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dvanced Player of the Tutorial Tower RAW novel - Chapter 342
342화. 연합 폭발시키는 법 (1)
어두운 공간.
‘그것’이 있는 허수공간과도 같이 생긴 그 공간에는 두 개의 눈동자가 움직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하나는 푸른색의 동공을 가지고 있는 눈동자였고.
다른 한 명은 붉은색의 동공을 가지고 있는 눈동자였다.
“그래서, 좌표는 아직도 못 찾은 건가?”
푸른색의 동공을 가지고 있는 눈동자. 데블랑이 묻자 붉은 동공을 가지고 있는 눈동자는 유감스럽다는 말투로 이야기 했다.
[……아무리 찾아봐도 찾을 수가 없군.]
“이제 찾을 만한 곳은 다 찾아보지 않았나?”
데블랑의 물음에 붉은 눈동자는 맞다는 듯 눈꼬리를 흔들며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맞네. 더 이상 찾아보지 않은 곳은 없지.]
“……큰일이군.”
[혹시 그분에게 물어 좌표에 대한 힌트를 특정할 수는 없겠나?]
붉은 눈동자의 물음.
그에 데블랑은 불가능하다는 듯 입을 열었다.
“아무래도 그건 조금 힘들 것 같군. 자네도 알다시피 지금 당장 그분의 도움을 받을 수는 없네. 애초에 그분이 알던 때의 이곳과 지금 이곳은 많이 다르지 않나?”
[……확실히 그렇군. 그분이 자신의 좌표를 알고 있었을 때는 이곳에 아직 탑 대신 ‘양식장’이 있었을 때니 말일세.]
“게다가 그때는 우리 말고도 그분의 수하들이 더 있지 않았나.”
[그것도 맞는 말이지.]
담담하게 긍정하는 붉은 눈동자.
하지만 그는 답답하다는 듯 눈동자를 찌푸리고는 이야기 했다.
[하지만 내가 계속해서 말했듯 이제 더 이상 찾을 수 있는 곳이 없네. ‘양식장’때 있었던 신화들이 있었던 좌표를 뒤져봐도 그 흔적이나 ‘통로’가 남아 있는 곳은 없네.]
“…….”
눈동자의 말에 침묵하는 데블랑은 이내 고민하는 듯하다 이야기했다.
“혹시…….”
[왜 그런가?]
“관리기관에 통로가 남아 있을 확률은 없나?”
데블랑의 물음엔 눈동자는 순간 동공을 크게 떴지만 이내 이야기했다.
[안심해라, 그럴 일은 전혀 없다.]
“……어째서?”
[애초에 관리기관의 좌표는 이 탑들과는 전혀 다른 곳에 있다. 그리고 자네도 알고 있지 않나? 애초에 ‘통로’는 양식장이 있을 때 그 근처에 만들어져 있었다.]
그러니-
[애초에 통로가 관리기관 근처에 있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지.]
“……이것 참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군.”
데블랑은 그렇게 중얼거리며 인상을 찌푸리더니 곧바로 다음 이야기로 넘어갔다.
“그렇다면 51번 탑 근처는 찾아봤나?”
[51번 탑 근처라면…… 김현우가 있는 곳을 말하는 건가?]
“맞다.”
[아니, 애초에 그곳은 찾아보지 않았다. 그곳은 애초에 양식장이 자리하던 곳도 아니지 않나?]
“그렇긴 한데…… 우선 한번 찾아보는 게 낫지 않겠나? 그 어디에도 없는 상황이라면 우선 다 찾아보는 게 나을 것 같군.”
[……없을 것 같은데……]
“그렇다면 가만히 있을 생각인가?”
[끄응……]
데블랑의 말에 침음을 흘리던 눈동자는 이내 알겠다는 듯 눈동자를 한번 깜빡이고는 이야기했다.
[솔직히 그곳에 있을 것 같지는 않네만…… 한번 찾아보도록 하지.]
그렇다고 관리기관 근처를 기웃거리다가 발각되기는 죽기보다 싫으니 말일세.
붉은 눈동자는 그렇게 말하는 것으로 눈을 감았고.
눈동자가 눈을 감음과 함께, 데블랑은 그 공간에서 빠져나와 눈을 떴다.
“후우…….”
‘도대체 어디에 있는 거지?’
데블랑은 괜스레 초조해지는 자신을 느끼며 인상을 찌푸리곤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 그는 지금쯤 되면 ‘그분’이 말하는 좌표에 대해서 어느 정도 단서를 잡을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도 그럴 것이 그분은 통로가 옛 양식장의 사이에 있을 거라 말했었고, 그것은 곳 그들이 찾아야 하는 장소가 관리기관에 의해 세워진 50개의 탑으로 제한된다는 것을 의미했으니까.
