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dvanced Player of the Tutorial Tower RAW novel - Chapter 40
40
040. 몇 번이나 말했지만, 덤비지 마라(2)강동구 성내동에 위치한 1층 사무실, 그곳은 김현우가 길드도 만들었으니 대충 사무실이나 구해보자 해서 김시현의 도움을 받아 구한 20평 남짓한 사무실이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김현우는 사무실 한쪽 자리에 잔뜩 몰려 있는 10박스짜리 사무실을 보며 입을 열었다.
“…씨발.”
“형, 제가 그거 하지 말라고 했죠?”
“이렇게 될 줄 알았냐?”
3일 전 나갔던 헌터를 알다에서 김현우는 길드원을 모집한다는 공고를 했었다.
직접 알바천국같은데 공고문은 올려본 적도 없는데다가 인터넷으로 알리면 너무 싸보일 것 같아서 한 행동이었는데….
‘시발, 이건 좀….’
너무 많잖아?
김현우는 앞에 있는 박스를 뜯어봤다.
“씨발.”
보기만 해도 인상이 찌푸려지는 서류들이 수천 장이나 쌓여 있었다.
혹시나 이런 상황이 있을까 싶어서 접수 마감 시간도 짧게 만들어 놨는데….
김현우가 인상을 찌푸리며 입을 열었다.
“야.”
“왜요?”
“우리나라에 헌터 없다며?”
“없었죠, 옛날에는.”
“그럼 지금은?”
“아레스 길드 친구들도 많고 용병신세인 친구들도 많아요. 게다가 해외에서 원정 뛰러 온 헌터들도 많고요.”
“아니 시발 도대체 그게 뭔 개소리야?”
아레스 길드가 독점했다며!
김현우가 괜히 짜증을 내자 김시현은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으로 그를 보더니 말했다.
“아니 왜 저한테 괜히 화를 내요?”
“시발 이거 어떻게 하냐고!”
“제가 어떻게 알아요!”
“…….”
김시현이 참지 못하고 빽 소리를 지르자 김현우는 하, 하는 한숨을 내쉬더니 그 앞에 서서 무엇인가를 고민하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곧 그는 입을 열었다.
“전화해서 서연이랑 석원이 형도 부를 수 있으면 불러봐라.”
“…같이 까보자 하려고요?”
“그것 말고 뭐가 있냐?”
“…형, 저 형이 가끔가다 착각하는 것 같은데 어엿한 길드의 길드장이거든요? 지금 이런 거 할 시간 없-”
“초급 던전 안 쓸 거야?”
김현우의 말에 꼼짝없이 입을 다문 김시현은 이내 궁시렁거리며 휴대폰 번호를 눌렀다.
그는 김시현의 제압 방법으로 ‘초급던전을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을 걸었고, 초급 던전이 부족한 김현우의 동료들은 그 제안에 무척이나 감격하며 수락했다.
뭐, 애초에 동료들이 말하지 않아도 쓰라고 할 생각이었지만 김현우는 굳이 그것까지는 말하지 않았다.
그렇게 3시간 뒤, 김현우의 사무실에는 총 4명의 사람이 모였다.
아랑 길드의 이서연.
서울 길드의 김시현.
고구려 길드의 한석원.
그리고 김현우까지.
“……얘는 어때요?”
“모르겠는데?”
“얘는?”
“마찬가지.”
“…그럼 얘는?”
“흠, 마찬가지로 모르겠다.”
“…형, 저 맘에 안 들죠?”
“그게 뭔 개소리야?”
“아니 뽑을 생각은 있어요?”
김시현이 인상을 찌푸리며 말하자 김현우는 들고 있던 서류를 툭 던지고는 괴상한 소리를 내더니 입을 열었다.
“뽑을 생각이고 뭐고 애초에 서류가 이상한데?”
진짜 하나도 모르겠다고.
김현우는 불만스러운 투로 말하더니 서류를 집어 들었다.
“이거 대체 뭔데?”
능력치가 있는 것은 대충 이해가 된다.
그런데 그 아래에 써 있는, 원래의 이력서라면 자격증을 쓰는 란 대신 있는 던전 기록란은 도대체 어떻게 봐야 할지 이해가 안 된다.
“호구 솔로플레이 경험 있음, 씨발 이게 뭔 개소리냐고 자기가 호구라는 소리야?”
“그건 호인의 구덩이를 말하는 것 같네요.”
“그럼 눈깔미아 파티플레이 보스 클리어는?”
“그건 ‘눈 아래에 깔린 미이라의 아궁이’이라는 던전을 요약한 거네요.”
“아니 씨…… 이력서 쓰는데 왜 말을 줄여!? 이거 완전 기본이 안 된 놈들 아니야?”
‘꼰대다.’
