줄타기를 했던 그를.
‘그때는 너무 상대하기가 귀찮았다.’
그도 그럴 것이 그때 당시의 51번 탑주인 ‘형체 없는 자’는 자신에게 조금만 피해가 온다면 다른 파벌에 들어가겠다는 식으로 다른 파벌들을 압박해 파벌에 속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것뿐인가? 그는 입을 털어 다른 파벌들과도 은근히 거리를 조절해 애초부터 자신이 공격을 당할 만한 상황을 완전히 없앴다.
하지만 지금 눈앞에 있는 새로운 탑주는 어떤가?
‘완전히 또라이 새끼.’
그래, 그는 완전히 또라이 새끼였다.
주최자가 전하는 간단한 설명도 듣지 않고 이 회의장에 발을 들인 것부터 그가 제정신이 아니라는 것은 증명되었다.
김현우가 한 짓은 전쟁터에서 제일 중요한 정보를 듣지 않고 이곳으로 들어온 것이나 마찬가지였으니까.
하지만, 그렇기에 남자는 일부러 이런 상황을 만들었다.
아니, 정확하게는 이렇게 심하게 격돌하는 상황이 아닌, 간단한 언쟁이 오고 갔어야 했으나, 김현우의 욕설로 인해 이미 지금 상황에서는 무조건 적으로 분쟁이 필요한 상황이 오고야 말았다.
허나 그래도 상관없었다.
‘분쟁이 좀 커지기는 했지만…… 오히려 이런 상황이라면 잘됐군.’
이렇게 되면 그에게는 김현우와 싸울 명분이 생긴다.
거기에 덤으로 그를 찍어 누르고 그에게 자신의 능력인 ‘낙인’을 찍을 명분도 같이 생겨난다.
그렇기에 남자는 냉정하게 끓어오르던 분노와 함께 시커먼 웃음을 지었으나, 겉으로는 무섭도록 냉정한 표정으로 김현우를 내려다보곤 말-빠아아아악!
-하지 못했다.
순간적으로 들어 올려진 남자의 고개가 샹들리에를 바라본다.
상황 인지를 하지 못하는 머리.
그러나-
꽝!
“끄엑!?”
그다음, 남자는 자신의 배에 무엇인가가 꽂혔을 때, 자신이 또라이에게 맞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뭘 꼬라봐 씹새끼야.”
남자는 연회장의 벽에 머리가 처박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