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dvanced Player of the Tutorial Tower RAW novel - Chapter 35
35
035. 뇌신(雷神)인가, 천(天)인가(6)
“세상에…….”
회의실에 있는 그 누구도 입을 다물지 못했다.
김현우에게 당한 직후, 온몸에 푸른 뇌전을 감고 있는 상태로 각성한 ‘천마’는 드론의 카메라로는 잡히지도 않는 빠른 김현우의 도약을 막아내고, 뇌전의 검을 휘둘렀다.
그로 인해 일어난 압도적인 풍경.
“……이거 진짜야?”
쿠로 시로기가 저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나카가와 야스미도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한 채, 멍하니 TV의 화면을 보고 있었고, 킨 케이칸과 헌터 협회의 지부장, 그리고 조금 전 회의실에 도착한 김시현까지 말을 잇지 못했다.
“……씨발, 말도 안 되는 괴물이잖아?”
그러던 중, 김시현의 입에서 튀어나온 욕설.
드론에서 보여주는 그 장면은 김시현이 그렇게 입을 열기에 충분했다.
천마가 검이 지나간 그 부채꼴의 공간 안에 남은 것은 없었다.
마치 그곳만이 세계에서 깔끔하게 지워진 듯, 천마의 푸른 뇌전이 스치고 지나간 곳에는 무엇 하나 남지 않았다.
남은 것이라고는 석양이 지는데도 색을 구분할 수 있을 정도로 시꺼메진 땅과, 위태롭게 서 있는 자택의 철골뿐,
“뒤에 서 있던 빌라들이…….”
그 이외에는 순식간에 사라졌다.
“저 새끼, 도대체 정체가 뭐야?”
킨 케이칸이 멍하니 중얼거리고, 상석에 앉은 지부장은 그 무슨 대꾸도 하지 못한 채 그저 멍하니 드론이 비추고 있는 화면을 바라본다.
그리고 그런 그들을 사이에서, 문득 김시현은 그 공격을 맞은 김현우의 존재를 찾기 위해 눈알을 굴렸다.
드론의 비행고도가 그리 높지 않기에 사람을 구별하는 것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었고, 김시현은 곧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은 검은 땅을 바라보다 시선을 돌려 천마가 있는 곳을 봤다.
그리고 그런 천마의 측면에-
“…….”
“상황 판단 하나는 빠르군, 검을 휘두르는 그 순간 내 옷깃을 잡고 몸을 비틀 줄이야.”
김현우가 있었다.
천마가 극-천뢰령신검을 운용하며 검을 휘두른 그 순간, 김현우는 천마의 옷깃을 잡고 몸을 측변으로 돌려 신검의 사정거리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여파에는 벗어날 수 없었다.
파직…… 파지지직!
김현우의 몸에서 튀어 오르고 있는 뇌전, 분명 다음 공격을 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김현우는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아니, 정확히는 멈추어 있었다.
그의 몸을 타고 들어오는 엄청난 뇌전 때문에.
-그리고 눈에 들어오는 수많은 로그 때문에.
[마력을 개화했습니다! 첫 마력 등급은 E- 입니다!] [외부 마력이 몸으로 강제 침입합니다. 마력이 강제 개화됩니다. 마력 등급이 올라갑니다.]……
…….
……
.
‘에이 씨발 이미 싸우고 있을 때 개화하면 어쩌라고……!’
김현우는 눈앞에 떠오르는 로그에 신경질을 내다가도 힘겹게 몸을 움직여 천마의 옷자락에서 손을 놓고 사정거리를 벌렸다.
어차피 저렇게 변해 버린 상황에서 사정거리는 별 의미가 없다는 것을 그는 깨달았으니까.
천마는 김현우가 무슨 짓을 하든 여유로운 표정이었다.
오히려 그의 눈동자는 이전보다도 살아 있는 것 같았다.
푸른색으로 빛나고 있는 눈동자는 무감했던 아까의 눈동자와는 다르게 생기를 가지고 있었으니까.
그의 몸 주변이 크게 파직거리며 푸른색의 뇌전이 다시금 모인다.
그의 뒤에 푸른빛으로 이루어진 광원이 기이한 소리를 내며 돌아간다.
누가 봐도 이미 인간을 초월한 모습에 김현우는 혀를 내둘렀다.
천마가 몸을 돌려 김현우를 마주 본다.
파직거리는 뇌전이 사방으로 튀어나가며 지반을 터트리고 돌조각들을 사방으로 날려 보낸다.
김현우는 자신의 앞에 서 있는 그를 인정했다.