‘꼰대’
‘꼰대 같다…….’
김현우의 묘한 꼰대 말투에 이서연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저기 오빠, 원래 최근에는 전부 말 줄여요. 누가 요즘에 호구나 눈깔미아를 모르겠어요? 그냥 오빠가 12년 동안 탑 안에 있어서 아직 익숙하지 않은 것뿐이라고요.”
그녀의 말에 김현우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한숨을 내쉬었고, 그런 그를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듯 보던 한석원은 물었다.
“근데 왜 굳이 길드를 만들려고 한 거야? 설마, 우리한테 초급 던전 주려고?”
한석원이 혹시나 하는 맘에 말했으나 김현우는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그것도 있긴 한데, 그냥 돈 좀 벌어볼까 해서.”
“……뭐?”
“아니, 내가 좀 찾아보니까 던전 독점하면 그냥 애들 몇 명만 딱딱 대기시켜 놓으면 돈이 절로 굴러 들어오더라?”
“……아니, 그건 맞긴 한데…….”
김현우의 말이 맞기는 했다.
우선 던전을 독점하기만 하면 정말 김현우의 말대로 돈이 꼬박꼬박 들어오긴 한다.
우선 헌터들이 소속 던전에서 사냥하고 나온 마정석을 협회에서 교환해 길드에 2를 가져다주고, 또 보스가 나올 때가 되면 보스에게서 나온 아이템을 정산해 또 길드에 2가 들어온다.
물론 길드유지비로 나가는 돈이 있긴 하나, 분명 돈이 쌓이긴 한다.
“근데 형.”
“왜?”
“어차피 이미…… 아니에요.”
어차피 돈 많은데 뭐하러? 라고 물으려던 김시현은 뻔한 김현우의 대답에 말을 줄였다.
“근데 애초에 이거 몇 명 뽑는 거예요?”
“초급 던전 5개니까, 교대로 지킬 사람 포함해서 한 20명 뽑으면 되지 않을까?”
“……뭐, 던전 5개니까 그 정도 있으면 충분히 돌아가기는 하겠네요……. 근데 그건 최소 인원이고 여유 인원들도 더 뽑아야 할걸요……?”
“……어? 그래?”
“네.”
“야, 그럼 돈 많이 드는 거 아니야?”
“……아무래도 그렇겠죠? 초급 헌터들 위주로 뽑으면 그렇게 돈 안들 수도 있긴 해요. 그냥 걔들은 초급 던전 들어가는 걸로 고마워 할 테니까.”
게다가-
“형 네임벨류에다가 어차피 저희 던전도 자연스럽게 공유할 테니까 조건이 그렇게 좋을 필요는 없지만, 아무튼 돈이 좀 나가긴 할 거예요.”
“……그렇지?”
김시현의 말에 김현우는 쯧 하고 혀를 찼다.
“뭐, 농담이야. 나도 돈 조금 받는 열정페이가 얼마나 좆같은지는 당해봐서 아니까.”
김현우는 그렇게 말하며 잠시 예전을 생각했다.
탑에 들어오기 전, 김현우가 군대에 제대로 들어갈 수도 없는 나이였을 때, 그는 쓰레기 같은 원장의 손에서 빠져나와 홀로 고시원에서 생활했던 적이 있었다.
그때 알바를 하면서 느꼈던 부조리함.
자신이 ‘제대로 된’ 학생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돈을 떼먹으려던 점주도 있었고, 애초에 최저 시급조차 제대로 쳐주지 않는 점주도 있었다.
‘으, 이 개새끼들’
생각하니까 열받네?
김현우는 잠깐 인상을 찌푸렸으나 이내 고개를 한 번 저었다.
아무튼 그 새끼들처럼 쓰레기가 될 생각은 김현우에게 추호도 없었다.
결국 그렇게 해서 몇 시간 정도를 길드원을 뽑는 데에 투자한 김현우는 저녁쯤이 돼서야 대충 면접을 볼 인원들에게 전화를 돌렸고, 곧 김시현의 집으로 돌아와-
———–
[당신을 초대합니다.]시스템에서 된 당신을 초대합니다. 시스템 옆에 남은 시간이 모두 흘러가면 당신은 부름을 받아 초대됩니다.
남은 시간: 0일 0시간 0분 0초
시스템의 초대를 받았다.
“안녕하세요.”
“그래.”
밝게 인사하는 아브를 보며 김현우는 말했다.
“이제 그 기계어투는 그만뒀냐?”
김현우의 말에 아브는 흠칫하는 듯하더니 말했다.
“……어차피 유지가 안돼서…….”
“잘 생각했다.”
김현우는 피식 웃더니 테이블에 앉았고,
“야, 여기 좀 늘어난 것 같다?”
