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dvanced Player of the Tutorial Tower RAW novel - Chapter 326
326화. 이 탑주들 실화냐 ? (4)
“……근데, 그 방법으로 계속 유지할 수 있는 거야?”
김현우의 물음에 예수는 대답했다.
“그렇네. 육신을 타락시킴으로서 얻는 업은 지속적으로 쌓이니까 말일세. 그 덕분에 탑을 맡고 있는 내 제자들도 그런 식으로 탑을 유지하고 있지.”
그의 말에 잠시 고민하는 김현우는 이내 살짝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이야기했다.
“근데. 지금 그렇게까지 해서 탑을 유지해야 할 필요가 있어? 지금 보니까 너희는 오히려 탑을 유지해서 얻는 것보다는 잃는 게 훨씬 많은 것 같은데.”
김현우가 예수를 보며 이해하지 못한 부분은 바로 그것이었다.
만약 예수가 자신에게 숨기지 않고 진짜 자신의 육체를 타락시켜서까지 이 탑을 유지하고 있다면 그가 현재 탑을 유지함으로써 얻고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고 보는 것이 맞았다.
‘게다가 예수의 제자들도 그렇게 한다고 생각하면…….’
그들에게 있어서 지금 탑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손해밖에 되지 않는 일이었다.
지금 김현우가 들은 것으로 보았을 때 예수를 포함한 그들은 탑주로서 얻을 수 있는 이득을 전혀 얻지 않고 있었으니까.
“확실히, 자네의 말대로 우리가 탑주의 자리를 지키는 것은 적어도 우리에게 있어서는 손해일세.”
그리고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듯한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김현우를 보며 예수는 이야기를 시작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지 않은가?”
“……뭘 어쩔 수 없는데?”
“만약 탑주의 자리를 손에서 놓게 된다면 분명 우리는 다시 이전처럼 편안한 삶을 영위할 수 있을걸세. 오히려 지금보다도 더 그분의 뜻에 따를 수 있겠지.”
“그치?”
“하지만 그것은 우리뿐일세.”
“……우리뿐이라고?”
“그래, 만약 우리가 탑을 포기하면 계층인들은 어떻게 되겠나?”
“그야…….”
예수의 질문에 김현우는 입을 열려다 다물었다.
만약 그들이 탑주의 자리를 그만두게 되면 그 자리들은 공석이 될 것이었고, 관리 기관에서는 그 공석을 분명히 메꾸려고 할 것이다.
‘그럼 그렇게 새로운 탑주가 들어선 뒤에는…….’
똑같은 일의 반복.
김현우는 자신의 머릿속에 떠오른 하나의 결론을 떠올리며 예수를 바라봤고, 그는 묘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탑주들은 그들을 그저 자신의 이익을 위한 도구로 생각하지.”
“…….”
“하지만 그래서는 안 돼. 그들은 살아 있는 생명일세. 생명의 가치는 그 누구에게나 평등하지.”
“그럼 결국 계속 탑주의 자리에 있는 이유는…….”
“나는, 아니 나를 포함한 제자들은 계층인들의 가치를 그분의 뜻에 따라 지키고 싶네. ‘그분’은 그 누구에게나 평등한 기회를 주니 말일세.”
예수의 말에 김현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그에게 있어서 예수가 하는 일은 너무나도 지나친 자기희생으로 보였으나 그렇다고 해서 그가 예수에게 이야기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결국 그것은 가치관의 차이니까.
김현우는 그 짧은 시간의 침묵 속에서 그렇게 결론을 내린 뒤, 가볍게 한숨을 내쉬며 이야기했다.
“아무튼, 대충 설명해 준 건 이해했어.”
“그런가?”
“그냥 몇몇 탑주들 빼고는 죄다 제정신이 아닌 새끼들뿐이구만?”
그의 험담에 예수는 씁쓸하게 고개를 젓는 것으로 대답했고, 이내 김현우는 잠깐의 고민 끝에 다시금 입을 열었다.
“아무튼, 그럼 이제부터 질문해도 되는 거지?”
“그렇군. 우선 내가 처음 자네에게 설명해 준다고 한 것들은 전부 설명했으니, 이젠 자네의 질문을 받아줄 차례인 것 같군.”
예수는 그렇게 말하더니 자신의 무릎에 손을 올렸다.
“무엇이든 물어보게, 우선 내가 알고 있는 것이라면 그것이 무엇이든지 최대한 정보를 전달해주도록 하겠네.”
그의 말에 김현우는 고개를 끄덕였고.
“그럼 우선 관리 기관에 대해서 아는 대로 이야기 해줄 수 있어?”