시스템의 스킬에 구애받지 않고, 순수하게 자신의 힘으로 만들어낸 그 기술들.
천마(天魔).
시스템의 도움을 전혀 받지 않고서 그가 올라선 저 인외의 모습은 무술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라도 경외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경외한다고 해서, 대적할 수 없는 것은 아니지.’
“대단하군. 이 모습을 보고도 아직 싸울 생각을 하다니.”
천마가 이죽인다.
“왜, 그 모습을 보여주면 전의가 꺾일 줄 알았어?”
김현우의 장난스러운 물음에 천마는 진심으로 재미있다는 듯 웃었다.
“지금 네게서 나오는 자신감은 만용과 오만이 들어가 있군. 설마 지금 네가 이 상태의 나를 이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나?”
인간의 몸으로 무(武)를 익혀 그 끝에 다다랐다고 감히 자부하는 천마는 김현우의 자신감 넘치는 얼굴을 보며 웃음을 비웃음으로 바꾸었다.
그 모습을 보며 김현우는 웃었다.
“그래, 뭐 그건 맞는 말이지.”
깔끔한 인정.
“?”
천마가 묘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자. 김현우는 이어서 말했다.
“맞아, 적어도 지금 가지고 있는 내 힘으로는 너를 이길 수 없어.”
“…모든 걸 포기해 버린 자의 여유였나?”
비웃음을 머금고 있던 천마의 인상이 찌푸려진다.
그 모습을 보고 김현우는 웃었다.
“아니, 아니지.”
김현우는 그렇게 말하며 인상을 찌푸리고 있는 천마의 앞에서, 불과 조금 전까지는 깨닫지도 못했던 마력을 끌어냈다.
온몸을 거칠게 찌르고 있는 뇌전들은 통각으로서 김현우에게 마력이 어떤 식으로 움직이는지 알게 해주었고.
그 결과로, 김현우는 자신의 몸에서 검붉은 마력을 내뿜기 시작했다.
쿠구구구궁!
“……!”
그 모습을 보던 천마의 미간이 일순간 역팔자로 휘며 파직거리는 뇌전의 검을 집어 든다.
그런 천마의 모습을 보면서도 김현우는 움직일 기색조차 없이 처음으로 뿜어내는 자신의 마력을 컨트롤 했다.
옛날, 탑 안에서 무술을 수련했을 때, 김현우는 여러 가지 말도 안 되는 기술들을 실험해 보곤 했었다.
그중에는 애니에서 무척이나 과장되어 실제로는 비슷하게라도 따라 할 수 없을 움직임도 있었고, 슥슥 넘기던 무협 웹소설에서 보던 ‘천마신공’도 있었다.
‘천마신공(天魔神功)’
적어도 무협이라는 장르에서는 그 어디에 가서든 최강이자 그것을 익힌 자들은 ‘천하제일인’이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설명되는 천마신공도 물론 김현우의 머릿속에 있었다.
물론 처음 천마신공을 따라 하려 했을 때, 김현우는 실패했다.
애초에 김현우에게 내공은 없었고, 그 내공이 무슨 혈이 어떤 혈도를 타고 어떻게 지나가는 과정 따위, 김현우의 머릿속에는 남아 있지 않기 때문이었다.
그 대신 김현우의 머릿속에 남아 있는 것은 천마신공의 다양한 기술들.
적어도 그가 읽었던 수십 개의 작품에서 나오는 천마들이 쓰는 ‘천마신공’에 속한 기술.
그는 수많은 웹소설 속의 천마를 스승 삼아. 그들이 사용했던 기술들을 수련했다.
물론 그 기술을 전부 수련했다고 해서 천마에게 있던 내공이 없는 이상 그는 천마신공을 사용하지 못했다.
그가 수련했던 것은 그저 겉모습뿐.
그렇기에 김현우는 아쉬워했다.
쿠구구구구구구궁!!!
김현우의 몸에 검붉은 마력이 터져 나온다.
순식간에 대기를 장악하고 천마의 뇌기에 대항하는 김현우의 마력.
천마가 인상을 찌푸릴 때쯤,
그가 입을 열었다.
“10초.”
“……?”
“10초다.”
“그게 무슨 소리냐?”
천마의 물음에 김현우는 씨익 웃으며 말했다.
“10초 동안, 너는 내 스승이었다.”
그렇기에 그는 ‘진짜’ 천마에게 감사했다.
웹소설로 읽었던 수많은 ‘천마’들에게서 얻을 수 없었던 마지막 한 가닥.
눈앞에 있는 천마는, 김현우에게 그 한 가닥을 보여주었다.
