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dvanced Player of the Tutorial Tower RAW novel - Chapter 340
340화. 무엇이든 열심히 해야 한다 (2)
분노의 정령 퓨리는 자신의 옆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온몽의 마력이 정지되는 것을 느끼며 시선을 옆으로 돌렸고.
“기, 김현우?”
“왜 그렇게 귀신 본 표정으로 봐? 응?”
김현우는 곧 분노의 정령을 보며 입가를 비틀어 올렸다.
“혹시, 쫄?”
“도……도대체 네가 어떻게 여기에!”
순간적으로 말을 더듬으며 입을 여는 퓨리.
그에 김현우는 씨익 웃더니 대답했다.
“글쎄, 어떻게 왔을까?”
그의 장난스런 말투에 온몸에 소름이 돋은 퓨리는 김현우의 옆에서 거리를 벌릴 생각도 하지 못한 채 곧바로 마력을 일으켜 탑의 보안을 확인했다.
그리고-
‘이……이게 무슨!’
퓨리는 분명 자신이 몇 겹이나 철저하게 걸어놓았던 탑의 보안 마력에 거대한 구멍이 뚫려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내부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 그저 외부의 거대한 충격으로 인해 뻥 뚫렸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이런 말도 안 되는……!’
퓨리는 그에 입을 떠억 벌리면서도 머릿속으로 떠오르는 이상함을 순식간에 캐치하고 생각했다.
‘도대체 왜 내가 눈치채지 못했지?’
퓨리의 탑에 깔려 있는 마력은 순수하게 그의 것이었고, 분명 그는 나름대로 마법진을 설치하며 조금이라도 보안에 문제가 있다면 곧바로 이상을 나타나도록 설계해 놨다.
그런데 지금은?
‘아무런 증상도 없다니……!’
김현우가 이곳에 들어와 자신의 옆에서 목소리를 속삭일 때까지 퓨리는 아무것도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게다가 보안은 도대체 어떻게 뚫은 거야……!?’
모든 탑에 걸려 있는 보안은 기본적으로 탑에 있는 좌표를 숨기는 것을 기본 전제로 한다.
한 마디로, 애초에 뚫을 문조차도 찾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물론 김현우가 있는 51번 탑의 경우는 애초에 ‘형체 없는 자’가 탑을 만들며 자신의 위치를 노출했기에 거의 모든 탑주들이 그 위치를 알고 있기는 했으나 실질적으로 탑주들은 서로의 좌표를 다른 이들에게 공유하지 않았다.
공유해 봤자 얻을 수 있는 이득보다는 실이 훨씬 많기 때문이었다.
거기에다 만약 어느 특정한 방법을 통해 좌표를 입수할 수 있었다고 가정한다고 해도 탑의 보안을 뚫기는 어렵다.
기본적으로 탑주들에게 보급되는 보안 마법진은 탑주가 들어오려는 상대를 허락해야만 들어올 수 있는데다가 만약 그렇게 하지 않고 강제로 탑에 들어가려고 하면 엄청난 마력을 대가로 바쳐야 한다.
그래서 그 어디든 좌표만 있다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세계수의 마력은 굉장히 값어치가 있는 것이었다.
‘도대체 어떻게……!’
“뭔 생각을 그렇게 해?”
의문을 품고 사념에 잠긴 퓨리의 의식을 강제로 밖으로 꺼낸 김현우는 여전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고.
그에 퓨리는 노골적인 공포가 담긴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나……나를 어떻게 할 생각이지?”
“내가 너를 어떻게 할 것 같은데.”
씨익.
비틀린 웃음을 짓는 김현우의 모습.
그에 퓨리는 자신의 내면에 있는 공포심이 점점 더 커지는 것을 깨달았고, 이내 그는 발작하듯 자신의 주먹을 휘둘렀다.
파아앙!
공기 터지는 소리와 함께 김현우의 머리를 노리고 날아가는 주먹.
분명 그 자세에서는 불가능한 속도로 날아오는 주먹을 보며 김현우는 기다렸다는 듯 목을 뒤로 젖혀 퓨리의 공격을 피했다.
그러나 퓨리는 거기에서 멈추지 않고 몸을 뒤로 젖힌 김현우에게 한번 더 주먹을 휘두르며 생각했다.
‘우선은 뒤로 떨쳐낸다……! 그리고 만약 김현우가 조금이라도 내게서 멀어지면 곧바로 세계수로 이동해 김현우가 침입했다는 사실을 알리는 거야.’
공포에 젖어 있으면서도 오랫동안 살아온 지혜로 재빠르게 자신이 해야 할 일을 간략하게 정리해 넣은 퓨리는 또 한 번 주먹을 휘둘렀고.
