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dvanced Player of the Tutorial Tower RAW novel - Chapter 314
314화. 이걸 안 도와주네? (1)
천호동 근처에 있는 한강 고수부지.
“꺄아아악!”
에리얼은 자신을 덮쳐 온 압도적인 마력의 파도에 저도 모르게 비명을 지르며 땅바닥을 굴렀다.
그야말로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강력한 일격.
그에 정신을 차리지 못한 에리얼은 급하게 자신의 몸을 바람으로 되돌리려 했으나-
“어디를 가려 하느냐?”
“끄으윽-!?”
-그녀는 자신의 몸을 바람으로 바꾸지 못했다.
‘움직일 수가 없어……!?’
그 이유는 바로 자신의 몸을 강제로 유지시키게 만들고 있는 마력 때문.
분명 조금 전까지만 해도 별다른 이상이 없던 마력은 그녀가 몸을 바람으로 돌리려 하자마자 급격하게 팽창하기 시작하며 그의 바람화를 막아냈다.
아무리 안간힘을 써서 빠져나가려 해도 이미 팽창하기 시작한 마력은 끝없이 자신의 몸을 불렸고.
“이……이게……. 무……슨!!!”
에리얼은 아예 몸의 주도권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땅바닥에 처박힌 채 꼴사납게 몸을 포박당한 그녀의 모습을 보며 야차는 스윽 웃더니 입을 열었다.
“아까 뭐라고 했느냐? 일개 오물의 연료?”
“끅…….”
“이것 참, 이런 상황이여서야, 누가 누구에게 오물의 연료라는 소리를 들어야 하는지 모르겠구나.”
노골적인 비웃음을 지은 채 자신을 바라보는 야차를 보며 에리얼은 이를 악물고 야차를 노려봤다.
‘……어떻게 이런 존재가 이런 곳에……!’
탑주에 자리에 올라 있는 에리얼은 지금 상황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자신은 한 탑의 탑주의 자리를 맡고 있었고, 지금 눈앞에 있는 야차는 한 탑주도 아닌, 그냥 탑 안에 있는 이들 중 한 명.
자신의 탑으로 들어올 수많은 오물의 연료 중 하나였을 뿐이니까.
그래, 분명 그녀는 수많은 오물의 연료 중 하나일 뿐이어야 했다.
‘그런데…….’
에리얼은 자신의 몸을 터트릴 듯 심하게 압박하는 마력을 느끼며 식은땀을 느꼈다.
‘말도 안 되게 강해……!’
그래, 그녀의 강함은 상상 이상이었다.
그녀는 탑주가 아니다.
그렇다는 것은 곧 그녀가 탑에서 흘러나오는 업의 수혜를 단 하나도 임지 않았다는 소리와 똑같았다.
그리고 곧 그렇다는 건-
‘아무런 업도 얻지 않고…… 이렇게 말도 안 될 정도로 강한 이가 있다고……?’
그녀라는 존재 자체가 이렇게 강하다는 소리가 되었다.
그 어떤 수혜도 입지 않고, 차원에서 태어날 때부터 그런 힘을 가지고 태어났다는 것이었다.
“컥-!”
에리얼은 생각을 이어나가고 있다 곧 자신의 목을 붙잡고 들어 올리는 야차 덕분에 생각을 끊을 수밖에 없었다.
비틀린 웃음을 지으며, 온갖 악의가 가득한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야차.
“응? 다시 한번 말해보거라, 누가 연료라고?”
“끄으으”
에리얼은 입을 열기 위해 입을 움직이려 했으나, 그녀의 몸을 압박하고 있는 마력은 그녀가 입을 여는 것조차 허락하지 않았다.
그 모습을 보던 야차는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짧게 혀를 차더니 이야기했다.
“이것 참 약골도 이런 약골이 따로 없구나. 네 녀석은 대체 무슨 배짱으로 이 탑으로 들어온 거지? 응?”
까드드득-
“끄으으으으윽!?”
야차의 손이 조금 웅크려지자마자 그녀를 옥죄이는 마력.
에리얼이 온몸으로 마력을 뿜어내더라도 절대 쳐내지 못할 정도의 진득한 마력이 그녀의 몸을 터트릴 듯 죄여 왔으나-
“꺅!?”
-이내 에리얼은 자신의 몸을 억죄던 마력이 급작스럽게 사라지는 것을 느꼈다.
볼품없이 쓰러지는 그녀.
에리얼은 곧바로 의문을 가지고 위를 올려다봤고.
“자, 다시 한번 발버둥치거라.”
“뭐……라고?”
