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dvanced Player of the Tutorial Tower RAW novel - Chapter 300
300화. 맞아야지 (1)
“이런 개-”
빠아아악!
난장판이 된 연회장에서 흩날리는 먼지를 사방으로 털어내며 남자가 몸을 일으켰으나, 그는 더 이상 말을 잊지 못했다.
“끄악!?”
그도 그럴 것이 이미 몸을 일으키고 있는 남자의 앞에는 김현우가 주먹을 휘두르고 있었기 때문.
일어나는 와중에 얼굴을 얻어맞은 남자의 목이 꺾인다.
그러나 거기에서 김현우의 공격은 끝나지 않았다.
곧바로 움직이는 오른발이 남자의 옆구리를 후려차고, 이어지는 오른 주먹이 그의 옆머리를 후려친다.
분명 무척이나 짧은 시간 안에 이뤄지고 있는 빠른 공격.
허나 어느 순간,
텁!
“막아?”
“이 개새끼!”
화르르륵!
김현우는 자신의 주먹을 막아낸 붉은 남자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이미 그에게 맞아서 입고 있던 양복은 걸레짝처럼 찢어져 처량한 모습을 연출했다.
그러나 그는 그의 처량한 옷과는 반대되게 지독하리만치 끓어오른 분노를 터트리고 있었다.
“제대로 버릇을 고쳐주마!”
그 말과 함께 남자의 모습이 변화하기 시작했다.
안 그래도 붉은 피부가 더더욱 붉어지기 시작하고, 이윽고 그의 몸 전체에서 연기가 터져 나오기 시작한다.
물론 급작스럽게 변화하는 남자의 변화해도 김현우는 퍽이나 흥미롭다는 듯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고, 마침내 어느 순간.
화르르르륵!!!
남자의 피부에서, 불꽃이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남자의 몸을 감싸고 사방을 향해 터져나가는 불꽃.
김현우는 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고, 이내 그 끝에서.
“이제 장난은 끝이다.”
김현우의 손에 신나게 줘터지고 있던 남자는 온몸이 시뻘건 불꽃으로 감싸여 있는 괴물로 변이했다.
아니, 변이라기보다는 그 남자에게서 느껴지는 마력을 생각해 봤을 때, 김현우는 저 모습이 남자의 진짜 모습이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나 모든 불을 통제하는 자이자 염제(炎帝) 이프리트의 본모습을 꺼내게 하다니.”
“그게 본모습이야? 존나 멋대가리 없게 생겼네.”
물론, 이프리트가 본모습으로 변이한다고 해도 김현우는 별다른 감정의 변화 없이 그에게 비아냥거렸다.
물론 김현우는 그에게서 느껴지는 위압감을 한 몸에 받고 있었다.
상당히 무거운 위압.
거기에 더해 불꽃으로 치환되어 있는 마력은 사방으로 뿌려지며 자신을 드러내고 있었다.
“…….”
그런 이프리트의 모습에 김현우는 그에게서 슬쩍 시선을 돌려 다른 곳을 곁눈질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보이는 것은 이 회의장에 모여 있는 다른 탑주들.
너나 할 것 없이 그들은 이 싸움을 즐기고 있는 듯 자신과 이프리트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물론 그중에는 이프리트가 욕을 처먹을 때부터 노골적으로 불편함을 보이는 이들이 있기는 했으나 그들의 제외하고 거의 대부분은 그저 흥미로운 눈빛만을 보내고 있었다.
‘이것 참.’
김현우는 문득 피곤하다는 듯 짧게 혀를 찼다.
‘그냥 좀만 참을 걸 그랬나.’
김현우는 귀찮은 게 싫었고, 그렇기에 여성이 이곳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 준다는 것도 듣지 않고 들어왔던 것이었다.
어차피 그는 이곳에 섞일 생각도 없었고 그저 ‘데블랑’을 찾고 싶었을 뿐이었으니까.
‘근데 저 새끼가…….’
갑작스레 시비를 걸어서 저도 모르게 반사적으로 말을 내뱉다 보니 이런 상황이 되어 버렸다.
“쯧.”
하지만 이미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되기는 했다.
이미 이프리트는 김현우의 선 넘은(?) 인신공격으로 인해 분노를 저 끝까지 풀차징해 싸울 준비를 하고 있었으니까.
“왜 아까부터 입을 다물고 있지? 설마 내 본모습을 보고 꼬리를 말아버린 건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 들린 이프리트의 도발.
김현우는 허, 하고 웃곤 이내 이프리트의 뒤에 있는 지크프리트를 보고는 씨익 웃으며 말했다.