“거, 저번부터 보기는 봤는데 너는 주먹만 쓰는 것 같은데 왜 이렇게 기교가 없냐?”
“!!”
김현우는 그의 공격을 너무나도 쉽게 피해내고는 반대로 그의 얼굴에 주먹을 꽂았다.
“끄아아악!”
이번에도 저번과 별다를 바 없이 순식간에 매다 꽂히는 퓨리.
그는 급하게 일어나려고 했으나.
“다음에 보자.”
빡!
김현우는 퓨리가 일어나려는 그 순간 깔끔하게 그의 머리를 후려 치는 것으로 그를 기절시켜버렸다.
다만 문제가 되는 것은.
“어……어어?”
그의 머리가 도저히 인간의 기준으로는 꺾일 수 없을 정도로 꺾였다는 것.
뒤로 90도 가까이 꺾인 퓨리의 목을 보던 김현우는 저도 모르게 식은땀을 흘리며 중얼거렸다.
‘설마 죽었나?’
김현우는 조금 더 힘 조절을 해야 했었나 생각하며 슬쩍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그를 바라봤으나 무척이나 다행스럽게도 그는 죽은 것 같지 않았다.
‘……그러고 보니 얘 인간 아니지?’
뭐, 겉모습으로 봐서도 퓨리가 인간의 모습이었던 것은 아니었으나 김현우는 자신이 순간 착각을 해놓고 괜히 손해를 본 기분이 들었다.
빡!
그렇기에 괜스레 기절해 있는 퓨리의 머리를 한 번 더 후려친 김현우는 이내 미련 없이 일어나 자신이 쥐고 있던 파란 나침반을 가볍게 휘둘렀다.
후우웅!
나침반을 휘두르자마자 김현우의 마력을 머금었던 나침반은 크게 공명하며 이내 어느 한곳을 향해 마력을 쏘아보냈고.
“곧바로 찾았네.”
김현우는 곧 마력이 쏘아지는 곳에 이탑의 지하로 내려가는 곳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는 가벼운 미소와 함께 걸음을 옮겼다.
한눈에 척 보기에도 어두운 길.
파직!
김현우는 자신의 마력에서 튀어나오는 스파크를 빛 삼아 어두운 계단을 걸어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내려가도 내려가도 끝없이 이어진 것처럼 끝이 나지 않는 길.
김현우는 슬쩍 지루한 표정을 지었으나 이내 지크프리트가 관리하고 있던 계층에 내려갈 때도 이랬던 것을 기억하고는 참을성 있게 걸음을 옮겼고.
곧 그는 얼마의 시간을 걸어 자신의 앞에 나타난 거대한 문을 망설임 없이 열었다.
문을 열자마자 보이는 풍경.
“……오.”
그 풍경을 보며 김현우는 멍하니 입을 벌렸다.
그의 눈에 보이는 것은 간단하게 표현하자면 석양이 진 하늘이었다.
그의 눈앞에는 붉은 하늘 안에 담긴 산들이 눈에 보였고, 그 앞에는 놀랍게도 중세시대의 성처럼 보이는 것도 같이 보이고 있었다.
다만 멍하니 풍경을 감상하고 있던 김현우가 시선을 멈춘 것은 바로 붉은 하늘에 의해 붉게 물들어 있는 땅을 바라봤을 때였다.
“……이런 씹.”
그곳에는 김현우의 눈이 찌푸려질 정도로 끔찍한 풍경이 자리 잡고 있었다.
하늘은 붉게 물들어 있어 온 세상이 붉게 물들어 있었으나 김현우가 바라보고 있는 곳은 유난히도 그 땅이 붉게 물들어 있었다.
피.
김현우의 시선에 보이는 것은 바로 붉은 피가 대지를 적히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 위에 있는 것은 바로 사람들의 시체.
종종 그 주변에는 사람의 것으로 보이지 않는 몬스터의 시체가 있을 때도 있었으나 분명 대부분 그것은 사람의 시체였다.
그것도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무엇인가에 의해 온몸이 산산이 찢긴 시체가 여기저기 창대에 매달려 걸려 있는 모습을 본 김현우는 곧 인상을 찌푸리다 그 시체들 사이에 있는 거대한 비석을 발견했다.
조금 더 자세히 보니 무엇인가가 적혀 있는 비석.
김현우는 무엇인가가 적혀 있는 비석을 읽어보기 위해 곧바로 하늘에서 뛰어내려 비석 근처에 착지했다.
“쯧.”
