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dvanced Player of the Tutorial Tower RAW novel - Chapter 330
330화. 죽이지만 않으면 되잖아? (3)
탑의 최상층.
“……괜찮을까?”
지크프리트가 떨떠름한 표정으로 지으며 아브를 바라보자, 그녀는 잠시 고민하는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슬쩍 갸웃 거리더니 이야기했다.
“음, 괜찮지 않을까요? 지크프리트 씨도 오공 님과 청룡 님의 강함을 어느 정도 느끼셨다면서요?”
아브의 물음에 지크프리트는 묘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확실히 그렇기는 한데…….”
“거기다 그렇게 걱정할 필요도 없는 게, 만약 위험하다면 가디언이 준 수정을 쓰면 되는 거니까요.”
“……뭐, 그것도 그렇지.”
지크프리트는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의 맞은편에 앉아 무엇인가를 곰곰이 생각하는 김현우를 바라봤다.
그가 손오공과 청룡에게 넘겨준 수정은 정말 놀랍게도 마력을 불어넣는 그 순간 그곳이 어디든 마력을 불어넣은 시전자를 이 탑으로 오게 만드는 형질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어떻게 보면 세계수의 마력으로 만든 포탈과도 비슷한 능력.
‘도대체 그런 것을 어디서 구해온 거지?’
물론 그 수정이 ‘눈동자’가 주었다는 것을 모르는 지크프리트는 김현우를 의문스러운 표정으로 쳐다보았으나 이내 그 수정의 출처에 대해서는 단서를 얻을 수 없었다.
뭐, 지금 그 단서를 얻어봤자 이미 김현우와 한 배를 탄 셈이라 어차피 써먹을 곳도 없겠지만.
지크프리트가 그렇게 잡스러운 생각을 흘려내고 있을 때, 아브는 김현우에게 말했다.
“가디언.”
그녀의 물음에 감았던 눈을 뜨고 아브를 바라보는 김현우.
“저도 지크프리트 씨가 물어서 다시 떠올린 건데, 그 수정 정말로 괜찮은 거죠?”
아브의 물음에 김현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야기했다.
“물론 괜찮지.”
“그쵸?”
“응, 아마도.”
“……?”
“아마도 안 썼으니까 괜찮을 거야. 갈 때는 사용했지만 올 때는 사용하지 않았으니까.”
김현우의 말에 순간 멍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는 아브.
허나 김현우는 당당했다.
‘눈동자가 그리 말했으니까 잘 작동되겠지.’
눈동자는 김현우에게 수정을 주며 그렇게 말했다.
이 수정은 마력을 넣으면 딱 한번은 예수가 있는 33번 탑으로 이동을 시켜주고, 그 뒤 수정에 또 한번 마력을 넣게 되면 51번 탑으로 이동을 시켜준다고.
그리고 김현우는 33번 탑에서 51번 탑에 올 때 수정을 사용하지 않았다.
이유는 바로 그가 수정을 사용하기도 전에 예수가 그를 51번 탑으로 돌려보내 줬기 때문이었다.
한 마디로 지금 김현우가 손오공과 청룡에게 준 수정은 ‘가는 것’은 사용한 상태였으나 ‘오는 것’은 사용하지 않은 상태라는 것이었다.
‘뭐 잘 작동되겠지. 거기다가…… 어차피 한번은 싸움을 붙여봐야 했으니까.’
김현우는 수정을 가지고 간 손오공과 청룡을 떠올렸다.
어차피 김현우의 적들이 꽤 많아진 시점에서 그에게는 이전과 같은 동료들이 필요했다.
싸움은 혼자 하는 것이 맞기는 하지만 전쟁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니까.
아무리 큰 한 손이라도 열 손을 막을 수는 없는 것처럼, 김현우가 아무리 강하더라도 탑주들 전체가 몰려오면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몰랐다.
‘뭐, 사실 정령 같은 놈들만 몰려오면 딱히 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데…….’
그렇다고 절대 방심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김현우는 잘 알고 있기에 이참에 아브의 말을 듣고 나름대로의 시험을 준비한 것이었다.
그것은 바로 손오공과 청룡이 이후에 일어날 전투에 도움이 될지 알아보는 것.
물론 야차 같은 경우는 이미 에리얼을 상처 하나 없이 박살 내버리는 것으로 그 진가를 증명했다.
안 그래도 그것 때문에 조금 시달리지 않았는가.
“쯧…….”
“왜 그러세요, 가디언?”
김현우가 혀를 차자 고개를 갸웃거리는 아브.