“어째 같이 있는 새끼들은 다 하는 말이 비슷비슷 했는데, 그건 탑이나 위나 똑같구나?”
“뭐라고?”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
김현우는 그렇게 질문을 하며 자신의 마력을 끌어올렸다.
쿠그그그그극극-!!!!
그의 뜻에 따라 사방으로 퍼지는 마력이 순식간에 이프리트의 불꽃을 찍어 누르고 공간을 점거한다.
파츳!
그다음에 보이는 것은 순간 터져 나오는 새하얀색의 전류.
김현우를 중심으로 해 하나둘 터지기 시작하는 새하얀 전류는 이내 파직거리며 김현우가 뿌려놓은 마력을 타며 사방을 달리기 시작했고.
“이 악물라고, 아 너 같은 괴물들한테는 이가 없나?”
이내, 등 뒤에 새하얀 만다라를 만들어낸 김현우는 씨익 웃음과 동시에 그에게 달려 나갔다.
xxxx
어두운 공간.
보이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 어떠한 화려한 형태도 그 모습을 뽐낼 수 없고.
그 어떠한 눈을 가진 자도 그 본질을 꿰뚫어 볼 수 없는 어두운 공간.
그곳은 아는 사람들이 흔히 ‘허수공간’이라고 부르는 공간이었다.
그 무엇도 없고, 그 어느 것도 존재하지 않는 곳.
그렇기에 한번 발을 들이면 절대 출구를 찾을 수 없으며, 자신마저도 어둠에 동화되어 스스로를 잊어버린다는 심연.
그런 여러 가지 관용구와 수식어가 붙는 그곳에.
“흐응.”
하나의 집이 있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무척이나 자그마한 방이 하나 있었다.
그저 정육각형으로 만들어져 있는 하나의 방.
분명 무엇인가가 존재할 수 없는 허수공간에 만들어진 정육각형의 방 안에는 무엇인가가 앉아 있었다.
그 형태는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았다.
또한 그 형태는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마치 형체 없는 자처럼 본 모습이 제대로 보이지 않은 형태로 만들어져 있는 그것은 방 안에 놓여 있는 의자에 앉아 의자를 뒤로 넘길 듯 말 듯 장난을 치고 있었다.
그렇게 모습이 보이지 않는 무엇인가가 장난을 친 지 얼마나 되었을까.
그것의 앞으로 하나의 눈동자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것보다는 자그마하지만 선명하게 볼 수 있는 눈동자.
허나 그것은 평소 김현우가 보던 눈동자가 아닌, 푸른색의 동공을 가지고 있는 눈동자였다.
[인사올립니다.]
푸른 눈동자는 그것의 앞에 나타나자마자 눈꼬리를 아래로 내리며 말했고, 그에 그것은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래, 지금 상황은?”
그와 함께 그것에서 나온 목소리.
그것은 상당히 신기한 목소리였다.
마치 목소리 자체에 에코를 넣은 것처럼 사방으로 울려 퍼지는 목소리, 거기에 더해서 무슨 이팩트를 넣었는지 그것이 낸 목소리에는 다른 이들의 목소리가 합쳐져 있는 듯했다.
[현 상황은…… 저희가 의도하는 상황과는 좀 많이 틀어졌습니다.]
“응? 어떻게?”
[그러니까…….]
그것의 물음에 눈동자는 이 상황을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지 감이 잡히지 않는 듯 잠시 침묵을 지켰으나 이내 결론을 냈는지 입을 열기 시작했다.
[우선 그가 예정대로 저를 찾기는 했습니다…… 그런데.]
“그런데?”
[그것이 좀…… 상상 이상의 일이 되어버렸습니다.]
눈동자는 그렇게 말하며 침착하게 자신이 보고 있는 상황을 차근히 설명하기 시작했고, 그 이야기를 잠시간 듣고 있던 그것은.
“하하하하핫!”
이내 쾌활하게 웃음을 흘렸다.
여러 가지 소리가 중복돼서 에코처럼 울리는 그것의 목소리는 어찌 들었을 때 굉장히 소름이 끼쳤으나, 푸른 눈동자는 아무런 말없이 그저 웃음이 끝날 때를 기다렸고.
“그래 뭐…… 대단하네! 역시 김현우는 그럴 줄 알았지. 음음!”
이내 그것은 김현우의 지금까지의 행적을 생각한 듯 슥 웃고는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했다.
“그럼 지금 김현우가 정령 파벌을 개 박살 내고 있다는 거지? 거기에 악마랑 천사는 가만히 있고?”
[맞습니다.]