“아, 네. 당신이 등반자를 처지하고 권한을 얻을 때 마다 제가 지내는 이 방도 권한의 누적크기에 따라 커지거든요.”
“그래?”
“네.”
아브의 말에 한차례 고개를 끄덕인 김현우는 이내 곧바로 본론으로 넘어갔다.
“그래서, 이번에 나를 소환한 이유는? 또 등반자가 나타났는데 알리미가 등장하지 않았다든가, 뭐 그런 거냐?”
“아뇨, 그건 아니고…이번에는 가디언이 가지고 있는 스킬을 전체적으로 업그레이드 해주려고 해요.”
“업그레이드?”
“네.”
“무슨 업그레이드?”
“저번이랑 똑같은 거예요. 권한은 상승 되는 게 아니지만…부가적인 옵션을 추가로 붙여주는? 뭐 그런 거예요.”
아브는 그렇게 말하더니 무엇인가를 조작하듯 손가락을 움직이곤 말했다.
“됐습니다.”
생각해 보면 저번에는 무슨 기능을 추가했는지 제대로 듣지도 못했던 것 같았다.
‘아니, 생각해 보면 그때 정보권한을 받기 전이랑 후랑 업그레이드 된 게 있었나?’
…애초에 스킬을 받아놓고 지금까지 사용한 횟수가 5번도 안되다 보니 잘 모르겠다.
“저번에는 무슨 기능을 추가해 준 건데?”
“저번에는 정보 권한으로 열어본 상대의 상태를 간단하게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해 드렸습니다.”
“…아.”
그러고 보니 처음에 열었을 때 상태가 안 떴나?
‘…모르겠다.’
뭐 제대로 사용한 적이 있어야지.
“그래서, 이번에는?”
“이번에는 성향 확인 기능을 넣어 드렸습니다.”
“…성향 확인?”
“네, 물론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지만, 시스템에서 표시하는 성향은 9계층의 도덕적 기준점으로 봤을 때 생명체가 한 행동을 도덕적 판단에 빗대어 선악을 판단합니다.”
그동안 한 행동으로 인해 성향을 표시하는 것이기 때문에 매우 가변적인데다가 행동을 종잡을 수 없을 때는 기묘하게 표시되기도 해요.
아브가 그렇게 말하며 말을 줄이려다 이어서 말했다.
“그리고, 알리미 스킬도 업그레이드 했습니다.”
“…어떻게?”
“이번엔 대충 날짜까지는 특정할 수 있을 겁니다. 다만 위치는…….”
“모른다?”
“그건 권한 밖의 일이라 어쩔 수 없어요.”
“거참, 더럽게 불편하네.”
쯧.
그렇게 입을 열며 혀를 찬 김현우.
“그럼, 우선 할 이야기는 그걸로 끝이야?”
“네, 그러네요.”
“그럼 돌려보내 줘.”
“네 알겠습니다.”
아브는 김현후의 말에 곧바로 손을 까딱했고, 그와 함께 김현우는 아브의 맞은편에 앉아 있는 것이 아닌 김시현의 집 소파 위에 앉게 됐다.
그리고 그다음 날,
“와, 긴장 된다, 진짜……!”
김현우의 자그마한 사무실 안에는 그에게 면접을 보러 찾아온 헌터들로 인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그리고 그곳의 끝에서 사이좋게 123번 124번 125번 번호표를 붙이고 있는 세 명의 헌터.
예전, 로드란의 연구실에 뒷돈을 찔러주고 들어갔다 김현우의 힘을 처음으로 목격하게 된 이천과 이민영, 김창석은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사무실 문 너머를 보고 있었다.
그들이 긴장하는 이유,
그것은 김현우의 길드가 아레스 길드에게 착취받지 않고 초급 던전을 들어갈 수 있다는 매력적인 조건과 더불어 상당히 좋은 계약조건을 내건 것도 있었지만-이 사무실에 있는 헌터가 모두 긴장한 채로 목소리도 얼마 내지 않은 체, 앉아 있는 이유는 바로 안쪽에서 들려오는 소리 때문이었다.
“그래서 C급 던전 토벌경험이 총 25번 정도 있습니다.”
“탈락.”
“예…… 예?”
“탈락이라고, 다음.”
“아니! 왜…? 이력서를 읽어 보시면 아실 텐데 저는 C급 헌터중에서도 상당히 경험이 많은 입장이-!”
“내가 이력서 읽어 보고 맘에 안 든다는 데 왜 네가 지랄이야?”
“그러니까 왜 탈락했냐는 겁니다!!”
“네 이력서가 마음에 안 들어서 개새끼야! 여기가 내 회사지 네 회사야!? 꺼져!”
쿠탕탕탕!
사무실의 안쪽에서는, 기존 길드의 면접과는 전혀 다른 면접이 펼쳐지고 있었다.