이내 예수에게 질문했다.
xxxx
51번 탑의 최상층.
“……이번에는 집이야?”
김현우가 자신의 앞에 지어져 있는 거대한 저택을 바라보며 묻자 아브는 입을 열었다.
“네. 역시 거대한 성은 멋지기만 할 뿐이고 실질적으로는 역시 9계층에 있는 집들이 훨씬 괜찮거든요.”
밝은 웃음을 지으며 말하는 아브.
그에 김현우는 슬쩍 고개를 갸웃거리며 이야기했다.
“기분이 꽤 좋아 보이네?”
“응? 그래 보이나요?”
“어.”
김현우의 말대로 아브의 기분은 상당히 좋아 보였다.
물론 그녀의 경우 인상을 찌푸리고 있을 때가 많이 없기는 했으나 지금 그녀의 얼굴은 무척이나 밝았다.
아니, 그냥 밝은 것도 아니라 얼굴에서 후광이 반짝반짝하게 빛나고 있었다.
“……?”
그 모습에 김현우가 묘한 표정으로 아브를 바라봤음에도 그녀는 그런 그의 시선에 대답하지 않은 채 집 안으로 들어갔고.
“쟤 왜 저래?”
김현우의 물음에 노아흐는 어깨를 으쓱이며 이야기했다.
“아무래도 그 여자를 보지 않게 돼서 그런 것 같군.”
“그 여자?”
“그…… 이서연이라고 했나?”
“……서연이? 서연이가 아브에게 뭔가 했어?”
김현우의 물음에 노아흐는 슬쩍 고민하는 표정을 짓더니 이내 이야기했다.
“사실 무엇인가를 하지는 않았네. 다만…… 인형 같다고 장난감 취급을 했을 뿐이지.”
“……장난감 취급?”
“나중에는 옷 갈아입히기 놀이를 하는 것 같더군.”
“……아니, 저번에 올라왔을 때는 그냥 평범했는데 갑자기 오늘 저런다고?”
“뭐, 저번에는 자네가 지크프리트를 소개해 준다고 바로 끌고 와서 실감이 안 났던 모양이더군.”
노아흐의 말에 김현우는 멍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곤 생각했다.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김현우는 즐거운 리듬을 타듯 총총 뛰어가 저택의 문을 열고 있는 아브를 보며 잠시 생각했으나 이내 어깨를 으쓱이는 것으로 그 생각을 지워버렸다.
뭐, 기분이 좋다면 그걸로 된 거지.
그가 그렇게 납득하고 있자 노아흐는 김현우를 바라보며 말을 걸었다.
“그나저나, 정보는 얻었나?”
“뭐, 만족할 만한 정도는 아니지만 그럭저럭 얻었지.”
김현우는 그렇게 말하며 예수와 했던 이야기를 떠올렸다.
딱히 시계 같은 것이 없어서 확인할 수는 없었으나 체감으로는, 상당히 오랫동안 예수와 이야기를 나눈 거 같았다.
‘뭐, 그렇게 오랜 시간을 투자해서 얻은 정보치고는 이렇다 할 정도로 좋은 정보가 몇 개 없기는 하지만.’
다만 아쉬운 것은 그것.
예수와 이야기는 오래 나누었으나 김현우는 정작 지금 당장 필요한 정보들을 얻는 데에는 실패했다.
‘……예수도 알고 있는 게 거의 없을 줄이야.’
물론 김현우보다야 이 판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잘 알고 있는 듯했으나 관리 기관에 대해서는 예수도 그리 알고 있는 것이 많지 않았다.
“그럭저럭?”
“그래. 쓸 만한 정보를 많이 얻지는 못했어도 몇 개 정도는 얻을 수 있었지.”
그래도 그나마 위안인 것은 예수가 했던 말 중 한두 개 정도가 지금 김현우의 상황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었다.
“우선 자세한 정보들은 안으로 들어가서 이야기해 줄게.”
김현우는 생각을 멈추고는 노아흐에게 그렇게 말한 뒤 아브를 따라 저택 안으로 들어갔고.
“그럼 한번 말해보도록 하게.”
이내 어디선가 본 저택을 쏙 빼닮은 거실의 소파에 앉고 난 뒤가 돼서야, 김현우는 입을 열었다.
“우선 처음으로, 관리 기관이 나를 노리는 이유에 대해 대충 알 수 있었어.”
“……자네를 노리는 이유? 그건 저번에 듣기로는 자네가 회의라는 곳에 가서 깽판을 친 것 때문 아닌가?”
노아흐의 말에 김현우는 고개를 저었다.