“다들 어쩌고 있는데?”
[악마와 천사 파벌은 김현우가 상당히 또라……아니, 거친 모습을 보여주는 것에 그를 도와서 점수를 따는 것보다는 가만히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인 것 같습니다.]
“그래?”
[예.]
푸른 눈동자의 말에 그것은 잠시 고민하더니 대답했다.
“뭐, 그럼 이번에는 그냥 놔둬.”
[예?]
“그냥 놔두라고, 어차피 김현우는 네가 어떻게 해보겠다고 해서 할 수 있는 녀석이 아니니까.”
[……그렇군요.]
“당연하지, 누가 찍은 사람인데?”
그것은 그렇게 말하고는 이내 푸른 눈동자가 있는 쪽을 바라봤고 눈동자는 그런 그것의 시선을 가만히 받고 있다 이야기했다.
“그보다…… 정령쪽도 보는 눈이 없나 보네? 굳이 김현우한테 시비를 거는 걸 보면 말이야.”
[아, 그건 아무래도 김현우가 일부러 힘을 숨기고 있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힘을 숨겨?”
[……솔직히 잘 모르겠으나 조금 전까지만 해도 김현우는 전혀 자신의 힘을 밖에 내보이지 않고 있었습니다…… 일부러 그런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눈동자의 말에 그것은 잠시 생각하는 듯하더니 이제야 깨달았다는 듯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설마 벌써 거기까지 오른 건가?”
[……거기까지라뇨?]
그것의 혼잣말을 듣고 입을 연 눈동자. 그러나 그것은 눈동자한테 설명하지 않고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뭐, 그럴게 좀 있어.
[……알겠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되겠습니까? 원래라면 이 회의에서 은밀하게 그와 접촉해 대충 현 상황을 알려줄 생각이었습니다만.]
눈동자의 말에 잠시 고민하는 그것.
허나 이내 그것은 별다른 막힘없이 눈동자에게 어느 일을 지시했고.
[알겠습니다. 그럼 뜻대로 하도록 하겠습니다.]
그것의 말을 전부 들은 눈동자는 처음 나타났을 때와 다르게 눈을 감고는 어느 순간 그대로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그 모습을 가만히 보고 있던 그것은 이내 입가에 웃음을 지으며.
“김현우, 어떻게 점점 만날 때를 기대하게 해주는 거야?”
홀로 중얼거렸다.
xxxx
꽝!
이프리트의 몸이 순간 하늘로 붕 떠오른다.
“큭!”
신음을 흘리며 사방으로 불꽃을 뿜어내 김현우의 접근을 경계하는 그.
이프리트가 뿌린 화염이 순식간에 주변의 공기와 사물을 잿더미로 만들어 버렸으나.
“그걸로 나는 못 막지!”
빠악!
사방으로 뿌린 불꽃을, 김현우는 아무렇지도 않게 뚫고 나오며 이프리트의 얼굴을 후려쳤다.
하늘에 떴다 순식간에 땅바닥에 처박히는 이프리트.
꽈아앙!
“끄아아악!”
거기에서 끝나지 않고 이프리트의 몸을 친절히 땅바닥 끝까지 박아 버리는 김현우의 내리찍기에 이프리트는 비명을 질렀으나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또 한번 다리를 내리 찍었다.
꽝!
꽝!
꽝!
한 번 내리 찍을 때마다 이프리트의 몸이 연회장의 바닥을 파고 들어가고, 이프리트는 등 뒤에서 느껴지는 고통에 이를 악물면서도 등 뒤에 느껴지는 고통 직후 곧바로 몸을 일으켜 김현우가 있는 곳을 향해 불꽃을 쏘아 보냈다.
“!”
순간적으로 짓쳐들어오는 공격에 몸을 옆으로 움직여 회피한 김현우.
이프리트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자신이 박혀 있던 바닥에서 빠져나와 김현우를 노려보며 자신의 몸 근처에 마력을 끌어올렸다.
화르르륵!
순간 약해졌던 화력이 다시 이프리트의 주변을 채워 넣으며 마치 전설 속에나 나오는 불사조처럼 재생했으나 김현우는 딱히 그런 이프리트의 모습을 보고도 위기감을 느끼지 못했다.
오히려-
“야, 이제 슬슬 계속 처맞는 것도 질릴 것 같은데, 그냥 빨리 끝내줄게. 불만 없지?”
-김현우는 다시금 재생한 이프리트를 보며 입가의 미소를 지우지 않은 채 또 한번 그에게 달려들었고.
꽈아아아앙!!!
그의 몸이 다시 땅바닥에 처박히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