콰가가가가가각!
김현우의 마력이 터져나간다.
대항하고 있던 마력이 천마의 뇌령신공을 잡아먹을 듯 증식한다.
도저히 이제 막 마력을 개화한 헌터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엄청난 마력증폭에 천마가 저도 모르게 뇌전의 검을 치켜든다.
하지만-
……뭣!?
곧 천마는 자신의 앞에서 일어나는 변화에 경악을 내뱉었다.
김현우의 몸에서 변화가 생기고 있었다.
그의 몸이 검붉은색의 마력을 증기기관처럼 뿜어내고, 그의 등 뒤로, 천마의 것과는 다른 검붉은 흑원이 생겨난다.
그와 동시에 김현우는 자신의 몸속에 들어온 마력을 돌리기 시작했다.
물론 혈도의 위치 같은 것도 하나도 모르는 김현우는 그저 되는대로 마력을 때려 박고 돌릴 뿐이었다.
그것이 다른 사람들은 곧바로 죽음을 맞이할 만큼 위험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김현우의 내구 S등급은, 그의 난폭한 마력 운전을 그저 격통 정도로 낮추어 주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천마가 본능적으로 느껴지는 위기감에 인상을 찌푸리며 뇌전의 검을 휘두른다.
다시 한번 푸르른 마력이 도로를 지배하며 확장된다.
사정거리 내에 있는 것이라면 그 어느 것도 무로 돌릴 정도의 강력한 파동이, 김현우에게 달려들었다.
그리고 김현우는-
“!!!”
“네게 배웠으니 바로 보여주도록 하지.”
검을 휘두른 천마의 앞에 있었다.
그가 등에 쥐고 있는 흑원 뒤로, 마치 날개와도 같은 검붉은 아지랑이가 생겨나며, 하늘에서 내리꽂히는 뇌격을 막아낸다.
천마가 등 뒤의 광원에서 급하게 뇌격의 창을 만들어냈지만, 그는 두 손으로 만들어지는 뇌격의 창을 붙잡아 경로를 틀어막았다.
그리고 김현우는 자신의 혈도를 타고 달리는 마력들을 한 곳으로 집중했다.
그의 왼쪽 다리에 폭발적으로 집중되는 검붉은 마력.
수많은 천마들의 무공을 그저 겉으로 따라 했을 뿐이던 그 탑 안의 기억이, 눈앞에 보인 천마의 능력과 함께 재정립된다.
그렇기에 김현우는- 그 짧은 한순간.
단 한 가닥의 정보로- 천마의 기술을 따오는 것에 성공했다.
김현우는 검붉은 마력에 휩싸인 상태로 입가에 진득한 미소를 지우지 않고 나지막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네 기술이다.”
받아봐라.
김현우가 왼쪽 다리를 움직였다.
검은 마력에 의해 폭발적으로 증가한 각력이 천마의 몸을 걷어차며, 그와 함께 마치 증기선처럼 검붉은 마력을 방출했다.
극(極)-
“패왕(?王)-”
그리고 그 마지막, 김현우는 날개를 유지하고 있던 마력을 모조리 왼쪽 발에 집중해,
‘괴신각(怪神脚).’
-발출했다.
콰가가가가가가가가가가가강!!!!
그와 함께, 시민들이 대피해 아무도 존재하지 않던 유령도시는 귀가 멍멍할 정도의 소음에 사로잡혔다.
헌터 협회 일본 지부로 영상을 보내던 드론은 터져 나온 마력의 여파에 휩쓸려 이리저리 움직이다 결국 날개가 부러져 그대로 땅바닥에 처박혔고, 그 땅바닥에 처박힌 드론은 옆으로 쓰러진 채 김현우와 천마가 있었던 그곳을 금이 간 카메라의 렌즈로 계속해서 송출했다.
그렇게 해서 보인 마지막의 풍경.
그것은 바로 그 자리에 서 있는 김현우와, 흔적도 없이 사라진 천마였다.
그리고 김현우는.
——
알리미
통로를 통해 새로운 ‘등반자’가 9계층에 도착했습니다.
남은 시간 [ 00: 00: 00 ]
위치: 일본 도쿄 스기나미
[등반자 ‘천마’ ‘무월’를 잡는데 성공하셨습니다!] [정보 권한의 실적이 누적되기 시작합니다!]———–
[당신을 초대합니다.]시스템에서 된 당신을 초대합니다. 시스템 옆에 남은 시간이 모두 흘러가면 당신은 부름을 받아 초대됩니다.
남은 시간: 10일 3시간 8분 11초
눈앞에 떠오른 로그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