“나도 처음에는 그런 줄 알았는데 예수의 말을 들어보니까 아니더라고.”
“그럼 도대체……?”
“그 녀석들은 내가 아니라 ‘이 탑’을 노리고 있는 것 같아.”
“……이 탑? 51번 탑을 말하는 건가?”
노아흐의 물음에 김현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예수에게 들었던 내용을 노아흐와 아브에게 천천히 설명하기 시작했다.
현재 탑주들이 가지고 있는 탑이 어떤지, 그리고 어째서 관리 기관에서 51번 탑을 노리는지에 대해서.
“한 마디로 지금 1번부터 50번의 탑은 실질적으로 관리 기관의 통제를 받고 있다 이거군요?”
“맞아.”
“거기에 더해서 자신들이 만든 탑이랑은 다르게 51번 탑은 그 계층수부터 차이가 나니 노리고 있는 건가?”
“아무래도 지금 상황에서는 그렇게 생각하는 게 합당하긴 하지.”
“그렇다면 왜 이전에는 노리지 않은 건가?”
“그때는 설계자, 그러니까 심마가 51번 탑주였잖아?”
“……그렇군.”
김현우의 말에 노아흐는 무엇인가를 말하려 하다 이내 납득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거렸다.
확실히 심마의 능력은 제대로 알지 못한다면 굉장히 불가사의하고 상대하기 꺼려지는 능력이었다.
애초에 상대가 강하게 생각하면 강해지는 것이 바로 심마였으니까.
“한 마디로 지금 나는 대충 회의 때도 사고 한번 치고 아무리 심마를 이기고 왔다고 해도 조금 만만해 보이니까 툭툭 건든다는 느낌이 있지.”
김현우의 말에 아브와 노아흐는 납득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이야기했다.
“그렇다면 이제 어찌할 생각인 겐가?”
“뭐 별수 있나, 우선은 알아도 지금 상황을 유지하는 수밖에. 듣기로 관리 기관은 탑주들의 시선을 은근히 의식한다고 하니 특정한 일이 아니면 대놓고 간섭을 하지는 않을 거라고 하더라고.”
“……그럼 지금 당장은 저번의 상황이 되지는 않을 거란 말인가?”
노아흐의 말에 김현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 관리 기관의 탑주가 와서 깽판을 치는 일은 적어도 당분간은 없을 것 같은데? 뭐, 사실 100% 확신할 수는 없지만 말이야.”
결국 김현우가 예수에게 그런 정보를 듣기는 했어도 어디까지나 경험에 의거한 정보다 보니 100% 신뢰할 수는 없었다.
그 말에 노아흐와 마찬가지로 고개를 끄덕이던 아브는 이내 잠시 고개를 갸웃하더니 이야기했다.
“그런데, 조금 이상한데요?”
“뭐가?”
“그럼 관리 기관에서는 가디언이 아니라 저희가 만든 탑을 빼앗으려고 하고 있는 거잖아요?”
“그렇지?”
“그렇다면 어째서 맨 처음에 탑을 빼앗지 않았을까요? 당장 탑주가 바뀌었을 때, 부채를 빌미로 바로 탑을 빼앗으려고 하면 됐을 텐데.”
아브가 제시한 의문.
그에 김현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것도 그렇네? 막상 빼앗으려고 했으면 그때부터 트러블이 일어났어도 될 것 같긴 한데.”
그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슬쩍 고민에 빠져들었으나, 이내 노아흐는 그 둘을 바라보며 대답했다.
“내가 보기에는 그냥 단순히 간을 본 것 같네만.”
“간을 봤다고?”
“그렇네. 만약 관리 기관에서 심마의 까다로운 능력 탓에 51번 탑을 완전히 차지하지 않은 거라면 순수하게 간을 본 것일 수도 있을 것 같군.”
노아흐의 의견을 가만히 생각하던 김현우는 이내 그 말도 꽤 합리적이라는 듯 고개를 끄덕였으나 이내 쯧 소리를 내며 대답했다.
“뭐, 이건 굳이 생각하지 말자.”
어차피 김현우에게 중요한 것은 관리 기관이 지금 당장은 자신을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 뿐이었으니까.
게다가 어차피 그들이 무슨 이유로 탑을 공격하는지 고민해봤자 관리 기관쪽에서 제대로 된 야욕을 드러내지 않는 이상 김현우가 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확실하지 않은 추측밖에 없었다.
그렇기에 김현우는 노아흐와 아브의 말을 끊고는 다음 정보를 이야기하려 했고.
파지지직-!
“응?”
입을 열려는 그 순간, 김현우는 자신의 앞에 만들어진 스파크를 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