“못 들었느냐? 다시 한번 발버둥치라고 했다. 고작 한 번의 발버둥으로 죽임을 당하기에는 너무 흥이 없지 않으냐?”
“!!”
“아 이번에는 자연으로 돌아가는 그 기묘한 기술을 사용해도 허락하겠느니라, 이미 이 주변에는 내 마력이 가득 깔려서 도망 갈 수도 없을 테니까.”
그 말에 에리얼은 저도 모르게 주변을 향해 바람을 흩뿌렸고.
“……세상에”
그녀는 곧 야차가 무슨 말을 했는지 깨달을 수 있었다.
‘이미…… 사방을 뒤덮고 있잖아.’
눈에 보이지는 않았으나 이미 야차의 마력은 거대한 반원의 형태로 에리얼과 야차를 가두고 있었다.
마치 원형 경기장처럼.
그것을 깨달은 에리얼의 눈빛에 처음으로 두려움이라는 감정이 떠올랐다.
정말 간만에 느껴보는 감정.
간만에 느껴보는 것이라 더더욱 주체가 되지 않는 감정.
“왜 그러느냐? 설마 벌써 두려움에 떠는 것이냐? 응?”
핥짝-
자신의 입가를 혀로 한번 핥은 야차는 이내 비틀린 웃음을 지으며 이야기 했다.
“안 되지, 지금 그러면 아니된다. 어서 아까의 패기를 보여주거라! 고작 다섯 보에 벌써 쓰러져 버리면 내가 너무 안쓰럽지 않느냐?”
네년 덕분에 망가져 버린 계획도 말이다. 응?
“그러니까 빨리 일어나서 어떻게든 발버둥치거라. 도망가기도 해보고 아까처럼 패기 좋게 공격도 한번 쏘아 보거라! 아까처럼 말이다!”
야차의 광기 어린 말투.
그에 에리얼의 눈에는 두려움을 넘어 또 하나의 감정인 공포가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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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번 탑의 최상층의 풍경은 누가 봐도 이곳이 51번 탑의 최상층인가 싶을 정도로 달라져 있었다.
맨 처음 51번 탑에 오면 보이는 것은 무척이나 아름다운 성이었고, 그 주변에 조형되어 있는 자그마한 정원이었다.
그러나 지금 보이는 것은?
빠아아악!
사막.
그 무엇도 없는 사막이었다.
땅바닥에는 대리석과 흙대신 생명의 기운이라고는 전혀 찾아 볼 수 없는 모래만이 존재할 뿐이었고, 싱그러운 나무 조형이 있던 곳은 메마른 나무만이 남아 있을 뿐이었다.
그리고 그런 모래 한가운데에서-빠각!
“끄아아아아악!”
“아프지? 야, 내가 저번에 영화에서 이렇게 하는 거 보는데 더럽게 아파 보이더라. 만족해?”
“이……이 개새끼야!”
“뭐? 개새끼?”
빠각!
“끄에에에엑!!”
“아니지, 개새끼가 아니라 김현우라고 해야지, 내가 이름 알려준 지 좀 된 것 같은데 이 새끼 대가리는 사람인데 뇌는 닭대가리였나 보네?”
-김현우는 태양신과 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아니, 그것은 싸움이라기보다는 일방적인 폭력……아니, 폭력을 넘어선 무엇인가였다.
김현우는 비틀린 웃음을 지은 채, 라를 바라봤다.
그야말로 싸이코 패스라고 해도 될 정도로 비틀려 있는 웃음.
태양신 라는 고통에 차 있는 표정을 지으면서도 자신의 몸이 회복되자마자-
“흡!”
-곧바로 모래 속에서 창을 만들어 내 김현우를 향해 찔러 넣었다.
기습적인 일격!
그러나.
“어? 선 넘네?”
김현우에게는 먹히지 않았다.
라가 야심차게 준비한 일격은 무척이나 허무하게 김현우의 손에 잡히며 끝이 났고.
“한 대 추가.”
푹!
“끄아아아악!”
김현우는 곧바로 라에게서 창을 빼앗아 그에게 그대로 되돌려 주었다.
비명을 질러대는 라와 상쾌한 표정으로 미소를 짓고 있는 김현우.
그는 웃음을 지으며 이야기했다.
“이야, 이거 진짜 안 죽으니까 완전 샌드백이네?”
“개새끼야! 개새끼야!!!! 감히 짐에게! 감히 짐에게 이런 개짓거리를!!!”
“뭐? 짐으로 만들어 달라고? 아까 전에 해줬잖아? 아까 전처럼 또 팔다리 접어서 캐리어처럼 만들어 달라 이거지?”