“아니, 아니야.”
김현우는 세계수를 박살 낸 뒤 아직 두 와이프가 도착하지 않았을 때 야차와 생긴 일(?)에 대한 생각을 접어두고는 원 생각을 이어나갔다.
‘……천마는 안 돼. 마찬가지로 구미호도 만찬가지고 미령과 하나린도…… 가능할 것도 같지만 애매하다.’
분명 천마나 구미호, 그리고 미령과 하나린도 강하기는 하다.
그러나 딱 거기까지.
‘……탑주들을 처리하기에는 그 실력이 모자라.’
그들은 현재 김현우가 상대하는 탑주들을 상대하는 데는 그 실력이 약간 모자라다.
물론 김현우는 자신에게 덤벼오는 탑주들은 예외 없이 박살을 내버렸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김현우라서 가능한 이야기다.
김현우의 강함은 그 누가 생각에도 굉장히 비이상적인 강함이었으니까 가능한 것이었다.
그리고 그 말은, 결국 김현우 같은 비이상적인 강함을 가진 사람을 제외하고 봤을 때, 탑주가 압도적인 무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변함이 없다는 소리였다.
한 마디로 탑주들은 약하지 않다는 소리.
물론 대부분의 탑주들은 김현우에게 쪽도 못쓰지만, 아무튼 그들은 약하지 않다.
‘뭐, 그렇다고 해도 손오공과 청룡 정도라면…… 나름대로 상대할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
거기에다-
‘생각해 보면 지크프리트가 자신이 있는 곳에 먼저 탑주들이 올 거라고 해도 실제로 녀석들이 올지는 모르는 이야기니까. 게다가 수정까지 있으니 위험할 상황은 없겠지.’
김현우는 그렇게 생각하며 자신의 머릿속을 맴돌고 있던 생각을 끝내버리고 분위기를 환기했다.
“자, 우선 집중 좀 해봐. 지금부터 중요한 이야기를 할 거니까.”
그의 말에 일제히 시선을 모으는 지크프리트와 노아흐, 그리고 아브.
그들의 시선이 자신에게 모인 것을 확인한 김현우는 이내 한번 목을 가다듬고는.
“탑에서 업을 생산하지 못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내 자신이 생각하던 주제를 그들에게 던졌다.
xxxx
50번 탑에 도착한 네 명의 정령들은 자신들의 눈앞에 있는 두 남자를 보며 인상을 찌푸렸다.
제일 먼저 질문한 것은 화산의 정령 볼칸.
“너희들은 누구지?”
볼칸이 노골적인 적의를 담아 입을 열었으나 손오공과 청룡은 그저 아무런 말도 없이 그들을 빤히 바라보고 있을 뿐 별다른 행동을 취하지 않았다.
그것에 무시를 당했다고 생각했는지 볼칸은 인상을 찌푸렸고, 드라이어드는 슬쩍 찌푸린 얼굴로 빠르게 머리를 회전했다.
‘도대체 저들은 누구지?’
그들은 정말 당연하게도 지크프리트가 아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크프리트가 수하로 데리고 있는 이들도 아니었다.
현재 저 둘에게 느껴지고 있는 마력은 일반적인 탑주의 수하들이라고 하기에는 그 격이 달랐으니까.
‘……혹시 악마쪽?’
드라이어드는 그런 생각을 떠올렸으나 마찬가지로 슬쩍 고개를 저었다.
악마쪽에 있는 이들은 대부분 관리 기관에 내야 할 업을 감당하지 못해 스스로의 육체를 타락 시켜 그 업을 충당하고 있었다.
허나 그들의 외형은?
악마와 연관성이 1%도 없을 정도로 깨끗했다.
한마디로 그들은 악마파벌에 있는 이들도 아니었다.
‘설마 그렇다면…….’
드라이어드는 마지막으로 자신의 머리에 떠오른 가정을 생각하며 인상을 찌푸렸고, 그녀가 미처 생각을 이어나가기도 전에 손오공은 입을 열었다.
“야, 너희들 탑주 맞지?”
약간 의심이 간다는 목소리로 입을 연 손오공.
그에 볼칸은 노골적으로 찌푸린 얼굴을 더더욱 흉측하게 일그러뜨리며 말했다.
“우리가 먼저 물었을 텐데? 도대체 어디서 온 놈들이지? 지크프리트는 어디 있나?”
연속해서 질문하는 볼칸.
그러나 손오공은 아랑곳하지 않고 물었다.
“아니, 너희들 탑주 맞냐니까?”