창대에 매달려 있는 시체들을 찌푸린 눈으로 쳐다보던 김현우는 이내 시선을 돌려 비석을 바라보았고.
이내 그는 기형적인 언어로 쓰여 있던 언어가 읽을 수 있게 바뀌기 시작하는 모습을 보고 의문을 표하다 이내 자신의 손에 끼워져 있는 번역반지를 떠올렸다.
‘이건 51번 탑에서 나온 건데 다른 탑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가 보네.’
김현우는 짧게 감탄하고는 이내 한글로 바뀌기 시작한 글귀를 읽어나갔고.
“……그러고 보니까 이 새끼가 분노의 정령이라고 했지?”
곧 김현우는 이 비석이 무엇을 목적으로 세워져 있는 것인지에 대해 어렵지 않게 파악할 수 있었다.
그가 바라보고 있는 비석에는 예언 비스무리한 게 써져 있었다.
물론 써져 있는 소리는 김현우의 입장에서 보면 전부 개소리였기에 전부 읽지 않았으나, 간단하게 요약할 수는 있었다.
‘광기에 미쳐라.’
비석은 대충 요약했을 때 그런 말을 담고 있었다.
조금 세세하게 읽어보자면 항상 분노에 미쳐 있으라거나, 적들을 상대할 때는 항상 분노로 자신을 불태워 일말의 자비를 보이지 말라거나 하는 글들이 쓰여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죽인 시체는 분노를 담아 잘게 찢으라는 싸이코스러운 말까지.
‘이게 예수가 말했던 그거란 말이지?’
김현우은 비석에 적혀 있는 것을 보고 그것이 바로 예수가 말했던 탑주들의 업 모으기의 일환이라는 것을 깨닫고는 주변을 돌아봤다.
당장 김현우의 주변에 마구잡이로 찢겨진 채 걸려 있는 시체들.
‘이거 완전 미친 새끼네.’
처음 예수에게 들었을 때도 그런 생각을 했었으나, 실제로 보니 그 충격은 상상 이상이었다.
그가 아무리 싸움질을 많이 하고 조금 잔인한 장면을 본 적이 있었다고 해도 이렇게 노골적으로 시체들을 마구잡이로 찢어서 창대에 달아놓는 것은 본 적 없었으니까.
“…….”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김현우가 지금 당장 올라가서 퓨리를 죽일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김현우는 되도록 관리기관의 어그로를 끌어서는 안 되니까.
그렇기에 잠시 눈앞의 비석을 바라보며 고민하던 그는 이내 조금의 시간이 지난 뒤.
“……뭐, 별수 없지.”
김현우는 그렇게 말한 뒤 자신의 머릿속에서 퓨리가 한 짓에 대해 깔끔하게 지워버렸다.
결국 그가 생각하고 열받아한다고 해서 그 녀석을 당장 죽여 버릴 수 있는 것은 아니었으니까.
그렇기에 김현우는 깔끔하게 퓨리를 소멸시킬 생각을 머릿속에서 완전히 지워버리고는 세워진 비석을 향해 망설임 없이 주먹을 휘둘렀다.
꽈아아아아앙!!!!
김현우가 손을 휘두르자마자 터져나온 엄청난 폭음.
그와 함께 김현우의 주먹이 닿은 곳을 기점으로 세워진 비석이 산산조각 나며 박살 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상태에서, 김현우는 자신의 품안에 있는 보석을 꺼내 곧바로 땅 속에 박아 넣었다.
비석을 세워놓은 곳이고 문을 열면 바로 눈에 보이는 곳이기는 하다만 원래 등잔 밑이 어두운 법이 아닌가?
게다가 괜히 여기저기 싸돌아다니다간 시간도 더 걸리고 화딱지도 조금 더 날 것 같았기에 김현우는 망설임 없이 땅바닥에 보석을 박아두고는 곧바로 다시 최상층으로 올라갔다.
내려갈 때는 분명 꽤 오랜 시간이 걸렸던 것 같았으나 김현우는 무척이나 빠른 속도로 계층을 벗어나 탑의 최상층으로 향했고.
“후.”
내려가기 전과는 차원이 다른 속도로 탑의 최상층에 도착한 김현우는 여전히 목이 90도로 꺾인 채 기절해 있는 퓨리에게로 다가가 그의 멱살을 잡고는.
빠아아악!
“끄엑!”
곧바로 그의 머리통을 후려쳤다.
기절한 상태에서 당황과 공포에 물든 얼굴로 정신을 차린 퓨리.
물론 김현우는 그를 죽일 생각이 없었다.
“으으……으으으!!!”
죽일 생각은 없었다.
그래.
“뒤져 이 개새끼야.”
죽일 생각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