50개의 탑은 분명 많다고 하면 많은 양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주 많은 양도 아니었다.
실제로 데블랑의 동료는 오늘 50개의 탑을 전부 조사했으니까.
그러나 문제는 그 50개의 탑에서 그분이 말하는 ‘좌표’, 즉 통로가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대충 찾은 건 아닐까?’
데블랑은 순간 그런 생각이 스쳐지나갔으나 이내 고개를 저었다.
애초에 ‘그’가 탐지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고 가정하는 것은 바보 같은 일이었으니까.
“후…….”
그렇기에 데블랑은 한숨을 내쉬는 것으로 자신의 답답함을 달랬다.
xxxx
옹기종기 모여 있는 일곱 명의 탑주들.
그 와중에서도 화가 머리끝까지 나 있다는 것을 증명하듯 온몸이 부글부글 끓고 있는 나이아드를 보며 김현우는 이야기했다.
“옹기종기 모여서 온 거 보니까 맞은 놈 중에 한 명이 열심히 기어가서 전했나 보네?”
김현우의 물음에 나이아드는 두 눈을 부릅뜨며 김현우를 바라보았으나 저번처럼 그에게 달려들지는 않았다.
그저 그녀는 살기가 가득한 눈으로 김현우를 쳐다볼 뿐.
그 모습을 가만히 보고 있던 김현우는 그 탑주들 사이에 자신에게 신나게 두드려 맞은 탑주들 몇 명이 끼어 있다는 것을 확인하곤 이내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왜 그렇게 쳐다봐? 응?”
마치 친한 친구에게 장난을 치듯 입을 여는 그.
그러나 역시 나이아드를 포함한 다른 정령들은 대답하지 않고 가만히 김현우를 바라보고만 있을 뿐이었다.
“?”
그런 탑주들의 모습에 김현우는 곧 그런 그들을 보며 슬쩍 의문을 가졌으나 이내 가볍게 어깨를 으쓱이며 능청을 떨었다.
“뭐야, 다들 말하기 싫은 거야? 그럼 내가 질문 좀 해도 되나?”
“……개 같은 새끼.”
“뭐야? 이야기하기 싫은 거 아니었어? 질문한다고 하자마자 곧바로 말하네?”
“누가 그 질문에 답할 거라 생각하는 거죠?”
“뭐, 그런 걸 일일이 고민해 본 적은 없는데? 그냥 물어보고 대답하지 않으면 마는 거지 뭐. 게다가 내 질문이 대답하기 어려운 것도 아니니까 말이야.”
“……정말 제정신이 아니군요.”
나이아드의 물음에 김현우는 피식 웃더니 이야기했다.
“뭐? 제정신이 아니라고? 그것 참 좋은 칭찬이네.”
“……뭐라고요?”
“그건 너희 입장에서 제정신이 아니라는 거 아니야? 지금까지 탑 돌면서 니들이 무슨 짓을 했는지 알아봤는데 존나 역겹더라.”
응?
“그런 새끼들 하고 똑같은 정신머리 박혀 있는 사람 취급 받기는 진짜 존나게 싫거든. 역겨워서.”
“…….”
“그 조그만 한 업 더 모으려고 아주 개지랄을 해놨더라? 어떤 새끼는 시체를 다 찢어놔서 효수한 새끼도 있었고, 또 어떤 새끼는 사람들 시력을 전부 없애버린 놈도 있고…….”
쯧.
“또 어떤 새끼는 사람들 전부 동사시켜 죽여놓고…… 또 당장 이곳만 해도 무슨 거미들이 감아놓는 것 같은 실로 사람들 전부 칭칭 감아놨더만? 도대체 그건 또 무슨 새로운 인신공양이냐? 여기 탑주 지금 거기에 있지?”
김현우가 그렇게 말하며 나이아드 뒤에 있는 정령들을 바라보자 그들은 놀랍게도 그의 시선이 향하자마자 그와 눈을 마주치지 않기 위해 시선을 돌렸고.
김현우는 얼마 지나지 않아 그런 정령들 사이에서 왠지 거미의 형상과 비슷하게 생긴 정령을 찾을 수 있었다.
“너지?”
“……!”
그의 물음에 소스라치게 놀라는 거미 형상의 정령.
“딱 하면 딱이라더니, 진짜 벌레같이 생겼네.”
김현우는 노골적으로 비아냥거리는 말투로 정령을 보며 혀를 차곤 이내 그들을 돌아보며 이야기했다.
“너희들, 양심이라는 게 있기는 하냐? 시발 지적 생명체라는 새끼들이 어떻게 그런 짓을 하지?”