너희들이 말하기 전까지는 대답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듯한 손오공의 질문에 볼칸은 결국 으르렁거리며 대답했다.
“그렇다면 우리가 무엇으로 보인다는 거냐……! 그보다 어서 말해라! 지크프리트는 어디 있나!”
“와, 진짜 탑주라고?”
이번에도 답하지 않고 자그마한 감탄을 하는 손오공.
그 옆에 있던 청룡도 볼칸의 말에 무엇을 느꼈는지 작게 감탄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래도 진짜 탑주들인 것 같군.”
“이야, 얘들이 진짜 탑주라고?”
“그런 것 같군.”
“……흐음.”
의심스럽다는 표정으로 제일 앞에서 화내고 있는 볼칸을 바라본 손오공은 아무리 봐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청룡을 바라봤다.
“나는 솔직히 잘 모르겠는데 너는 어때?”
“뭐가 어떻다는 거냐?”
“아이 거참, 딱 말하면 딱 알아들어야지. 어때 보이냐는 거잖아?”
손오공의 질문에 청룡은 그들을 빤히 바라보고는 대답했다.
“강하군.”
“그렇지……?”
“그런데, 생각처럼 강해 보이지는 않는다.”
청룡의 이어지는 말에 얼굴이 굳는 정령들.
손오공은 그런 청룡의 말에 긍정하듯 고개를 끄덕거리며 이야기했다.
“그치? 진짜 쟤들이 탑주들이라고? 진짜 심마랑 붙으면 다들 쪽도 못 쓸 것 같은데?”
“뭐, 김현우가 말해준 대로군. 탑주라고 해서 모두 심마와 같은 것은 아니었어.”
마치 중요한 것을 깨달았다는 듯 서로를 보고 고개를 끄덕거리는 그들을 보며 정령들은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을 이내 분노로 바꾸며 입을 열었다.
“네 녀석들, 죽고 싶나?”
그 중에서도 단연 분노를 가장 크게 끌어올린 것은 볼칸이었다.
쿵……! 쿵……!!
그는 어느새 자신이 서 있는 주변의 땅을 모조리 갈라버리며 손오공과 청룡을 바라보고 있었고. 그것은 드라이어드도 마찬가지였다.
그녀는 화산이 닿지 않는 벽에 자신의 능력의 원천인 나무를 만들어내며 조금 전과는 다른 냉정한 눈빛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
지크프리트가 있을 곳에 대신 서 있는 두 명.
‘느껴지는 마력양은 심상치 않아. 하지만……!’
지금 드라이어드에게 느껴지고 있는 마력양은 저번에 느꼈던 그 괴물만큼은 아니었다.
저번에 드라이어드가 봤었던 그녀는 괴물이라고 말하기에 적합한 이였다.
그녀의 몸속에서 뿜어져 나오는 마력은 그야말로 압도적이라는 말밖에 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했고, 그녀의 발걸음에 세계수는 무너졌다.
‘그래, 탑주도 아니면서 그런 괴물 같은 녀석들이 또 있을 리는 없어……!’
그렇기에 드라이어드는 자신의 마음속에 물씬 올라오려고 했던 혹시나의 마음을 억누르고는 전투를 준비했고.
“뭐, 이 정도면 우선 한번 해볼 만하겠는데? 너는 어때? 쫄?”
“……또 이상한 유행어를 가져와서 쓰는군, 요즘 인터넷을 너무 많이 하는 거 아닌가?”
“인터넷을 많이 하기는, 요즘 저번에 일어난 사건 때문에 히스테리 받아주느라 펜타이스 직관도 잘 못 가거든?”
“그래 알겠다. 그런 것으로 해두지.”
“아니, 그게 아니라 진짜라니까? 요즘 나 계속 바가지 긁히는 거 보면서도 그런 말을 해? 응?”
“알았다고 하지 않았나? 그런 것으로 해둔다고-”
“……이 새끼들이 진짜!”
청룡과 손오공이 또 자신들을 무시하고 자기들끼리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자 볼칸은 더 이상 기다릴 생각이 없다는 듯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둘에게 달려들었다.
쾅! 콰가가강!
볼칸이 몸을 움직임에 따라 그 주변의 땅이 갈라지면서 시뻘건 화산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말 그대로 화산의 정령이라고 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위용 넘치는 장면.
볼칸은 거기에 그치지 않고 자신들끼리 열심히 떠들고 있는 손오공을 향해 자신의 손에서 뿜어져 나오는 화산을 터트렸고.
꽝!
그와 동시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