“뭐!? 잠깐 그런 말은-”
“이미 늦었어 씹새야.”
까드득! 까드드득! 까득!
“으아아아아악 이런 개새끼야!!!”
김현우의 손놀림에 의해 고통에 찬 비명을 지르는 그.
“지금 나, 끄아아악!”
“뭐라고?”
“이런 개,”
빠득!
“안 들려~”
그리고 이어지는 고통 속에서 라는 공포에 절어버린 눈으로 김현우를 바라보며 생각했다.
‘이 새끼…… 제정신이 아니다!’
미친놈? 또라이? 싸이코패스?
아니다.
고작 그런 언어적인 표현으로 그를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현재 김현우가 보여주는 모습은 광기에 차 있었다.
“끄아아악!!!”
“야, 이건 만화에서 나온 건데 만화가 현실고증을 잘 몰랐네.”
김현우가 라의 두 팔을 들고는 어쩔 도리가 없다는 듯 어깨를 으쓱하자 그 모습을 보며 라는 본능적으로 생각했다.
‘잘못 걸렸다.’
그래, 잘못 걸린 게 확실했다.
‘진짜 좆됐어. 이러다 진짜 뒤지겠어……!’
물론 라의 몸은 불로불사다.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그의 몸은 늙지 않고, 몸은 그 어떤 상처나 독이 침투해도 다시 원래대로 재생한다.
하지만 몸이 그렇다고 해서 정신까지 그렇다는 것은 아니었다.
‘조…… 좆됐다, 이러다가 진짜 미쳐 버리겠어……!’
몸이 아닌 정신이 미쳐 버리면 방법이 없었다.
불로불사는 정신까지 챙겨주지는 않았으니까.
물로 조금 전까지만 해도 라의 머릿속에는 아직 자존심이라는 게 남아 있었으나, 조금 전의 캐리어형(?)을 시작으로 그는 더 이상 그 자존심을 지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렇기에 그는 말했다.
“자……잠깐만!”
“응? 뭘 잠깐만이야?”
김현우가 그렇게 대답하며 라의 두 다리를 잡아들자, 라는 비명을 지르며 양손을 겹쳤다.
“죄…… 죄송합니다!!!”
태양신 라의 입에서 나온 사죄.
그 모습에 김현우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을 뿐.
“아, 그래?”
뚜두두둑!
정작 자신이 하는 일을 멈추지는 않았다.
“끄아아아아아악!! 왜…… 왜! 잘못을 빌었는데 왜!”
“잘못해 한마디로 모든 죄가 사라지면 내가 부처님 아니냐? 응?”
그렇게 대답하며 라의 두 팔을 붙잡는 김현우.
라는 비명을 지르듯 소리쳤다.
“으아아아악! 제발 살려줘! 이 이상 하면 진짜 죽어! 진짜 죽는다고!”
“그거 잘됐네, 너도 나 죽인다며?”
“아니야! 살려줘! 제발! 제발! 제발! 제발! 살려주세요! 진짜 죽을지도 몰라요! 제발! 제발! 시키는 거 다 할게요!”
라의 비명.
그에 김현우는 그의 두 팔을 쭉 당기려다 멈칫했고, 그 순간의 틈을 놓치지 않은 라는 곧바로 입을 열었다.
“진짜로! 시키는 거 다 할게요! 살려주세요! 제발! 제발!”
조금 전 자신을 왕이라고 소개한 것 치고는 무척이나 애절하고 간절한 외침.
“아는 것도 전부 말해주고?”
“아……아는 거?”
우드드득-
“아…… 아아아!! 당연히 전부 말씀해 드려야죠! 그렇고 마구요! 진짜 다 말씀해드릴게요 저 거짓말 안 치거든요? 진짜요!”
라의 간절한 비명, 그에 김현우는 스읍- 하고 라를 바라보더니 중얼거렸다.
“흐음…… 시키는 거 다 하고…… 아는 것도 전부 말한다 이 말이지?”
“그, 그럼요! 진짜죠!”
헤헤-
태양신 라는 언제 자신이 욕하던 간신배처럼 웃고 있는 것을 자각할 수 있었으나 그의 머릿속에서는 수치심보다는 생존이 앞서 있었기에 그는 더 비굴하게 웃을 수 있었다.
그런 라의 모습을 본 김현우는 한동안 그를 의심스럽게 보는 듯하다,
“그래, 뭐 좋아.”
“가……감사!”
“그래도 우선 받던 벌은 전부 받아야 하지 않겠어?”
“섿……?”
빠드드득!
“끄아아아악!”
라는 지금까지 지른 비명 중에서 제일 고통스러운 비명을 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