“……어째서 그걸 당신이 신경 쓰는 거죠?”
“뭐? 내가 왜 신경 쓰냐고?”
김현우가 어이없어하며 되묻자 나이아드는 인상을 찌푸린 채, 한편으로는 이해가 안 된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어나갔다.
“그들은 그저 계층 안에서 업을 위해 끊임없이 생산되는 에너지일 뿐이에요.”
“……농담이지?”
“역시 정신이 이상하다고는 생각했지만 고작 그딴 에너지 덩어리에 신경 쓰는 것을 보니 제 생각이 틀리지는 않은 것 같군요.”
비웃음을 짓는 나이아드.
“와우…….”
그런 그녀를 보며 김현우는 도대체 무슨 반응을 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아 저도 모르게 그리 중얼거리고는 이내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으로 되물었다.
“……정말로 진심이야?”
“아닌 것 같나요?”
“…….”
나이아드의 대답.
김현우는 저도 모르게 또 한번 감탄한 표정을 짓고는 저도 모르게 자신의 주먹을 쥐고는 이야기 했다.
“……대단한데?”
“제 생각에는 고작 그런 에너지 덩어리를-”
“아니, 그거 말고. 너는 나를 빡치게 만드는 데 재능이 있다는 소리였어.”
“그것 참 영광스럽군요.”
김현우의 말에 비틀린 웃음을 짓는 나이아드.
그에 김현우는 크게 한숨을 내쉬고-
“탑주들이 하나같이 정상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고 있기는 했는데, 진짜 이 새끼들은 상식을 초월하다 못해 박살 내버렸네?”
파직-!
마력을 흩뿌리기 시작했다.
“……!”
순식간의 그의 주변에 흩뿌려진 마력은 스파크를 만들어 내며 주변의 공기를 잡아먹기 시작했고, 정령들은 그런 김현우의 모습을 보며 전투를 준비했으나.
“……됐다.”
김현우는 전투를 준비하는 정령들을 보곤.
씨익.
이내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끌어내고 있던 마력을 없애버렸다.
그에 순간이지만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김현우를 바라보는 정령들.
그 모습을 보던 김현우는 맨 처음 나이아드가 보았던 실실거리는 표정을 지으며 이야기했다.
“너무 쫄지 마. 애초에 지금 당장 너희와 치고받고 싸울 생각은 없으니까.”
어차피 지금 싸워봤자 김현우는 정령들을 소멸시킬 수 없었다.
소멸시키면 지금 당장 피해를 받는 것은 김현우 자신이었으니까.
다만-
“다음에 보자. 진짜로.”
-데블랑이 좌표를 찾았을 때, 김현우는 지금 자신의 눈앞에 있는 정령들의 골통을 모조리 깨버리겠다고 결심한 뒤 나침반을 들어 올려 마력을 집어넣었다.
우우우웅-!
하얗게 빛나는 나침반.
김현우는 빛나는 나침반을 손에 쥐고는 입을 열었다.
“그때는 너희들 대가리를 따버릴 테니까.”
xxxx
천계는 언제나 평화로웠다.
탑주들이 아닌 천사들은 구름 위를 유영하고 있는 건물이나 정원들을 관리하거나 그 일이 끝나면 여유로운 일상생활을 영위했고, 그것은 천계에 사는 탑주들도 마찬가지였다.
파벌 내의 세력 싸움이나, 자잘한 개인 간의 다툼은 애초에 천계에서는 있을 수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애초에 그것들은 전부 어느 정도의 힘을 소모해야만 성립하는 것이니까.
‘신성’을 자신의 목숨보다도 우선시 지켜야 하는 천사들에게 있어 그런 것은 정말 쓸데없는 힘의 소비였을 뿐이니까.
그렇기에 천계는 그 어는 것보다도 풍요로웠고, 또 어느 곳보다 평화로웠다.
그래.
조금 전까지는.
“이야, 인사 한번 하러 오는데 이렇게 사람이 많이 마중 나와주니까 몸 둘 바를 모르겠네.”
천사들은 천계의 안쪽에 들어와 있는 한 남자를 보며 전부 긴장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고.
그들은 조금 전 신전에 도착한 탑주들도 마찬가지였다.
뚫려 있는 신전이 한순간에 꽉 찰 정도로 많은 천사들이 몰린 상태.
허나 그 신전의 주인인 루시퍼는 천사들이 꽉 들어찼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음에도 그것들에게 시선을 주지 않고 앞에 있는 남자를 바라봤다.
무척이나 당당한 자세로 루시퍼의 앞에 마주 선 남자.
“야, 오랜만이다?”
김현우는 그렇게 웃으며 루시퍼에게 인사를 건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